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우미 VS 지킴이, 그리고 기타
점역교정사 노트 18회가 되었다. 참고로 조만간 20탄도 찍을 것 같다. 일하다가 보면 왜 이렇게 정리하고 싶은, 정리해야 할 것 같은 맞춤법 띄어쓰기가 툭툭 잘도 나오는지 원.
우리나라 한글, 맞춤법과 띄어쓰기가 은근 어렵다. 특히 후자는 진짜로!
좌우간 오늘 정리할 내용을 열거하기 전에, 다 차치하고 예문부터 보자. 자고로 예시만큼 직관적인 것도 없는 법이다.
(ex)
행사 관련 문의는 안내 데스크 도우미/도움이에게 해주세요. 친절하고 자세하게 알려드리겠습니다.
꿈을 찾기 위한 배움터, 장애인을 위한 직업개발원 ‘꿈터’에는 많은 배움이/배우미들이 제빵사, 바리스타, 조향사, 비즈공예가 등의 과정을 이수하고 있습니다.
우리 펠리스 지키미/지킴이 신 반장님! 환경미화 파이팅!
귀하를 우리 사회를 비추는 거울, 비추미/비춤이로 활동할 것을 명함.
그렇다. 오늘의 주제는 ‘도우미’와 ‘지킴이’, 그외 ‘배우미’와 ‘비추미’ 등이다.
1. 도우미
아시는 것처럼 ‘도우미’는 주로 행사장에서 관람객의 편의를 돕는 역할을 하는 사람을 지칭한다. 입구의 안내 데스크에서 만날 수 있으며, 친절함이 묻어나는 목소리와 다감한 미소는 기본 탑재품이다.
이 ‘도우미’의 탄생 배경은 돕다의 말뿌리(어근) ‘도’에, 우아하다의 ‘우’, 아름답다는 뜻의 한자 ‘미’를 써 이름 붙인 것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개 남을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의미로 쓰고 있기 때문에 돕다의 명사형 ‘도움’에 사람을 뜻하는 접미사 ‘-이’가 붙은 것으로 보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그랬다. (ㅎㅎ!)
이 ‘도움이’를 소리를 내기 쉽게 ‘도우미’라고 바꾼 셈이다.
우리말은 살아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변화하게 되니까.
이와 비슷한 유형을 가진 단어들로는 배우미, 비추미 따위가 있다.
즉, 도우미, 비추미, 배우미는 ‘이’가 아닌 ‘미’가 맞다.
2. 지킴이
하지만 모든 것에는 예외가 있는 법이다. 어떤 낱말은 연음 작용에 의해 ‘도우미’처럼 ‘-미’의 꼴로 쓰지만, ‘지킴이’의 경우처럼 ‘이’의 구조를 띠기도 하니까.
사실 말뿌리를 따진다면, 도움, 배움, 비춤, 지킴 뒤에 사람을 나타내는 ‘이’가 붙는 게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절대다수가 발음상 불편함의 이유로 도우미, 배우미, 비추미로 쓰는데 뭐 어쩌리오.
그런데 왜 유독 ‘지킴이’만은 예외인지 모르겠다. 지킴이 뜻답게 이 형태를 지키라는 의미인가?
어쨌거나 오늘의 점역교정사 노트 정리는 간단하게 여기서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