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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 팩터의 심리학
이기범. 마이클 에쉬튼 공저
[들어가는 말] 성격의 또 다른 차원, 정직성을 만나보세요.
정직성은 2000년 대 초반까지만 해도 심리학자들이 성격을 이루는 중요한 차원으로 인식하지 않았던 요인입니다. 심리학자 대부분은 인간에게서 나타나는 수많은 성격 특성이 단지 다섯 가지 요인으로 아주 잘 요약될 수 있다고 생각했거든요. 이 다섯 가지 성격 요인은 5대 성격 요인(Big Five Factor)라고 불려왔는데, 이 요인을 받아들이는 이론을 심리학에서는 5대 성격 모델이라고 부릅니다. 우리가 보기에 이 성격 모델이 지닌 가장 큰 문제는 이 책의 주제인 정직성을 빠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정직성은 삶의 여러 분야에서 중차대한 역할을 합니다. 이 성격은 돈, 권력, 섹스에 어떻게 접근하는지에 큰 영향을 줍니다. 이 성격은 범법 행동이나 준법 행동에도 영향을 줍니다. 또한 이 성격은 우리의 정치적 이념, 사회정책에 대한 태도 및 종교에 대한 태도에도 영향을 줍니다. 우리가 어떤 배우자나 친구와 사귀고 싶어 하는 지에도 부지불식간에 영향을 줍니다. 이 책은 정직성이 어떤 방식으로 삶의 여러 분야에 영향을 주는지를 설명해나가려고 합니다.
[1부] 성격심리학과 HEXACO 성격 모델
“성격심리학자들은 인간의 수많은 성격 특성이 다섯 가지 광범위한 성격 요인으로 잘 요약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이 요인들은 5대 성격이라 불리며 학계에서 널리 수용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H팩터, 즉 정직성 요인을 새롭게 포함하는 6-요인 성격 모델이 떠오르기 시작했습니다. 1부에서는 새로이 제안된 HEXACO 성격 모델을 이 모델이 출연하게 된 뒷이야기와 함께 소개합니다.”
(1장) 성격심리학의 잃어버린 고리, H 팩터
1990년대는 성격심리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에게 아주 고무적인 시대였습니다. 그 때는 성격심리학으로서는 암흑시대라고 할 수 있는 70~80년대의 침체기에서 벗어나 인간 성격에 대한 연구가 서서히 회복되는 시기였습니다.
-5대 성격 모델의 등장
사람의 수많은 성격 특성, 즉 가식적 성격에서부터 희생적 성격 사이에 존재하는 모든 성격 특성은 결국 다섯 개의 큰 집단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외향성(활달함 vs 수줍음)
원만성(친절함 vs 매정함)
성실성(규율적이고 치밀함 vs 게으르고 신중치 못함)
신경증(불안함 vs 평온하고 느긋함)
개방성(창의적임 vs 관습적임)
5대 성격 요인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다섯 가지 성격 유형이 아니라 성격 특성들의 모임입니다. 즉 이 세상에는 이런 다섯 유형의 사람이 있는 게 아니지요. 5대 성격 이론이 의미하는 것은 이 세상 모든 사람을 다섯 가지 요인으로 측정할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그들의 성격을 가장 잘 요약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997년 성균관대학교 학생 400명을 대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친숙한 성격 특성 어휘 약 400개에 대해 설문을 시행하게 된 이유입니다. 1997년 한국에 계신 교수님께서 자료를 보내주시던 날 우리는 7층에 잇는 대학원생 실험실로 쏜살같이 뛰어 내려갔습니다. 그러고는 자료를 컴퓨터에 읽힌 후 요인분석을 시작했지요.
5대 성격은 단지 서구 사회에만 국한되어 나타나는 현상이 아니라는 것을 성격심리학계에 알릴 꿈에 부풀었습니다. ~~~요인 솔루션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여섯 번째 요인은 상당히 컸고 해석이 명료했습니다. 이 요인의 한쪽 끝을 정의하는 형용사는 진실한, 솔직한, 정직한, 숨김없는, 양심적인 등이었고, 다른 한쪽 끝은 교활한, 계산적인, 위선적인, 젠체하는, 자만하는, 아부하는, 가식적인 등이었습니다.
-새로이 발견된 여섯 번째 성격 요인
처음 이 요인을 보았을 때 그렇게 큰 여섯 번째 요인이 있다는 것에 약간 놀랐습니다. ~~~이 연구에서 간략히 언급되고 있던 여섯 번째 요인은 진실한, 겸손한 VS 정직하지 못한, 탐욕스러운, 젠체하는 등과 같은 형용사로 정의되는 것이었다.
※HEXACO
H: Honesty - Humility(정직 - 겸손성)
진실한, 정직한, 충실한, 충성적인, 겸손한, 가식적이지 않는, 공정한, 윤리적인 / 교활한, 가식적인, 탐욕스러운, 젠체하는, 위선적인, 자랑하는, 자만심이 센, 자기중심적인.
E: Emotionality(정서성)
감정적인, 여린, 센티멘탈한, 겁이 많은, 걱정이 많은, 불안한, 의존적인, 상처받기 쉬운/ 터프한, 겁 없는, 감정이 없는, 독립적인, 강인한, 용감한.
X: extraversion(외향성)
활동적인, 쾌활한, 외향적인, 사회적인, 수다스러운, 명랑한, 적극적인, 자신감이 있는/수줍은, 수동적인, 나서지 않는, 내성적인, 조용한, 말수가 적은, 침울한
A: Agreeableness(원만성)
참을성이 많은, 용인하는, 평화스러운, 온화한, 원만한, 관대한, 신사적인, 용서하는/성마른, 싸움 좋아하는, 완고한, 화잘 내는, 성질ㅇ있는, 고집 센, 퉁명스러운
C: Conscientiousness(성실성)
치밀한, 자기 규율적인, 부지런한, 효율적인, 신중한, 철저한, 정확한, 완벽주의적인/ 대충대충하는, 소홀한, 무모한, 게으른, 책임감이 없는, 잘 잊어버리는, 지저분한
O: Openness to Experiense(개방성)
지성적인, 창조적인, 비관습적인, 상상력이 풍부한, 혁신적인, 복잡한, 깊은, 탐구심이 풍부한, 철학적인/ 깊이가 없는, 단순한, 상상력이 부족한, 관습적인, 폐쇄적인
(2장) HEXACO성격 모델
<H Factor>
과연 이런 성격 요인들의 존재는 무엇을 의미할까요? 왜 하필 이런 성격 요인들이 인간 성격의 기본 차원으로 나타났을까요? 이런 질문은 ~~~~성격심리학에 있어서 가장 기본이 되는 물음 중 하나입니다.
HEXACO성격이 의미하는 것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자 좀 더 자세한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편의상 특정 성격 차원이 높은 사람 또는 낮은 사람으로 기술했지만, 이는 인간을 두 가지 성격 집단으로 명확히 나눌 수 있음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 대부분은 성격 요인의 수준에서 중간 정도에 위치하고, 성격 요인 점수가 매우 높거나 낮은 극단적인 점수로 갈수록 거기에 속하는 사람 수는 줄어듭니다.
H: 정직 겸손성
(높음)
• 타인을 조종하지 않고 가식적인 것을 싫어함
• 공정하고 준법적
• 부와 사치를 중요시하지 않고 청렴
• 자신이 특별히 우월하다고 생각하지 않음
(낮음)
• 목적을 위해 친교/개의치 않고 아부
• 개인 이익을 위해 법 규정을 무시
• 부, 명품, 사회적 지위를 추구
• 다른 사람 위에 있다는 특권 의식
E: 정서성
(높음)
• 물리적 위험을 두려워함
• 사소한 일에도 걱정이 많음
• 다른 사람에게 많이 의지
• 친구, 가족 등에 대한 강한 애착과 걱정
(낮음)
• 고통이나 물리적 위험에 신경 쓰지 않음
• 스트레스 상황에서도 걱정이 없음
• 타인의 정서적 도움이 필요 없음
• 타인에게 감정적 애착을 못 느낌
X: 외향성
(높음)
• 자신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자신감
• 집단을 이끌어나가는 데 자신감
• 사회적 교류와 즐김
• 열성적이고 활동적
(낮음)
• 자신이 인기가 없다고 느낌
• 다른 사람의 주목을 받는 게 불편함
•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함
• 열의가 적고 수동적
A:원만성
(높음)
• 화를 내지 않고 원한을 품지 않음
• 다른 사람에게 관대함
• 남의 의견을 존중하고 편의를 봐줌
• 짜증나는 일에도 참을성이 많음
(낮음)
• 남을 용서하기 어려움
• 다른 사람의 단점을 매정하게 비판
• 자기주장을 완고하게 유지
• 쉽게 화를 냄
C:성실성
(높음)
• 정리정돈과 시간 관리를 잘함
• 목표 달성을 위해 열심히 노력
• 정확성과 완벽성을 추구
•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행동
(낮음)
• 정돈과 계획이 어려움
• 어려운 일이나 목표를 회피
• 일을 대충대충 끝냄
• 결과를 생각하지 않고 충동적으로 행동
O:경험 개방성
(높음)
• 자연과 예술의 아름다움을 잘 느낌
• 지적으로 알고 싶은 게 많음
• 상상력과 창의력이 풍부
• 남들과 다른 생각을 좋아함
(낮음)
• 심미적 또는 예술적 관심이 적음
• 사회과학, 자연과학에 관심이 적음
• 창의성을 요구하는 일을 회피
• 전통과 관습을 따르는 것을 선호
※예시
■ 활동 및 노력과 관련이 있는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
개방성, 성실성, 외향성의 경우, 각 차원에서 점수가 높은 사람들이 여러 분야에서 더 왕성한 활동을 보입니다. 이런 공통점이 있음에도 각기 다른 세 가지 성격 요인이 관찰되는 이유는 이 활동들이 전혀 다른 세 영역 내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개방성이 높은 사람에게 내재하는 공통적인 요소는 생각 및 사고와 관련된 활동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예술과 자연에 대한 감흥에 쉽게 빠집니다. 이들은 인간과 자연 세계를 더 잘 이해하고 싶어 하는 열망이 강합니다. 이들은 새로운 생각들을 창출해내고 과거부터 내려오는 문제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해결하고 싶어 하는 열망도 큽니다. 그러므로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좀 색다르고 이상한 관습이나 방식을 수용하려는 자세에 마음이 더 많이 열려 있지요.
개방성이 높은 사람이 개방성이 낮은 사람보다 사고 활동에 더 집착한다는 사실은 이들이 더 많은 지식을 습득하는 편이며, 남들이 모르던 것을 발견할 가능성이 더 크고, 새로운 것을 창조하는 성향을 지녔음을 의미합니다. 현대사회에서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자연, 과학, 지리, 역사 등에 대한 지식과 어휘력이 남보다 뛰어납니다. 그들은 새로운 지역으로 여행하면서 자기가 몰랐던 문화적, 물리적 환경을 탐구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그들은 또한 예술가, 과학자, 발명가 등 창의성이 필요한 직업을 추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손실은 무엇일까요? 새로운 환경을 탐험한다든지, 아무도 해보지 않은 방식을 시도해 본다든지, 사회적 통념과는 다른 자유로운 사상을 추구한다든지 따위의 개방성이 높은 활동을 할 때 생기는 문제는 물리적 위험이 수반된다는 점입니다. 또 다른 손실은 우리 뇌를 항상 켜놓고 있어야 해서 소모되는 에너지입니다. 끊임없이 생각하고 지적으로 몰두해 있으면 뇌는 더 많은 포도당을 소비합니다.
다음은 성실성에 대해 살펴봅시다. ~~~성실성이 높은 사람은 시간 관리에 뛰어나고, 정리정돈에 능하며, 일을 열심히 아주 오래 합니다.~~~충동을 잘 조절하므로 흡연, 약물, 음주에 탐닉할 가능성이 낮습니다. 위험한 행동으로 사고를 저지르거나 충동구매를 하거나 도박을 해서 재산을 탕진하는 일도 별로 없습니다.
외향성 요인의 공통적 특성은 사회활동에 몰입하는 성향입니다 외향성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이 자신을 좋아한다고 가정합니다. 이들은 다른 사람을 이끌어나가고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것을 즐깁니다. 이들은 명랑하고 활ㄷ오적이면서 또한 매사에 열정적이지요. ~~~~외향성이 높은 사람은 학교, 기숙사, 동호회, 직장 등에서 인기가 많습니다. 또한 이들은 여러 집단에서 지도자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지요.
역시 에너지 비용 문제가 따릅니다. 언제나 활동적인 생활을 하면 집에만 틀어박혀 있는 사람들에 비해 큰 에너지가 소모됩니다. 또 다른 불리한 점은 사회적 관심을 획득해가려 할 때 사회적 관심을 원하는 또 다른 외향적인 사람과 경쟁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런 경쟁이 때때로 적대적으로 전개되기도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적대적인 경쟁은 신체적 위해나 사회적 왕따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 이타성 및 대립성과 관련이 있는 정직성, 원만성, 정서성
정직성, 원만성, 정서성에서는 양극단 중 어떤 쪽 극단이 더 바쁘고 많은 활동을 요하는지 결정하기 어렵습니다. 대신 이 요인들의 한쪽 끝은 남을 배려하는 친화적이고 이타적인 성향을 보이고, 다른 한쪽은 남과 대립하는 성향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이 세 요인이 독립된 차원으로 나타나는 이유는 이러한 이타성 및 대립성의 표출 방식과 맥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정직성이 높은 사람은 타인을 이용하거나 착취하지 않는다는 공통 특성이 있습니다. 정직성이 높은 사람은 남을 속이거나 조종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그들은 남의 것을 훔치거나 빼앗는 걸 아주 싫어합니다. 이들은 남보다 더 많이 차지하려는 탐욕이 적어서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 타인을 이용할 동기가 애초부터 크지 않은 사람들입니다.
정직성이 높은 사람은 여러 유형의 범죄행위에 가담하지 않으며, 상대방을 이용해 이득을 취할 수 있는 상황에서도 무엇이든 공정하게 나누어 가지려는 습성이 있습니다. 이들은 개인의 이득보다는 타인과 더불어 살기 위해 지켜야 할 윤리를 중시합니다. 이들은 배우자에게 충실하며, 힘과 권력을 이용해 취약한 대상을 성적으로 착취하려 하지 않습니다.
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중요한 이점은 다른 사람들을 공정하게 취급함으로써 다가올 미래에 그들에게서 협력과 호의를 돌려받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타인을 공정하게 상대한다는 것은 신뢰라는 통장을 갖는 것과 같습니다. ~~~반면에 정직성이 낮은 사람은 타인의 선의나 남과의 협력의 중요성을 경시하며 타인을 이용하고 착취함으로써 미래에 필요하게 될지도 모를 협력의 기회를 잃고, 더러는 보복을 당하기도 합니다.
※정직성이 높은 사람들은 협력과 신뢰라는 긍정어적인 결과를 얻고자 의식적으로 혹은 계산적으로 착한 행동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사람들의 행동은 그들 자신만의 개인적 윤리에 의해서 지배됩니다. 그들은 나쁜 짓을 하면 양심에 의해 처벌받는 것같이 느끼므로 그 나쁜 짓이 탄로 날 염려가 없는 경우에도 정직한 행동 방식을 고수합니다.
정직성이 높은 데 따른 대가는 자명합니다. 이들은 도덕적 양심으로 인해서 남을 착취하거나 이용하는 걸 꺼리는 사람들이기에, 개인적인 이득을 볼 기회를 많이 놓칩니다. 이들은 들통 날 위험이 거의 없는 때라도, 또 상대방이 보복할 능력이나 의도가 전혀 없을 때도 양심에 거리낄 행동을 하지 않습니다. 흔히 양심이 밥 먹여주나? 등의 말로 정직성이 높은 사람을 힐난하는데, 실제로 이 말은 정직성이 높을 경우 손해를 볼 수 있음을 잘 표현해줍니다.
원만성이 높은 사람은 타인이 완전히 호의적이거나 협력적이지 않아도 그 사람을 배척하지 않고 여전히 그에게 협동할 의향을 보이는 편입니다. 이들은 이전에 자신을 속였던 사람들도 기꺼이 용서할 준비가 되어 있고, 남에게 매정하거나 비판적이지 않으며, 남의 의견에 맞추어줄 의향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참을성이 많아서 웬만한 일에는 화를 내지 않습니다.
원만성이 높은 사람들은 온화하고 점잖은 사람들입니다. 여러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행복한 결혼 생활을 누리는 편이며, 배우자 역시 행복한 결혼 생활을 누릴 가능성이 높습니다. 원만성이 낮은 사람은 결혼 관계나 친구 관계가 오랫동안 지속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원만성이 높은 사람은 건강 측면에서도 관상성 심혈관계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적고, 걸렸더라도 더 좋은 예후를 보인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원만성이 높을 때 주요 이점은 협동적 관계에서 얻는 이득을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예컨대 여러분을 공정하지 못하게 대우한 사람들 중에는 처음부터 악의를 가지고 행동한 것이 아닌 사람도 종종 있습니다. 이런 경우 이들에게 관용을 베푼다면 이들과 미래에 더 많이 협동할 수 있을 것이고, 이로 인해 생기는 상호적 협동은 미래에 더 지속적인 이득을 보장합니다. 원만성이 낮은 사람들은 눈 밖에 난 사람은 단칼에 끊어버리므로 미래의 협력관계에서 오는 잠재적 이득을 놓칠 가능성이 높지요.
그러나 원만성이 높은 데 따른 문제는, 이러한 관용이 애초에 악의를 가진 사람들에게 적용될 때 관용을 베푼 이들이 지속적 착취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말하자면 착취와 기만을 일삼는 등 정직성이 낮은 사람에게 원만성이 높은 사람의 선의는 되갚아야 할 빚이 아닙니다. 그들에게 원만성이 높은 사람은 다음에 또 써먹을 먹잇감으로 보일 뿐이거든요.
※원만성이 높고 낮음에 따른 득실 관계 또한 주변 사람들이 어떤 성격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런데 이때는 남들이 지닌 원만성의 수준보다는 정직성의 수준이 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떤 지역 사람들 대부분이 정직성이 낮다면, 자신은 원만성이 낮은 편이 유리합니다. 여러분이 화를 잘 내고 내 사전에 용서는 없다는 신호를 보내야만 정직성이 낮은 사람들이 여러분을 착취하려는 시도를 막을 수 있으니까요. 그러나 지역 이웃들의 정직성이 높다면 여러분의 원만성도 그에 따라 높은 것이 유리합니다. 이들이 설령 여러분에게 잘못을 했더라도 그건 의도한 바가 아닐 가능성이 높고, 그러므로 한번 용서하면 미래에 맞이하게 될 수많은 협력에서 오는 이득이 장기적으로 더 클 테니까요. 마찬가지로 정직성의 득실 관계도 주변인들의 정직성 수준에 따라 달라집니다. 정직성이 낮은 사람들이 전혀 없는 사회에 우연히 정직성이 낮은 사람 하나가 나타났다면 , 이 사람은 고기가 물을 만난 듯 성공적으로 타인을 착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과 같은 성향, 즉 정직성이 낮은 사람이 수두룩한 사회에서는 타인을 착취하는 경쟁이 격화되고, 따라서 착취 행동에 따른 이점이 그 행동에 따른 위험성을 상쇄할 만큼 크지 않을 것입니다.
정직성과 원만성은 쌍방 간에 일어나는 협동과 대립의 두 측면을 나타내주는 성격 요인으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정직성이 높은 사람은 여러분을 아무 탈 없이 착취할 수 있는 경우에도 그렇게 하지 않음으로써 여러분과 협동합니다. 원만성이 높은 사람은 여러분이 그들에게 협력적이지 않았을 경우에도 여러분을 내치지 않고 용서함으로써 협동을 유지합니다. 반면 정직성이 낮은 사람은 여러분을 속이고 이용함으로써 여러분과 대립합니다. 원만성이 낮은 사람은 여러분이 범한 결례에 쉽게 분노하고 그 행동을 용서하지 않음으로써 여러분과 대립합니다.
「Scene 1-2. 목축 사회와 농경 사회에 적합한 원만성은? 가축 사육을 생계 기반으로 하는 목축 집단과 곡물 농사를 기반으로 하는 농경 집단을 생각해 보세요. 양이나 염소 같은 가축들은 떼로 몰려다니며, 이동성이 강합니다. 그러므로 몇몇 도둑이 이 가축들을 하룻밤 사이에 아주 먼 곳까지 몰고 달아나는 것이 가능합니다. 이렇게 되면 하루아침에 전 재산을 날리는 건대. 이렇게 일격에 파산하는 일은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목축 사회에서는 원만성이 매우 낮아야 합니다. 즉 나와 우리 가족에 해를 입히면 가만 두지 않는다와 같은 낮은 원만성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반면에 농경 사회에서는 원ㅁ나성이 낮은 것은 그렇게 유리한 성격이 못됩니다. 우선 곡물은 무겁고 이동성이 낮기 때문에 하루 어침에 대규모 절도를 당하진 않겠죠. 예컨대 하룻밤 사이에 쌀을 수확해서 그걸 싣고 멀리 도주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죠. 더군다나 농경사회에서는 품앗이 등 노동 협력이 필수 불가결합니다. 이런 사회에서 화 잘 내고 더러운 성질머리를 가진 사람은 환대받기 힘들며, 당연히 농부로서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일부 심리학자들은 미국 남부 및 북부에 살고 있는 백인 정착민들에게서 발견되는 문화적 차이를 이들이 농경사회 출신인지 아니면 목축 사회 출신인지로 설명한 바 있습니다. 미국 남부에는 주로 목축 사회 출신이 정착했는데, 이들은 명예 문화, 즉 다른 사람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인해 자신과 자신의 가족이 불명예스러워지는 걸 용인하지 않는 문화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런 문화에서 사람들은 사소한 모욕도 참지 않고 살벌한 싸움과 논쟁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서성은 자신과 가족의 생존 가능성을 높여주는 특성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정서성이 높은 사람들은 신체적 위험에 처하는 것에 무서움을 많이 느끼고 그 상황을 회피하려 합니다. 이들은 자신과 가족의 신체적 안녕에 대해 많이 걱정합니다. 이들은 곤경에 처했을 때 타인의 정신적, 물질적 도움과 지원에 의존하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리고 친한 친구나 가족에 대한 정서적 유대과 애착이 아주 강합니다.
정서성이 높은 사람은 심리학자들이 개념화한 분리불안장애를 보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배우자나 아이들이 단 하룻밤이라도 떨어져 지내는 것을 견디지 못하고, 거의 일어날 가능성이 없는 위험한 일을 강박적으로 상상해서 자신을 괴롭힙니다. 이들은 여러 공포 증상을 발전시키기도 합니다. 동물, 피, 주사, 충돌, 추락, 폐쇄 따위의 여러 물리적 위험에 대해 강렬한 공포를 느끼게 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반대로 정서성이 낮은 사람은 정반대되는 문제를 지닙니다. 이들은 가족적 유대나 연인과의 사랑 따위에 무관심한 편입니다. 그리고 여가 활동이나 직무 활동에 있어서도 물리적 위험을 기꺼이 받아들이므로 다치기 일쑤이고 때로는 불행한 일을 당하기도 합니다.
인류사에서 아이들의 생존에 더 큰 영향을 주는 것은 아버지의 존재보다는 어머니의 존재였습니다. 그러므로 어머니가 다치지 않고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은 중요하지요. 또한 여성들은 임신과 보육에 따른 생물적 비용이 남성보다 훨씬 큽니다. 그러므로 현재 기르고 있는 아이를 심혈을 기울여 성공적으로 키우는 것이 중요하고, 그러려면 높은 정서성이 중요해집니다. ~~~~흥미로운 것은 정서성에서 나타나는 남녀 차이는 북미, 터키, 한국, 네덜란드 등 거의 모든 문화에서 발견됩니다.
「scene 1-3. 1996년 우리는 진화생물학자들의 개념인 ‘친족 이타성’ 및 ‘상호 이타성‘과 관련해 5대 성격의 두 요인, 즉 원만성과 신경증을 설명하려고 했습니다. 우리는 그때 감성적 측면의 특성은 친족 이타성과 관련되고, 관용적 특성은 상호 이타성과 관련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앞 장에서 논의한 성격 언어 연구 결과들을 보면 감성적 성격과 관용적 성격이 아주 일관되게 하나의 성격 요인으로 묶입니다(즉 정서성과 원만성으로). 그리고 이건 우리 생각과 아주 잘 맞아떨어졌던 것입니다. 우리는 성격과 친족 이타성 및 상호 이타성에 대해 고민하며 무언가가 하나 빠져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론 생물학적 관점에 따르면 상호 이타성은 두 가지 측면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하나는 관용성 및 참을성과 관련된 특성으로, 이것이 높은 사람은 타인에 대한 용서와 관용을 특징으로 하므로 미래에 더 많은 협력을 이끌어냅니다. 다른 하나는 공정성과 정직성에 관련된 성격으로, 이것이 높은 이들은 다른 사람을 배반하지 않기 때문에 역시 미래의 좋은 협력자로 인식됩니다. 문제는 후자의 경향성이 5대 성격 이론에서는 그 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우리가 여섯 번째 요인을 찾고 나서 기뻤던 또 한 가지 이유는 세 가지 이타성, 즉 친족 이타성, 관용성에 기초한 상호 이타성, 공정성에 기초한 상호 이타성이 비로소 완성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scene1-4. 유전자가 성격 결정에 영향을 준다. 결론부터 말씀 드리자면 유전자가 성격 차이를 나누는 데 큰 역할을 하며, 개인이 양육된 환경은 성격을 형성하는 데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 입니다. 쌍생아와 입양아 등을 대상으로 한 다양한 연구에서 유전자가 100% 동일한 일란성 쌍생아들과 유전자가(평균적으로) 50% 동일한 이란성 쌍생아들의 성격 특성에서 측정된 성격이 이란성 쌍생아보다 일란성 쌍생아에서 더 비슷하게 나온다면 이것은 유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첫째, 평균적으로 일란성 쌍생아는 이란성 쌍생아보다 여러 다양한 성격에서 약 2배 정도 더 비슷하다. 둘째, 평균적으로 형제자매들은 성격에서 약간만 비슷한데. 그들이 따로 자랐는지 같이 자랐는지는 유사성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셋째, 평균적으로 입양되어 한 가정에서 같이 자란(생물학적으로 무관한) 형제자매들 사이에는 성격 유사성이 거의 없다. ~~~행동유전학 연구들은 인간에게서 분포되어 나타나는 성격의 약 3분의 2 정도가 유전적 차이에 기인하고 양육 환경에 따른 차이는 거의 미미하다고 보고하고 있습니다. 즉 일란성 쌍생아들은 각각 다른 가정에서 자랐다 하더라도 상당 부분 비슷한 성격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이 연구들은 극도로 결핍된 환경에서 자란 사람들을 포함하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나머지 3분의 1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요? 가정환경의 차이가 성격 차이에 대해 큰 설명을 해주지 못한다 하더라도, 우리가 자라면서 겪는 수많은 종류의 환경적 영향은 성격에 중요한 영향을 줍니다. 첫째 청소년기의 또래 친구 집단: 사람들은 친구들과 어울리려고 또래 집단의 특정 행동에 동화되거나 친구 집단에서 돋보이려고 그들과 다른 행동을 보이려 애쓸 수도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서 친구 집단은 성격 형성에 영향을 줍니다. 둘째, 형제 자매의 출생 순서: 출생 서열이 낮은 아이, 즉 막내가 앞서 태어난 형제 자매보다 반항적이고 비관습적인 성향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는 심리학자도 있습니다. 」
「scene 1-5. 사람의 성격은 바뀌는 걸까, 고정된 걸까 심리학자들은 사람들의 성격이 인생의 각 단계에 따라 전형적으로 어떤 변화 패턴을 보이는지 측정했습니다. 첫째, 대부분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즉10~40대에서) 원만성, 성실성, 정직성과 관련된 성격 수준이 서서히 높아지는 경향을 보입니다. ~~~왜 이런 추세를 보이는지는 아직 확실히 모릅니다. 둘째, 특정 집단 내에서 다른 사람들과 비교된 상대적 성격은 몇 년의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고 매우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납니다. 즉 서른 살에 외향성을 측정한 결과 특정 집단 내에서 매우 높은 수준이었다면, 여든 살에 측정된 외향ㅅ어도 그 집단 내에서 역시 상위 수준에 머무를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세월의 흐름에 따른 성격의 일관성을 연구하는 데 있어서 최초로 성격을 측정한 때가 언제였는지에 따라 다소 다른 결과가 나옵니다. 10대나 20대 초반에 측정된 성격은 30대 이후에 측정된 성격에 비해 일관성이 약간 감소하는 편입니다. 즉 청소년기나 초기 성인기에 측정된 성격은 30대 이후에 측정된 성격보다 변화될 여지가 크다는 것을 나타내지요. 」
[2부] 부정직한 사람의 다양한 모습
(1장) 정직성과 정서성
■ 탐욕을 위해 모험에 뛰어드는 낮은 정직성 -낮은 정서성 유형
겁 없는 탐욕은 사람들로 하여금 모험을 마다하지 않게 만듭니다. 정직성과 정서성이 모두 낮은 사람들은 탐욕이 넘치면서도 무서울 것이 없는 사람들입니다. 그들은 언제나 돈과 권력에 굶주려 잇고, 부와 권력을 향한 이들의 욕구는 물리적인 위험 따위에 움츠러들지 않습니다. 이들은 명성과 재산을 위해 모든 모험을 해볼 태세가 되어 있는 사람입니다
정직성과 정서성이 모두 낮은 사람들은 매우 위험한 일이라도 보수가 아주 높으면 그 일을 선택할 것입니다. ~~~남자는 여자보다 정직성과 정서성에서 평균보다 더 낮은 점수를 보입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이들은 그다지 친절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이들이 원만성까지도 낮다면 아주 더러운 성질을 가진 사람의 성격 종합 세트를 완성하게 됩니다.
■ 교활하게 울고 보채는 낮은 정직성- 높은 정서성 유형
정직성과 정서성이 둘 다 낮은 사람에 비해서 정직성은 낮고 정서성은 높은 사람들은 그다지 위험한 사람들이 아닙니다. 이들은 겁이 많아서 신분을 상승시키기 위한 모험 행동을 꺼려하는 편이지요. 그리고 이들은 정 때문에 사람들을 완전하게 매정하게 내몰지는 못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성격을 가진 사람들도 문제를 일으킵니다. 이들도 남을 이용하려 하는 건 마찬가지인데, 남과 싸워서 생기는 위험은 피하고 싶어 하므로 남들이 잘 눈치 채지 못하는 미묘한 방식으로 타인을 이용합니다. 즉 정직성도 낮고 정서성도 낮은 사람들은 남과 싸울 때 절대 기죽을 사람들이 아닌 반면, 정직성은 낮지만 정서성은 높은 사람들은 이런 경우 슬슬 발뺌을 하려 할 것입니다. 또한 정직성이 낮고 정서성이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약점을 이용해서(또는 과장해서) 자신이 원래 받아야 할 몫보다 더 많이 챙기려 합니다.
(2장) 정직성과 외향성
■ 거칠 것 없는 나르시시스트들인 낮은 정직성 -높은 외향성 유형
정직성이 낮고 외향성이 높은 사람들은 다른 사람에게 주목받는 걸 즐기는 편입니다. 이들은 남의 주목과 관심을 즐길 뿐 아니라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이들이 바로 나르시시스트들입니다. 이들은 자신의 위대함에 도취되어 있고, 남들도 자신의 우월함을 인정하고 자신을 그에 맞게 대우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안 그러면 속이 뒤틀리거나 화를 낼지도 모릅니다.
이런 사람들은 자신이 타고난 지휘관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어떤 의미에서 보면 전혀 틀린 말은 아닙니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을 너무 r여시하다가는 큰코다칠 수도 있습니다. 이들은 알고 보면 무서운 사람들인 경우도 있습니다. 이들은 종종 매력과 카리스마를 발산하며, 이 능력은 때때로 수많은 군중으로 하여금 그들을 맹목적으로 추종하게 할 수 있습니다. 사회적 대담성과 지치지 않는 에너지가 이들이 지닌 음흉함 및 교활함과 결합할 때, 정치 9단으로 불리는 귀재가 되기도 하고 최고 권력의 자리를 차지하기도 합니다.
■ 과묵하고 거만한 낮은 정직성 - 낮은 외향성 유형
이들도 자신이 높은 지위와 신분에 걸맞은 사람이라 생각하고 남을 이용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외향성이 높은 사람들과 달리, 사람들을 사로잡아 지도자의 자리에 오를 만큼 카리스마가 출 충 하지 않기 때문에 남을 잘 이용하거나 조종하지는 못합니다. 이들도 높은 신분과 지위를 원하지만 지도자가 되는 것 자체를 즐기지는 않습니다. 아마도 이들에게 매력적인 것은 엄청난 부와 사치 속에서도 운둔하는 삶일 것이고, 남들이 우러러보지 못하는 높은 담 너머에서 조용히 그 부와 사치와 명예를 즐기는 삶일 것입니다.
이들은 콧대가 높은 사람들로 보일 가능성이 있고, 실제로도 그렇습니다. 이들은 자기와 상대가 되지 않는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주로 피해 다니는데, 말을 섞는 것 자체가 자신에게 걸맞는 행동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가끔 정직성이 높은데도 내성적이라면, 즉 외향성이 낮다면 사람들은 그를 콧대가 높은 사람으로 잘못 판단할 때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들도 남들과 떨어져 있어 싶어 하고 다른 사람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 따위를 즐기지 않으니까요. 그러나 내성적이면서도 정직하지 못한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과 떨어져 있기를 좋아할 뿐 아니라, 소수 특권층을 제외한 사람들 대부분과 교류할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는 점에서 정직성이 높으면서 외향성이 낮은 사람과는 다릅니다.
(3장) 정직성과 원만성
■ 이기적인 쌈닭 같은 낮은 정직성 -낮은 원만성 유형
정직성과 원만성 모두에서 낮은 점수를 보이는 사람들은 같이 어울리기 아주 어려운 사람들입니다. 이들은 여러분을 이용하거나 착취하면서도 별 문제를 못 느끼지만, 반대 경우에는 화산처럼 폭발할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여러 사람과 끊임없이 r라등 상태에 있게 됩니다. 이들은 자신이라면 절대로 받아들일 수 없는 방식으로 남을 이용해먹는 위선자들이기도 하지요. 정직성이 낮으면 남을 이용하는 데 아무런 거리낌을 갖지 않게 되고, 원만성이 낮으면 남들이 자신을 이용해먹는 것에 적극적으로 방어하게 되거든요.
이들은 이기심으로 무장된 쌈닭과 같기 때문에 남들에게 빠르게 고립되고, 믿을 만한 친구나 사업 동료를 만들기 힘들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들은 다른 사람과의 협동에서 비롯되는 많은 이득을 얻을 기회를 놓치게 되지요. ~~~또 복수심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타인이 자신에게 위해를 가했다고 느끼면 반드시 보복하고 싶어합니다. 사실 정직성에 관계없이 원만성만 낮아도 남들을 용서하기 쉽지 않습니다. 잊고 용서하자라는 사고방식은 원만성이 높은 사람에게서 나타나는 특성이고, 반대로 원만성이 낮은 사람들은 자신에게 해를 주었던 사람들과 화해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그런데다가 정직성마저 낮다면 한번 당하면 다음에 상대 안하는 식의 타도를 훨씬 넘어섭니다. 이들은 누군가에게 당하면 천 배 만 배로 되돌려주어야 한다고 느끼고, 호시탐탐 복수할 기회를 보다가 때가 오면 가혹하게 보복합니다.
■ 서글서글한 아부꾼이 많은 낮은 정직성 - 높은 원만성 유형
이런 사람들도 욕심이 많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 몰래 음모를 꾸밉니다. 그러나 이들은 성질이 원만하고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서 어울려 지내기가 훨씬 쉽지요.
정직성은 낮지만 원만성은 높은 사람은 누군가 자신을 배반했을 때도 정직성과 원만성이 모두 낮은 사람보다 보복하려는 갈망이 훨씬 적습니다. 자신에게 유리하다면 그냥 잊을 수도 잇는 사람들이지요. ~~~이들은 당신을 완전히 적대적으로 대하지는 않을 것이므로 꽤 오랫동안 같이 어울려 지낼 수 있습니다. ~~~~누군가 자신을 배반했을 때도 정직성과 원만성이 모두 낮은 사람보다 보복하려는 갈망이 훨씬 적습니다. 자신에게 유리하다면 그냥 잊을 수도 있는 사람들이지요.
이들이 인간관계의 전략으로 아첨과 아부를 자주 사용한다는 점입니다. 물론 정직성과 원만성이 모두 낮은 사람도 때로 아부하고 아첨할 수 있겠지만 이들의 불같은 성격은 남들 기분을 맞추어주는 살살거림과 양립하기 쉽지 않습니다. 반면에 정직성은 낮고 원만성은 높은 사람은 좋아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입에 발린 말을 해주어 그 사람 기분을 좋게 할 수 있습니다. 물론 그 이유는 상대방에게서 무언가를 얻어내기 위해서지요. 이들이 자신보다 열등한 처지에 잇는 사람에게까지 이렇게 환심을 사는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은 자명합니다.
「scene 2-3. 60~70년대 미국 대통령들의 성격 분석<백악관 주인들의 지도력과 성격>이라는 책에서 존 케네디는 정직성은 낮았지만 원만성은 꽤 높았던 것 같습니다. 그는 남을 속이거나 조종하는 데 별다른 애로가 없었던 듯합니다. 하원의원 시절에는 돈을 많이 쓰는 사람으로 정평이 나 있었고, 보좌관들에게 종종 돈을 빌려 쓰고 잘 갚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고 합니다. 역사학자 폴 존슨에 따르면, 케네디는 학술 논문 몇 편을 출간해 학자 및 사상가로서 평판을 얻었지만, 이들 논문은 사실 남이 써준 것이었다고 합니다. 이렇듯 그는 정직성이 꽤 낮은 것으로 보이지만, 원만성은 그렇게 낮지 않았습니다. 그를 잘 아는 사람들은 그가 매정하거나 용서하는 데 인색한 사람은 아니었다고 전합니다. 린든 존슨은 정직성과 원만성이 모두 낮았습니다. 그것도 매우 낮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젊은 시절의 그는 최고 권좌에 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아첨을 잘했다고 하고, 공직에 있을 때도 아부와 거짓말을 능숙하게 했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다고 생각했으며, 특히 자신의 외모에 도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전직 고등학교 교사였던 그는 제자들을 워싱턴으로 불러 취직을 시켜주기도 했는데, 때로 그들 월급의 상당 부분을 가로챘다고도 합니다. 리처드 닉슨도 정직성과 원만성이 모두 매우 낮았습니다. ~~~지미 카터는 정직성은 높지만 원만성은 다소 낮은 대통령이었습니다.」
(4장) 정직성과 성실성
■ 최악의 종업원이 될 가능성이 있는 낮은 정직성 -낮은 성실성 유형
정직성과 성실성이 낮은 성격은 범죄심리학에서 말하는 ‘사이코패스’의 특성 중 중요한 부분을 차지합니다. 범죄심리학에서는 사이코패스에 대해 다음과 같은 네 가지 특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1) 조종적이고 기만적인 대인 관계, 2)통제되지 않는 충동적 생활, 3)타인에 대한 동정심 결여. 4) 만성적이고 다양한 반사회적 행위, 이 네 가지 특성은 정직성, 성실성, 정서성이 낮은 것과 관련됩니다.
정직성과 성실성이 낮은 사람은 범죄뿐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도 사람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습니다. 이들은 배우자 몰래 다른 이성을 만나 외도를 즐기는 걸 즐기는 사람들입니다.
정직성과 성실성이 낮은 사람은 도박 중독과 같은 문제를 일으킬 가능성이 큰 사람들입니다. 노력 없이 큰돈을 벌 수 잇다는 유혹은 이들에게 아주 매력적인 것이고, 이들은 그 도박을 언제 멈추어야 할지 모릅니다.
■ 자기밖에 모르는 야심가가 많은 낮은 정직성-높은 성실성 유형
어떤 면에서 보면, 성실성이 높은 것은 정직성이 낮을 때 나타나는 부정적 효과를 완화해줍니다. 정직성은 낮고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은 사리사욕을 최우선시하는 이기적인 사람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충동적으로 행동하지는 않습니다. 이들은 중장기적인 이익을 실현하고 싶어 하고 이를 위해 책임감 있게 행동합니다. 그리고 일반적으로 규칙과 질서를 중시하므로 법을 어기는 일을 자주 저지르지 않습니다.
이런 성격을 지닌 사람이 원하는 것은 질서 있고 예측 가능한 생활을 유지하면서 부와 지위를 획득하는 것입니다. 법망의 허술함을 이용해서 재산상 이득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런 성격 특성을 가진 사람들일 것입니다. ~~~일도 열심히 하고 목표도 야심차게 세웁니다. 그러나 그들에게 있어서 성취란 개인적 명예와 치부를 뜻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야망과 성취가 혹에 다른 사람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점에는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반면에 정직성과 성실성이 둘 다 높은 사람들은 자신의 야심찬 목표가 윤리적 문제와 상충되지는 않을지 심각하게 생각합니다. 이들은 돈과 명예를 가져다준다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배척합니다.
정직성이 낮고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이 정직성과 성실성이 모두 낮은 사람들보다 조직에서 훨씬 유용한 일원이 되는 건 명약관화합니다. 이들은 매일 일찍 나와서 늦게까지 일할 가능성이 높지요. ~~~이들은 출세와 승진에 강한 의욕을 보이지만 모든 것을 자신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만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정직성이 낮은 사람의 지능이 아주 높다면, 이 사람들은 기업, 정치, 금율, 학문 분야 등에서 높은 지위에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scene 2-4. 스텐포드 감옥 실험 정직성과 성실성이 모두 낮은 성격 프로필은 보통의 범죄자들의 전형적으로 지니는 성격입니다. 반면에 정직성은 조금 낮더라도 성실성을 일정 수준 갖추고 있는 사람들은 상황이 요구한다면 이기적인 유혹을 억누를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고, 그러므로 범죄, 특히 강절도 등의 일상적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훨씬 낮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이 부정직한 행동을 하고 싶은 충동을 통제하지 않아도 될 상황에 처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필립 짐바르도가 수행했던 유명한 스탠포드 감옥 실험이 이런 물음에 답을 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요약); 1971년 남자 대학생 24명이 유명한 실험에 참여. 참가자들은 지극히 정상적인 사람들. 이들에게 수감자 역할과 교도관 역할을 배정. 교도관은 호루라기, 곤봉 등을 지급받고, 카키색 유니폼을 지급받고, 수감자는 발목에 수갑을 채우고 죄수복을 입게 함. 교도관들에게는 죄수를 통제 할 수 있는 절대 권력이 주어짐. 그러자 놀라운 일이 벌어짐. 교도관 역할을 받은 자들은 수감자 역할을 받은 자 들에게 가혹한 행위도 서슴치 않았다. 실험결과 착한 사람들도 자신들이 합법적인 권력을 지니고 잇다는 것을 믿게 되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나쁜 행동을 할 수 있다는 결론.」
(5장) 정직성과 개방성
■ 천박한 욕심쟁이들인 낮은 정직성 -낮은 개방성 유형
정직성과 개방성이 모두 낮은 사람의 성격을 가장 잘 나타내는 말은 천박하다 일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돈과 지위 말고는 어떤 것에도 별다른 관심이 없습니다 이들에게 과학은 돈이 되는 기술을 제공할 때만 가치가 있고, 자연은 부동산이나 원자재를 공급하는 원천일 때만 가치가 있으며, 예술 작품은 투자나 자랑거리일 때만 가치가 있지요. 삶의 의미라든가 인간의 존재 따위를 생각하는 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부자가 되면 자신의 부를 자랑하기 위해 봐주기 불편할 정도로 유치한 일들을 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주로 재력이나 지위를 척도로 남들을 평가합니다.
■ 속물이면서 고상한 체하는 낮은 정직성 -높은 개방성 유형
정직성이 낮고 개방성이 높은 사람들은 자랑하고 뽐내고 싶어 하지만, 그들의 과시 형태에는 예술적이거나 지적인 스타일이 약간 가미됩니다. 이들은 자신이 얼마나 지적이고 얼마나 교양이 흘러넘치는지 보여주고 싶어 합니다. 이들은 대화할 때 아주 어려운 말과 단어를 섞어서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또한 이런 사람들은 매우 공격적으로 반항아 행세를 하기도 합니다.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관습적인 것에 얽매이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정직성이 낮은 사람은 남에 대한 배려심이 없습니다.
[3부] 정직성 알아보기
(1장) 정직성의 발현
잘 아는 사람 중 한 명을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그 사람이 다음과 같은 일을 할 사람인지 생각해보세요. 길에서 주운 지갑에서 현금을 슬쩍할 사람인가? 승진을 위해서라면 상관에게 거침없이 아부할 사람인가?
심리학자들은 우리가 처음 만난 사람들의 성격을 얼마나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지를 연구해왔습니다. ~~~여러 연구에서 우리는 처음 만난 사람의 외향성에 대해서는 적어도 꽤 정확하게 판단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즉 잠깐 보고 나서도 그 사람이 얼마나 활발한 사람인지, 사회적으로 얼마나 거침없는 사람인지를 알아내는 건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거죠. 그러나 첫 대면에서 정직성을 포함한 다른 성격 요인들을 이 정도로 정확히 판단해내기는 여간해서 쉽지 않습니다.
「scene 3-1. 나르시시스트와의 첫 대면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 그 사람의 정직성이 낮고 외향성이 높다면 성격의 실마리를 약간이나마 알아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앞서 말한 대로 이런 사람들을 나르시시스트라고 합니다. 이들은 자기가 얼마나 우월한지에 도취되어 있고, 자신이 숭배와 칭찬의 대상이 되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부장되어 있는 사람들입니다. 한 연구에서 나르시시즘적 성격이 겉모습만으로도 드러날 수 있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참여자들의 사진을 찍고 나르시시즘적 성격을 측정하는 질문지를 작성하게 했습니다. 연구 당일에는 사진 촬영이 있다는 것을 몰랐고, 그러므로 그날의 차림새는 그들의 일상적인 모습을 반영할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다른 대학생들을 추가로 모집해 사진 속 인물들의 니르시시즘적 성격을 추정하도록 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이들의 평정치에는 일말의 정확성이 있었습니다. 즉 대학생 참여자들은 사진 속에 드러난 정보만을 근거로 판단한 나르시시즘적 성격은 그 사진 속 인물들의 자기 성격 보고와 관련이 있었습니다. 상관으로 환산하면 약 0.2 정도에 이르는 정확성을 보였지요. 성격을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요? 대학생 참여자들은 사진 속 인물이 비싼 옷이나 눈에 띄는 화려한 옷을 입었는지를 보았습니다. 또한 사진 속 인물이 여성인 경우에는 그 인물이 가슴을 많이 드러내는 옷을 입었는지, 가짜 속눈썹을 붙이고 있었는지 등을 보고 판단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
성격에 대해 내린 판단의 정확도를 알아내는 한 가지 방법은 성격검사를 사용하는 것입니다. (이 책 부록 참조).
■ 사람들은 성격 검사에서 자신을 있는 그대로 드러낼까?
우리는 몇 년에 걸쳐서 약 1,300쌍에 이르는 연구 참여자를 대상으로 HEXACO 성격 요인에 대한 자기 보고와 타인 보고 결과를 수집했습니다.
첫 번째 확인하게 된 것은, 정직성에 해당하는 자기 보고 점수 평균이 타인 보고 평균보다 더 높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대학생 연구 참여자들은 자기 친구가 판단하는 것 이상으로 자신이 겸손하다거나 정직하다고 판단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자기 보고에서 정직성 점수가 높게 나온 사람들은 친구가 작성한 타인 보고 점수에서도 정직성 점수가 높게 나올 가능성이 훨씬 컸습니다. 자기 보고와 타인 보고의 일치도는 상관계수로 나타낼 수 있는데, 전형적으로 약 0.5 정도에 이르는 수준이었습니다. 이것은 꽤 높은 수준의 일치도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 정직성을 알아내는 데는 얼마나 걸릴까?
정직성의 자기 보고와 타인 보고 일치도가 상당히 높다는 것을 알아낸 후에 우리는 다른 사람의 정직성을 정확히 판단하는 데 얼마나 오랜 시간이 걸릴지 궁금해졌습니다. 즉, 그 사람을 얼마나 잘 알아야 정직성이 어떠한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을까요?
오랫동안 알고 지낸 쌍일수록 자기 보고 - 타인 보고 일치도가 더 높게 나올까요?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적어도 우리 자료에서는 일치도 계수와 알아왔던 시간에 관련성이 거의 없었습니다. 1년 정도만 알았던 쌍이나 10년 넘게 알아왔던 쌍이나 자기 보고-타인 보고 일치도에는 거의 차이가 없었던 것이지요. ~~~즉 다른 사람의 정직성을 정확히 알아내는 데 1년이면 충분하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상대방을 얼마나 잘 안다고 느끼는지 0점에서 10점 사이로 평가해 달라고 했습니다. 대부분의 쌍에서 친숙한 정도는 매우 높아 7~10점 사이로 평가했습니다. 이 자료에서 10%만이 6점이나 그 밑으로 평가했지요.
자기 보고-타인 보고 일치도가 이런 친숙도에 따라 달라질까요? 결과는 그렇다 입니다. 일치도 상관계수는 상대방을 잘 안다고 느낄수록 더 높은 경향을 보이지요. 그러나 상대방을 잘 모른다고 느끼는 쌍도 외향성이나 정서성에 대해서는 상당히 정확하게 판단하고 있었습니다. 외향성은 처음 만난 사이라도 다소 정확한 판단이 가능합니다.
■ 직장 동료의 정직성, 알아낼 수 있을까?
회사에서 직장 동료들과 교류하는 상황은 친구나 배우자 또는 친척들과 만나서 교류하는 상황보다는 훨씬 정형적입니다. 또 회사에서는 다른 사람(특히 상사)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기 위해 노력할 가능성이 크고요. 그래서 대개 회사에서는 자신의 진면목을 다 보여주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주 모범적인 직장 동료라고 생각했던 사람 중 어떤 사람은 진정으로 좋은 의도에서 그런 행동을 했던 것이지만, 어떤 사람은 자신이 바라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서 연극을 하고 있었다는 사실입니다. 반대로 직장 동료의 진실한 모범적 행동을 마치 숨겨진 의도가 있는 것으로 잘못 판단한 경우도 있었을 겁니다. 아무튼 연구 참여자들은 직장 동료들이 한 행동에 담긴 의도를 아주 정확하게는 판단하지 못했습니다.
교직원들은 자신의 동료가 얼마나 자주 인상 관리 행동을 하는지 잘 몰랐던 것처럼, 동료들의 정직성이 얼마나 높거나 낮은지에 대해서도 정확히 판단하지 못했습니다. HEXACO 성격 모델에서 나머지 5개 요인을 판단하는 데 있어서도 직장 동료 쌍들은 대학생 친구 쌍들보다 일반적으로 덜 정확했습니다(외향성은 예외입니다. 직장인들도 이 성격은 상당히 정확히 판단할 수 있었습니다).
대학생 자료에서 정직성의 자기 보고-타인 보고의 일치도 계수는 0.5정도에 이르는 반면, 직장 동료에서는 그 계수가 0.1 정도밖에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장) 정직한 사람들은 끼리끼리 어울린다
나와 친한 사람들은 과연 어떤 성격에서 나와 비슷할까요?
■ 유유상종하는 몇 가지 특성
사회심리학 연구에서는 연인 120쌍을 9개월 동안 연구했는데 신체적 매력도에서 차이가 많이 나는 쌍들이 9개월 후에 헤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보고했습니다. 그리고 매력적인 외모를 가진 것으로 평가된 사람들이 더 많은 이성 친구들을 사귀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들은 다른 이성을 사귈 수 있는 조건이 더 좋았으며, 관계를 끝내는 데 따르는 문제도 외모가 떨어지는 사람들에 비해 더 적었습니다.
「scene 3-3. 부부의 신념과 태도는 어떤 경로로 비슷해질까? 부부가 갖는 신념과 태도가 서로 비슷한 것은 애초에 비슷한 사람끼리 만나서 사귀었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부창부수로 이르게 되는 또 다른 경로가 있을까요? 예를 들어 부부는 오랜 시간을 같이 살면서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더 비슷해지는 방향으로 변화해왔을 수도 있습니다. 즉 처음에는 유사성이 낮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유사성이 높아지는 것이지요. 그렇지 않고 신념과 태도가 너무 다른 부부라면 시간이 갈수록 관계가 악화되고, 이로 인해 헤어질 가능성이 더 높을 수 있습니다. 이것은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쌍일수록 신념이 비슷한 싸이고, 그런 쌍만 남는다면 부부간의 태도 유사성이 관찰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한 연구에서 부부가 사회적 이슈에 대한 갖는 태도가 어떤 경로로 비슷해지는지 알아보았습니다. 500쌍을 대상으로 종교적 신념과 정치적 신념을 17년 동안 몇 차례 측정한 것이지요. 흥미롭게도 부부가 지닌 신념의 유사성은 연구 첫해에 측정했을 때나 17년 후에 측정했을 때나 차이가 거의 없었습니다. 즉 결혼 생활을 지속해가면서 부부의 의견이 점점 수렴해갈 것이라는 가설은 지지되지 않았지요. 또한 연구 참여자 중 약 6명에 한 명 꼴로 이혼이나 별거를 했는데, 이들 헤어진 부부의 신념이 얼마나 유사한지를 계산해서 계속 같이 살고 있는 다른 쌍들과 비교했습니다. 이 두 집단 간에는 아무런 차이가 없었습니다. 즉 정치 및 종교의 신념 차이 때문에 헤어지게 될 운명에 처한 부부는 별로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연구 결과는 비슷비슷한 신념을 가진 사람들이 애초에 부부로 만나게 되고 비로 이것이 부부가 정치적 종교적 태도에서 유사성을 보이는 가장 좋은 이유라는 것을 나타냅니다. 물론 이 연구 결과가 완전히 상반되는 의견을 가진 부부도 그렇지 않은 부부만큼 잘산다는 것을 꼭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상극의 의견을 가진 쌍들은 애초부터 결혼에 성공할 가능성이 낮을 테니까 말이지요.」
■ 성격이 비슷한 사람들과 친구가 되는 걸까?
2000년대 초반부터 우리는 이런 문제에 답해줄 수 있는 자료를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진실하고 젠체하지 않는(정직성이 높은) 학생들은 바로 그런 성격을 지닌 사람과 교류할 가능성이 더 높았습니다. 물론 일탈을 일삼고 가식적인(정직성이 낮은) 학생들 역시 그와 비슷한 친구들과 사귈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또한 지적으로 호기심이 많고 철학적인(개방성이 높은) 학생들은 바로 그런 특성을 가진 사람을 친구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더 높고, 관습을 중히 여기고 복잡한 게 싫은(개방성이 낮은)학생들 역시 그와 비슷한 성격을 갖는 사람끼리 친구할 가능성이 도 높았습니다. 반면 나머지 성격 요인 네 가지에 관한 한, 친구들은 그냥 무작위로 짝지어서 맺어진 두 명처럼 성격 간에 아무런 유사성이 없었고, 이 점은 꽤나 흥미로운 사실이었습니다.
친구가 서로에 대해 지각하고 있는 성격 유사성은 더 놀라운 대답을 보여주었습니다. 정직성과 개방성에 관한 한 사람들은 자신의 친구가 자신과 매우 비슷하다고(은연중에)지각하는 경향을 보여주었습니다(약 0.4 정도의 상관계수가 나왔고, 정직성이 개방성보다 약간 더 높은 지각된 유사성을 보여주었습니다)
요약한다면, 친구들의 성격은 정직성과 개방성에서는 비슷한 편이고, 자기 자신들은 정작 이 유사성을 은연중에 더 과장해서 지각하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나머지 성격 요인 네 가지에 대해서는 친구들 사이에서 아무런 유사성이나 지각된 유사성조차 발견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 가치관의 토대가 되는 개방성과 정직성
왜 하필 이 두 성격 요인에서만 친구들이 서로 더 비슷할까요? 말하자면 정직성과 개방성에는 어떤 공통점이 있으며 이 두 요인은 다른 요인과 어떻게 다르기에 이 성격들에서만 친구들끼리의 유사성이 발견되는 것일까요?
좀 더 생각해 보고 나서 논문을 쓰기로 하고 그 후로 몇 년을 흘러 보냈습니다. ~~~성격에 대한 과학적 연구는 여러 동물, 특히 침팬지, 개, 물고기, 새, 문어 등을 대상으로 연구되어 왔습니다. 이 연구들에 따르면 동물이 지닌 특정 성격은 꽤 믿을만하게 측정될 수 있고, 동물의 성격도 인간의 성격처럼 시간과 공간에 걸쳐서 일관성을 보이며, 동물의 성격 역시 인간의 성격처럼 기본적으로 유전적 영향을 상당히 많이 받는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반면에 당신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라는 물음, 즉 가치관에 관한 연구를 허용하는 동물은 우리 인간 밖에는 없습니다. 인간의 가장 가까운 사촌인 침팬지나 보노보에게도 이런 질문에 대한 의미 있는 답을 기대하기란 어렵습니다.
사람은 인생을 살아가는데 근간이 되는 가치관의 양상에서 주로 어떤 차이를 보일까요? 심리학자들은 여러 사람 각자가 지닌 가치관을 잘 구분해주는 광범위한 요인 두 개를 발견했습니다. 첫 번째는 독특한 개성과 혁신적 새로움을 추구하는지, 아니면 사회적 전통과 사회 동조성을 추구하는지에 따른 차이를 나타내는 요인입니다. 두 번째는 더불어 사는 세상에서 복지나 평등을 추구하는지, 아니면 자기 자신의 부, 명예, 성공을 추구하는지에 따른 차이를 나타내주는 요인입니다. 즉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는 자유, 행복, 가족, 성공, 쾌락, 평등, 인류애 등으로 매우 다양하지만, 이 다양한 가치관들이 우리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구분해주는 것은 대략 두 개의 축으로 요약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축은 개방성과, 두 번째 축은 정직성과 각각 관련됩니다. 즉 사람의 가치관은 그들이 지닌 정직성과 개방성의 점수에 상당히 큰 영향을 받는 것이지요. 재미있는 것은 가치관에 강하게 관련되는 주요 성격 요인은 이 두 가지뿐이며, 나머지 네 가지 성격 요인은 가치관의 두 축과 그다지 큰 관련성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우리의 첫 물음이었지요. 그렇다면 정직성과 개방성에만 공통된, 그리하여 이 두 가지 요인과 나머지 네 가지 요인을 구분해주었던 그 중요한 특성은 바로 가치관과의 관련성인 것 같아 보입니다. 정직성과 개방성은 우리 인생에서 과연 어떤 목표를 중요한 가치로 두어야만 하는지에 대한 믿음을 형성하는 두 개의 기둥이었던 것이지요. 말하자면 우리 가치관의 토대를 이루는 두 성격 요인이라고나 할까요?
이처럼 정직성과 개방성이 가치관과 관련되기 때문에 친구들의 두 성격 사이에 유사성이 나타나는 것이라면, 가치관을 나누는 두 축에서도 유사성 및 지각된 유사성을 관찰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가치관이 서로 유사한 사람들끼리 친구가 될 가능성이 더 높은 이유는 개인의 가치관이 바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4부] 삶의 각 분야에서 드러나는 정직성의 양상
(1장) 정치와 성격
다른 사람과 잘 어울려 지내려면 정치와 종교 이야기를 피하라는 말들을 하지요. ~~~정치및 종교와 관련된 이슈에서 여러분의 태도를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것은 주변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수도 잇고, 가끔은 꽤 심각한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도 있으니까요. ~~~사람들은 정치적, 종교적 문제를 꽤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 까닭은 정치나 종교적 탣가 우리의 기본적 가치관을 반영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가치관은 이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우리의 철학과 이상입니다. 이런 철학과 이상은 과연 나는 누구인가라는 정체성을 확인하는 근간이 되므로 그 가치관과 비슷한 사람들끼리 만나면 기분이 좋아지고 그렇지 않은 사람을 만나면 무언가 불편해지는 것이지요.
■ 우파 권위주의와 사회 지배 지향성
우파권위주의는 캐나다 매니토바대학의 밥 알트마이어가 개발하고 발전시켰는데, 우파권위주의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은 성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들은 관습적 규범에 동조하고 확립된 권위 체계에 복종하는 편이며, 이를 따르지 않는 사람들을 권위적으로(때로는 공격적으로) 억압 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 편입니다. 즉 우파 권위주의 척도에서 높은 점수를 보이는 사람들은 통상적인 규범과 관습에 도전하는 사람과 그들의 급진적 생각을 배척합니다. 이들이 16세기에 태어났다면 아마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을 아주 싫어했을 것입니다. 다윈의 진화론을 싫어했을 것이다. ~~~이들 중 대부분은 동성 결혼, 낙태 합법화, 안락사, 마리화나 소량 소지 합법화에 반대할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사회지배 지향성은 펠리샤 프라토와 짐 사이더니어스가 개발한 개념입니다. 사회지배성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사람들은 특정 집단(특히 자기가 속한 집단)의 사람들이 더 높은 지위, 더 많은 부와 권력을 갖는 것에 큰 문제를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그런 사회 체계를 더 선호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사회 지배 지향성이 높은 사람들은 한 사회 안에서나 여러 사회들 간에 평등을 이루는 것보다 위계가 있는 것을 더 좋아합니다. 아마 이들이 19세기 미국에서 태어났다면, 노예제도에 찬성했을 가능성이 크고, 20세기 초에는 산업안전보건법 등을 반대 했을 가능성이 큽니다. 21세기 미국에서 살고 있는 사람 중에 사회 지배 지향성이 높은 사람들은 국가 재정으로 복지를 확충하는 정책이나 공공의료보건정책, 공공고등교육정책에 q나대할 것입니다. 또한 소수 인종이나 외국에 대한 원조에도 냉담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노ㅍ습니다. 이들은 교육받은 자와 그렇지 않은 자, 잘 사는 자와 그렇지 않은 자들이 다르게 대접 받는 것이 크게 잘못된 것이라고 여기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들은 중, 고, 대학교들이 서열화 되어야 한다고 주장할 가능성이 높고(특히 그들과 그들의 가족이 그 엘리트 집단에 들어갈 수 있다면 더 그렇지요), 비정규직 고용 문제나 양극화 문제 등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느끼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이 세상이 어차피 약육강식, 적자생존 원칙이 지배하는 곳이라는 신념을 지니고 있고, 따라서 그들에게 승자 독식은 논리적으로 당연한 귀결입니다.
[표 4-1[우파 권위주의와 사회 지배 지향성 척도에서 사용되는 문항의 예.
-우파 권위주의-
• 우리의 관습과 다른 신념이나 성적 지향성 등을 지니고 있는 사람들이라도 그들의 삶의 방식은 존중되어야 한다. (역)
• 우리나라가 위기를 극복하는 유일한 길은 전통적 가치로 돌아가고 강력한 지도자를 내세워 나쁜 사상을 유포하는 사람들을 침묵하게 하는 것이다.
• 범죄, 성적 문란, 공공질서의 파괴를 볼 때, 우리나라의 전통 도덕과 법질서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사람들을 엄격하게 다스려야 한다.
• 지금 우리나라에는 급진적이고 비도덕적인 세력이 우리의 전통 가치를 훼손하려 하므로 정부는 이들의 행동을 막아야 한다.
•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필요한 사람은 현 체제와 일상적 관례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다. (역)
-사회 지배 지향성-
• 어떤 집단/ 계층은 다른 집단/계층 보다 열등한 것이 사실이다.
• 출세하기 위해서라면 다른 집단/계층에 속한 사람을 밟고 올라가야 한다.
• 어떤 집단/ 계층은 분수를 알고 제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한다.
• 우리는 사회적 평등을 증진하도록 애써야 한다. (역)
• 모든 집단/계층에 동등한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역)
※(역)이라고 표시된 문항은 이 문항에 동의하지 않을 때 그 척도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게 되는 문항.
우파 권위주의와 사회 지배 지향성은 서로 깊게 관련되어 있지 않지만 사람들의 정치적 성향에는 둘 다 큰 영향을 줍니다. ~~~진보적이고 좌파적인 사람들은 우파 권위주의와 사회 지배 지향성 모두에서 낮은 점수를 보이고, 보수적이고 우파적인 사람들은 우파 권위주의와 사회 지배 지향성 모두에서 높은 점수를 보입니다.
미국 시민을 대상으로 한 상당히 큰 규모의 연구에서 진보와 보수라는 두 유형을 보이는 사람들의 정치적 지향성에 대해 우파 권위주의는 0.5의 상관을, 사회 지배 지향성은 0.4의 상관을 보여줍니다. 흥미로운 사실은 우파 권위주의와 사회 지배 지향성 둘 간에는 상관이 그렇게 크지 않다는 것입니다. 이는 흔히 진보 및 보수라는 단일 지표로 나타내는 정치적 성향이 기실은 다른 두 심리적 개념에 의해 결정 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우파 권위주의와 사회 지배 지향성 점수가 모두 높은 사람들은 맹목적 애국주의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바로 이런 이유로 인해 다른 나라에 대한 침략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재미있는 건 우파 권위주의적인 사람과 사회 지배 지향적인 사람이 다른 나라와의 전쟁을 지지하는 이유가 약간 다르다는 것입니다. 전자는 이 세상을 자신의 집단 가치와 안전을 위협하는 세력으로 가득 차 잇는 위험한 곳이라고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면에 후자는 이 세상을 자기 자신이 속한 잡단의 부와 권력, 지위를 보호하기 위해서 적들을 패배시켜야 하는 약육강식의 원리가 지배하는 곳으로 바라봅니다.
■ 우파 권위주의와 개방성의 관계
우파 권위주의는 어떤 성격 요인과 관련될까요? 낮은 개방성과 관련됩니다. 사회적, 정치적으로 보수적인 사람, 즉 관습적인 사회구조나 규범을 따르는 사람은 개방성에서 낮은 점수를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반대로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새롭고 신기한 것을 좋아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들은 안 먹어본 나라의 음식, 안 가본 나라로의 여행, 새로 개발된 기술 등을 좋아하지요. 또한 이들은 특이한 생각들도 좋아합니다. 그러니까 이 사회는 어떠어떠해야 한다는 관습적인 생각들이 이들에게는 잘 안 먹히는 경향이 있지요.
물론 우파 권위주의와 개방성이 관련된 정도가 완벽하다는 것은 아닙니다. 그러니까 개방성은 낮지만 그렇게 보수적이지 않은 사람이 있을 수 있고, 개방성이 높아도 상당히 보수적으로 보이는 사람도 잇을 것입니다.
재미 있는 것은 개방성과 우파 권위주의의 부적인 관련은 나이가 들어갈수록 점점 강해진다는 사실입니다. 즉 10대나 20대 초반에는 낮은 개방성과 사회적, 정치적 보수성의 상관이 상대적으로 약한 편입니다. 그러나 중년을 넘어 나이를 더 먹을수록 이 관계는 점점 더 강해집니다. 개방성이 낮은 사람은 보수주의로 점점 접근하고,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보수주의에서 점점 떨어져 나오는 경향이 있다는 것이지요.
그렇다면 왜 낮은 개방성과 우파 권위주의의 관계가 성인기를 지나면서 더 강해질까요? 이에 대한 답은 사람들의 개인 차이를 유전과 환경으로 설명하려는 행동유전학적 연구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이들 연구에 따르면, 청소년기나 초기 성인기에는 사회적, 정치적 태도가 그들이 자라난 가정환경에 큰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나이가 들어가면서 부모의 영향은 점점 줄어들고, 대신 유전적 영향이 점점 커지기 시작합니다. 이것은 유전적 지배를 많이 받게 되는 성격의 영향력이 더 커져 감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그러므로 나이가 많은 집단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낮은 개방성이 우파 권위주의와 훨씬 더 큰 관련성을 보이게 됩니다. 예컨대 부모님의 태도에 영향을 받아 보수적 태도를 견지했던 10대 후반의 청년이ㅐ 있다고 합시다. 이 청년이 개방성이 높은 성격을 지니고 태어났다면, 성인기를 거치면서 점점 진보적 태도로 변화할 공산이 큽니다. 그러나 이 청년이 개방성이 낮은 성격을 가지고 태어났다면, 아마 나이가 들어서도 사회적으로 보수적인 태도를 계속 유지할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대학교수들(특히 인문 사회 계열)과 예술 계통 종사자들이 정치적으로 좌파인 경우가 더 많다고 느끼시지 않으셨나요? 미국 대학교수들을 대상으로 정당 지지도를 조사해보면 44% 정도에 달하는 교수들은 민주당을 지지하고, 단지 m9% 정도만 공화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납니다(47%는 무당파). 같은 조사를 미국의 일반 대중을 대상으로 실시하면 22%는 민주당, 35%는 공화당, 43%는 무당파입니다.
왜 학자들 중에 유독 좌파나 진보주의자들이 많을까요? 개방성의 한 특성이 지적 호기심이고, 바로 이것이 많은 학자가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특성 중에 하나입니다. 또한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자유주의적 태도를 옹호하고 전통적 관습을 거부할 가능성이 큽니다.
학문 분야에 따라 정치적 성향의 차이를 보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가장 좌파에 치우친 분야는 인문 사회 분야, 즉 사회학, 영문학, 철학 분야 등입니다. 이 분야에서 연구하는 학자들은 개방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좌파 성향을 지닌 교수가 많은 분야는 실용적이고 응용적인 분야입니다. 예컨대 경제학 교수가 금융 및 재정 분야의 교수보다 더 진보적이고, 물리학 교수가 공대 교수보다 더 진보적인 경향이 있지요.
예술가도 정치적 성향에 있어서 매우 좌파적입니다. 예술 활동은 사실 개방성을 드러내는 여러 특성이 가장 크게 요구되는 직업군입니다. 그러므로 예술가가 정치적 좌파가 되는 건 그렇게 이상한 일이 아니지요.
현대사회에서 가장 높은 창의성과 상상력을 요구하는 직업 중에 하나가 영화 감독입니다. 아마 진보 정당 당원만 수두룩할걸요?
미국의 한 연구팀은 사람들(대학생)의 정치적 태도에 따라 이 사람들이 방이나 사무실에 남겨둔 물건들에 차이가 있을지 궁금해졌습니다.~~~흥미롭게도 학생들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물건을 소유한 패턴이 달랐습니다. 진보적인 학생들은 책과 음악 앨범이 많았고, 종류도 다양했습니다. 즉 유행가만 듣는 게 아니라 70~80년대 음악, 재즈, 레게, 클라식 등의 앨범이 많았습니다. 진보적인 학생들은 영화 관함이나 여행과 관련된 입장권 등을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진보적인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물건은 대체로 높은 지적 관심이나 예술적 관심을 나타내는 것이었고, 이것은 높은 개방성이 겉으로 드러난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반면에 보수적인 학생들의 방 안에는 깃발(특히 성조기)이나 스포츠와 관련된 장식품 등이 많았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보수적인 학생들이 우표, 행사 계획표, 옷 수선용품, 다리미 등을 더 많이 가지고 있었다는 겁니다. 이런 물건은 질서, 계획, 정리정돈과 관련된 성격을 나타내지요.
「scene 4-1. 정치적. 성적 개방성과 관련성2008년 미국 하원의원 선거에서 성적 소수자(동성애자, 트렌스젠더 등)중 80%가 민주당에 투표했고 19%만이 공화당에 표를 주었습니다. 이성애자들은 53%가 민주당에, 44%가 공화당에 표를 준 것을 감안하면 흥미로운 결과입니다. 」
■ 사회 지배 지향성과 정직성의 관계
사회 지배 지향성이 높은 사람은 한 집단이 다른 집단을 지배하는 위계적 사회구조를 더 좋아하거나 적어도 이런 사회구조에 크게 불만이 없는 사람입니다. 그러므로 사회 지배 지향성은 정직성이 낮은 것과 관련되고, 반대로 정직성이 높은 사람들은 위계 및 계층이 두드러진 사회를 싫어하는 편입니다. 정직성이 높은 사람이 사회 지배 경향성이 낮은 까닭은 정직성이라는 성격 요인이 함의한 내용을 살펴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정직성이 높은 사람은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서 공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우월한 지위, 부, 권력을 가지고 싶은 욕망이 정직성이 낮은 사람들에 비해서 크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다른 집단을 딛고 출세를 한다든가 특정 계층의 사람들은 그들에게 맞는 자리에만 머물러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좋아할 리 없지요.
몇몇 연구에 따르면 사회 지배 지향성이 높은 사람들도 정직성이 낮은 사람들처럼 매우 비윤리적으로 의사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합니다. ~~~사회 지배 지향성이 높은 지도자가 우파 권위주의적 성향이 높은 국민에 의해서 지지되는 나라가 바로 위험한 나라입니다.
우리는 캐나다, 한국, 미국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정직성과 사회 지배 지향성의 관계를 살펴보았습니다. 세 나라 모두에서 정직성이 낮을수록 사회 지배 지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우파 권위주의와 개방성은 젊은 대학생이 위주였던 캐나다 표집과 한국 표집보다 50대가 주축이었던 미국 표집에서 더 강한 관련을 보였다고 했지요, 그러나 사회 지배 지향성과 정직성의 관계에서는 이런 세대별 차이가 발견되지 않았고, 세 표집 모두에서 -0.4 정도에 이르는 상관관계가 얻어졌습니다. 정직성은 나이에 관계없이 사회 평등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입니다.
부모가 자식에게 주는 영향은 주로 동성 결혼, 낙태, 인터넷 검열 등과 같은 사회적 이슈와 관련된 태도입니다. 다만 사회 평등에 대한 이슈에는 그렇게 큰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이와 일맥상통하게 우파 권위주의에 관한 한 부모 자식 간에 상당한 유사성을 보이지만, 사회 지배 지향성에 관한 한 부모 자식 간에 유사성은 우파 권위주의에서 보이는 유사성보다 훨씬 낮은 것으로 보고한 연구도 있습니다.
「scene4-2. 맥락과 상황에 따른 성격과 정치의 관계
사회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또 문화적으로 소외된 계층에 속해 있으며 정직성이 낮은 사람들을 생각해봅시다. 이들은 언제나 평등을 외치며 사회 불평들을 큰 목소리로 비난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들로서는 평등주의가 자신들의 처지를 향상시키기 위해서 사용하는 위선적 주장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마찬가지로 소수 집단에 속하며 개방성이 낮은 사람들을 생각해봅시다. 이들은 반정부, 반체제 인사가 되어 주류 사회의 권위와 관습을 깨려고 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이들은 자신의 집단 가치에 반기를 드는 반체제 인사는 결코 가만 두지 않을 것입니다. 그들은 자신의 집단 내에서는 성원들이 집단의 규칙을 따르고 집단의 지도자에게 묵묵히 충성할 것을 요구하겠지요. 교조적으로 행동하며 소통이 불가능한 국좌 정당 정치인 및 그 추종자들이 여기에 속할지 모릅니다.」
■ 성격과 정당 지지도의 연관성
우파 권위주의적 성향과 사회 지배 지향성이 둘 다 높은 사람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보수적 성향을 보일 것이고, 반대로 우파 권위주의적 성향과 사회 지배 지향성이 둘 다 낮은 사람은 진보적 성향을 보일 것입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지지하는 정당이 다를 때 그 사람의 성격도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안토니오 치룸볼로와 루이지 리오는 이탈리아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우파 정당 지지자가 평균적으로 정직성과 개방성에서 좌파 정당 지지자보다 약간 더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보고했습니다. ~~독일에서 수행된 연구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얻었습니다. 그러나 미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자료에서는 약간 다른 결과가 나왔습니다. 오레곤에 살고 있는 사람들로 기독교를 배경으로 한 백인 중산층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개방성에 대해서는 공화당을 지지했던 유권자들이 더 낮은 점수를 받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공화당 지지자들과 민주당 지지당들은 wdj직성에서는 아무런 차이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만일 정직성이 낮다는 것이 사회 지배 지향성이 높은 것과 관련되고, 사회 지배 지향성이 높다는 것이 다시 보수 정당인 공화당을 지지하는 성향에 영향을 준다면, 공화당 지지자는 민주당 지지자보다 적어도 약간은 정직성에서 낮은 점수를 보여야 했거든요. 그런데 왜 두 변수 사이에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을까요? ~~~우리는 그 변수가 바로 종교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국에서는 종교적인 사람들이 공화당을 지지할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2장) 종교와 성격
종교와 성격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기 전에 과연 종교성이라는 것 자체가 인간 성격의 한 측면은 아닌가 하는 문제부터 생각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는 종교성이 인간 성격의 한 측면으로 간주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는데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종교성은 궁극적으로 초자연적인 세계나 영적 세계에 대한 사람들의 신념에 의해 결정됩니다. 반면에 성격은 특정 신념이나 믿음에 의해서 결정 되는 것이 아닙니다. 둘째, 종교는 신 또는 우주라는 상위 권력과 조화를 이루기 위해 특정 삶의 방식을 따를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러한 종교적 생활 방식은 그 종교가 아니었으면 연관성이 없었을 여러 가지 행동에 영향을 주기도 하지요.
■ 성격과 종교적 신념
초자연적 믿음을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착하고 따뜻한 마음을 가진 편입니다. 우리의 연구 동료 바바툰데 오군포오라와 같이 수행한 연구에서 초자연적 믿음을 갖는 사람들은 더 높은 수준에 달하는 정직성, 원만성, 정서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특정 성격이 사람들로 하여금 종교에 귀의하도록 만드는 것인가, 아니면 종교가 교인들의 성격을 특정 방향으로 바꾸는 것인가? 이에 대해 명백하게 답하기에는 아직 경험적 자료가 압도적일 만큼 축적되어 있지는 않습니다만, 몇 가지 증거는 성격이 종교성에 영향을 주는 선행 원인이라는 가설을 지지해주는 듯 합니다.
종교적인 사람들이 따뜻한 마음을 가졌다는 것은 사회과학자 아서 브룩스가 2006년에 발표한 책에서 한 주장과 부분적으로 일치합니다. 그는 종교적인 미국인을 교회, 절, 사원에 거의 매주 참석하는 사람들로 정의하면서, 이들은 나머지 비종교적인 미국인에 비해서 자선단체에 3.5배나 더 많이 기부한다는 자료를 제시했습니다.
초자연적인 믿음을 완전히 부정하는 사람들은 오늘날 그렇게 많지 않습니다. 국민 대다수가 기성 종교에 속해 있지 않은 나라에서조차 초자연적 존재나 권능을 미는 사람들은 많습니다. 성격이 초자연적 믿음을 갖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완전히 구분해주지 못한다면, 과연 어떤 특성이 이런 차이를 설명해줄 수 있을까요? 그중 하나가 얼마나 많은 과학 지식을 가지고 있는가 하는 것입니다. 과학자들은 과거에 일어났거나 현재에 일어나고 있는 많은 사건(인간, 생명, 지구,우주의 기원 등)을 순전히 자연적 법칙에 의해서 설명하려고 합니다. 그러므로 과학자들이 초자연적 신념을 부정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는 것은 그렇게 놀라운 일이 아닙니다.
한 연구의 보고에 따르면, 미국 내 과학자들의 41%가 신과 같은 초자연적 권능을 믿지 않는다고 답했습니다. 흥미롭게도 같은 질문에 이와 같은 응답을 한 일반 미국인은 약 4%에 불과했습니다.
그렇다면 과학을 공부했다는 자체가 이들이 자연주의적 세계관을 채택하게 된 계기가 될까요?
최근 미국 청년을 대상으로 하는 대규모 연구에서는 무신론자들의 평균 IQ가 일반 대중의 평균 IQ보다 약 5점 가량 높다고 보고했습니다. 즉 무신론자들의 지적 능력이 종교인들의 지적 능력보다 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차이가 두드러지게 큰 것은 아니라는 거죠.(이 연구에서는 불가지론자들의 IQ가 전체 표본의 평균 IQ보다 3점정도 높았고, 유대교 및 성공회 신자들은 무신론자 집단보다 1~2점정도 높았습니다. 가톨릭 신자의 평균 IQ는 일반 평균과 비슷했습니다. 자유주의적인 성향을 지닌 개신교 분파들은 평균을 약간 웃도는 IQ를 가졌고, 원리주의적인 개신교 분파들은 평균보다 조금 낮은 IQ를 나타냈습니다.)
■ 개방성과 전통적 종교 및 신비주의적 영성의 관계
성격은 초자연성을 믿는 사람들의 종교적 스타일이나 행태에 영향을 줄 것인가? ~~~이런 문제에는 개방성이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개방성 자체는 어떤 사람이 초자연적 믿음을 가질 것인지, 아니면 엄격히 자연주의적인 세계관을 갖게 될 것인지 말해주는 게 거의 없습니다. 신, 영성, 영혼, 마술, 기적 등 초자연적 실재 및 현상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평균보다 개방성이 더 높거나 더 낮지 않습니다. 그러나 개방성은 사람들이 어떤 종류의 초자연적 믿음을 갖게 될 것인지 말해줍니다.
초자연성을 믿는 사람들 중에 개방성이 낮은 사람들은 전통적인 종교적 신념을 갖는 경향이 강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주류를 이루는 기성 종교의 신념과 방식을 엄격히 고수하는 걸 선호합니다. 예컨대 기독교 전통을 가진 사회에서 개방성이 낮은 사람들은 성경을 문자적 진실로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창세기>에 나오는 창조론을 문자 그대로 믿고 신과 사탄의 존재, 지옥과 천당의 실재, 성령에 의한 잉태와 예수 부활을 믿는 것이지요. 이들은 여러 가지 사회적 이슈에 보수적인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반면에 개방성이 높은 사람들은 소위 신비주의적 영성을 추구하는 사람들입니다. 서구 사회에서 이런 사람들은 점성술, 마법, 유령, 초감각적 능력, 염려 등 여러 가지 마술적 현상이나 신비주의적인 현상을 믿습니다. 이들은 불교나 힌두교 같은 동양 사상이나 미 대륙 원주민들의 영적 전통에 기반을 둔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이런 사람들은 개인의 영적 탐험을 강조하는 새로운 종교 운동에 빠져드는 편이지요. 이들은 개방성이 낮은 종교인들과는 달리 사회적 쟁점에 자유주의적인 관점을 견지합니다.
■ 종교적 의식과 행동의 숨겨진 동기
정직성이 높은 사람들은 정직성이 낮은 사람들보다 종교적일 가능성이 약간 더 높은 것은 사실입니다.
■ 종교는 정직한 사람을 만들 수 있을까?
(3장) 돈, 권력, 섹스
[5부] 부정직한 사람 골라내기, 그리고 그들과 살아가는 방법
다른 사람들의 정직성을 정확히 판단하고 싶다면, 정직성이 표출하는 다양한 형태를 전반적으로 고려해야 합니다.
■ 정직성의 단서가 되지 못하는 요소들
• 높은 지위와 신분
많은 사람들은 말을 품위 있게 하고 옷을 잘 입고 세련되게 행동하는 사람들이 선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거라고 가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것이 정직성과는 크게 관련되지 않습니다. 정직성이 낮은 사람들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자신을 통제하고 규율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더 큰 문제는 정직성이 낮은 사람 중에 어떤 이들은 세련된 사람처럼 보이는 것이 사람들을 이용하는 데 유리하다는 것을 알고 있고, 그것을 적극 이용한다는 것입니다.
• 사회적 반 동조성
이런 특성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사회의 여러 가지 규범과 규율에 반하는 행동을 함으로써 보통 사람보다 돋보이는 사람이 되기 위해 계산된 노력을 합니다. ~~~예컨대 옷을 아주 이상하게 입고 다니는 것은 단순히 그 사람의 독특한 개인적 취향을 나타내는 것일 수 있지만, 특별하게 보임으로써 타인의 관심을 끌고 인상을 남기려는 시도일 수도 있습니다.
• 종교적 신실성
종교적인 사람들이 정직성에서 다소 높은 편이라는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교회나 절 등에서 행해지는 종교 행사에 헌신적으로 참석하고 정기적으로 종교적 의식을 행하는 것 등으로 그들의 종교성을 공공연히 드러내는 사람들 중에는 정직성이 낮은 사람들도 많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 약자 및 소수자 옹호
억압받는 소수자들을 열렬히 방어하는 사람들을 모두 다 정직성이 높은 사람으로 가정할 때도 신중한 판단이 요구됩니다.
• 직설적인 비판
다른 사람이 쉽게 상처받을 정도로 매서운 비판을 하는 것은 정직성이 낮아서 나타나는 행동 특성이 아닙니다. 이런 행동은 주로 이 사람의 원만성이 낮다는 것을 의미할 뿐이지요. 그러나 이렇게 직설적인 코멘트가 듣는 사람의 자존심이나 어떤 집단의 자존심에 의도적으로 상처를 주기 위한 것이었다면, 이것은 오히려 그 삶의 정직성이 낮다는 것을 밝혀주는 단서가 될지도 모릅니다.
• 공개적 기부
공개적인 기부가 높은 정직성에 따른 것은 아닐지라도, 기부는 엄연히 기부이며 이것은 사회에 도움이 됩니다.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부를 통해 사회적 지위를 구매한다는 사실 자체는 고무적인 일입니다. 왜냐하면 이것은 정직성이 낮은 사람들이 자신이 그토록 원하는 존경을 획득하기 위해서 대중들에게 잘 보이려 하는 걸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 정직성의 단서가 되는 요소들
• 법과 제도를 속이기
• 수단적 아부
어떤 사람들은 중요한 지위에 있는 사람이나 자신에게 필요한 무언가를 가진 사람에게 매우 다정하고 예의 바르고 기분 좋게 행동합니다. ~~~ 이런 사람들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여러분의 충실한 친구가 될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 도박과 부동산 투기
카지노, 카드 게임, 스포츠 도박 등에 거액의 돈을 거는 사람들은 정직성이 낮은 편입니다. ~~~이들이 돈을 빌려 달라는 요구를 할 때는 딱 잘라 거절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 문란한 성생활
• 사치 및 과소비
물질 만능주의에 휘둘리는 사람들은 이기적이고 남을 기만하여 충실하지 못한 사람일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 법 위에 있다는 사고방식
어떤 사람들은 자신이 특별한 계급이어서 일상적인 법과 규제는 자신에게 적용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심리상태가 타인에 대한 착취 행동으로 직결됩니다.
• 다른 집단에 대한 경멸
정직성이 높은 사람들은 다른 집단에 속한 사람들에게도 존엄성을 느끼고 그들을 공정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그러므로 특정 집단에 대해 경멸적인 언사를 자주 내뱉거나 그런 말을 함으로써 재미를 느끼는 사람들은 정직성이 낮은 사람들일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 정직한 사람과 부정직한 사람이 어울려 살아가기
주변에 있는 사람이 정직성이 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면 어떻게 해야 될까요? 우선 너무 과민하게 반응할 필요는 없습니다. ~~~부정직하다는 것 자체는 결코 범죄가 아니니까요. 다만 그들과의 개인적 유대 관계를 가급적 제한하라는 것이 가장 좋은 충고가 될 수 있을 겁니다. 동업 파트너나 애인으로 고르지 않아야 함은 물론이고, 가능하면 테니스 친구나 등산 친구로도 멀리하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정직성이 낮은 사람이라면, 정직한 사람들은 여러분을 이용하거나 착취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에 그들과 같이 어울려 다니면 좋은 점이 있습니다. 정직한 사람들은 취미도, 정치적 관점도, 여가를 활용하는 방식도 여러분과 달라서 무척 지루하게 느껴질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현재 정직성이 낮은 사람들과 정기적으로 만나고 있다면, 그들을 잘 설득해서 공정한 세상에 사는 것이 얼마나 기쁜 것인지 쉽게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더 좋은 방법은 여러분의 이익과 그들의 이익이 서로 양립 가능하게 만들어서 여러분이 원하는 것과 그들이 원하는 것을 같이 이룰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지요. 물로 이게 쉬운 일은 아닙니다.
부정직함이 심각한 범죄로 이어지려면 사실 다른 사람들과도 잘 조합해야 하기 때문에 정직성이 낮은 사람들 모두가 그런 심각한 범죄를 일으키지는 않고 살아갑니다. 정직성은 상당히 낮지만, 원만성, 성실성, 정서성이 모두 높다면 이 사람은 가끔 얌체짓을 하는 부류일 것이고 위험한 사이코페스 유형이 될 가능성은 매우 낮습니다.
정직성이 낮은 사람을 피해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직성이 높은 사람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3부에서 이야기했지만 사람들은 은연중에 자신의 가치관과 비슷한 가치관을 지닌 사람과 사회적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지속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눈 감으면 코 베먹을 것 같은 믿을 수 없는 이 세상에서 정직한 사람들이 번성할 수 있는 유일한 자산은 서로가 서로에게 베풀고 나누는 협력입니다. 이것이 바로 그들이 같이 모여 있어야 하는 이유입니다.
[맺는 말]
1990년대 후반부터 ‘정직성’이라는 성격 요인을 연구해오면서 이 요인을 심리학적 영역에 속한 한 가지 주제로 생각해왔습니다. 그러나 이 연구를 통해 우리 자신들의 행동을 더 성찰하게 된 것 또한 사실입니다. 우리는 지난날을 돌아보게 되었고. 그러다 보면 두말할 나위 없이 부정직하다고 할 수밖에 없는 행동을 했던 기억을 회상하게 되기도 했지요.
여러분의 정직성은 여러분의 어릴 적 경험이나 여러분의 유전자에 의해서만 완전히 결정되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의 자유의지에 의해서도 바뀔 수 있습니다. 이 책을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아마 여러분의 타고난 정직성 점수가 그렇게 낮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진짜 정직하지 못한 독자들은 일찌감치 책을 덮어버렸을 가능성이 크거든요).
여러분이 진정으로 정직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정직성을 이상향으로 삼아 부정직함에 대한 유혹을 다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타고난 정직성이 바뀔 수 없지만 의지의 힘으로 성격을 성형수술 할 수는 있을 것입니다.
■ HEXACO test https://survey.ucalgary.ca/jfe/form/SV_0icFBjWwyHvJOfA
[Review]
유유상종이라는 말은 같은 부류의 사람들이 함께한다는 뜻이다. 영어의 표현으로는 ‘Birds of a feather flock together'이며 같은 깃털을 가진 새들끼리는 함께 날아다닌다. 라고, 표현되기도 한다. 같은 부류는 인종, 집단에서 학연, 지연, 동호회 등이 있겠지만 본래의 뜻은 개인적인 성격을 같이 하는 사람끼리 만난다고 할 때 쓰는 말이다.
“사람들은 은연중에 자신의 가치관과 비슷한 가치관을 지닌 사람과 사회적 관계를 맺고 그 관계를 지속하는 경향이 있습니다.”(본문)
“가치관이 서로 유사한 사람들끼리 친구가 될 가능성이 더 높은 이유는 개인의 가치관이 바로 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신의 정체성에 매우 중요한 부분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본문)
그렇다면 사람들은 서로의 성격을 어떻게 알아볼까? 심리학자들은 인간은 유전적으로 상대방을 알아보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고 한다. 처음 만나는 사이라도 눈 깜짝할 사이에 상대방의 상당 부분을 알아보고, 몇 마디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떤 사람인지 단정한다는 것이다. 이 책에는 'HEXACO' 설문지를 통해서 보다 객관적으로 성격을 진단하는 내용이 수록되어 있다.
성격은 타고나는가? 아니면 살아오면서 형성되는가? 이런 문제는 심리학에서 가장 주된 논쟁거리로 지금까지도 미해결의 문제다. 이기적 유전자의 저자 ‘리처드 도킨스는’은 인간의 이러한 특성은 인간이 진화의 과정을 거치면서 생존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서기 위해 유전적으로 진화된 특성이라고 했다. 이런 뜻에서 인간은 자신의 성격을 밖으로 드러내는 것이 불리하기 때문에 감추고 있다. 속된 말로 눈치 싸움은 감추어진 마음을 읽으려는 서로 간의 경쟁이고 성격은 우리 삶에서 그만큼 중요하게 생각된다.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학자들은 성격을 크게 외향성, 원만성, 성실성, 신경증, 개방성으로 분류해 왔다. 이 다섯 가지 성격 요인은 모두 상대방과의 조화를 바탕으로 할 때 유리하거나 불리한 조건에 해당하는 요소들이다. 말하자면 인간이 공동사회에서 이기적인 존재로 살아남기 위해 때로는 난폭하게 그리고 온화하게 상대방을 대하는 다양한 전술과 같은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이 다섯 가지 요인에서 한 가지를 더 추가해서 정직성이라는 요소를 다루고 있다. 정직성은 위에 열거한 성격의 다섯 가지 요인보다 더 복잡한 요인으로 알아채는데 가장 어려울 뿐 아니라 상대방을 평가하는 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인간이 추구하는 가치는 자유, 행복, 가족, 성공, 쾌락, 평등, 인류애 등으로 매우 다양하지만, 이 다양한 가치관들이 우리 인생에서 얼마나 중요한지를 구분해주는 것은 대략 두 개의 축으로 요약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첫 번째 축은 개방성과, 두 번째 축은 정직성과 각각 관련됩니다. 즉 사람의 가치관은 그들이 지닌 정직성과 개방성의 점수에 상당히 큰 영향을 받는 것이지요.”(본문)
“우리는 캐나다, 한국, 미국의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정직성과 사회 지배 지향성의 관계를 살펴보았습니다. 세 나라 모두에서 정직성이 낮을수록 사회 지배 지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본문)
“우파 권위주의적 성향과 사회 지배 지향성이 둘 다 높은 사람은 정치적으로나 사회적으로 보수적 성향을 보일 것이고, 반대로 우파 권위주의적 성향과 사회 지배 지향성이 둘 다 낮은 사람은 진보적 성향을 보일 것입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지지하는 정당이 다를 때 그 사람의 성격도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본문)
정직성과 관련된 정치(우파/좌파), 종교, 부부 성격 및 사회적 성향(우파 지향성/ 사회지배 지향성)에 대한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현재 캐나다의 캘거리 대학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성격심리학 및 직업조직심리학 분야에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에 극렬하게 대립하는 우파, 좌파에 대한 사회적 인식뿐 아니라 사이코패스 범죄 그리고 정치인들의 부도덕한 행위에 대한 비판 모두가 근본적으로 뿌리를 찾아보면 정직성과 관련되는 일이다. 이 책을 읽고 나면 그런 모든 사회적 이슈에 대해 올바른 판단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저자가 주장 하는 대로 성격은 이미 유전적으로 타고나는 것이기에 바꿀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더라도, 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자신의 성격대로 표현하며 살아가지는 않는다. 때로는 자신을 억제하고 거짓의 미소를 지으며 용서하고 또 남을 도우면서 살아간다. 그렇게 행동하다 보면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성격이 길들기도 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먼저 자기 자신이 어떤가를 알아야 하며 또 그런 행동이 근본적으로 어떻게 상호 작용하느냐는 상식이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도움을 얻을 수 있는 책이다. 인터넷 사이트에서 ‘HEXACO TEST’를 클릭하면 간단하게 무료로 자기 성격 진단을 할 수 있는 페이지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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