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서에서 왕쇠와 강약을 논하고는 있지만, 정작 정미한 판단 기준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설사 기준이 있다하더라도 왕쇠강약은 술사가 눈대중(눈짐작)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다. 어느 누구도 계량저울을 갖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가진 건 눈 뿐이다.
庚 乙 辛 己
辰 卯 未 亥
이런 사주를 대하면, 신약 또는 신강 판단이 간단하지 않다. 월지에 삼합이 있으므로 누구는 합화하기 때문에 신강한 사주라고 판단할 것이고, 또 다른 누구는 未월이 木의 기능만 한다고 보지는 않기 때문에 신약하다고 판단할 것이다.
이와 같이 억부법은 술사에 따라 서로 다른 견해가 나올 가능성이 높고, 주관적인 견해가 가미될 수 있어서 진실로 논쟁의 여지가 많을 관법이다.
적천수천미에서 신강, 신약, 중화, 태왕, 태쇠, 극왕, 극쇠 등을 논하고 있지만 정작 그것을 판단하는 주체는 책이 아니라 술사이다. 따라서 실제 임상에서 술사의 주관이 개입되지 않을 수 없다.
임철초의 공덕은 말하지 않아도 다 알 것이다. 그러나 잘못도 크다고 본다. 필자는 쇠왕전도론을 제시한 것과 종격론을 남발한 것은 분명한 과오라고 생각한다. 그도 계량저울을 가진 술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