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해남 테마맛집정보]두륜산 스님들을 사로 잡은 맛 표고버섯 산채정식 이야기
30여 년 전, 완도 근처의 한 섬에서 김 가공 사업을 시작했다가 실패했던 김 씨 부부. 그들은 마음을 추스르려고 전라남도 곳곳을 다니다 결국 해남까지 오게 되었단다. 부부는 대흥사에 들러 기도를 했는데, 스님 한 분이 무엇인가를 우물우물 씹고 계신 것이 눈에 띄었다. 무엇을 드시느냐고 물었더니 스님은 껄껄 웃으며 ‘고기 맛 좀 보고 있소’라고 대답하고 하나를 건넸다. 허, 스님이 웬 고기를? 하지만 그것은 고기 아닌 표고버섯이었다.
두륜산에는 큼직한 표고버섯이 많이 자라는데, 이것을 말려두었다가 물에 삶아 먹으면 고기 씹는 감촉과 비슷해, 대흥사 스님들의 영양식이었단다. 표고버섯에 코를 가져다 대고 향을 맡아 보았더니 아주 진했고, 입 안에 넣고 씹어보니 향긋하고 그윽한 맛이 싸 하니 퍼졌다. 요리에 일가견이 있던 김 씨 아내는 두륜산 표고버섯의 특별한 맛을 금세 알아챘다. 이후 이 부부는 대흥사 입구에 식당을 차려 두륜산에 자생하는 표고버섯으로 음식을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두륜산 표고버섯으로 만든 음식은 담백하고 감칠맛이 나서, 몇 십 년째 해남에 살고 있던 토박이들이 오히려 놀랐다. 해남 토박이들은 지천으로 널린 표고버섯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던 것이다. 이후 해남사람들도 두륜산에 자생하는 표고버섯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일능이 이송이 삼표고’라는 말에서 알 수 있듯이 표고버섯은 흔하지만 그 맛이 송이버섯에 버금갈 정도여서 예로부터 전국 각지에서 즐겨 먹었다. 특히 산 좋고 공기 좋은 두륜산에서 자라나는 표고버섯은 유난히 싱싱하고 향긋하다. 이런 두륜산 표고버섯에 생 더덕, 두릅, 산적, 각종 산나물 등을 더한 것이 바로 표고버섯 산채정식. 한 입 떠 넣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신선한 기운이 가득 찬다.
음식점 |
대흥사 전주식당 061-532-7696 |
호남식당 061-534-550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