2월 트숨
편하고 좋으면서도 정리가 되지 않는 느낌
괜찮은것 같으면서도 껄끄럽고 찜찜한 기분이 남았던 작업
첫날의 작업때 저는 부담과 벅참, 환희와 기대가 있었고
두번째 외로움, 체념 그리고 받아들임과 내려놓음을 느꼈습니다.
싫지않은 감정들인데 왜 이것들이 불편하고 두려운건지 알 수 없었습니다.
꼭 그러지 않아도 되는데.. 불편하면 불편한대로 다음 트숨을 기다려보는 것도 좋을텐데 하면서도
괜찮은 감정보다는 괜찮지 않은 감정에 집중해서
'나는 괜찮지 않은 사람' 이라는 걸 계속해서 확인하고 확신을 하고 있었습니다.
자꾸 작업과는 상관없는, 작업에서는 나오지 않은것을 생각하며 연결 지으려 노력하는 내 자신을 보게됐고
트숨 후 집에 돌아와 작업을 생각하고 그림을 그려보면서 어떤 마음인지 느껴보고 있었습니다.
생각은 생각으로 변해서 작업을 왜곡시키고 그림은 왜곡된 생각과 기억으로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모든걸 멈추고
내가 왜 이 트숨을 하는지부터
내가 어떤 마음으로 트숨을 시작했고
내가 어떤 작업을 했으며
작업이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었고
끝난 후 나는 어땠는지
온전히 내 작업과 내가 나에게 하는 말에 집중 하려고 해봤습니다.
저는 제 작업 그 자체보다
트숨을 하고 나눈 대화속 단어 하나, 말 한마디를 더 깊고 크게 가슴에 담으며
그들의 말과 그 사람들이 지나온 그들 작업의 의미에 제 작업들을 맞추어 스토리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다른 사람이 맞고, 다른 사람이 잘 알고, 다른 사람이 나를 위한다고 생각하면서
나를 믿지 못하고, 나를 외면하고, 나를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트숨에서 나타난
멀쩡한 내 두 발을 묶으며 움직이지 못하게, 장애가 있는 것 처럼 만들었던 건
내 무리, 주변 환경이 아닌 저 자신이었습니다.
이번 두 작업에서 저는 스스로 죽음을 선택해 죽고 사라져버린 후 다시 그저 한 존재로 살아있었습니다.
저는 저에게 계속해서 얘기를 해주고 있었습니다.
"나는 온전한 존재로 그저 여기에 있다, 나는 괜찮다, 나는 더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다" 라고...
이런 귀한 작업과 내 목소리를 무시하고
다른 의미를 찾으며 굳이 스스로 불안과 두려움을 껴안으려 하고 있었습니다.
불편하지만 편안한, 부담스럽지만 벅찬, 괜찮지만 괜찮지 않은
왼팔다리는 움직일 수 없지만 오른팔다리는 자유롭게 움직여지는
상반된 반응이 많았던 이번 작업은 지금의 저를 그대로 나타내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여전히 저를 믿지 못하고 무시하고 외면하는 저와
'괜찮다' 하며 나아지고 있는 저의 두 모습이 고스란히 나타난 작업이었습니다.
변화된 저는 불꽃속에서 살아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넓디 넓은 땅에서 두둥! 하고 솟아나는게 아니고
엄청난 날개를 펼치고 하늘에서 사뿐히 내려오는 것도 아니고
물보라를 일으키며 바다를 유유히 걸어오는 것도 아니고
빵빠래 울리면서 봄날 꽃봉우리 속에서 나타나는 게 아닌
그냥의 존재로 그냥 그저 그 자리에 있었습니다.
변화된 것을 눈치채기도 어려울 만큼 너무 자연스럽게 그냥 존재로 있었습니다.
내가 엄청난 고난속에서 문제로 태어나 장애로 살아가는 게 아니라
나는 그냥 나로 태어나 나로 살아가고 있구나 라는걸 알려준 작업이었고
그걸 의심하고 거부하느라 불편해 하고 있었던 3일의 날이었습니다.
불편했던 감정들이 민망해질만큼
허무하면서도 너무나 현실적인 '그냥 나'를 만난 귀한 작업이었습니다.
몰라서 책망하며 후회하고 반성하는건 그만
'아 그랬구나 그랬던 거구나' 하고 받아들이고
변화된 저를 일상 곳곳에서 찾으며 지내다 다음 트숨을 기다려보려 합니다.
트숨은 정말 놀라운 것 같아요♥
첫댓글 아꼬운 뇬~ 춤이나 추자💋😘
"나는 온전한 존재로 그저 여기에 있다, 나는 괜찮다, 나는 더이상 예전의 내가 아니다" 라고... 🙏 감사합니다. 감동입니다.
내, 그럴 줄 알았다 ~~~
이제 새로운 장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