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03/05/10 철도여행기166 간현6(그냥 졸지에 가보다) |
이번에 가게 된 곳은 간현입니다. 토요일 퇴근하기 전까지 갈 줄은 전혀 몰랐지요. 조폭토끼님의 갑작스런 전화입니다. #1233 열차로 양평까지 갔다가 #1222 열차로 되돌아 올 수 있는지를 물어보시더군요. 그래서 가능하다고 말씀을 드리면서 이왕이면 양평보다 멀리 가시는 것은 어떨지 한 번 물어 보았답니다. 덕분에 조폭토끼님은 양평을 갈지 간현을 갈지 고민의 시간을 가지게 되었답니다. 결국 퇴근 전 간현에 가는 것으로 결정이 되었답니다.(저의 꼬임에 넘어간 것일까요?) 그리고 저도 한 번 가볼까요? 물론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고 가는 것도 좋지만 아무 준비 없이 갑작스럽게 가는 것도 정말 재미있지요.(앞으로 일어날 일을 전혀 모르기 때문에 그 자체의 재미......) 저도 왜 이렇게 하는지 모르겠지만 저도 갑자기 가고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요즈음은 계획 없이 갑작스럽고도 짧은 여행을 좋아한답니다. 그리고 스템프 까페 주인장님인 꼬마열차님도 갑작스러운 여행을 하신다고 들었습니다. 진주에서 신기찍고 동해까지. 꽤 먼 거리죠? 경전선, 동해남부선, 중앙선, 영동선 대단하다는 말밖에 할 말이 없습니다. 회사는 16:00에 마치지만 전무님께 양해를 구하고 15:15분쯤 회사를 나왔습니다. 57번 버스를 타고 청량리역으로 간 후 조폭토끼님에게 통화를 하니 한창 오시는 중이군요. 대합실에서 #1223열차를 타기 위해 많은 손님들이 줄을 서 있답니다. 통근형 통일호 매표 창구도 마찬가지고요. 조폭토끼님 기다리다가는 앉아 가지도 못할 것 같아서 미리 2장을 구입했답니다. 표를 구입하고 16:00쯤 만났는데 멀리서 보아도 조폭토끼님을 한 번에 알 수 있습니다.(길게 땋은 머리에 헉헉 뛰어오시는 모습!......) 개표 후 16:15분 청량리역을 출발하여 제천역으로 가는 #1223열차에 올랐습니다. 열차 아무 빈자리에 앉을 법한데 4호차의 좌석을 찾으시는군요. 4호차에 앉으면 대부분의 역사 바로 앞에 정차 때문에 역 구경을 하는데 수월하다는 조폭토끼님의 경험에서 나온 이야기랍니다. 열차의 출발을 기다리는 동안 계속 손님들이 탑승하여 이제 빈 좌석은 없습니다. 자리에 편안히 앉아 밖을 바라보기도 하고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저는 간현에 3번 or 4번 정도 간 것 같은데 갈 때마다 느낌이 다른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어떤 느낌일지. 조폭토끼님은 얼마 전 스템프를 찍으러 간현에 갔다가 원주에서 저를 만나 조폭토끼님은 동해까지 저는 정동진까지 갔다가 #526열차를 되돌아 왔던 기억이 납니다.(그 때도 제가 같이 있었죠) 조폭토끼님의 간현에 대한 기억은 어두컴컴할 때 혼자 도착해서 그런지 좋은 기억은 아닌 것 같습니다. 망우를 지나면서 드디어 만원열차가 되는군요. 도농을 지나 덕소까지 힘차게 달리고 결혼 전 사진찍기에 좋은 능내의 전원풍경과 양수의 두물머리를 구경하고 이제 양평역입니다. #1222를 타고 되돌아가려면 이 곳에서 내려야 하지만 간현까지 가기로 했기에...... 양평역을 지나 원덕역에서 #1222열차와 교차운행을 한 후 재호와의 기억이 있는 용문역에 도착합니다. 이제 사람들이 많이 내리고(양평에서 대부분의 손님이 내렸죠) 빈자리가 제법 보입니다. 그래서 의자를 돌리고 편하게 앉기 시작하는 손님들도 보이고...... 한결 여유를 찾은 것 같습니다. 지평을 지나면서 이제 서울을 벗어 낫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납니다. 푸른색의 산과 넓은 들판, 물이 졸졸 흐르는 냇가, 인심 좋아 보이는 사람들(그 중에 저희에게 손을 흔들어 주시는 분도 보이고)....... 도심에서 볼 수 없는 풍경과 이런 여유를 즐기는 것을 좋아해서 그런지 요즈음 따라 자주 갑작스런 여행을 하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시간을 보내니 판대를 지나 절경이 펼쳐집니다. 터널을 지나면서 간현유원지가 보이는군요. 내려서 즐겁게 구경을 해야지요. 도착해서 저희 외에도 생각보다 많은 손님이 내렸습니다. 다시 돌아갈 열차는 간현역을 19:32분 출발하는 #528 무궁화호니까 대략 1시간 정도 남아 있는데 이 시간 동안 다 둘러보아야 합니다.(그 이후에는 간현역에 정차하는 열차가 없답니다, 버스를 이용하여 원주역에 가서 열차를 타야 합니다.) 잠깐 아담한 역을 구경하고 간현 유원지 안으로 들어갑니다. 역을 구경하면서 표를 구입했는데 저나 조폭토끼님은 철도회원이기 때문에 둘 다 마일리지를 올리고 철도회원 할인을 받고, 좌석을 붙이는 방법을 하기 위해 좌석을 지정해서 예약하고 표를 발권 했습니다.(생각보다 복잡하더군요, 청량리매표소님한테 부탁했으면 잘 했을 것 같아요......) 원주 시민이 아니라서 일반 두 명으로 3,200원(1인당 1,600원)입니다.(조금만 더 있으면 입장료 받지 않을 것 같기도 한데......) 1시간 구경하는 것치고는 비싼 편이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와서 그냥 돌아간다는 것은 의미가 없을 것 같군요. 넓은 주차장을 따라 들어가면 자동차 전용 극장이 보이고 그 옆으로 줄지어 가게와 함께 미니 축구장이 보이는데 양 팀이 열심히 경기 중입니다. 가게에는 몇몇 연인들이 섬강의 바람을 맞으며 식사하는 중이고, 유선형의 간현교를 건너면서 아래로 보이는 섬강이 멋있군요.(물도 깨끗해 보이고요) 사실 군부대가 있는 곳으로 가고 싶으나 출입금지.......(군부대쪽은 더 깨끗하고 좋을 것 같은 생각에......) 벌써 텐트를 치고 낚시를 하시는 분도 보이고...... 앞으로 소금산 올라가는 길도 보이고 더 나아가면 또 다른 다리를 시공 중인 모습이 보이고 이제 앞으로 나아가면 대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MT행사를 가지는 듯 모여서 재미있는 놀이를 하거나 저녁 준비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곳은 약간은 소란스럽군요. 심지어 정신이 없기까지 합니다.) 계속 가볼까요? 더 앞으로 가면 암벽 등반가를 위한 간단한 암벽이 마련되어 있으며(예전에 이 곳에서 등반훈련을 하면서 얼차려를 받는 등반대원들을 보았답니다.) 다리를 건너면 또 숙박업소와 함께 많은 학생들이 보입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면 소금강교를 건너며 소금산으로 올라가는 코스와 함께 가장 멋진 절경이 펼쳐지죠. 이 곳은 예전에도 그렇고 지금도 조용하기만 합니다.(약간의 거리의 차이일 뿐인데 너무나도 다르군요.) 다리에서 지나가는 열차를 구경하기도 하고(운 좋게 #782열차를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 화물열차도 보이고......) 거의 열차로 스쳐 지나가면서 내려다보았던 풍경을 아래에서 직접 절경을 바라보니 그 느낌이 너무 좋습니다. 이제 되돌아?가야 할 시간이군요. 다시 천천히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생각을 해봅니다. 돌아오는 길에도 어김없이 벌레와 꽃가루가 약간은 방해를 하지만 그래도 좋기만 하답니다. 그 외에 노을과 깨끗한 화장실...... 다음에 다시 오면 잊어 버리지 않을까 걱정을 하며...... 졸졸 흐르는 시원한 물과 바람, 암벽과 멋진 산등의 모습을 기억하며...... 다시 간현역입니다. 먼 거리는 아니지만 의외로 힘들군요. 잠깐의 기다림의 시간을 가진 후 #528열차에 오르니 량열소 정광호 여객전무님과 윤원중 차장님이 보이는군요. 많이 뵈었던 분들이라 간단히 인사를 하고...... 열차에 앉아 다시 잠깐동안 몸을 담았던 간현유원지를 바라보고...... 이제 날도 제법 어두워지고...... 조폭토끼님의 소원이 몇 가지 있었는데 처음에는 팔당역에서 내려보고(지난번 정동진에서 #526을 타고 오면서), 스위치백 뒤에서 살펴보기(역시 #526을 타고 오면서), 열차 내에서 커피 마시기(오늘), 그 다음에는 무엇이었더라? 아무튼 조폭토끼님의 오늘의 소원을 이루어드리고 싶은 생각에-난 바람돌이는 아니지만......(열차 안에서 따뜻한 커피를 드시고 싶다고 하시더군요) 운이 좋게도 여객전무님이 커피를 주셔서 조폭토끼님과 맛있게 먹었답니다.(정말 따뜻하고 맛있는 커피 그 자체죠) 커피를 마시면서 야경을 바라보며 잠깐 동안 이야기를 하니 청량리역에 도착하고 오늘의 잠깐이지만 짧은 기차여행을 마치게 됩니다. * 참고 홈페이지 간현역 홈페이지(http://ganhst.ca.to/)-버스시간이 잘 나와 있으니 꼭 살펴보세요. 간현유원지 홈페이지(http://www.ganhyun.co.kr/)-숙박업소 및 간혀유원지 전체 지도가 나와 있으니 살펴보시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