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 나라의 월드 클래스(시49:1-15)
2020.12.27 송년주일, 김상수목사(안흥교회)
오늘은 2020년의 마지막 주일이다. 어떤 형태의 마지막이든 마지막이라는 말은 그 뉘앙스 자체가 왠지 모르게 삶에 숙연함을 주고, 인생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든다. 코로나로 인해 혼돈이 계속되고 있는 오늘 송년주일에 하나님께서 감동으로 주신 말씀은 시편 49편 말씀이다. 먼저 1-4절을 읽어 보자.
“1 [고라 자손의 시, 인도자를 따라 부르는 노래] 뭇 백성들아 이를 들으라 세상의 거민들아 모두 귀를 기울이라 2 귀천 빈부를 막론하고 다 들을지어다 3 내 입은 지혜를 말하겠고 내 마음은 명철을 작은 소리로 읊조리리로다 4 내가 비유에 내 귀를 기울이고 수금으로 나의 오묘한 말을 풀리로다”(시49:1-4)
이 시(詩)의 소제목에서 볼 수 있듯이, 시편 49편은 “고라 자손의 시”이다. 이 시의 서두에 보면 고라자손은 세상 모든 사람들에게 지혜를 말하고 오묘한 말을 풀겠다고 했다(1-4절). 고라 자손이 들려주고자 했던 오묘한 지혜의 말씀이 이 시간에 우리들에게 주시는 주님의 마음이라고 확신한다.
주님께서 고라 자손의 시를 통해서 송년주일 이 시간에 우리에게 말씀하시는 첫 번째는 세상 것을 의지하지 말라는 것이다. 다같이 6-8절 말씀을 보자.
“6 자기의 재물을 의지하고 부유함을 자랑하는 자는 7 아무도 자기의 형제를 구원하지 못하며 그를 위한 속전을 하나님께 바치지도 못할 것은 8 그들의 생명을 속량하는 값이 너무 엄청나서 영원히 마련하지 못할 것임이니라”(시49:6-8)
이 말씀을 보면 아무리 재물을 의지하고, 부요함을 자랑하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그것으로 형제의 생명을 위한 속전을 대신할 수 없다고 했다. 왜냐하면 사람의 생명은 값은 너무 엄청나서 세상의 재물로 환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생명의 가치는 세상의 재물을 다 모은 것보다도 더욱 귀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돈이면 다 되는 것으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자신이 가진 것들이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심지어 땅에 자기 이름을 붙여 부르기도 한다(“김종필 농장”, “oo의 땅” 등). 11절 말씀이 바로 이런 모습들을 지적하고 있다.
“그들의 속 생각에 그들의 집은 영원히 있고 그들의 거처는 대대에 이르리라 하여 그들의 토지를 자기 이름으로 부르도다”(시49:11)
그러나 이 세상에 영원한 자기 것은 없다. 지혜 있는 자도 죽고 어리석고 무지한 사람도 결국 다 죽는다. 아무리 많은 재물을 모았어도 그것을 남겨두고 떠난다. 그 재물을 누가 가져갈지도 모른다(10절). 그래서 성경은 말씀하시기를 사람은 존귀하지만 장구하지 못하고, 멸망하는 짐승 같다고 했다(12-13절).
“10 그러나 그는 지혜 있는 자도 죽고 어리석고 무지한 자도 함께 망하며 그들의 재물은 남에게 남겨 두고 떠나는 것을 보게 되리로다 ……. 12 사람은 존귀하나 장구하지 못함이여 멸망하는 짐승 같도다 13 이것이 바로 어리석은 자들의 길이며 그들의 말을 기뻐하는 자들의 종말이로다”(시 49:10-13)
“돈 벌면 행복할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행복 팔아서 돈 버는 것이었네”라는 말이 있다. 맞는 말이다. 돈을 위해 가족들과 행복한 시간도 변변히 보내지 못하고, 쉬지도 못하고 심지어 예배까지 빠지면서 일했는데, 나중에 보니까 그것이 ‘행복 팔아서 돈 버는 일이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얼마나 인생이 허무하겠는가? 그러므로 재물을 의지하지 말고, 세상 것들을 움켜쥐는 것을 인생의 목적과 목표로 삼지말자. 제발 이제부터는 행복 팔아서 돈 버는 어리석은 행동은 그만하자.
그러면 우리들이 인생의 목적과 목표를 삼고, 남은 인생을 올인(all-in) 할 만한 진짜 가치 있고 영원한 실체는 무엇일까? 그것이 바로 영원하신 하나님이다. 이것이 바로 이 시간에 하나님께서 고라자손을 통해서 오늘 우리들에게 두 번째로 강조하시는 것이다.
시편 49편 15절 말씀을 다함께 읽어보자.
“그러나 하나님은 나를 영접하시리니 이러므로 내 영혼을 스올의 권세에서 건져내시리로다”(시49:15)
이 말씀처럼 하나님은 우리를 영접하시고, 우리의 영혼을 스올의 권세에서 건지내시는 분이시다. “스올의 권세에서” 건져내신다는 말씀은 쉽게 말하면 죽음의 권세에서 건져내신다는 뜻이다. 이렇게 건져내기 위해서 내어 주신 유일한 길이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주님을 위한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주님의 복음을 전하고 주님의 영광을 위한 일이 내가 존재하는 이유와 목적과 방향이 되어야 한다. 이것이 진짜 지혜로운 사람의 길이다.
타이타닉(Titanic)이라는 영화에 보면 배가 침몰하기 직전에 찬송을 연주하는 악단이 나온다. 그들이 연주했던 곡은 “내주를 가까이 하게함은”이다. 그 악단의 리더인 “윌러스 하틀리”는 선교를 위해 그 배에 탔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얼마 전에 하틀리가 연주했던 바이올린이 경매로 나왔는데, 무려 15억 원에 팔렸다고 한다. 하틀리는 바이올린이 넣은 가죽가방을 허리에 묶은 채로 침몰 1주일 후에 발견되었다. 영화 속에 장면에 보면 그는 몇 분 후면 죽게 될 것을 알면서도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찬송을 연주했다. 이러한 모습이 주님이 우리에게 기대하는 경건한 모습이 아닐까? 그는 연주 후에 이렇게 말했다.
“여러분 오늘 연주는 평생 못 잊을 겁니다!”
얼마 전에 지난 한 해 동안 가장 멋진 골을 넣은 선수에게 주어지는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수여하는 푸스카스상(Puskás Award)을 손흥민 선수가 수상했다. 손흥민 선수는 기독교인 체육인 중의 한 사람이다. 손흥민 선수는지난해 12월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6라운드 번리와의 경기에서 70여m를 단독질주하면서 상대 수비수 6명을 따돌리고 골을 넣었다. 현지 중계진들은 손흥민 선수를 월드 클래스라고 치켜세우며 환호했다. 그런데 골도 골이지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달리는 손흥민 선수의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을 받았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난 한 해 동안 나에게 주어진 인생이라는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다했는가? 우리는 내게 맡겨진 사명을 최선을 다해 연주하고 있는가? 혹시 각종 핑계로 주님을 기쁘시게 하는 일에 소홀하지는 않았는가? 일찍이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이 이런 말을 한바가 있다.
“변명 중에서도 가장 어리석고 못난 변명은 ‘시간이 없어서’라고 말하는 것이다”
우리들도 작은 일에서부터 충성을 다한다면 얼마든지 하나님 나라의 월드 클래스가 될 수 있다. 비록 인생의 경기장에서 골을 넣지 못하고, 때로는 헛발질을 한다 하더라도 우리들이 주님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그 마음으로도 주님을 기뻐하신다. 주님이 인정하는 월드 클래스는 점수가 아니라, 중심(中心)이다.
학교에서 한 학기의 전체 성적은 중간고사 기말고사를 모두 합한 총점을 기준으로 한다. 중간고사를 좀 못 봤으면, 기말고사를 잘 보면 전체 총점에서는 어느 정도 괜찮은 성적을 낼 수 있다. 우리들의 인생도 마찬가지다. 만약 지금까지 헛발질도 하고, 자살골도 넣으면서 살아왔다면, 지금부터라도 최선을 다하면 된다. 인생 경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러한 믿음의 월드 클래스의 삶을 살았던 사람이 바로 사도 바울이다. 그는 인생의 전반전에는 성도들을 핍박하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후반전은 이방인을 위한 선교사로서 믿음의 월드 클래스의 길을 걸었다. 우리도 이렇게 될 수 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그리고 이 글을 읽는 지역 주민 여러분들이여, 그러므로 오늘 주신 시편 49편의 말씀처럼, 세상의 것들에 너무 집착하지 말자. 그 대신 우리를 영원한 죽음의 권세에서 건져 주내시고, 영접해 주시고, 은총을 베푸시는 하나님을 위해 힘 있게 달려가자. 그래서 하나님 나라의 월드 클래스가 되자(예배의 월드 클래스, 기도의 월드 클래스, 묵상의 월드 클래스, 순종의 월드 클래스, 영혼구원의 월드 클래스, 섬김의 월드 클래스……. 등). 이것이 2020년 마지막 주일에 주님이 우리들에게 주시는 말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