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도 강원특별자치도 문화관광해설사 경연대회 원고
안녕하세요!
영월군 문화관광해설사 진가은입니다.
영월에 오시면 단종임금에 관한 유적들이 많아요. 그 중에서 전설과 감동이 담긴 장릉에는 많은 분들이 찾아오는 곳입니다. 오늘은 재미있는 “장릉도깨비”이야기를 들려 드리겠습니다.
1457년 6월 단종이 영월 청령포로 유배되고 궁궐에서 임금님을 모셨던 시종과 시녀들이 궐을 몰래 빠져나와 보필해드렸지만, 안타깝게도 결국은 임금께서는 17살 어린나이에 관풍헌 앞마당에서 승하하시게 되었습니다.
버려진 옥체를 영월호장 엄흥도가 암장한 후 보살펴 주는 사람이 없었는데요, 이는 곧 만 백성의 가슴에 응어리진 슬픔이었습니다.
사람을 대신하여 임금의 능침을 지켜준 도깨비들이 있었습니다.
1541년에 영월군수로 부임한 박충원 선생이 부임 첫날밤 꿈에 사육신과 함께 계시는 임금님을 만나게 되었고, 다음날 이른 새벽에 영월의 원로 어른을 만나 간밤의 꿈이야기를 하면서 묘소의 위치를 여쭙게되니 혼쾌히 동행하여 찾아낸 임금님의 능침이었습니다.
즉시 봉분을 높이고 재물을 준비하여 공식적으로 고위관리가 제례를 올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즉 1457년에서부터 1541년까지 84년 동안 임금의 능침을 도깨비들이 지켜주었던 것입니다.
이 장릉 도깨비 이야기는
단종임금님을 지극히 흠모하던 어느 이름 모를 노인의 꿈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어느 날 능침 인근에 살고 있던 노인은 그다지 높지 않은 능선으로 땔나무를 하러 지게를 지고 올라갔습니다. 나무를 도끼로 찍으려고 하는데 난데없이 많은 도깨비들이 몰려와서 “이놈, 여기가 어디인 줄 알고 들어오느냐! 여기는 아주 귀하신 어른이 잠드신 곳이다, 가까이 들어와도 안 되고, 나무 한 그루 풀 한 포기 건드려도 안 되니 썩 물러가라!”라고 호통을 치더니 그 주위를 샅샅이 돌아보는 것이었습니다. 혼이 난 노인은 발걸음을 돌려 허겁지겁 도망쳐 오다가 뒤를 돌아보았더니 도깨비들이 방망이를 들고 편을 나누어 상대편의 혹을 떼 내는 “혹 떼기 놀이”를 하고 있어요. 노인이 지켜보다가 갑자기 소변이 마려워 소변볼 준비를 하는데 도깨비가 또 나타나서 큰 소리로 호통을 치는데요, “이 무엄한 놈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소변을 보느냐 “하면서 도깨비방망이로 내려치는 것입니다. 깜짝 놀라 깨어보니 꿈이었습니다.
많이 놀란 노인은 꿈 이야기를 마을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기 시작하였고 널리 알려진 후에 모두가 그 산속에 들어가지 않는 성스러운 땅으로 여겨졌고 오늘날 살아가고 있는 우리에게 가슴 따뜻한 전설의 고향 이야기로서 전해지고 있습니다. 1986년 제4회 강원도 민속놀이 경연대회에서 “능 마을 도깨비 놀이”라는 이름으로 재현되었습니다. 2019년에는 영월군에 주민들이 단종의 애사를 안타까워하고 충신들의 충절을 기리며 그리고 전해오는 도깨비 이야기를 방탕으로 제작한 민속마당극이 “장릉 낮도깨비” 제목으로 장릉에서 매주 주말에 공연되고 있습니다.
옛날에 마당놀이랑 다르게 “장릉 낮도깨비”는 몰입감 있는 뮤지컬 같기도 하고 마당극 같기도 한데 복합뮤지컬이라고 관중들에게 더 생생한 체험의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새로운 표현 방식으로 재현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장릉 도깨비 이야기를 들려드렸습니다. 여러분들이 잘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