짐승은 시퍼런 양념에 파묻혀 싸늘한 세수를 하고 있었다
壁40기 최진혁
독하게 화장한 얼굴의 마녀가 가녀린 손으로 평야의 빈터를 할퀸다.
흐리멍텅한 눈동자로 낡은 시상의 사념을 쳐다보며 멍청하게 서더니
마지막으로 그림자의 사색하는 표정을 짓밟고 힘껏 발을 구르고
고약한 비명 속 더럽게 질척거리는 악취를 내뱉는다.
그제야 마녀의 입가에 광기가 돌면서 삼경(三更)의 색깔을 마신다.
파태틱한 입김으로 빈터에 널브러져 있는 연탄의 연한 무늬를 숨기면
눈을 거세게 감으며 사나운 열병의 진지한 연륜을 먹은 것만 같아서
싸늘한 웃음을 눈물 아래에 머금고 잠든 평야의 따스함 위에서 마녀는
더욱 거세게 바람을 휘몰며 부유한 인격을 갈망하며 비명을 지른다.
기다린 손톱의 더러운 손짓은 그동안 인간의 본질로 향하며
야망에 눈이 먼 맹인의 추악한 눈썹 위에 더욱 새하얀 바람을 불어본다.
미천한 삼경(三更) 속의 욕망이 경쾌하게 콧등을 간지럽히는 동안에
독하게 화장한 얼굴의 마녀가 가녀린 손으로 평야의 빈터를 할퀸다.
질퍽거리는 악취를 발가락 사이로 어물쩍 흘려보내고 멍청하게 앉아서
새로운 그림자의 사념을 마주하고 유심히 고개를 갸웃거리는 그녀는
진지한 연륜으로 가득한 늙은 생쥐의 발가락을 깨물고 이렇게 생각한다.
이제야 빈터의 낡아빠진 고철들 속에서 천재적인 지성이 태어났다고.
더욱 파태틱한 손짓으로 그것은 발가락을 깨물고 내팽개친 생쥐에게
자기 마음대로 혈서로 가득한 대본을 휙 던져주고선 미묘한 웃음으로
네가 이렇게 말을 하여 가문의 문명을 더욱 환하게 켜보지 않겠냐고
설득한다. 병균을 함축한 멍텅구리의 흐릿한 시야를 속물에 던져놓고
야망에 눈이 먼 앉은뱅이의 추한 눈동자 위에 더욱 깊은 사념을 만든다.
미천한 삼경(三更)이 차츰 옷을 갈아입으며 향해를 준비하는 동안에
고조되는 화장에 경쾌한 울음을 우는 마녀가 손을 가리고 몸을 긁는다.
새로 맞이한 관객의 발가락에 걸려 발라당 넘어지더라도 여전히
마녀의 필사 소리는 사각사각거리는 경쾌함으로 웅장하게 고개를 올린다.
삼경의 죄악으로 온갖 가득한 흰 구름 위를 떠도는 고래 한 쌍의 표정에
병균을 내포하는 진지한 외연의 어느 사념을 뜨겁게 확 끼얹고선
마녀는 고개를 휙 돌리며 생쥐의 명성을 탓하며 여유로운 방랑을 그린다.
불이다. 슬쩍 사라진 초심의 거대한 광기가 불이 되어 성큼 걸어온다.
여기에서 가려움을 주체하지 못하는 그것은 한참 동안 거세게 긁다가
싱싱한 글감의 경쾌한 춤을 집어치우고 분으로 가득한 얼굴을 붙잡는다.
영원히 삼경(三更)의 흐리멍텅한 장관을 힘차게 그리고 싶었는데!
바로 옆에서 시상을 강요받던 내포 화자의 노예는 묶여 있던 손과 발을
마침내 풀고서 미천한 짐승의 입가에 질척거리는 야망이 흐르기 전에
도망갔다. 어느 때보다 파래틱한 짐승의 눈동자를 그도 보았을 것이다.
욕망으로 소멸된 모든 장난감의 잔재가 빈터에 휑하니 그림을 이루었다.
모든 그것의 장난이 미천한 기억이라는 역사 속에 사라지고 말았을 때,
영원한 인형 조종의 숙명이 불빛이라는 모순으로 떠오르고
그렇게 옷을 갈아입은 삼경(三更)의 발자국을 찾을 새도 없이
흰 구름 위를 떠도는 한 쌍의 고래를 보기 좋게 저편으로 흘려보냈다.
독하게 화장한 짐승은 시퍼런 양념에 파묻혀 싸늘한 세수를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