報恩 俗離山 法住寺 柱聯
(보은 속리산 법주사 주련)
충북 보은군 소재 국립공원 속리산은 동서로 이어지는
높은 능선을 중심으로 남과 북쪽으로는 겹겹이 산줄기가
뻗어 있고 그 사이로 여러 개의 계곡이 깊은 골을 이루어
기암절벽이 널어선 신령스러운 명산의 모습이다.
속리산은 최고봉 천황봉 (해발 1,058m)을 비롯하여
비로봉, 문장대, 문수봉, 신선대, 관음봉 등
아홉 개의 높은 봉우리로 형성되어 있다.
원래는 구봉산九峰山이라 불리다가 신라 때부터
속리산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백두대간이 태백산을 지나면서 내륙으로 꺾여 흐르는
중앙부에 위치한 속리산은 금북정맥錦北正脈이 분지되는 지점이기도 하다.
문장대를 중심으로 동쪽 천황봉에서 서쪽 관음봉까지
연결되는 산봉우리를 비롯해 능선의 남쪽과 북쪽으로 전개되는
넓은 사면 지역을 품안에 두고 있다.
속리산 문장대文藏臺에 세 번 오르면 극락에 갈 수 있다고 한다.
문장대에는 큰 바위가 산꼭대기에 올라앉아 있는데,
그 모습이 마치 하늘에 맞닿아 있는 것과 같이 매우 기묘한 형태다.
바위 꼭대기에 100여 명이 함께 설 수 있을 정도의 거대한 규모다.
속리산을 조선 중기 시인 백호白湖 임제林悌는 다음과 같이 읊었다.
道不遠人 人遠道 (도불원인인원도)
도道는 떠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도를 멀리했고
山非俗離俗離山 (산비속리속리산)
산은 세속을 떠나지 않았으나 세속이 산을 떠났네
이렇게 순수한 자연으로 이루어진 속리산 안에 명당 터가 있어
그곳에 법주사法住寺가 자리하고 있다.
법주사는 한국의 7곳 ‘산사山寺’, 즉 ‘한국의 산지승원韓國의
山地僧院·僧園’ 중 하나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다.
일찍이 불법佛法을 구하러 천축국(天竺國-인도)으로 건너간
의신義信스님이 경전을 얻어 귀국한 후 속리산에 들어와
553년 (진흥왕 14)에 창건한 사찰로 ‘법이 편안히 안주할 수 있는 절’이라 하여
‘법주사法住寺’로 이름 지었다고 한다.
그러나 법주사의 정신적 지주가 된 미륵신앙이나 법상종法相宗의
유식사상唯識思想은 혜공왕惠恭王 때 이곳의 중흥에 크게 기여한
진표眞表와 그의 제자 영심永深에 의해 발현된 것이라고 한다.
일찍이 미륵신앙의 중심 도량이었던 금산사金山寺를 창건한 진표조사眞表祖師는
제자 영심永深들에게 속리산으로 들어가서 길상초吉祥草가 나는 곳을 찾아서
가伽(절)를 짓고 교법敎法을 펴라고 하셨다.
이런 연유로 지으진 절이 길상사吉祥寺인데, 이 절이 바로 지금의 법주사 별칭이다.
*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 '한국의 산사 山寺' 7곳 :
영축산 통도사(경남 양산), 봉황산 부석사(경북 영주)
천등산 봉정사(경북 안동), 속리산 법주사(충북 보은),
태화산 마곡사(충남 공주), 조게산 선암사(전남 순천)
두륜산 대흥사(전남 해남)
1. 法主寺 金剛門 柱聯 :
(법주사 금강문 주련)
擁護聖衆滿虛空 (옹호성중만허공)
허공을 가득 매운 불법을 옹호하는 성중聖衆이여
都在毫光一道中 (도재호광일도중)
모두 부처님 지혜의 도리 중에 있도다
信受佛語當擁護 (신수불어당옹호)
부처님 말씀 믿고 잘 지키며 늘 옹호하고
奉行經典永流通 (봉행경전영유통)
경전을 받들어서 길이 유통流通케하라
* 毫光호광 : 부처님 두 눈썹 사이에 있는 희고 빛나는
가는 터럭에서 나오는 밝은 빛 (백호광白毫光),
부처님 위신력威神力의 상징.
* 一道일도 : 불도佛道, 즉 보제菩提, 불과佛果에 이르는
유일하고 깨끗한 길
2. 法主寺 天王門 柱聯 :
(법주사 천왕문 주련)
威光遍照滿乾坤 (위광편조만건곤)
부처님의 위광威光이 온 천지에 가득 차 있으니
眞界無爲解脫門 (진계무위해탈문)
해탈문이 따로 일까 모두 진리가 전개되는 참세계라
雲暗日明身內影 (운암일명신내영)
구름이 어둡고 해가 밝은 것은 모두 내 마음의 그림자
山靑水碧鏡中痕 (산청수벽경중흔)
산이 맑고 푸른 것은 거울 속에 남은 흔적이로다
四大天王威勢雄 (사대천왕위세웅)
사대천왕의 위세가 크기도 하네
護世巡遊處處通 (호세순유처처통)
변此이 세상 두루 다니며 통하지 않는 곳이 없도다
3. 法主寺 鐘閣 北面 柱聯 :
(법주사 종각 북면 주련)
願此鐘聲遍法界 (원처종성변법계)
원컨대 이 종소리 모든 법계에 두루 퍼지소서
鐵圍幽暗悉皆明 (철위유암실개명)
철위지옥의 모든 어두움도 다 밝아지소서
三途離苦破刀山 (삼도이고파도산)
삼도와 도산지옥의 고통에서 여의고
一切衆生成正覺 (일체중생성정각)
모든 중생을 바로 깨닫게 하여 주소서
* 철위鐵圍 : 우주 가장 바깥에 있는 철위산으로 모두 쇠로 된 산
* 삼도三途 : 地獄지옥, 餓鬼아귀, 축생畜生을 말함
* 도산刀山 : 10대 지옥의 하나로 칼이 박혀 밟고 오르기 어려운 산
法主寺 鐘閣 南面 柱聯 :
(법주사 종각 남면 주련)
靑山疊疊彌陀窟 (청산첩첩미타굴)
첩첩한 저 청산은 미타굴이요
滄海茫茫寂滅宮 (창해망망적멸궁)
망망한 푸른 바다는 적멸궁일세
物物拈來無掛碍 (물물념래무괘애)
온갖 물건들 잡아오되 걸림이 없는데
幾看松亭鶴頭紅 (기간송정학두홍)
몇 번쯤 소나무 정자 위 학 머리가 붉은 것을 봤는지
* 彌陀窟미타굴 : 아미타불(阿彌陀佛)이 거처하는 곳
* 寂滅宮적멸궁 : 석존께서 깨달음을 얻고 법을 설하신 보제도량菩提道場.
입적한 뒤에 남긴 사리를 탑 안에 봉안하고
그 탑을 바라보는 위치에 건물을 짓고 나서
내부에는 아무런 성상聖像도 두지 않고
불탑에만 예배할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 건물을 말함.
그리고 전국에는 5대 적멸보궁으로 설악산 봉정암, 오대산 상원사,
정선 정암사, 영월 법흥사, 양산 통도사가 있다.
4. 法主寺 大雄寶殿 柱聯 :
(법주사 대웅보전 주련)
佛身普遍十方中 (불신보편시방중)
부처님은 이 우주에 두루 계시니
三世如來一切同 (삼세여래일체동)
삼세의 부처님 다르지 않네
廣大圓雲恒不盡 (광대원운항부진)
광대무변한 원력 다함이 없고
汪洋覺海渺難窮 (왕양각해묘난궁)
넓고 넓은 깨달음의 세계는 너무 오묘해서 다 말할 수 없네
威光遍照十方中 (위광편조시방중)
부처님의 위광이 시방세계에 가득차고
月印千江一體動 (월인천강일체동)
천 갈래 강에 비친 달은 천 개로 보여도 근본은 하나
四智圓明諸聖士 (사지원명제성사)
4지智에 모두 통달한 많은 성인들
賁臨法會利群生 (분임법회이군생)
법회에 임해서 많은 중생을 이롭게 하네
* 月印千江월인천강 : 달이 강에 비치듯,
하늘의 마음이 우리 마음에 담겨 있다.
달이 하나지만 천 개의 강에 보이듯이,
하나의 마음이 우리 모두의 마음에 연결되어 있다.
* 四智4지 : 여래의 4가지 지혜,
성소작지成所作智, 즉 오관으로 자기나 남에게
모두 유익하게 하는 갖가지의 업을 베푸는 지혜
묘관찰지妙觀察智, 즉 사물의 모양을 잘 관찰하여
선악을 가려내고 남을 교화하여 의혹을 끊게 하는 지혜
평등성지平等性智, 즉 자기와 타인의 평등함을 아는 지혜
대원경지大圓鏡智, 즉 거울같이 맑고 공적하며 둥글고 밝아
움직이지 않는 부처님의 지혜
5. 法主寺 圓通寶殿 柱聯 :
(법주사 원통보전 주련)
補陀山上琉璃界 (보타산상유리계)
보타산상 맑은 세계에 계시는
正法明王觀自在 (정법명왕관자재)
정법명왕 여래如來이신 관세음보살님은
影入三途利有情 (영입삼도이유정)
삼도와 지옥에 그림자처럼 들어가 모든 유정 이롭게 하네
形分六道曾無息 (형분육도증무식)
육도윤회를 갈라놓아 다시는 윤회하지 못하게 하시고
因脩十善三祗滿 (인수십선삼지만)
3지三祗에 가득 차도록 10선을 닦은 인연으로
果脩千華百福嚴 (과수천화백복엄)
천 가지 영화와 백 가지 복을 결실로 얻도다
逈寶山王碧海間 (형보산왕벽해간)
푸른 바다 사이에 형보산왕逈寶山王님
佩珠차거白衣相 (패주차거백의상)
온갖 보배로 단장한 백의의 모습
無量光中化佛多 (무량광중화불다)
무궁한 세월 동안 여러가지 모습으로 나투시도다
仰瞻皆是阿陀彌 (앙첨개시아미타)
우러러 보니 모두가 아미타불이요
應身各挺黃金相 (응신각정황금상)
모든 곳에 황금상으로 나투시며
寶榮都旋碧玉螺 (보영도선벽옥타)
거룩하신 부처님 이 세상 모든 곳에 두루 계신다
* 琉璃界유리계: 극락세계
* 三祗삼지 : 삼아승지겁三阿僧祇劫의 약칭,
즉 도저히 헤아릴 수 없는 긴 시간을 말한다.
보살이 부처님이 되기 위해서 수행하는 아주 긴 시간.
(참조로, 1겁劫이란 시간은?
1. 무량대수는 1에 0을 58개 부치면되고 겁은 그것보다 긴 시간임
2. 힌두교에서는 43억 2000만년이라고 함
3. 지구가 탄생해서 종말이 될 때까지의 시간
4. 지름 40리의 원통에 겨자씨를 넣고 100년에 한알씩 꺼내었을 때
한개도 남아있지 않을 때의 시간
5. 중국 황하강 모래알을 갈매기가 하나씩 옮겨서 모래알이 하나도
없을때 까지의 시간)
* 逈寶山王형보산왕 : 관세음보살을 말함
6. 法主寺 持禪院 柱聯 :
(법주사 지선원 주련)
小林山中九年間 (소림산중구년간)
소림산중에서 구년간 수도하신 달마대사에게
神光來到雪中立 (신광래도설중립)
신광(慧可大師)이 와서 도를 구하고자 눈 속에 섰다
利刀斷臂呈老師 (이도단비정로사)
날카로운 칼로 팔을 잘라 노사老師에게 보였을 때
諸佛法印聞慾時 (제불법인문욕시)
모든 법과 가르침을 듣고자 할 때
覓心始安心一華 (멱심시안심일화)
비로소 마음이 화사하고 편안함을 찾았다
四顧靑山白雲起 (사고청산백운기)
사방이 청산이요 돌아보니 흰구름이네
一花五葉今何在 (일화오엽금하재)
이제 깨닫고 보니 일화오엽一花五葉은 어디에 있나
花笑鳥喃幾度春 (화소조남기도춘)
꽃피고 새가 지저귀는 봄인들 몇 번이나 지냈으랴
* 神光신광 : 마음을 가리킴.
인간의 본성인 심성心性은 불매不昧하고 아름답다는 뜻.
선종禪宗의 2조 혜가대사慧可大師를 가르키기도 한다.
* 一花五葉일화오엽 : ‘한 꽃에서 다섯 봉오리가 형성되었다’는 뜻으로,
달마達磨스님 전법게傳法偈 말구末句에 ‘一花開五葉 結果自然’이란
구절이 있는데, 달마 스님 이후 다섯 번째 육조6祖 혜능惠能스님
대代에 와서 선종禪宗의 꽃이 피기 시작했음을 예견한 말.
7. 法主寺 三聖閣 柱聯 :
(법주사 삼성각 주련)
光流最勝金沙界 (광류최승금사계)
북두성왕이 계시는 금사계金沙界 아름답고 아름다워라
號曰子孫萬德君 (호왈자손만덕군)
내 자손들 만덕을 갖춘 군자가 되라고 말하시네
鎭居北斗昇沈地 (진거북두승침지)
북두칠성이 승침昇沈하는 이 땅에 눌러 살면서
總是重生作福田 (총시중생작복전)
모든 중생들 복을 받게 하여 주시네
* 금사계金沙界 : 관세음보살의 주거처 (구야니주拘耶尼洲)
* 만덕군萬德君 : 많은 덕행과 선행을 쌓은 사람
8. 法主寺 拈花室 柱聯 :
(법주사 염화실 주련)
鐵牛畊破洞天中 (철우경파통천중)
철우산鐵牛는 하늘을 모두 갈아엎어
見得分明譏得處 (견득분명기득처)
분명한 곳과 못 쓸 곳을 가려내어
西江吸盡了無餘 (서강흡진료무여)
서강西江을 모두 삼켜도 남음이 없는 데
桃花片片出源心 (도화편편출원심)
복사꽃 조각조각 흩어져 도원桃園은 깊고도 깊도다
突出堂堂大丈夫 (돌출당당대장부)
대장부 뜻 당당하여
擧來猶自涉道程 (거래유자섭도정)
스스로 나아갈 길 찾아가도다
* 철우鐵牛 : 공空인 부동착不動着 또는 정식情識을 여윈 초월의 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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