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지란 묘를 써서 안 되는 흉지를 말한다. 영화 속에서는 강원도 고성 높은 산에 위치해서 북녘땅이 보이는 전망 좋은 곳이라 한다.
예로부터 높은 곳은 많은 산들이 내려다보이기 때문에 묘자리로 선호했다. 발아래 첩첩의 산들이 도열한 모습 때문에 높은 벼슬에 오르거나 귀한 인물이 난다는 기대가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지대가 높은 곳은 바람이 세기 때문에 풍수에서 요구하는 장풍의 원칙에 위배되는 곳이다.
바람 센 곳은 아무리 땅속에 관을 묻고 봉분을 덮어도 찬바람이 땅속 깊은 곳까지 미치면서 묘지 속 망자는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좋지 못한 영향을 받게 된다. 바람이 치는 현상은 눈으로 봐도 알 수 있는데, 묘지의 잔디가 전혀 살지 못하는 것이다. 아무리 잔디를 새로 심고 관리해도 몇 년만 지나면 잔디는 하나도 없고 흙먼지만 날리는 봉분만 남게 되는데, 마치 사람이 옷 하나 걸치지 않아 벌거벗은 것 같은 모습이 된다.
대개 이런 곳을 파묘해 보면 유골은 흔적도 없이 사라지고 까만 흙만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망자의 유골이 바람 때문에 숯처럼 까맣게 변하면서 몇 년 지나면 검은 재만 남을 뿐이다. 이런 현상을 풍렴 또는 화렴이라 한다.
풍수에서는 이처럼 바람 센 곳을 풍파가 많다고 한다. 특히 바람은 건강을 좌우하기 때문에 병이나 정신질환이 많게 된다. 그런 묘는 세월이 지나면 돌보는 사람 없어 방치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한편 바람 센 곳은 묘나 집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런 맥락에서 보면 고층아파트에서는 뛰어난 조망을 자랑할지 모르지만 바람이 세다는 단점도 있다.
바람 센 곳 외에도 묘를 쓸 수 없는 악지의 사례를 들어 본다.
험한 암석이 많은 곳
험석이 많은 곳은 땅속도 암석으로 이루어져 흙이 거의 없는 경우다. 토질이 곱고 색상이 밝은 곳은 따뜻한 기운이지만, 암석으로 이루어진 곳은 거칠고 찬 기운이 있을 뿐이니 망자의 체백을 온전히 보존할 수 없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바위를 좋아하는데, 바위가 힘과 권력을 상징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암석이 크고 모난 형태가 되어서는 오히려 흉석이 된다. 이처럼 험한 바위가 많은 곳은 사고 등의 험한 일이 많게 된다.
암석은 작은 것으로 형태가 원만해야 하고 색상은 자황색으로 밝아야 하며, 묘에서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한다.
토질이 습한 곳
땅이 진흙으로 이루어져 습한 곳은 배수가 잘 안 된다. 어떤 경우든 빗물은 묘지 속으로 스며들게 되는데, 배수가 안 되기 때문에 관속에 빗물이 차게 된다. 혹자는 이것을 수맥이라 하지만, 빗물이 스며들어서 생기는 현상이다. 이런 곳에서는 후손들에게 질병이 많게 된다.
참고로 빗물이 스며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흙다짐을 철저하게 해야 하며, 봉분을 크게 하는 것이 좋다. 또 묘지에 둘레석은 광중을 충분히 커버할 수 없어 빗물이 스며들기 쉽게 된다.
물소리 바람소리 심한 곳
계곡 깊은 곳에서는 물소리 뿐 아니라 골바람까지 심하다. 물소리는 곡(哭)소리라 하는데, 계곡물 소리가 요란한 곳은 물이 빠르게 빠져나가게 된다. 결국 재산의 손해가 심하고 풍파까지 겹쳐서 풍비박산 나게 된다.
사람들은 깊은 계곡은 물 맑고 공기 좋은 곳이라며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데, 골바람이 세다는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이런 곳에 전원주택을 짓고 들어간 사람은 대부분 3년을 넘기지 못하고 병이 들거나 재산상의 손해를 보고 나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미 버린 몸은 회복되기 쉽지 않은 법이다.
물이 길게 빠지는 것이 보이는 곳
물은 재화로서 경제력과 경쟁력을 의미한다. 하지만 물이 길게 빠지면 기운도 같이 빠지기 때문에 순식간에 큰돈을 잃거나 신체적 건강까지 나빠지게 된다.
물이 길게 빠지는 곳은 대부분 지대가 높거나 조망이 좋은 경우다. 하지만 전망 좋은 곳은 바람도 세기 때문에 소탐대실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규봉이 보이는 곳
규봉은 큰 산 뒤에서 작은 산이 넘겨다보는 모습으로 도적봉이라 한다. 마치 도둑이 담장 너머에서 고개만 살짝 내밀어 엿보는 형상이기 때문에 재산상의 피해가 크고 온갖 구설수에 시달리게 된다.
폐가나 흉가를 보면 규봉이 보이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묘 앞이 꽉 막힌 곳
묘 앞 가까이에 높은 산이 절벽처럼 가로막고 있는 경우다. 앞이 막히면 매사불성이라 해서 무엇을 해도 이루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탁 트인 조망이 되어서도 마땅치 않은데, 사방에서 바람을 막아주는 산이 있으면서 멀리까지 조망이 확보되어야 금상첨화가 된다.
그늘져 추운 곳
그늘져 추운 곳은 산속 깊은 계곡이나 앞이 막힌 곳이다. 이런 곳은 망자의 체백 또한 육탈이 되지 않아 흉하게 있는 경우가 많다. 묘가 추운 곳에 있으면 후손들 역시 춥고 가난하게 된다. 그러한 맥락에서 보면 묘지 주변에 나무가 많은 것도 햇빛을 가리므로 좋지 않다.
좋은 땅은 양지바르고 따뜻한 곳이라는 것은 만고불변의 진리다.
하지만 북향이라 할지라도 주변 산이 야트막해 햇빛을 받는데 지장이 없다면 관계없다.
이상 묘를 써서 안 되는 악지의 경우를 소개해 보았는데, 이는 묘지 뿐 아니라 집터로도 불리한 곳이다. 그러므로 위와 같은 곳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 풍수에서 말하는 좋은 땅의 조건은 일반상식적인 수준을 크게 넘지 않는다는 것을 기억하면 된다.
https://youtu.be/ZLZOAQbvJF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