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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과 영화】
이만교의 소설『결혼은 미친 짓이다』와
유하의 영화 『결혼은, 미친 짓이다』비교 해 보기
이명진
1. 들어가며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결혼이란 단어의 사전적 의미는 ‘남녀가 정상적으로 부부 관계를 맺는 것’이라고 되어 있다. 이렇게 짧게 한 줄로 결혼이 무엇인지 설명한다는 것은 너무 일반적인 사실이다. 결혼이라는 것은 시대와 문화 여건에 따라 상당히 다르다 할 수 있다. 결혼 제도 또한 근대사상의 도입과 산업화 물결에 따라 점차 변하여 왔음이 분명하다. 그런 면에서 이만교의 소설 「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정보화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결혼관을 제시하고 있는 듯싶어 흥미로 왔다.
영상 미디어 문화는 첨단 기술 과학의 대표적 산물이며, 현대 사회를 이끄는 지배적 흐름이라 할 수 있다. 현대인의 일상 속에서 TV 브라운관과 컴퓨터 모니터는 책과 라디오만큼이나 친숙해져 있다. 이는 소설과 영화의 관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는 어떤 작품이 책으로 출간되었을 당시 보다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되면서 대중적 인기를 끌며, 원작까지도 많은 관심을 받게 되는 일을 종종 봐 왔다. 그러나 영화와 소설은 비슷한 서사성을 지니면서도 장르와 표현 기법, 제작자의 개성 등으로 인해 서로 다른 독특한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에 이만교의 원작 소설과 유하 감독의「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영화를 비교 고찰해 봄으로써 두 장르의 교류 양상과 특성을 분석하며, 아울러 이 작품이 주는 교훈과 시사점을 감상해 보기로 하겠다.
2. 소설과 영화의 비교 분석
이만교의 소설「결혼은, 미친 짓이다」는 2000년도에 오늘의작가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소설의 줄거리는, 30대 노총각인 주인공 준영은 대학에서 국문학을 강의하는 독신주의자이다. 그는 연애는 즐기면서도 결혼은 자유를 구속하고 자신에게 거짓된 삶을 강요하는 길이라 생각하며 강하게 거부한다. 친구 규진의 결혼식에서 사회를 해 주는 조건으로 연희라는 여인을 만나면서 결혼의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 보게 된다. 서른이 되기 전에 결혼을 꼭 하겠다는 연희는 준영이 결혼 조건에 부합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만난 첫날부터 밤을 함께 보내게 된다. 둘은 계속적인 만남을 유지하면서 어느덧 사랑을 느끼게 된다. 결혼을 앞두고 여러 상대자들의 조건을 저울질하며 고르는 연희에게 바람둥이며 로맨틱하고 헌신적인 준영은 연애 대상으로만 족하다. 준영 또한 연희에게 자신이 아닌 조건 좋은 의사와 결혼 하라고 말한다. 연희는 직장도 확실하지 않고 돈도 없는 대학원생이자 시간강사와는 절대 결혼할 수가 없다. 결국 연희는 돈 많은 의사와의 결혼을 선택하고 만다. 그러나 결혼 후에도 연희는 준영과 지속적으로 만나며 혼외 관계를 즐긴다. 둘은 한동안 신혼부부와도 같은 생활을 하게 되지만, 결혼한 여자와 결혼하지 않은 남자라는 현실 속에서 결국은 둘 사이의 관계를 정리하게 된다. 이 소설은 남녀 사이의 이러한 결혼과 연애 문제 뿐 만 아니라, 그 밖의 인물들과 사건들을 통해 기성 사회의 상투적이고 획일화된 결혼관과, 현실과 사회를 인식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풍자적이면서도 진지하게 다루고 있다.
주인공 준영은 평생 한 사람만 사랑하겠다는 그런 뻔뻔한 거짓말을 할 자신이 없어 결혼하지 않겠다는 남자이다. 또한 연희는 “난 절대로 들키지 않을 자신이 있어!”라고 당당하게 외치는 솔직하고 사랑스런 여자다. 자신의 삶을 윤택하게 해줄 조건을 만나기 위해 한 달에 열 번이 넘는 맞선 자리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러면서 동시에 자신의 감성을 자극시켜 줄 로맨틱한 애인도 가지려 하는, 남들보다 좀 더 바쁘게 사는 여자가 연희다.
인물들에 의해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서사적인 구조는 소설과 영화가 지니는 가장 큰 공통된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소설과 영화도 일정한 이야기 구조 속에서 소설 줄거리와 영화의 줄거리가 거의 흡사하다고 볼 수 있다. 또 소설에서의 인물들의 대화나 주인공의 독백이 영화에서 거의 똑같이 사용되었다고 본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원작 소설은 주인공 ‘나’와 연희, 그리고 주인공의 가족과 친구들과 여인들에 의해 내용이 전개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영화도 소설에 비해 등장인물의 수가 줄기는 했지만, 남녀 주인공인 준영과 연희에 의해 극이 이끌어져 나가게 된다.
시종 일관 독자를 긴장시키며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이야기는 현대 소설에서 많이 나타나는 경향이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 이만교는 ‘작가의 말’에서 자기 소설이 영화나 만화 못지않게 속도감과 재미가 묻어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던 것과 같이, 이 소설은 중간 중간 웃음을 자아내며 빠르게 읽히는 장점이 있다. 이렇듯 단문으로 서술되며 빠른 사건 전개와 내용 전환으로 인해 소설을 구성하는 소제목이 붙은 장(章)들은 마치 영화의 sequence처럼, 또한 장 밑에 # 표시로 구분된 내용들은 시나리오 대본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마치 영화 제작을 미리 염두에 두고 쓰여 진 작품 같은 이미지를 받게 했다.
더구나 이 소설을 읽다보면 내용과 내용 사이에는 시공간 몽타주가 나타나고(가령, 남여 주인공이 백화점에서 쇼핑하는 내용에서, 야경이 보이는 레스토랑으로의 전환. 여동생이 선물 사온 내용에서 고등어 사러가는 어머니의 내용으로 전환 등등), 인물들 간의 대화와 인물․ 장소 묘사를 통한 보여주기가 많이 등장한다(편의점 앞에서 남여 주인공이 처음 만날 때의 내용, 레스토랑 내부 풍경 묘사 등등). 이렇게 영화적 특성들을 이용함으로써, 소설을 읽으면서도 영화 한 편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된다.
흔히 영화를 기술과 자본의 총아라고 부르는 것처럼, 영화는 예술적 장르임에도 불구하고 관객 동원과 부가 수입을 통해 최대 이윤을 꾀하는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소설을 영화화한 경우 소설에서는 없었던 상업적 장치들을 영화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영화 포스터만 보면 관객들이 에로 영화로 착각하는 것이 무리가 아니다. 남녀 주인공이 뇌쇄적인 표정으로 몸을 맞대고 있는 사진 위에 “이 남자와... 하고 싶다.”라는 카피는 순백의 바탕 위에 드레스 입은 여인의 그림이 조그맣게 인쇄된 원작의 책 표지와 너무나도 대조적인 인상을 풍기고 있다. 이는 사람들의 관심을 최대로 자극시켜 관람객을 늘리려는 영화 제작사 측의 상업적 광고임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내용적인 측면에서 보면, 소설에서는 주인공이 가족들과의 대화나 독백 등을 통해 사회 비판적이고 시니컬한 모습이 강하게 나타나지만 영화에서는 이러한 요소들을 버리고 관객들이 부담 없이 볼 수 있는 남녀의 연애와 결혼 문제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영화에서 제거된 원작의 시사적인 부분들과는 달리, 원작 이상으로 여러 차례 등장하는 남녀 주인공의 섹스 장면은 볼거리 제공이라는 흥미성에 치중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소설에서는 별 사이도 아니었던 세은과 주인공의 관계가 영화에서는 세은이 적극적으로 주인공에게 입도 맞추고 데이트 신청까지 하면서 연희의 질투를 유발하게 만드는 것도 작품을 더욱 자극적으로 만들기 위한 장치였다고 볼 수 있다.
영화는 스크린 앞에 앉은 관객들에게 일정한 시간 안에 모든 것을 다 보여줘야 하므로, 소설을 영화화하면서 부분적인 원작 생략은 불가피하다고 본다. 그러나 원작에서 독자들에게 제공했던 많은 시사적인 부분들이 제거됨으로 인해 아쉬움이 남기도 한다. 이 소설의 경우는, 주인공이 아버지와 형과의 대화나 대학 시절의 회상을 통해 정치적으로 진보주의와 보수주의의 대립을 보여주지만, 영화에서는 그런 장면은커녕 주인공보다 먼저 장가가는 남동생만 보일 뿐이다. 또 형과 형수의 결혼 생활, 여동생의 돈 많고 나이든 남자와의 동거 생활, 결혼했으면서도 지영과 계속 만나는 규진, 주인공에게 사랑했다는 말을 남기고 자살한 은지를 통해 묘사되는 우리 사회의 여러 남녀 관계들도 영화 속에서는 남녀 주인공의 연애라는 단일화된 이야기 속에서 빛을 잃고 만다.
소설은 빠른 서사 속도를 지니더라도 책이라는 특성 상, 독자들에게 언제든지 내용을 읽으며 음미해보고 숙고해 볼 시간을 준다. 하지만 영화는 쉬지 않고 돌아가는 필름 속에 갖가지 영상과 소리를 제공하면서 관객들이 사고할 시간을 주기 보다는 스크린에 오감을 집중시킨다. 그리하여 소설을 읽으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았던 결혼과 혼외 관계도 영화를 보고 나서는 감우성과 엄정화의 연애놀음을 구경한 듯한 기분으로 남게 되기 쉽다.
영화가 소설과 비교하여 가지는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직접 사람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이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영화도 독자들이 상상으로만 그렸을 인물들과 사건들을 실제 배우들과 세트를 통해 보여줌으로써, 자칫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감상적으로 빠졌을 이야기들을 현실적이고도 구체적으로 재연해 주고 있다. 이를 통해 사람들은 ‘아, 이렇게 살면 저런 모습이겠구나.’ 하고 더욱 민감하고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영화의 촬영․편집 기술의 발달로, 영화의 첫머리에 나온 결혼식 장면의 long take 기법이나 바닷가에서 남녀 주인공이 데이트 하는 모습이 사진처럼 cut되는 장면처럼 감각적인 영상 이미지를 창조해내어 관객들에게 소설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재미도 wmf길 수 있게 해 준다.
3. 작품에서 느낄 수 있는 교훈과 시사점
우리는 대중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면서 기성 사회의 획일화 된 사고방식과 편견 속에서 주체의식과 개성을 잃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작가와 감독은 「결혼은, 미친 짓이다.」를 통해 이러한 사람들의 모습을 꼬집고 있다. 우리는 결혼이라는 것을, 순백의 드레스와 사랑이라는 환상 속에서 성스러움을 부여하며 인간으로 태어났으면 누구나 당연히 해야 하는 것으로 규정짓기 쉽다. 하지만 그러한 환상과 당위성은 사회가 규정 지어 놓은 틀이며, 사회 질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보여주는 모범 답안 같은 인상을 준다. 현실을 들여다보면 결혼이라는 것은 그렇게 낭만적이지도 사랑으로 해결되지도 않는 복잡한 문제이며, 모범 답안과는 다른 다양한 사례를 분출 시키고 있다. 또한 주인공이 비판하는 TV광고나 리어카에서 파는 귀걸이를 보면, 사람들이 나름대로는 주체적으로 살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얼마나 타성에 젖어 외부의 흐름에 좌지우지 되는 지 알 수 있다. 주인공의 어머니가 드라마에 나온 배우의 캐릭터와 실제 배우의 사람됨을 동일시하거나, 토크쇼에 나온 연예인의 모습만으로 그 사람에 대한 모든 것을 알게 됐다고 착각하는 것은 비단 그녀만의 모습은 아닐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미디어에 따라 사고하고 판단하며 그 흐름의 중심이 되거나 흐름을 놓치지 않으려 애쓰고 있다. 이러한 획일화된 사회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작품에 등장하는 거북이와, 소설에서 주인공이 말하는 앵무새가 아닐까 싶다. 우리는 이 작품을 통해 나 자신이 사회에 의해 길들여진 한 마리의 앵무새가 아닌지 반성해 볼 수 있는 일이다.
결혼이라는 문제는 이 세상에 살고 있는 사람 수 만큼이나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그만큼 결혼의 기준과 과정, 결혼 후의 생활이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밖에 없다고 본다. 그리고 서구 사회에 비해, 혼전 또는 혼외 관계에 민감한 우리나라에서도 성관계나 연애에 대한 인식이 많이 변화하고 있음을 이 작품을 통해 잘 알 수 있다. 이제 우리 기성세대는 결혼과 연애에 대해 하나의 잣대로 바라 볼 것이 아니라 열린 마음을 가지고 다각도로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겠다. 그동안 결혼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들 수 있는 제도로만 생각 했었다. 다른 동물들과는 달리 대다수의 인간은 결혼을 통해 일부일처제를 할 수 있었고 최소한의 도덕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사람들의 생각이 바뀜에 따라 오직 한 사람과 평생을 살아야 하는 결혼이라는 제도는 현대인들에게 조금은 맞지 않는 제도가 되었다. 이 작품에서 결혼은 사랑을 완성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라 더 풍족하게 살기위한 수단의 역할만을 담당하고 있다.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결혼이라는 제도를 미친 짓 같은 부정의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정작 여주인공 연희는 더 나은 조건의 남편감을 찾고 더 나은 결혼을 하기 위해 노력을 한다.
4. 나가며
지금까지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소설과 영화를 비교 감상해 보면서 여러 가지 문제들을 짚어 보았다. 소설과 영화는 표현 기법의 차이에 의해 극과 극의 장르로 보이기도 하지만, 둘이 지니는 공통점과 교류 가능성을 통해 한 쪽이 어느 한 쪽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본론에서 언급한 것처럼 상호 보완적으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앞으로는 더욱 활발한 교류를 통해 발전하고 창조하여 사람들에게 더 많은 재미와 교훈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또한 이 작품을 감상해 보면서 획일화 된 기성 사회를 주체적이고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려는 노력과, 여러 가지 선택 사항 중에서 신중한 결정을 내려 그것에 책임을 지는 것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성숙된 자세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 소설의 작가는 "이 소설을 통해 결혼에 대한 환상을 깨보고 싶었다. 결혼에 대한 불필요한 환상이 우리를 억압할 수 있다" 고 했다. 그러한 그의 의도는 고스란히 <결혼은 미친 짓이다>라는 제목에서 비춰진다. 나 역시 결혼에 대한 환상은 가지고 있고, 또 그렇게 살아가기를 꿈꾸고 있다. 그리고 사랑은 결혼의 전제 조건인 동시에 필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흔히들 결혼은 현실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경제적 능력, 명예, 주위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사랑 하나로 충분히 살아갈 수 있다고 믿는 그런 삶은 이제 드라마나 영화 주인공들에게만 이뤄질법한 일일지도 모른다. 때문에 요즘 사회에서 결혼과 사랑은 별개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즉, 언제부턴가 결혼상대자와 연애상대자는 다르다는 생각이 만연되어 가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결혼은 현실의 조건들과 강한 책임감을 감내 해야 하는 사회적 제도로서 사랑 - 결혼으로 따로 생각하는 경향이 늘어가고 있다. "여자는 시집만 잘 가면 되지"라는 말이 있는데, 여느 드라마에서처럼 부잣집 귀공자가 가난에서 구제해 줄거라 기대하고 있는 여성들이 비일비재 하다고 본다. 남성들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런 기대는 대중매체가 여성 심리를 자극해서 만들어 낸 허황된 꿈에 불과하므로 이런 착각에서 벗어나야 하고, 현실을 직시하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배우자 선택의 주체가 남자가 아닌 여자의 관점에 맞추어 그려지고 있는 이 작품에서 기존의 남자에게 의존했던 여성들의 모습과는 달리 영화를 이끌어나가는 연희의 모습을 보면서 나는 아무런 반감이 느껴지지 않았다. 내가 만약 연희라면, 내가 지금 20대라면, 아마 나도 그녀와 같은 생각이리라.
<참고자료>
『결혼은 미친 짓이다』이만교 지음, 2000년 (주)민음사
『결혼은 미친 짓이다』 영화, 유하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