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첫 산행으로 다녀 온 치악산

[ktsan(윤성원)]

언  제 : 2016년 1월17일

누구와 : 산악회 회원들

어디로 : 치악산(1,288m)  

치악산 하면 우선 떠오르는 말은 치(이빨)가 떨리고 악이 바친다는 말과 꿩의 보은에 대한 전설이 머릿속에 맴도네요. 월악산과 더불어 1984년12월31일 16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치악산은 원주를 병풍처럼 두르고 있으며 백두대간 오대산에서 서남향으로 분기되어 뻗어 나온 곳에 위치한 산으로 최고봉인 비로봉(1,288m)을 비롯하여 향로봉, 남대봉 등 천 미터가 넘는 준봉들이 연결되어 있어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사계절 내내 멋진 모습이지만 굳이 순위를 따지자면 가을 단풍이 으뜸이라고 하겠지요. 하여 치악산이라는 이름을 쓰기 전에는 적악산이라고 하였다고 합니다. 깊은 산이 계곡도 많다고 이곳 또한 구룡계곡, 금대계곡 등이 유명하며 구룡소, 세렴폭포 등 이름난 명소가 여기저기 산재하고 상원사에서 내려오는 꿩의 보은설화로 인하여 꿩 치(雉)자를 써서 치악산이라고 부릅니다. 산행코스는 대략 7개 정도로 이루어져있으며 그 중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 구룡사 코스가 제일 인기가 있으며 비로봉을 시작으로 향로봉을 지나 상원사에서 금대리 또는 성남리로 하산하는 종주코스도 있습니다. 대중교통도 잘되어 있으며 계절별로 멋진 풍경을 선사하는 곳이라 혼자 훌쩍 다녀 올 수도 있는 아주 멋진 산입니다.

치악산은 산악회에서도 몇 번의 산행이 코스별로 이루어 졌으며 KT본사 직원들 가이드 해준다고 몇 번 등등, 자주 접했던 산으로 요 근래는 3년전 근로자의 날을 택하여 열차 타고 나 홀로 산행했던 기억이 새삼 떠오르네요. 산악회 신년 첫 산행은 설산 산행으로 정하여 다녀옵니다만 이번 치악산 산행은 눈도 눈이지만 상고대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는 기회다 싶었는데 이번 계절에는 전국적으로 가뭄이 유행이라 상고대의 멋진 모습을 못 봐 아쉬운 산행이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점심시간부터 눈발이 날려 운치가 있었지요.

여러 번 다녀 온 곳이고 하여 산행기록도 여러 번 게시했기에 이번에는 사진으로 대신하렵니다.  

이른 아침 원주는 겨울이 아닌 것처럼 포근한 느낌마저 듭니다. 버스에서 내리니 바로 앞 식당 굴뚝에서 내뽑는 연기가 정감이 갑니다. 장작을 태우겠지요? 산행 준비가 다 된 회원님들이 매표소 앞에서 또는 막걸리 가게에서 여유롭게 시간을 보냅니다. 여기는 구룡사가 강원도 문화재(유형문화재145호)로 지정되어 있어 입장료를 지불해야 합니다. 그것도 2500원씩이나 무지 비싸게 받는군요, 하여 대부분은 이곳을 들머리로 안 잡습니다. 사찰은 신라 문무왕 시절에 지은 절 집으로 사찰 건립 당시 아홉 마리의 용과 의상대사의 전설과 구룡사의 구 자가 옥편에서 제일 끝장에 나오는 거북구자로 바뀐 전설이 유명하지요. 야영장과 구룡사 방향 갈라지는 곳 앞 다리를 지나며 다리 아래 좌우로 용 형상이 지키고 있습니다. 구룡사 마당으로 가지 않고 좌측으로 새롭게 건설한 데크시설이 길게 이어지며 그 좌 우로 금강송이 멋지게 버티고 있는 계곡을 끼고 지나갑니다.

구룡소가 안보이고 구름다리가 새롭게 등산로 따라 세워져 있습니다. 넓은 임도(?)을 한동안 지나 세렴폭포 앞에서 잠시 휴식과 이제부터 고난의 길을 가기 위해 만반의 준비가 이루어지고 폭포는 내려오면서 보자며 우측 사다리병창 방향으로 산행이 시작됩니다. 계단이 장난이 아니지요. 혼자 왔을 때 오르면서 확인했던 숫자가 아마도 첫 계단이 166개였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99개, 85개 등등 체력의 한계를 느끼게 하지요.ㅋㅋ

↑2013년 봄에 시설이 추가되지 않았던 모습입죠.

↑이번에 같은 자리에서 찍은 사진이구요. 안전시설이 추가 되어 있지요.

사다리병창 길도 많이 변해 있네요. 거대한 바위지대가 마치 사다리꼴 모양으로 되어 있고 그 바위 사이사이에 살아가는 나무들과 잘 어우러져 사시사철 독특한 풍광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하여 그 이름을 얻게 되었고요, 『병창』은 영서지방 방언으로 『벼랑』 또는 『절벽』을 뜻합니다. 하얀 옷으로 갈아 입은 봉우리들이 멋진 모습으로 파노라마 되며 다행인지 행운인지는 모르지만 고요한 정적만이 감도네요. 이 능선 칼 바람 맛은 맞아 본 사람이 아니면 상상을 못하지요. 참석한 회원님들이 복이 많아서 그런가 봅니다. ㅋㅋ

전에는 바위 한 덩어리를 우회했는데 이번에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네요. 그것도 헉헉거릴 정도의 급경사로 하여 든 계단 끝나는 곳에는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으니 날씨 좋은 날에는 원주 시내가 한눈에 들어 오겠네요. 정상 약 1Km 정도 남겨 놓고 등산로에 눈이 제법 쌓여 있으니 아이젠은 필수 후미에서 아이젠 착용이 한참입니다만 저는 아직까지 버틸만한 것 같아 오르는 곳까지는 가볼 생각입니다.

그렇게 그렇게 헉헉거리며 3시간이상을 진행하여 드디어 오름이 끝납니다. 이산의 트레이드마크처럼 세워져 잇는 돌탑(미륵불탑)이 반깁니다. 이 탑은 원주에 살았던 용창중(일명 용진수1974년 작고)이라는 사람의 꿈에 3년동안 3기의 탑을 쌓으라는 신의 계시(?)가 있은 후 정상에 3기의 5층탑을 쌓았는데 알 수 없는 이유로 무너졌던 것을 1972년 다시 복원 그 후 두 차례 벼락으로 무너진 것을 치악산국립공원사무소에서 복원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합니다. 주변을 살펴봅니다. 위태롭게 세워져 있던 곳에서 넓은 곳으로 정상의 표시 석을 옮겨 놓았습니다. 어디서 올라 왔는지 정상은 초만원 사태라 사진 찍기 위해 차례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 그 시간을 이용하여 아이젠을 착용하고 부랴부랴 인증사진 찍습니다. 저는 어쩌다가 사진도 못 찍어 예전에 찍은 사진으로 대신하렵니다.ㅋ 오진관회원이 추위에도 긴긴 시간 후미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는 상황이라 미안하기 짝이 없네요.^^ 먼저 내려가도 괜찮았을 건데 새해부터 마음이 포근해집니다.

                                                        2013년 5월 정상 석입니다. 

하산은 상원사, 입석사 방향으로 조금만(0.3Km) 내려가면 삼거리가 나오며 이정표가 우측으로 구룡사, 세럼폭포 방향으로 유도를 합니다. 아이젠을 착용하니 멈춤 작용이 이루어져 더 힘이 듭니다. 그래도 안전이 최고이니 착용해야겠지요. 삼거리에 도착 미영총무가 선두 위치파악을 하고 곧바로 등산로를 벗어난 아담한 곳에 마련된 점심식사 자리에 도착 함박눈은 아니지만 내리는 눈과 함께 식사 후 하산이 이루어집니다.

하산 중 만난 멋진 폭포가 세렴폭포를 대신해 주네요. 선두로 내려가신 기선이 형님이 세렴폭포를 다녀왔다네 요. 폭포에 물이 없어 실망스럽다고 하여 제가 찍어 온 다른 폭포의 사진을 보여 줍니다.

3시반이 좀 지나 아침에 지나 온 세렴폭포 갈림길에 도착 아이젠이며 스틱을 정리하고 매번 지나친 구룡사 경내로 들어 갑니다. 천 년이 한참 넘은 사찰이지만 유명세와는 다른 아담한 사찰로 경사면에 조성된 관계로 사천왕문을 지나 강원도 유형문화재 145호로 지정된 보광루 가운데 계단을 이용 대웅전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특이합니다. 이 방식이 누하진입방식(樓下進入方式)이라고 한답니다. 안상복 형님이 들려주는 궁궐 내 또는 사찰 등 예전 건물의 지붕에 세워져 있는 잡상(어처구니라고도 하는 조형물로 화마나 악귀를 방지한다는 액막이 처방의 의미를 담고 있다 함)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쉽게 설명해주니 현장에서 듣고 보는 것도 새삼 느낌이 다르네요. 이곳 사찰 지붕은 모두가 아무것도 세워져 있지 않네요. 나쁘게 설명하자면 무서울 것이 없답니다.ㅋ 고궁에 가보면 지붕마다 잡상들 숫자가 다른 이유도 이제야 알았습니다.^^

제가 이 치료 한다는 핑계로 작년(2015년) 말부터 금주를 하고 있거든요. 처음에는 모임 또는 잔치에 가서 안주거리를 보면 참기가 참 어려웠는데 이제는 조금 참을만합니다. 한 달이 거진 다 되어 가거든요. 이 참에 술을 마시지 말아볼까도 생각해보지만 고개를 흔듭니다. 그 좋은 것을 왜??? 점심 먹는 자리에서도 회장님의 야관문으로 담근 술을 한잔 주는데 참느냐고 혼났습니다. 눈 내리는 곳에서 과메기 안주로 한잔 받아 마실까도 생각해보지만 대신 옆에서 순구친구가 받아 마십니다. 조금만 참자 인내하고 있습니다. 아직도 치골 쪽 느낌이 안 좋아서 참고 있습니다.

버스가 대형 주차장에 있고 거기 근방에는 식당이 없으니 간단하게 시내버스 정거장 앞 식당(?)에서 뒤풀이를 합니다. 막걸리가 맛있어 보이지만 냉수로 대신합니다. 잘 들 마십니다. 다른 때는 남기던 막걸리를 미영총무가 계산대에 있는데도 한 병씩 더 주문하여 마시네요. 우쒸~ 그만큼 즐거운 산행을 했다는 것이겠지요.

[김영주]

날씨가 많이 따뜻했던 모양입니다. 정상에서 자켓도 안입고....

[ktsan(윤성원)]

날씨가 좋아서도 그랬지만 저야 항상 열이 많은 사람이니 유별나죠.^^

[산사랑 천사]

치악산에 오셨어 상고대 없는 겨울산행은 처음이시죠?~그만큼 기후변화가 피부에 와 닿는 증거입니다...미래의 후손들이 걱정스럽지요~~~
저도 올해는 상고대 산행 제대루 못하고 겨울 나 버렸네요~함께하지 못함이 죄송할 따름입니다~^^*

[ktsan(윤성원)]

햐~ 카페들어 와 본지도 언제인지 모르게 바빳네요.
겨울이 다지나가고 봄 기운이 도는 계절에 산행기록 올린다고 들어왔으니 말입니다.
올해는 그렇게 상고대며 설산 산행을 못했습니다. 올 12월에 눈 풍년을 기다려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