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숨후기] 자신을 구원하는 여정으로서의 트숨

[Arya 아리야 위카]

안녕하세요! 

저는 지난 1월 27일~29일까지 트숨에 참여한 아리야입니다. 

트숨의 과정을 통해 큰 해방과 축복... 선물을 받았기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글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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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차 "우물, 소녀 그리고 구조신호"

꽃이 피고 볕이 든다...지옥이었던 마른 우물이 피난처가 되었다.

무섭다고...

말 해야 했었다.

싫다고...

말 해야 했었다.

바둥거리며

저항해야 했었다.

그렇다고 했었다.

살려달라는 말이...

살고 싶다는 욕구가

그렇게 비루할 수 없었다.

그렇게 비굴할 수 없었다.

가해자에게 살려달라 빌어야 했으므로...

살려달라는 말을 내뱉지 않기 위해

용감하게 살았다.

책임지며 살았고,

늘 주머니속에

죽음을 품고 살았다.

남에게 살려달라 말하는게

죽기보다 싫었다.

그래서 살려달라 외쳐야했던 아이는

구조되지 못했다.

살려달라는 외침... 그 유일한 구조신호를

뱃속으로 삼켜버렸기 때문이다.

죽음의 공포를 뚫고 목소리가 올라온다.

뻗뻗하게 얼어붙어 오열하던 몸에 힘이 빠지고

우물에 빛이 내린다.

우물은 둥지가 되어 아이를 안아준다.

성기에 꽃이 핀다.

배꼽아래 심장이 팔닥거린다.

아직... 뭐가 뭔지... 모르겠다.

23. 01. 23 - 트숨 첫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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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차 "망각의 강을 너머 구조된 소녀와 나"

음악을 들으며 호흡을 시작한다.

첫 곡이 채 끝나기도 전에

온몸이 불처럼 뜨거워지며

뱃속 저... 깊은 곳에서

거침없는 울음이 터져 나온다.

(그래 이 소리다!!)

기침과 가래가 함께 부글거리며 올라온다.

뱉어내고, 또 뱉어낸다.

한참을 울며 뱉어내다가 더 깊은 곳에서 올라오는

무언가가 느껴져 벌떡 일어나 앉는다.

다시 울컥울컥 가래를 토해낸다.

바디워크가 시작된다.

복부중앙이 압박되며, 더 깊은 울음이 터져나온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깊은 어둠 속에서

어제 망설이며 겨우 내뱉었던 단어들이 폭풍처럼 발사된다.

"싫어... 하지마... 오지마........"

압력이 증폭되며 올라오는 소리의 강도가 높아진다.

"오지마... 싫어.... 하지마....넣지마... 먹기 싫어....."

계속 압력이 올라간다.

나는 온 몸을 밀며 저항한다.

팔다리에 엄청난 힘이 들어간다.

"저리가... 가버려... 죽어... 죽어버려... 죽여버릴꺼야..."

손발이 결박된듯 에너지가 팽팽히 맞선다.

눈앞에 아이가 우는 모습이 확 펼쳐진다.

어느 순간

아이는 몸에 힘을 빼고, 저항을 멈춘다.

이어

눈물이 범벅된 채 자신의 취약함을 드러낸다.

모든걸 내려 놓고 도움을 구한다.

"엄마... 안아주세요..."

아이는 내게 안겨 다시 엉엉 운다.

​"괜찮아... 아가... 다 끝났어... 괜찮아... 이제 괜찮아...

안심해...다 끝났어..."

천천히 촉진자가 몸을 뺀다.

"잠시 쉬었다가, 살리는 춤을 춰 보세요."

정말 쉬고 싶다. 지쳤다.

할 수 있는 모든 힘을 다 썼다. 진이 빠졌다.

나는 지친 어깨에 이불을 두르고,

옆에 있던 인형을 안고 잠시 쉰다. ​

아이는 구조되었다. 그녀가... 기꺼이... 구조에 응해주었기 때문이다.

아이는 구조되었다. 안심이다.

나는 파란나비를 따라 정글로 간다.

포실포실 통통한 어린 나는 해맑은 웃음을 짓고 있다.

우리는 정글에서 모든 동물아기 친구들과 함께 논다.

퓨마, 토끼, 사슴, 다름쥐, 강아지, 고양이,

사자, 앵무새와 다른 새들까지...

정글북의 모글리처럼 각자 자신의 '소리'를 내고

따라하며 까르르... 웃고 논다.

함께 놀고 있는 동물아기친구들의 어미들이

우리 주위를 동그랗게 어슬렁거리며

느슨하게 경계를 서고 있다.

어미 퓨마와 눈이 마주친다.

부드러운 미소를 내게 지어보인다.

나는 기분이 더 좋아진다.

사방은 푸른 나무들로 둘러 싸여 있고,

넓고 광활한 숲에 한가로운 오후의 햇살이

따스하게 내리쬐고 있다.

여긴 안전하다.

친구들을 따라 '소리'를 내어본다.

소리가 시원~하게 속에서 뻗어 나온다.

'나 제법 하는데?!!'

자기 목소리를 처음 들어본 아이처럼

나는 신기하고 신이난다.

시원하고, 후련하다.

소리놀이가 계속된다.

오오오오오~~~

키키키키키키~~~~

후두두두두두~~~

푸하~~~ 캴캴~~~~~

어디선가 소리가 들린다.

"와~ 신난다." (다른 참가자가 자기 작업 중에 내는 소리였다)

나는 더 신이나 소리에 응답한다.

타잔처럼 소리를 지르며 응답한다.

오오오오오~~~~~~

오오오오오~~~~~~~

기분이 좋아 계속 웃음이 터진다.

장면이 전환된다.

파란나비와 내가 날고 있다.

걱정이 올라온다.

초등학교 3학년에서 6학년까지... 3년간 이어졌던

성폭력 이슈는

이전에도 계속 작업해 왔던 주제.

내 삶의 거의 모든 공부와 수행... 작업은 이 주제와 닿아있다.

그때마다 무언가를 떠나보냈고... 이젠 작업이 끝났다 생각했었다.

지난 여름에는 가해자가 내 삶에서 퇴출되는 꿈을꾸며

작업이 정말 끝났다고 믿었었다.

'오늘... 과연 작업이 잘 된걸까?'

나비가 말해준다. "응."

나는 다시 묻는다. '얼만큼?'

나비가 웃으며(황금빛 가루를 뿌리며) 대답한다.

"날아오를 만큼 충분히...!"

걱정이 스르르~ 날아가며 덩달아 더 가벼워진다.

'우리 어디 가는거야?'

"고향 별 보러."

저 멀리 초록별이 일렁이며 눈에 들어온다.

다시 장면전환.

아이와 내가 손을 잡고 있다.

진흙을 잔뜩 뒤집어 쓰고, 반창고를 붙인채

빛나는 아치형 문 앞에 서 있다.

아! 여기 거기다.

상위자아 어머니와 상승마스터들이 계신 곳. 나의 8차크라 내면세계!!

문이 열리고, 상위자아 어머니가 우리를 맞이한다.

환하게 웃는 얼굴 두 팔을 활짝 벌려 우리를 안아준다.

망각의 강....

그 깊은 수면아래로 내려가

둘이되어 돌아온 우리!

'살아서는 갈 수 없는 곳'에 다녀와 아이를 구출하고 온 나와,

구조의 소리로 구출되려고 노력한 아이를 끝없이 칭찬한다.

정말이지 기분이 너무 좋다.

아이와 함께 목욕을 하며 진흙을 씻는다.

커다란 욕조에 노란색 작은 물오리들이 띄워져 있고,

우린 오리 흉내를 내며, 노는 건지... 씻는건지 모르게

그렇게 목욕한다.

어머니가 이야기 한다.

'충분히... 충분히... 놀으라고... 충분히 씻으라고...

우린 그걸 누릴 자격이 충분하다고... 그럴만하다고...'

어머니가 방울을 건네주신다.

'이거... 이제 필요없는데...?'

어머니는 곧 쓸일이 있을 거라며 다시 손에 쥐어주신다.

짤랑짤랑... 맑은 방울소리가 울린다.

목욕을 마친 우리가 어디론가 가고 있다.

아이의 요청으로 우물을 메우러 가는 중이다.

아이는 그 곳이 버려진 땅으로 기억되는 것이 싫다고 했다.

누군가 또 그곳에 빠지는 것은 끔찍하다고...

우리는 우물을 메운다. 꽃도 심는다.

우물에도, 그 주변의 황량했던 대지에도

노란색과 분홍색이 끝없이 이어진 꽃밭이 펼쳐진다.

우물옆으로 한줄기 맑은 강물이 흐르고

벌거벗은 아이들이 어디선가 나타나

물가에서 놀고 있다.

모두 천진하고 밝은 표정이다.

곳곳에서 나는 웃음 소리가 햇살처럼 환하게 부서진다.

음악이 바뀌며 소리가 달라진다.

어디선가 들리는 환호성.

영화관이다.

영화가 이미 끝나나건지 스크린에는 크레딧이 올라가고 있다.

영어자막이 한글로 바뀐다.

총감독 - 아리... 몰라...

어시스턴트 - 미륵,....준...

시터 - 지형....수리야...

그리고...

주인공 - 아리야와 구출된 소녀.... 산이... 하나...

와~~~아~~~!!!

자막이 올라갈때마다 해당 인물들이 무대에 등장한다.

폭풍같은 환호성이 터져나온다. 이건 축제다!!

모두 얼굴에 함박웃음이 그득하다.

총감독과 어시스턴트, 시터를 맡은 사람들에게 별처럼 빛나는 훈장이 주어진다.

그리고 주인공인 우리들 모두(브리더)에게

선물상자가 하나씩 쥐어진다.

사각형, 정육면체... 나무로된 상자... .

뚜껑을 열어보니 빛이 사방으로 뻗어 나온다.

아이가 묻는다.

"언니 뭐야?"

"응 이건 거침없는 자유야!"

"그게 뭐하는 건데?"

나는 키를 낮춰 아이에게 눈높이를 맞춘다.

귀여운 표정이 사랑스러워 콧잔등을 매만지며 답한다.

"글쎄... 지금부터 같이 알아보자."

우린 눈을 맞추며 웃는다.

마치 캡슐에 들어 있는듯

부드럽고 편안한 에너지장이

계속해서 내 주위에 머문다.

음악이 바뀌고,

나는 안대를 벗는다.

거울을 보지 않아도 알것 같다.

지금 내 표정이 얼마나 반짝이는지...!

23. 01. 28 - 트숨 둘째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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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차 "스스로를 구원하는 여정으로서의 트숨"

이제 3일차.

내가 시터가 되어볼 수 있는 날!

와~ 트숨이다!!

오전 체크인이 끝나고 브리더가 시터를 선택하는 시간.

세 명의 브리더가 내게 온다.

우와~~

어제 구조 성공으로 안그래도 전투력 만렙이 되어 있는 내게

열심히 하라는 둣 재촉하는 장이 펼쳐진다.

"맘껏 하고 와요. 내가 다 해줄께요."

진한 포옹과 함께 첫 날 내게 힘이 되어준 문장을 나의 브리더들에게 돌려준다.

브리더의 울음소리가 심상치 않다.

장이 펼쳐지기 전부터 통곡의 울음이 터진다.

촉진자의 목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

시작하기도 전에 에너지가 고조된다.

이어 음악이 시작되고, 강렬한 에너지가 뒷통수를 타고 훅~ 들어온다.

뱀이다. 초록뱀.

뱀은 또아리를 틀며 내 심장에 단단히 내려 앉아 에너지를 내뿜는다.

숨이 가빠지고, 폐가 팽팽해진다.

어떻게든 이 에너지를 방출해야겠기에

음악에 맞춰 몸을 흔들며 노래한다.

자꾸 감기려는 눈을 바짝 뜨며

브리더들에게 시선을 고정한다.

몸은 점점더 흔들리고,

울음소리는 점점 더 커진다.

곳곳에 뱀이 춤을 춘다.

커다랗고 검은 뱀.

머리가 두개... 코브라의 머리다.

머리 하나에는 황금 목걸이가 둘러져 있다.

이집트의 어느 신상이 연상되는데, 뭔지 떠오르지는 않는다.

노란뱀이 춤을 추며 돌아다니기에

보니 다른 시터와 함께 있다.

여기 저기 검고 흐물거리는 것들이 돌아다닌다.

나는 방울을 손에 쥐어든다.

방울을 흔들때마다 검은 영체들이 부서지며

사라진다.

'아! 이거... 천도할때 쓰는 거였구나!'

나는 방울이 영을 소환하는 물건인줄 알았다.

그래서 받기 싫었었다.

예전에 낮은 진동의 영체들에게 시달릴때

늘 방울소리를 들었으므로...

맑은 방울소리가 울리며

영체들이 부서져 위로위로 연기처럼 올라간다.

천장이 마치 스폰지처럼 그 영체들을 흡수하여 날려보내는 것 같다.

음악이 느려지면 영체들의 움직임도... 올라가 사라지는 속도도 느려지고,

음악이 빨라지면 영체들의 움직임도, 그들이 다른세계로 넘어가는 속도도 빨라진다.

트숨장의 왼쪽라인에서 영체와 괴물들이 많이 나온다.

어둠의 구역이다.

가까이 가고 싶지 않다.

이후... 정말 바닥에 엉덩이 한번 붙일 틈 없이

작업이 이어졌다.

나의 브리더 3명과 주변에서 작업하는 브리더 둘까지

총 5명의 브리더를 돌보았다.

나만 그런게 아니었다.

장이 펼쳐지고, 작업이 격렬해지니

우리는 모두의 시터였다.

음악이 잦아들고 하나 둘 현실로 돌아온다.

작업이 끝난 후 하나 둘 체크 아웃을 받는다.

미처 끝나지 않은 작업이 있다면

다시 시작된다.

나도 첫날 그랬고...

나의 브리더들도 그랬다.

한명도 지옥에 던져두고 나오지 않는 상황.

마지막 한명의 작업까지 확인하고 마무리하는 이 과정이

내겐 진정한 치유의 장으로 여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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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디드 힐러를 만난다는 것.

트랜스 상태에서 내가 보인 행동과 반응

단어 몇 개 만으로도

촉진자인 '그녀'는 나를 '알아보았다'

그리고 그녀는

내가 충분히 공포와 불안에 떨 수 있도록

든든히 버텨 주었다.

거침없이 내려가

그 상황과 싸울 수 있도록

든든히 맞서 주었다.

결국 스스로 소녀를 구원해 나올 수 있도록

든든히 기다려주었다.

나는 소녀를 구원했다.

나의 구원자는 나다.

하늘이... 스스로... 돕는 자를 도왔듯

나는 나를 구원했다.

운디드 힐러...

이번 트숨을 관통하는 주제다.

참여자, 촉진자... 우린 모두 운디드 힐러였다.

우리가 역대급으로 작업할 수 있었던 그 이면에는

깊게 상처입고

깊은 슬픔에 내동댕이쳐진 기억들이 숨어 있다.

우리는 용감하게 만났고,

해방을 맞이했으며,

더러는 다음 작업의 힌트를 얻기도 했다.

트숨의 현장은 그림자 세상!

어둠고 깊은 지옥불 그 한 가운데!!

트숨이 끝난 후 나눔의 현장은

사랑과 감사가 넘쳐나는

빛과 연결의 장이다.

어스엔젤 오라클 카드 중에서...! "본향으로 향하는"

감사합니다...

덕분에 거침없이 내려가

거침없이 싸우고, 거침 없이 구조할 수 있었어요.

감사합니다...

어설픈 시터를 기꺼이 선택해

거침 없이 작업해 주셔서...

덕분에 더 깊이 내려가 목격할 수 있었어요.

우리는 모두 고통속에서도 피어나는 존재라는 것을...

23. 01. 29 - 트숨 셋째날

[정윤희(소소)]

먹먹하네요.
슬프고 아프며 벅찹니다♡

[Arya 아리야 위카]

소소님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김명권]

Arya... wounded healer....

이 고통스러운 그러나 위대한 체험을 나눠주셔서 마음 깊이깊이 감사합니다.
당신과 같은 치유자가 있어 위로가 되고 더큰희망이 생깁니다.
당신의 아픔이 줄어들기를 기도합니다.
아프고 힘들지만 당신의 빛이 더 커지길 기도합니다.
당신을 알게 되어 기쁩니다 ...

몰라 김명권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