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
Kh-35 우란으로 무장한 타란튤 V 유도미사일고속정 3척과 미상의 핵공격잠수함이 동시에 TG와 교전태세에 들어갔습니다.
이에 저는 대항군 미사일고속정은 하푼 12기를 발사하여 모두 격침시켰고, 핵잠수함은 경어뢰 2발로 격침시켰습니다.
그 이후로 별일없이 목적지인 RP Oscar에서 80해리떨어진 지점에서, 갑자기 대항군의 F-5E 2기와 접촉했습니다.
이 F-5E 2기도 얼마남지 않은 ESSM으로 별 어려움없이 격침시켰습니다.
하지만 통제관의 진짜 의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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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해치웠나?
GOBLIN! 난데없이 아측 호위함이 패시브 소나로 어뢰 항주음을 청취했습니다! 통제관에게 당했습니다.
만약 제가 TG(Task Group)의 속력을 5노트로 유지했다면 패시브소나로 대항군 잠수함을 미리 감지했을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16노트로 가속하는 바람에 패시브소나를 운용하는데 제한이 생겨버렸습니다.
제가 ESSM의 수량때문에 조바심을 내지 않았더라면 미리 대응할 수 있었을텐데...
아무튼 벌어진 일은 벌어진 일입니다. 최대한 빠르게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합니다.
제가 취한 조치들은 스크린샷에 적어놓았습니다.
일단 공격원점으로 추정되는 위치로 경어뢰 3발을 발사.
어뢰에 최대한 직격당하지 않기 위해 닉시 조음기를 전개.
이미 전개되어있던 대잠헬기에게는 공격원점을 향해 비행하도록 지시.
대기중이던 대잠헬기도 출격시키며 가용한 대잠헬기 2기를 모두 전개시켰습니다.
하지만 결국 당하고 말았습니다.
아측 호위함 2척중의 1척이 어뢰에 명중당해 30%정도 손상되었습니다.
닉시 조음기가 완전히 박살난걸 보면 그나마 호위함의 선미쪽에서 터진것으로 추정됩니다.
대잠헬기가 공격원점으로 추정되는 위치에 도착했습니다. 그래서 디핑소나를 전개했는데...
실수로 대잠헬기의 고도를 최저로 낮추지 않았습니다. 하.
여기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어뢰 2발중의 1발이 급유함을 향해 항주하고 있었습니다!
이 글을 쓰면서 이 장면이야말로 대잠전의 난관을 보여주지 않을까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일단, 급유함으로 항주하던 어뢰와 접촉을 잃었는데 과연 가라앉은건지 아니면 그저 아측이 감지를 못하는 건지 알수가 없는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다음으로 아직도 대항군의 잠수함이 어디에 있는지 알수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제가 대잠헬기의 디핑소나를 제대로 쓰지 못하는 실수를 저지르고 있긴 하지만, 상황 자체가 혼란과 불확실성 그 자체였습니다.
누가 알 수 있을까요. 다음 어뢰는 어디에서부터 날아올지.
불행히도 어뢰 2발중의 1발은 가라앉지 않았습니다.
급유함을 향해 곧장 다가오고 있었고 제가 손쓸방법이 없었습니다!
결국 그 일이 일어났습니다. 급유함이 대항군 잠수함의 어뢰에 맞아버렸습니다.
부디 어떻게든 데미지컨트롤해내길 바라는 수밖에...
한편 저는 마침내 대잠헬기의 고도를 낮추어 디핑소나를 제대로 쓰는데 성공해냈습니다.
대잠헬기의 디핑소나가 대항군의 잠수함을 찾았습니다.
대항군 잠수함과 급유함과의 거리는 11해리로 생각보다 먼 거리였습니다.
이 거리에서도 수상함들을 감지하여 어뢰공격까지 가능하다니 대단합니다. 2차대전이후로 잠수함만큼 성능과 역할이 급격히 변한 무기체계도 없을듯 합니다.
일단 어뢰에 맞았던 호위함이 침수를 막아냈습니다.
급유함의 상태도 보았는데 여기저기 많이 손상되었습니다.
대잠헬기가 잠수함을 공격가능한 범위에 도달했습니다.
탑재하고 있는 경어뢰 2발을 대항군 잠수함을 향해 발사하도록 지시했습니다.
신기하게도 대잠헬기가 소노부이까지 알아서 투하하며 잠수함과 교전을 벌였습니다. 오...
투하한 소노부이의 정보가 궁금해서 DB를 봤습니다. 패시브 소노부이였습니다.
마침내 대항군 잠수함의 정체를 알아냈습니다. 디젤공격잠수함이었습니다.
잠항수심은 66피트(20미터)에 속력은 10노트였습니다.
마침내 대잠헬기가 지시대로 경어뢰 2발을 투하했고 격침시킨거처럼 보였습니다.
정말 격침시켰을까요? 아니면 그저 접촉을 잃어버렸을 뿐일까요?
사실 좀 더 명확히 알고싶다면 액티브 소나까지 활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액티브 소나로 적 잠수함이 움직이나 안움직이나 보고 움직이지 않으면 격침당했을 확률이 크다...고 생각할수도 있지만 그저 착저하여 죽은척하는 걸수도 있습니다. 제가 SH4에서 이런식으로 죽은척하여 천해에서 구축함에게 공격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적이 있습니다.
패시브 소나로 잠수함이 압궤하는 소리가 나는지도 살펴봐야겠지만...
제 생각에는 대잠헬기로는 잠수함이 계속 죽은척하도록 압박하고, 그 사이에 수상함들은 전속력으로 튀는게 나을거 같습니다.
아... 이젠 끝나길. RP Oscar로 항해합니다.
BOGEY. 미상 항공기와 접촉했으나 정체는 여태까지 TG를 감시해오던 해상초계기와 똑같은 녀석이었습니다.
아, 드디어 RP Oscar까지 HVU(High Value Unit)인 급유함을 호위해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급유함과 호위함이 각각 어뢰 한 발씩 맞아서 Minor Victory에 그쳤습니다.
제 생각엔 급유함이 어뢰 한 발에 그대로 격침당하지 않은 것만으로도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시나리오에서 통제관은 잠수함 한 척만을 그냥 던져놓지 않았습니다.
수상함의 대함미사일 파상공세와 항공기의 공습으로 아측을 압박해 기동을 강제하여, 적 잠수함으로 하여금 아측 수상함을 미리 감지하고 아측 수상함의 패시브 소나가 고속기동으로 인해 저해되어 형성된 허점을 이용하도록 상황을 설계했습니다.
육전에서의 제병협동하면 뭔가 이미지가 떠오르지만, 해전에서의 제병협동은 애초에 인지의 바깥에 있는 그런 개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시나리오는 해전에서의 제병협동이 어떠한지 그리고 어떻게 치밀하게 설계해야되는지를 잘 보여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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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무척이나 재미있는 시나리오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