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의 수명은 80년이야!
세상을 막 지어놓고 하느님은 생명을 가진 모든 것들에 대한
수명을 정하려고 곰곰이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 때 이 소식을 듣고 당나귀가 헐레벌떡 달려왔습니다.
하느님은 당나귀의 목덜미를 쓰다듬으며 말하였습니다.
내 너한테 30년의 수명을 주려고 한다.
네 생각은 어떠냐? 당나귀는 천부당 만부당하다는듯 펄쩍 뛰었습니다.
아이고 하느님 너무 깁니다요.
제 팔자는 아침일찍부터 밤늦게까지 허리가 휘어지도록 일을해야 합니다.
이 노역에서 벗어나는 길은 죽음뿐입니다.
제발 좀 줄여 주십시오!
네 말도 옳구나!
그래서 하느님은 당나귀의 수명을 18년으로 하였습니다.
다음에는 개가 왔습니다.
하느님이 물었습니다.
당나귀는 30년이 길다고 펄쩍 뛰는 데 너는 어떠냐?
저야 말로 하느님께서 주시는대로 받겠습니다만
제 사정도 좀 들어 주십시오.
전 뛰어 다녀야 하는 팔자를 타고 낳지 않았습니까?
그러나 늙으면 뛸 수가 없습니다.
사람들의 구박을 면키어렵지요.
이점을 생각해 주셨으면 합니다.
알았다.
그럼 12년으로 낮춰 주마!
조금 지나자 원숭이가 나타났습니다.
넌 언제 봐도 놀고있으니 수명을 좀 넉넉히 주어도 되겠구나?
아닙니다요.
하느님! 하느님께서는 다 아시지 않습니까?
저는 사람들을 웃겨야 합니다.
그러나 제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일이지요.
속으로 우는 일이 얼마나 많은데요.
30년을 그렇게 산다는 것은 너무나도 잔인한 일입니다.
그래 알았다.
그럼 너는 10년으로 하지!
마지막으로 사람이 왔습니다.
모두들 공평히 30년으로 정해 두었다.
사람인 너희 수명으로는 적당하지?
아닙니다. 하느님!
왜? 너희도 줄여 달란 말이냐?
그러자 사람의 얼굴빛은 흑색으로 변하였습니다.
정반대입니다.
저희에게 수명 30년이란 너무 짧습니다.
하느님은 빙그레 웃으시며 사람한테 물었습니다.
얼마나 더 달라는 말이냐?
많을수록 좋지요!
과일나무를 심으면 과일을 따야 하고
자식을 낳으면 시집장가도 보내야 하고.
알았다 알았어! 당나귀가 반납한 12년을 너희한테 주지.
그런데도 사람은 불만이 가득한 표정이었습니다.
그래도 부족한 모양이지?
그렇습니다. 하느님!
그렇다면 개가 반납한 18년도 주마.
조금 더 주실 수는 없습니까? 하느님!
원 욕심도 이제 남은 것이라곤 원숭이의 수명에서 떼어낸 20년 뿐이다.
이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자그마치 너희 인간의 수명은 80년이야!
이렇게모아진 80년이어서
사람의 수명 중 첫 30년은 금방 지나갑니다. 원래의 몫이니까요.
그 뒤의 12년은 당나귀의 것이기 때문에 무거운 짐을 지고 살아갑니다.
그 다음 18년은 개의 것이어서 마냥 뛰어다녀야 하고
때로는 구석에 웅크리고 앉아 지내는 처지입니다.
그 다음 20년은 원숭이의 것이 아닙니까?
이 때부터는 머리가 둔해져 바보짓을 저지르고
웃음거리 생을 마감할 수 밖에요!
¶ 개구쟁이들의 하느님
어느 시골 본당의 사제관에는 터가 넓어
여러 가지 과실수를 심어 놓았는데,
이른 가을철만 되면 채 익지도 않은 감, 사과들을
몰래 따먹으러 오는 동네 개구쟁이들 때문에
본당신부가 크게 골치를 앓았다.
24시간 내내 지킬 수도 없고 그렇다고 채 익지도 않은 것을
그냥 따먹게 내버려둘 수도 없고 해서,
그 개구쟁이들의 양심에 호소하기로 마음을 먹은 본당신부가
하루는 다음과 같은 팻말을 만들어 꽂아 놓았다.
“하느님께서 모든 것을 다 보고 계십니다!”
그리고는 그 다음날 본당신부가‘이젠 별일 없겠지!’하고
그곳에 가보았더니 과일은 과일대로 없어졌을 뿐 아니라,
그 팻말 밑에 다음과 같은 글이 추가되어 있는 것을 발견 했다.
“그러나 그 분은 절대로 비밀을 지켜주십니다!”
¶ 대단히 친절한 고해신부
마리아 씨가 순교자 성지에 순례 가서 고해성사를 보고,
본당에 돌아와 친구들에게
대단히 친절한 고해신부를 찾았노라고 자랑했다.
"고해성사 중에 그 신부님은 아주 친절하셨어요.
궁시렁거리지도 않으셨구요.
뭘 캐물으려 하지도 않으셨어요.
노래로 하는 기도소리에 신부님이 주시는 보속이 뭔지 잘 들을 수가 없었다구요.
그래서 제가 알아서 혼자 '주님의 기도' 한 번을 바쳤어요.
이 다음에도 그 성지로 가서 성사를 봐야겠어요!"
친구들이 호기심에 찬 얼굴로 마리아 씨에게 물었다.
"그 고해신부님 성함이 어떻게 되신대요?
우리도 한번 찾아가고 싶은데요!"
그랬더니 마리아 씨의 대답이 이러했다.
"부 신부님이라고 알고 있어요.
제가 자세히 봐뒀지요.
고해소 문패에
'고해신부 : 부재중'이라고 돼 있었거든요!"
첫댓글
성당 유머라...
세잎크로버 님
하나님께서 태초에 유머란 지혜를 주셨군요 ㅎ
감사합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도드립니다.
ㅎㅎㅎ 웃고 갑니다~
앤돌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