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구광역시교육청에서 예절 교육을 강화하는 등 인성 교육에 더욱 많은 노력을 기울이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사실 교육의 최종 목적은 바르게 살아가는 법을 깨닫고 그것을 실천하여 자아를 실현하게 하는 데 있다고 할 수 있다. 어려운 학문적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그 과정을 통해 결국 바른 삶의 방법을 찾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동안 인성 교육을 소홀히 해 왔다는 것은 아니다. 대구광역시교육청에서 내건 교육 지표인 `창의적이고 도덕적인 세계시민 육성’에서도 나타나는 바와 같이 도덕적인 인간을 기르기 위해 노력해 왔다.
더러 왜 `도덕적인’ 보다 `창의적인’을 앞에 내세우는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사람들이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시대적인 요구에 따라 생존을 위한 수단으로서 창의성을 강조한 것이지 창의성이 도덕성에 절대적으로 우선하는 가치는 아니라는 점을 여러 차례 알린 바 있다.
예절은 공수법이나 경례법 등 단순 기능의 문제가 아니다. 예절바른 행동이 나오려면 먼저 그 바탕이 덕성스러워야 한다. 덕성을 바탕으로 하지 않은 예절 교육은 단순 기교로 흘러갈 수 있는 위험성을 안고 있다. 덕성스러운 사람은 그 행동 하나하나가 상대방을 배려하게 되고 공공질서를 바르게 이끌게 된다.
그러므로 예절 기법 교육과 아울러 교육해야 할 것은 인간 행동의 준거(準據)가 되는 인물 교육이다. 모델이 되는 인물이 어떠한 상황에서 어떠한 마음가짐으로 무슨 일을 하면서 살아왔는가를 익혀나가는 가운데에 자신의 길을 바르게 방향 잡을 수 있으며 이러한 가운데 드러나는 바람직한 행동이 바로 예절의 기본이 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둘레에서 가장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준거 인물로는 이른바 위인전에 등장하는 여러 위인일 것이다. 그러나 이 분들은 너무 일반화되어 있어 보다 친근한 준거 인물을 찾게 되는데 이분들은 바로 향토의 선현들이 아닐까 한다.
그들은 우리가 현재 살아가고 있는 이 지역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처하였지만 지혜롭게 헤쳐 나왔을 뿐만 아니라 청사에 빛날 위대한 업적을 우뚝하게 세웠기 때문이다. 그들이 썼던 골목과 건물을 지금 우리가 쓰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들이 더욱 동질감을 느낄 수 있으며 따라서 동일시 대상으로서 자긍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다.
우리 대구 경북 지방에는 많은 향토 선현들이 우리의 귀감이 되고 있다. 두류공원에 가보면 이상화, 현진건, 백기만, 이장희, 최양해 등의 문학 비, 화가 이인성 기념비, 애국지사 조기홍, 박희광 기념비, 대구사범학생독립운동기념비 등이 있고 달성공원에는 애국지사인 석주 이상룡, 왕산 허위 선생의 기념비, 시인 이상화 시비, 동학 운동의 최제우 선생 동상, 서예가 석재 서병오 선생과 죽농 서동균 선생의 예술비 등이 건립되어 있다.
이밖에도 대구광역시가 발간한 `대구의 문화 인물’이라는 책자를 살펴보면 대문장가 서거정, 학자 김굉필, 민족운동가 서상돈, 김광제, 이영식 선생, 시인 이상화, 소설가 현진건, 화가 이인성 등이 수록되어 있어 많은 인물들이 우리 향토를 중심으로 심도 있는 큰 업적을 남겼음을 알 수 있다. 신천(新川)이 생기도록 한 판관 이서(李敍), 음악가 박태준 등도 빼놓을 수 없는 향토 선현들이다.
그러나 아직도 발굴하여 가르쳐야 할 인물은 매우 많다. 근대의 인물만 살펴보더라도 문학가 이상정, 김용준, 이상오를 비롯하여 서화의 서병오, 허기석, 박기돈, 양화가 서동진, 이쾌대, 김호룡, 음악가 권태호, 김문보, 영화인 이규환, 윤용규, 학계의 이상백, 김성칠, 김석형 등이 그들이다.
이들 근대 문화인들에 대한 교육은 우리 지역에서 미래를 꿈꾸는 학생들에게 꼭 필요한 과업이라 아니할 수 없다. 또한 신암동 선열공원에는 총 1만여 평의 규모에 우리 지방 출신 독립운동가 46분이 안장되어 있다. 이 분들의 공적을 찾아내어 더욱 깊이 교육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