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남정맥 장군봉(738m)
(전북 완주군 동상면과 진안군 주천면 경계)
금남정맥 장군봉은 돌출한 암봉과 빼어난 기암들이 산을 장식해 금남정맥 산줄기를 종주하는 산객들의 명 코스 구간이다. 1998년 2월 22일 금남정맥을 종주하며 처음 장군봉에 오를 때 하늘을 찌를 듯이 거대한 바위로 우뚝 솟은 장군봉엔 얼음이 얼어 밧줄을 타고 무릎을 터져가며 힘겹게 등정한 경험도 있다.
전북의 5대 암산의 하나인 장군봉에 올라서면 수많은 산들의 향연이 펼쳐진다. 대둔산이 하늘금을 긋고 천등산, 운장산, 연석산, 명도봉, 모악산, 원등산 등 장쾌한 파노라마가 산객의 마음을 부풀게 한다. 장군봉은 육산과 바위산의 멋이 공존하는 금남정맥의 명산임에 틀림없다.
전북 완주군 동상면 구수리 마을이 등산의 들머리 이다. 이곳에선 원점회귀 산행을 할 수 있어 전국의 수많은 산악회가 장군봉을 찾고 있다. 하지만 장군봉 등산은 험한 암릉을 타는 곳이 많아 경험 많은 등산리더와 동행이 필수이다.
구수리 마을은 장군봉이 솟은 금남정맥 산줄기가 남북으로 병풍처럼 펼쳐지고 금남정맥 능선 좌우에 산줄기가 마을을 감싸고 있어 마치 항아리 속에 있는 신기한 세상 같은 평화로운 마을이다. 위압적인 암벽으로 장식된 장군봉이 한눈에 들어와 마음이 부풀어 오른다. 이곳부터 장군봉까지는 약 3Km쯤 된다.
맑은 물이 흐르는 개울 모퉁이에 주차하고(8:30) 농로를 따라 나아가니 군부대입구가 나타나고 산길은 부대 옆 오른쪽으로 나있다. 계곡을 건너면서 조금 가파른 길로 산을 올라간다. 시야가 트이면서 나무 사이로 첨탑 같은 장군봉의 위용이 들어온다. 얼마 후 거대한 암벽에 이른다. 밧줄과 쇠줄이 설치돼 등반에 도움을 준다. 전망도 열려 아름다운 산세를 감상하며 힘들지 않게 올라간다.
바위 사이에 나있는 험준한 급경사 길도 밧줄에 의지하여 오른다. 전망이 시원한 곳에서 구수리 마을이 샅샅이 내려다보이고 그 뒤로 대부산, 안수산, 운암산 등이 조망된다. 가야할 곳에는 세 개의 바위봉우리로 이루어진 장군봉이 어서 오라고 손짓하고 있고 싸리재로 뻗어나간 금남정맥 산줄기가 웅장하다. 장군봉 산자락 여기저기엔 암벽들이 보석처럼 빛나고 있어 한편의 풍경화처럼 환상적이다.
계속되는 암릉을 타고 장군봉에 올라선다.(10:00) 정상의 전망은 그야말로 천하절경이다. 먼저 태평봉수대, 백암산, 인대산, 대둔산으로 뻗은 금남정맥 산줄기가 시원하고 남쪽으론 금남정맥의 맹주 운장산과 연석산이 가깝다. 진안구봉산과 명도봉이 뚜렷하고 모악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전북 완주군과 진안군의 산들이 저 마다의 멋을 나타내며 산 첩첩을 이루고 있다.
장군봉을 뒤로하고(10:20) 북쪽으로 뻗은 금남정맥 능선을 탄다. 급경사 바위 길을 조심스럽게 내려선 다음 두 개의 암봉을 올라간다. 두꺼비 바위로 불리는 암릉은 저절로 발길이 멈추어진다. 두꺼비 바위서 주변 산세를 둘러보니 군자의 마음이 생기면서 신선이 되고 만다. 바위 이름은 두꺼비 바위보다는 신선바위가 적당할 것 같다.
신선바위를 뒤로하고 삼각점이 박혀 있는 724.5봉을 지나자마자 갈림길이 나타난다. 이곳에서 왼쪽으로 방향을 틀어 금남정맥을 이탈하여 암릉길로 산을 내려가 해골바위에 이른다. 구수리 마을주민들은 이 바위가 용의 머리 모양을 하고 있어 용 뜯어 먹은 바위라 부른다.
바위 위서 밑으로 내려서니 바위 이곳저곳에 구멍이 나있다. 구멍 난 곳으로 들어가 본다. 해골바위는 보고 또 보아도 신기한 자연의 오묘한 형상이다. 가파른 길을 내려선 헬기장서 다시 한 번 장군봉 산세를 둘러보고 계곡으로 내려선다. 옥 같이 맑은 계곡 물이 수정처럼 빛나고 있다. 자연미가 고스란히 살아있는 계곡과 벗 삼아 투명한 소와 담을 감상하며 산을 내려가 구수리 마을로 원점회귀 하여 행복한 산행을 마감한다.(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