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의 존폐를 걸고 끝까지 갈 것이다. 어차피 이런 상황에서 비즈니스를 해야 한다면 안하는 게 낫다."
결코 물러설 태세가 아니다. '문을 닫아도 좋다'는 말을 거듭 강조할 만큼 조성구 얼라이언스시스템(www.allisys.co.kr) 사장의 의지는 남다르다.
사실 그만한 각오가 아니었다면, 한참 진행중인 프로젝트에서 도중에 손을 떼고 철수하는 모험도 하지 않았을 지 모른다. 그것은 스스로에게도 엄청난 위험 부담을 안겨줄 수 있기 때문이다.
조 사장은 지난주 12일 삼성SDS와 함께 진행중인 대구은행 BRP 프로젝트에서 전격 철수했다. 프로젝트 완료를 한달여 앞둔 시점에서 작업을 중단하고 엔지니어를 불러 들인 것이다. 삼성SDS를 주사업자로, 자신은 솔루션 공급자로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데 삼성SDS가 솔루션 공급 계약을 맺어주지 않는다는 이유였다.
일은 시켜놓고 작업은 다 끝나가는데, 제품을 사주겠다는 계약은 차일 피일 미루고 있다는 게 조 사장의 주장이다.
사실, 삼성SDS가 계약을 맺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애초 약속했던 가격이 아닌, 30% 이상 할인된 가격으로 계약을 맺자고 해 그렇게 할 수 없다고 버티다, 들어주지 않자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손을 떼고 나온 것이다.
그 뿐 아니다. 조 사장은 2년전 삼성SDS가 전략적 협약서를 맺어놓고도 그동안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며 손해배상 청구까지 준비중이다. 그는 "중소 SW업체와 맺은 계약은 안지켜도 된다는 것인가"라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SI와 소프트웨어 사업자는 피할 수 없는 협력관계. 중소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은 대형 SI업체를 통해 제품을 공급한다. SI는 소프트웨어 업체로부터 제품을 받아 프로젝트에 참여한다. 바로 상생의 관계다.
하지만 우리나라 소프트웨어 산업의 두 축인 SI와 중소 SW사업자의 사이에 과연 상생은 이루어지고 있는지 의문이다.
조성구 사장은 '총대를 메는 심정'으로 나섰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과연 무엇이 그에게 총대를 매게 한 것인가.
대구은행에서 전격 철수한 지 4일이 지난 16일, 얼라이언스 사무실에서 조 사장을 만났다. 놀랍게도 그는 삼성SDS를 상대로 또 다른 싸움을 준비중이었다.
"정말 대기업 삼성이 해서는 안될 일을 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하는 그와 애기를 나눴다.
- 대구은행 프로젝트는 완전히 손을 뗀 것인가. "손을 떼고 싶어 뗀 것이 아니다. 애초 약속대로 계약을 해줘야 일을 계속할 것 아닌가. 자기들 맘대로 갑자기 가격을 깍으라고 하면 말이되는가. 할인된 가격에는 도저히 할 수가 없다. 신뢰가 깨졌다."
- 그렇다 하더라도 이번 일로 회사의 이미지에도 손상을 줄 수 있지 않나.
"고객인 대구은행에는 충분히 상황 설명을 했다. 삼성이 '고객을 담보로 억지를 쓰고 있다'고 하는데 고객에 피해를 줄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래서 대구은행에는 '정말 필요하다면 아무 대가없이 프로젝트를 끝내주겠다'고까지 했다. 삼성과 별개의 문제로 말이다.
이번 일로 우리 회사에도 치명적이고 마이너스 요인 많은 것 안다. 각오했다. 이런 상황이 고쳐지지 않는다면 SW 비즈니스 안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때문이다.
현재 일본에서 추진중인 사업이 성과가 좋다. 일본 시장은 우리와 다르다. 대기업 똘마니 생활 안해도 된다. 아예 국내에서 사업 접고 일본 비즈니스에 주력하는 것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
- 비록 억울하다 하더라도 이렇게 까지 하는 것은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것 같다.
"우리나라 중소기업이 대기업에게 얼마나 심하게 당하고 있는지 상상도 못할 것이다. 수도 없다. 다들 배가 고파, 어쩔 수 없이 참고 지냈지만 계속 이럴 수는 없다. 결국 대기업에 이용만 당하고 만다. 불쌍한 현실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이럴 것인가.
누군가 나서지 않으면 영원히 그럴 것인가. 회사가 망해도 좋다. 끝까지 붙겠다.
삼성은 왜 그런 적자 프로젝트를 시작해놓고 우리한테 덮어 씌우나."
- 일본 상황은 좋은가
"히다찌, ISID가 우리 파트너다. 이들을 통해서 이미 4군데 은행에 제품을 공급했다. 우리 솔루션에 대한 평가가 좋아, 다음달에는 또 다른 중견 SI 전문업체와 대리점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일본 사람들은 우리나라 시장 상황 얘기하면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짓는다. 창피한 일이다."
-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한마디로 돈을 너무 잘 준다. 계약은 꼼꼼하지만, 한번 계약은 반드시 지킨다. 솔직히 너무 당연한 얘기 아닌가. SW에 대한 인식도 우리와 다르다. 유지보수 비용이 우리와 4배 정도 차이난다. 유지보수 비용을 리스트 프라이스의 15~18%다. 우리가 공급가격에 6~8%인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차이다. 워런티(무상 유지보수)도 그들은 3~6개월이다. 우리는 최소 1년이다. 그들은 또 우리를 부르면 교통비, 숙박비까지 다 대주더라. 정말 엄청난 차이다."
- SW 사업 한지 얼마나 됐나.
" 지난 5월7일이 창립 7주년이었다. 7년 정도 SW 비즈니스를 했는데, 이제 남는 것은 회의뿐이다. 대한민국 대단한 나라다. 여기서 SW 사업 아무도 못한다. 거덜나기 십상이다.
대기업이라는 특수한 재벌 계층이 있어 이들이 시장을 싹쓸어버리고 있다. 대단하다. 결국 시장이 좁아 과열경쟁에다 가격, 유지보수 다 형편없는 대우를 받고 있다. 고객들도 은근히 과열을 부추기고 있다. 정말 심각하다.
배곯아가면서 농사 지을 수 없지 않겠는가. 밥 못먹으면 죽는다. 정신력은 한계가 있다. 그렇게 되면 결국 위대한 작품 만들 수 없다."
- 삼성SDS에 전략적 협약 위반으로 손해배상 청구를 한다고 했는데, 준비중인가.
"변호사에게 일임했다. 지금 준비중이다. 하지만 전략적 협약서 위반뿐 아니다. 삼성SDS와 상대로 더 큰 싸움을 준비중이다. 그동안 우리는 정말 이용만 당했다는 생각뿐이다."
- 더 큰 싸움이라는 무엇인가.
"애초 삼성SDS와 인연을 맺게 된 것이 2년전 한 은행의 프로젝트에서였다. 그런데 최근 그 은행과 삼성SDS, 삼성SDS와 우리의 계약 간에 도저히 납득할 수 었는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자세히 말할 순 없지만, 만일 사실이라면 정말 기가막힌 일이 될 것이다. 오늘(16일) 이와관련 삼성SDS에 확인요청 공문을 보냈다. 이번 건은 사실로 확인된다면 정말 모든 수단과 방법을 써서 싸울 것이다. 조금만 기달려달라."
- 비즈니스는 협상아닌가. 협상의 여지는 없는가.
"우리도 오죽하면 이렇게 까지 하겠는가. 그런데 삼성은 우리가 이러는 것에 대해 오로지 '버릇을 고쳐주겠다'는 투로 나오고 있다. 이런 태도가 우리 대기업의 모습이고, 우리나라 SW 시장의 현실이다. 자신들이 잘못한 것에 이의를 제기하면, 버릇없다고 하는 것이다. 이런 태도로는 곤란하다. 진지한 자세로 우리의 고민에 귀를 기울이고, 잘못을 인정한다면 얘기 안할 이유가 없다. 그러자는 것이다.
내가 혼자 이런다고 갑자기 세상이 바뀌지 않을 것 안다. 하지만 누군가 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지금 우리나라 SW 시장은 정말 위험한 수준이다. 또 총대를 메는 사람이 있어야 계속해서 나같은 사람이 나오지 않겠는가. 그렇게 되면 조금씩이라도 세상이 나아지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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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이 정신 |
작성일 : 2004년08월0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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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땅에서 SI는 영원히 앵벌이 조직밖에 안되는지... 한개, 한개 프로젝트를 할때마다 느끼는건데..
우리의 기술력으로 대기업과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서 일을 하는데 꼭 버스나 전철에서 구걸하는 사람들 처럼 계약서에 사인해 달라, 제때 돈좀 달라 구걸을 해야하는건지
연봉 7000만원에 3교대 근무에 주5일 근무를 칼같이 하는 사람들도 근무조건이 맘에 안든다며 파업을 하는데.. 우린 뭡니까.. 개발에 들어가면 매일같이 날새며 고객(갑)눈치에 을(대기업) 눈치에... 어디 어깨를 펴고 살 수 있습니까?
이 업계에서 일하는 우리도 힘을 합칠 순 없는지... IT 강국 대한민국에서 말이나 되는 소립니까?
님들이 빠져나간 대구에서 같이 일하는 사람이 신문지상에서 소문같던 얘기를 확인하고 넋두리를 했습니다. 힘내시고... 도울일이 있음 좋겠네요.. | |
작성자 : 일본SI |
작성일 : 2004년07월21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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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한국에서 5년동안 중소 SI업체에서 일하다가 월급 6개월치 못받고 일본온지 3년된 프로그래머다. 한국이란 나라는 정말 프로그래머 생각하기를 인력시장에서 끌어다모은 일당 잡부보다도 못하게 생각한다. 하루 평균 14시간 근무하면서 토요일 일요일도 없이 일한다. 잔업수당? 꿈도 못꾼다. 월급이나 제때나오면 다행이다. IT 인력양성? 말만 뻔지르하지 생활자체가 안된다.. 은행 대기업 취업하면 초봉이 연봉 3천이 넘는다더라.. 최소한 5년 경력차면 그거보다는 많아야할것 아닌가.. 삼성애들하고 같이 파견가서 일하는데 정말 영문워드도 제대로 못치는 애가 나보다 월급이 많고 대기업이라고 거들먹거리는데 벨꼬여서 같이 일 못하겠드라. 말도 안되는거 왜 안되는지 설명을 하란다..고객도 아닌것이 내가 자기 강의해주려고 파견나와 일하는것도 아니고 기본이 안된 넘들이 머리수만 늘려놔서 프로젝트 기간은 모자르기 마련이다. 그러면서 월급 안나온다 .. 삼성에서 대금지급을 차일피일 미룬단다.. 한국 이공계 중소기업 다 죽이고 어디 잘되나 한번 보자.. 백성없고 왕들만 득실대는 나라가 얼마나 오래가는지 한번 두고 볼꺼다.. 내 나라 내조국 사랑하고 싶지만 한국은 서민들이 살기에는 너무 힘든 나라다.. 난 일본에서 계속 살다가 10년째 되면 영주권 신청해서 눌러 앉을란다.. | |
작성자 : 무산은행 |
작성일 : 2004년07월19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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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무산은행 제안서 초기작업시 삼성측 관계자가 경쟁제안사들에게 얼라이언스가 건방지니 다른솔루션으로 제안해달라고 적극나섰다한다. 대구은행 가격 잘 안깍아준다고그랬다는 뒷이약가 이제서야 터져 나온다고한다. 정말 이래서야 이 업계가 제데로 성장 할수 있을까 정말 걱정된다.무산은행 프로젝트도 형편없는 가격에 낙찰 되었다고 그러는데 정말 걱정된다.제안설명회는 1등이라지만 과연 SI도 1등일까. | |
작성자 : SW업자 |
작성일 : 2004년07월18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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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S 과거의 명성은 사라지고, 시장에서 누구에게나 물어봐라...별명이 "양아치"이다.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나? 한국 SW사업은 대기업SI의 가치없는 존재, 일종의 수많은 문지기들에 의해서 사그러지고 있다. 결국 그 댓가는 고객이, 국민이 더 비싼 값의 외산제품을 쓸 수 밖에 없는 결과에 의해서 치러질 것이다. 내 보기엔 한 2/3년 지나면 중소 핵심 SW업체는 없어진다. 확신한다. | |
작성자 : 야근맨 |
작성일 : 2004년07월2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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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웃긴 현실입니다. 야근 수당이란건 구경도 못해봤고.
모든 사람들 뇌리 속을 보면 IT는 야근하는 직업이라는 생각을 다들 가지고 있습니다. (퇴근 1시간 전에 내일까지 될수 있겠냐고 일을 던지는건 나는 퇴근할때 니까 너는 야근해라는 정말 뭔 생각으로 그러는건지)
더더욱 웃긴건 개발자 당사자도 야근은 당연하다는 잘 못된 인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일에 있어 야근이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만
개발자는 야근하는게 당연하다는 인식을 가지고 있는건 정말 바꿔야 되지 않을까요. | |
작성자 : 김재벌 |
작성일 : 2004년08월05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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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나 유럽의 IT업계에는 SI업체 라는게 없다. 장비 벤더사, Solution(S/W) 제공사 그리고 이들을 결합하여 Solution Delivery를 하는 건 Professional Service 회사들이 전부이다. 이들 회사는 순수하게 노하우와 기술을 판매하고 Solution의 노하우와 인력들의 인건비로 매출을 올린다. SI니 머니하는 개똥갵은 것이 끼어 들 이유도 여유도 틈도 없다. 권력과 학벌 지연 등 온갖 추잡한 패러다임이 기업의 영업과 경영활동에 끼어 드는 한국에서는 애당초 기술이니 노하우가 IT회사선택의 기준이 되지도 않거니와 값 싸게만 구성하는 시스템이 최고라는 아프리카 후진국 보리고개식의 후진적 IT 시스템 구축관행으로는 그 값 싼 돈에 어울리는 후줄그래한 아프리카 수준 IT시스템이 제격이다.
이런 와중에도 무식한 떼중이나 기자놈들에겐 SI가 무슨 황금알이나 놓은 황금오리쯤으로 알려져 있으니 무식한 나라에 무식한 떼중에 무식한 언론의 삼박자가 고루 고루 장단이 맞는다. 이런 무식한 죽음의 장단으로 한국의 SW산업은 하루하루 절망과 절멸의 길로 다가가고 있다. 21세기가 지식기반의 시대이고 SW산업이 그 중심이 된다면 결단코 결단코 내 단언하는데 한국은 절망이다. 한국은 절대 지식 정보사회가 될 수 없다.
이런 무식하고 무능한 인간들로 한 번 지식 정보사회가 되보라… 혹시 아는가 쥐가 뒤걸음치다가 소를 잡는 유전공학의 기적을 이룰지… 미신과 미망에 사로잡혀 노력은 않고 바라는건 많은 허무하고 무지한 인간들이니 빌고 빌어 지식정보사회를 만들어 보시라. 그 개 같은 SI회사들과 함께 말이다. | | |
첫댓글 흠...현실 참....ㅡ.ㅡ;
웃기는 회사 시스템이군...정말 한심하군요... 삼성이라는 이미지에 커다란 손실을 주지 않을까 생각됨... SI 업체들의 반란이 시작되었군요. 정말 참을 수 없는 현실에....
기사 잘보고갑니다. ^^
참을 수 없을 때조차 참아선 안되는 것일테지요....
저도 우리나라에서 SW를 과연 해나갈지.. 저는 아직 학부생이지만,, 현실은,, 머 그렇네요
IT인력 노동조합 같은건 없나?//
이런일들이 머 새삼스러운건 아니지만... 그래도 안타깝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