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206. 양계장 계란
계란은 일상에서 뗄레야 뗄 수 없는 식품이다.
계란말이도 좋고 부드러운 계란찜도 좋고 북어국에 깨어 넣어도 구수하다.
김밥에도 넣고, 골프 나갈 때 삶은 계란을 싸 가지고 그늘막에서 나눠 먹어도 좋다.
나는 이 곳에서 꽤 오래 살면서도 계란을 늘 슈퍼마켓이나 마트에서 사다 먹었다.
그런데 골프장에서 만나는 데레사의 계란은 언제나 난황이 유독 노랗고 맛도 훨씬 고소하다.
어디서 사느냐고 여러 번 묻다가 드디어 그 곳을 알아냈다. 우리 집에서 차로 약 15분 거리에 큰 양계장이 있단다.
한산한 시골 길로 한참을 가다 보면 벌판에 수탉들이 정렬해 있고 반대쪽 큰 건물엔 계란 하적장이 있다. 그 건물 옆 쪽으로 암탉들이 갇혀있다.
양계장이라고 한다. 위에서 알을 낳으면 아래에서 걷워 들이는지 자세히는 알 수 없다.
다만 언제나 계란이 엄청 쌓여 있고 그걸 실어나르는 차가 보인다.
첫날은 오후 4시 15분에 그곳에 갔다. 계란 선별 작업을 하는지 사람들이 바쁘게 움직인다.
다가가서 누군가에게 계란을 사러 왔다고 말하니 테이블 앞에 앉은 아가씨에게 가 보라고 한다.
그 아가씨는 내일 다시 오라고 한다. 오후 4시가 넘으면 마감이 되어서 안 판다는 것이다.
선듯 이해 할 순 없지만 할 수없이 내일 오겠다고 말한 뒤 돌아왔다.
다음 날 3시 15분쯤에 갔다. 약속을 했으니 맘을 탁 놓고 다가가서 계란 한 판을 사겠다고 말했다.
그 여자 대답이 가관이다. 15분 후에 판다고 한다.
4시 전에 왔지 않느냐고 따지니 지금은 브레이크 타임이란다.
손님을 기다리게 하면서 브레이크 타임이라니! 슬그머니 부아가 나지만 할 수없이 차에 앉아 15분을 더 기다린다.
계란은 크기별로 가격이 다르다. 점보라지, X라지...., 나는 보통 Large size로 한 판을 사려는데 아차,이 번엔 계란을 담을 판이 문제이다.
판을 안 가져온 우린 계란을 살 수가 없다. 그 쪽에선 빈 봉지 한 장도 주지 않기 때문이다.
차 속을 뒤져 겨우 헌 비닐봉지 하나를 찾아내어 조심스레 차곡차곡 담았다.
한 판에 131페소. 그 돈을 적어준 종이를 들고 페이 창구에 가서 지불한다. 계란 껍질이 도돌도돌하고 겉보기에도 싱싱하다.
처음이라 그렇게 시행착오를 했지만 이제 우리는 차 속에 빈 계란판을 항상 넣고 다닌다.
그리고 난황이 아주 노랗고 고소한, 싱싱한 계란을 살 수 있다.
첫댓글 .......................................
우리 인간들 …..
달갈 도둑질 참 오래 했네유….
뱀, 공룡, 새, ….여우들과 함께 …
별곳이 다있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