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나는 당신들을 존경하여 감히 가볍게 보거나 오만하지 않으니 당신들은 모두 보살도를 닦아 부처가 되리라. <법화경>
<법화경>에 나오는 상불경보살은 재가자나 출가자를 가리지 않고 만날 때마다 절을 하며
‘나는 당신들을 존경하여 감히 가볍게 보거나 오만하지 않으니, 당신들은 모두 보살의 도를 닦아 마땅히 부처가 되리라’고 하였다.
이 말을 듣고 어떤 사람들은 욕하고 꾸짖거나 또는 때리고 돌을 던지는 일까지 있었어도
그는 조금도 굴하지 않고 늘 이와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고 한다.
대개 남을 멸시하거나 무시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인격이 결여된 데서 오는 경향이 많다.
반대로 인격과 덕성이 갖춰진 사람들은 아무리 하찮은 사람을 대할 때라도 자신의 인격과 덕성으로 대한다.
조선을 개국한 이태조는 무학대사를 왕사로 모시고 자주 만났다.
하루는 집현전에서 만나 이태조가 무학대사를 보고 ‘무학대사의 얼굴은 마치 돼지같소’하고, 무학대사의 반응을 살폈다.
그러나 무학대사는 태연히 태조를 바라보며 ‘왕의 얼굴은 부처같이 생겼소’하자, 태조는 뜻밖의 대답에 놀라며 ‘나는 돼지라 했는데, 대사는 어째서 부처로 보시오’하고 반문했다.
그 때 무학대사는 ‘돼지의 눈에는 모든 것이 돼지로 보이지만, 부처의 눈에는 모든 것이 부처로 보이지요’라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누군가를 대하거나 또는 사물을 바라보는 척도는
다른 어떤 것이 아니라 바로 그 사람의 인품 내지 인격이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