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3년.
전국적으로 집집마다 가훈 갖기 운동이 유행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길거리에서 자리를 펴고 얼마의 금액을 받고 가훈을 써 주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지금도 인터넷을 검색하면 대필해 주는 사람들이 있더라고요.
직장에서도 가훈 전시대회가 개최되어 200여명의 직원들이 제출한 가훈을 강당에 전시했습니다.
선별하여 포상도 했는데, 제출한 가훈이 심사과정에서 의견이 많았다고 하는데, 결국 상품도 없는 장려상 2명중 1명이 되었습니다
대부분 화선지에 글씨를 써 표구해서 액자에 넣어 벽에 걸어 놓은 유형이었으며, 돌에 음각으로 글씨를 새기거나, 수예로 글씨를 새겨 놓기도 했습니다.
천에 글씨를 써 족자형태로 만들기도 하고, 나무판자를 연마하여 글씨를 쓰거나 조각하기도 했습니다.
가훈은 한자로 된 고사 성어를 많이 쓰게 되는데, 어려운 한자를 읽지 못하여 의미를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유명한 사람들의 좋은 말을 활용하면 남의 집 가훈같은 느낌이 됩니다.
그래서 며칠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다가 한 문장으로 간결하게 표현하여 모두가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한글로 만들었습니다.
가훈의 내용은, 우리 가정생활의 교훈적 의미와 도덕적 덕목이 표현되어야 해서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수십 년간 가훈을 실천하려고 많은 노력을 했습니다.
제일 잘 보이는 공간에 걸어 놓고, 40년 동안 소중하게 관리하여 가훈의 역할을 아주 잘 한 것 같아요.
과거에는 국정목표, 시정목표, 군정목표, 사훈, 교훈, 가훈 등을 만들어 조직의 지표와 철학을 담아 잘 보이는 위치에 게시하여 중요하게 생각했습니다만, 지금은 존재의 이유가 희미해진 것 같습니다.
그러나 가훈은 취향에 따라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어서 잘 보이는 위치에 놓으면, 가족 구성원이 살아가는 동안에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되어 필요한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