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144. 집들이 초대
가까운 곳에 남편의 나이와 비슷한 70대 초, 중반의 친구들이 대여섯 분이나 있다.
그 밖에도 5~6년 젊은 사람까지 치면 꽤 여러 명이다. 이글리지 골프장을 중심으로 이쪽 저쪽 흩어져 산다.
일주일에 서너 번씩 만나 함께 골프를 치며 클럽하우스에서 점심도 먹고 운동 후엔 커피나 음료를 마시며 환담을 나눈다.
모두들 옛 직장에서 불리던 호칭이나 또는 무난하게 송회장, 이사장, 박전무, 장회장, 김국장 등으로 불러주고 있다.
그러나 부인들은 나이를 따져서 한 살만 터울이 져도 언니, 형님으로 부르고 아랫사람들은 Mrs 아무개나 무슨 씨라고 불러준다.
간혹 자녀의 혼사를 치렀거나 부모의 상을 당했다고 하면, 비록 한국에 가서 일을 치렀더라도 나름대로 경조비를 건네고 당사자는 돌아와서 모두에게 한끼 대접을 해 준다.
대부분 주변에 이름 있는 중국 음식점이나 한식집에서 모임을 갖게 되는데 때로는 격조 있는 필리핀 음식점으로 가기도 한다.
경 조사가 없는 사람들은 한국에 오래 다녀왔다든지, 골프를 잘 쳐서 기분이 좋다든지 하는 이유를 대며 또 밥을 사기도 한다. 그러다 보니 거의 돌아가면서 회식의 자리를 마련하게 된다.
릿다 언니가 이사를 했다면서 저녁초대를 한다.
골프가 끝나고 샤워를 마친 일행들이 골프장 게이트 안의 빌리지로 모여들었다. 화장지, 가루비누, 양주, 수박, 등 선물도 가지가지다.
대부분 음식점에서 식사를 하고 집에서는 차나 과일을 대접하는 게 쉬운데 릿다 언니는 겁도 없이 손수 음식을 장만했다.
눈이 휘둥그레진다. 이 많은 걸, 이 귀한 걸 그녀는 어찌 다 만들었을 까?
솜씨 좋은 한식만 있는 게 아니다. 카사바 가루와 부침가루를 계란으로 반죽하여 물오징어 살을 넣고 부친 지짐이는 참 특이하게 맛잇다.
이 곳의 채소인 깡꽁을 식초에 절여 아삭하게 만든 건 그녀 만의 유일한 요리인 것 같다.
세상엔 참 존경스러운 사람도 많다. 내 눈엔 누구 못지 않게 그녀가 우러러 보인다.
비단 그녀 만이 아니다. 서로 음식 만드는 정보를 주고 받는 주변의 대부분 여자들도 내가 넘볼 수 없는 참 대단한 여인들이다.
웃고 떠드는 가운데 풍요롭고 즐거운 시간이 흐른다. 외국이라도 전혀 외롭지 않다.
가뜩이나 음식 만드는 것에 취약한 나로서는 당연히 기가 죽는다.
첫댓글 70년대 까지만 해도
이곳에선 소위 집들이란 것을 했는데.......................................
이웃사촌!
이제는 옛말이 되었네요
허리협착증으로 다리가 불편해지면서 3층까지를 에레베타 이용하네요
우리 라인에서 이제는 제일고령 인듯한 내가 먼저 말을건다
반갑습니다
올라가세요
3층인데 타서 미안해유!
초등학생이 없었는데
새로 이사왔나봐유
몇학년이야?
공부잘하지?
인사잘하네?
고마워유!
별소리를 다하네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