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과 소금이 불로초이다
최진규/한국토종약초연구학회 회장
▶ 이 세상에서 가장 좋은 음료는 물이고, 가장 좋은 양념은 소금입니다.
사람들이 소금과 물의 효능을 모르기 때문에 엉뚱한 곳에 불로초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만병통치약이나 불로초를 자꾸 만들어낸다. 세상에 불로초는 없다. 소금과 물이 가장 휼륭한 불로초이다.
사람의 몸은 60-65퍼센트가 물이다. 물은 세포 속에 70퍼센트가 있고 혈관에 6퍼센트쯤이 들어 있으며 세포 사이의 간질액에 20퍼센트가 들어 있다. 소금과 물은 체액의 산도를 조절하여 항상성(恒常性)을 유지하는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는 물질이다.
신장에서는 하루에 180리터의 혈액을 걸러서 그 대부분을 재흡수한다. 이 과정에서 나트륨은 능동수송 펌프의 역할을 한다. 나트륨이 사구체 밖으로 빠져 나갔다가 몸 속으로 재흡수되어 들어오는 것만큼 물도 같이 들어오는 것이다. 신장의 사구체 밖에서는 날마다 160그램 정도의 소금이 재흡수하여 몸 안으로 다시 들어온다. 신장에서 소금을 재흡수할 때 칼륨 이온이 너무 많으면 나트륨이 사구체 밖으로 빠져 나가지 못한다. 이를 보면 신장은 소금으로 일을 하는 기관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나트륨이 빠져 나가지 못해서 혈압이 올라가면 사구체의 미세 혈관이 터져서 신부전이나 신장염이 생긴다.
소금 과잉으로 인한 부작용은 별로 없다. 우리 조상은 소금을 평균 30그램 넘게 먹었으나 고혈압 환자나 심장병 환자가 요즘만큼 많지 않았다. 신장은 소금을 안 먹어서 망가지고 한 번 망가지고 나면 소금을 먹지 못하게 된다. 소금을 먹지 않고 물을 너무 많이 먹어서 신장의 사구체가 망가지는 수가 많다. 사구체가 망가지면 혈뇨나 단백뇨 등이 온다.
소금을 먹는 법은 먼저 음식을 통해 먹는 것이 제일 좋다. 음식에 충분히 간을 해서 먹고 국물을 많이 충분히 먹어야 한다. 글루타민산나트륨(MSG) 같은 합성 조미료는 소금을 배출하는 작용이 있다. MSG 같은 화학 조미료가 들어 있는 음식을 먹으면 졸리거나 목이 마르고 두통이 생기는 것은 MSG가 나트륨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작용을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어떤 합성조미료도 먹지 말아야 한다. 외식을 하고 나면 물이 먹히는 것이 이런 합성 조미료 때문이다.
그 다음에 모자라는 소금은 소금물을 마셔서 보충한다. 소금을 먹지 않고 물만 많이 먹으면 수독증에 걸릴 수 있으므로 반드시 물과 소금을 같이 먹어야 한다. 요즘 사람들은 소금이 해롭다는 말에 세뇌되어 음식을 아주 싱겁게 먹는 습관이 들어 있으므로 입맛보다 약간 짜게 먹는 것이 좋다.
소금을 먹지 않고 물만 많이 먹으면 신장의 사구체가 망가져서 신부전증이 생길 수 있다. 신장은 사구체 곧 네프론이 70퍼센트 이상 망가져야 탈이 난 것으로 검사에 나타난다. 술을 소금과 같이 먹으면 술을 많이 마셔도 잘 취하지 않고 숙취가 없다. 커피는 본래 소금을 타서 먹어야 한다. 지금도 에티오피아 지방에서는 커피에 소금을 타서 먹는다.
소금을 먹는 방법도 중요하다. 음식을 조리할 때 간을 맞추지 말고 식탁 위에 소금과 간장을 두고 음식을 먹을 때 사람마다 스스로 간을 맞추어 먹도록 습관을 들여야 한다. 옛 선조들은 상을 차릴 때 소금 종지나 간장종지를 상 한가운데 두어 누구든지 스스로 간을 맞추어 먹게 하였다. 국이나 찌개를 끓일 때에도 먼저 국거리에 물을 붓고 충분히 푹 끓인 다음 한참 동안 두어 뜨거운 기운을 식힌 뒤에 소금이나 장으로 간을 맞추어야 한다.
좋은 소금을 올바르게 섭취하면 몸에 산소가 많아져서 머리가 맑아져서 뇌의 기능이 매우 좋아진다. 자라는 아이들한테 올바른 소금을 먹게 하는 것이 값비싼 보약을 먹이는 일보다 훨씬 가치 있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