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내리는 날, 소설을 쓰고 싶다
이렇게 비가 반가운 적은 처음입니다. 거의 한달간의 가믐에 식물들은 힘겨워하고 있었습니다.
내 밭은 그나마 논을 매워서 만든 장소이기에 수분이 많아 겨우 버티기는 했는데, 그래도 한낮에는 배추 이파리들이 축 늘어지고 있었습니다.
매마른 배추밭은 거의 망가지고 결구가 힘들 정도였습니다.
지금, 내리는 비야말로 단비라고 할 수 있죠. 아마, 식물의 뿌리들은 힘껏 빨아들일 겁니다.
그리고, 그 동안 못자란 키를 쑥쑥 키워낼 겁니다.
수확을 앞 둔 저의 배추가 영양분을 듬뿍 받아서 꽤 맛있어질 거 같습니다.
농사를 짓기 전에는, 비가 내리면 감상에 빠졌지요.
그러나, 농부가 되고나서부터의 비는 현실입니다. 지독한 현실이지요.
당장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이기에 감상 같은 것은 들어설 자리 조차 없지요.
그래서, 지금 내리는 비는 감상에서 훨씬 벗어나 이른바 감동입니다.
눈물겹도록 비가 반갑습니다.
소설책 달랑 한권 내놓고 먹고 사는데 바빠 제대로 글쓰기를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소설에 연연해하지 않기로 했지요.
문학이란, 현실의 발자욱이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현실이 항상 먼저이고 그것이 찍혀나간 자리가 문학이란 겁니다.
그래서, 열심히 농사를 짓는 것이 문학하는 거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소설은 참으로 쓰고 싶군요.
몇가지 모티브가 있는데, 겨울에 한가해지면 몇 편 써봐야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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