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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최후의 심판’
교황 바오로 3세(1534-1549)가 교황이 되자 교회를 개혁하고 교리를 간략화하는 반종교개혁을 시행했다. (종교 개혁에 대항하기 위해 카톨릭의 개혁 운동이 일어났다.) 반종교개혁 운동의 하나로 시스티나 성당의 제단 뒤쪽 벽에 벽화를 그리기로 했다. 그림의 주제는 ‘최후의 심판’이었다. 책임자로 미켈란젤로를 지명했다.
일부 학자들은 ‘최후의 심판’으로 선택한 것은 늙어가는 화가 미켈란젤로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부분이라고 했다. 미켈란젤로는 피부를 박리 당하는 형을 받은 성 바르톨로메오가 들고 있는 피부 가죽에 자신의 초상화를 그려 넣었다. 이로서 시스티나 성당에는 미켈란젤로가 천지창조에서 최후의 심판까지 방대한 역사를 깔끔하게 표현했다고 말한다.
미켈란젤로는 1536년부터 1541년까지 쉬지 않고 작업에 메달렸다. 이때는 60대의 노년이었다. 비계에서 떨어져서 중상을 입기도 하고, 시력이 점점 약해지는 신체적 노쇠화도 겪었다.
최후의 심판은 동일한 주제를 다룬 기존 회화의 전통을 느슨하게 따른다. 그림의 전체는 하나의 거대한 비극이다. 하느님을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은 구원받기 위해서 몸부림치고 있다.
390명이 넘는 인물로 채워져 있는 그림에는 성인과 천사, 세속인을 구별하기 어렵다. 중앙에 위치한 예수는 후광이 밝게 빛나는 자리에 엉거주춤 앉아 있다. 바로 옆에 성모가 다소곳이 앉아 있다. 맨 아래 쪽에는 천사들이 구원받은 자들을 무덤에서 천국으로 끌어 올리고 있다. 그 옆의 오른쪽에는 지옥의 강 스틸스를 건너주는 배사공 카론이 벌받은 자들은 지옥으로 떨어트리고 있다. 그들을 기다리는 미노스는 당나귀 귀를 하고 뱀으로 몸을 칭칭 감고 있다. 그 외에도 그림에는 대천사 가브리엘, 니오베, 세례 요한, 성 안드류, 성 로렌초, 사도 요한, 성 베드로, 디스마, 성 블레즈, 성 카테린, 성 세바스티아노, 키레네의 시몬, 대천사 미카엘, 교황 클레메스 7세가 있다. 대체로 초기 교회의 순교자들이다. 이 작품은 1545년 트렌트 공의회에서 이교적이라는 결정을 따라 알몸으로 된 여러 인물에게 최소한으로 옷을 입히는 수정을 했다. 이 그림을 비난한 목소리에는 시스티나 성당의 벽화를 두고 ‘성당에 어울리는 그림이 아니고 목욕탕에나 어울린다.’라고 했다.
미켈란젤로는 최후의 심판에서 하느님을 왕좌에 오른 모습이 아니라 근육질의 행동하는 젊은 남성으로 표현했다. 하느님의 주위에는 벌거벗은 인간들을 그렸다. 반종교개혁자들은 미켈란젤로가 도덕적 경계를 넘어섰다고 비난했다. 일부 미술사학자들은 최후의 심판에 대한 비판적 목소리는 심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시스티나 성당의 벽화를 일반에게 공개했을 때 1541년 만설절 전야에 몰려든 사람들은 비교적 호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트리엔트 공의회 후에 메디치 가 출신의 교항 피우스 4세는 누드화의 성기 부분을 성기 부분을 덧칠하여 허리 감개를 그려 넣었다. 그러나 20세기에 와서 교황 요한 바오르 2세는 이 작품을 본래대로 복원할 것을 허락했다.
이 작품의 양식은 시스티나 성당의 천정화보다 더 냉혹하고 거친 분위기를 자아냈다. 보는 이의 마음에는 한결 복잡한 심리 변화를 일어나게 한다.
그리스도는 성인들에게 둘러싸여 있다. 양쪽 옆에는 베드로와 요한이 가장 두드러진다. 그리스도 바로 아래에는 초기 교회의 순교자들이 그려져 있다. 성 라오렌시오의 왼쪽 팔은 담근질하는 석쇠로 꿰어져 있다. 성 바르톨로메오는 벗겨진 지산의 피부를 들고 있다. 성인들의 그림 위에는 미켈란젤로의 자화상이라고 주장하는 얼굴과 많은 사람들이 그려져 있다. 이것은 죽음이 가까운 노년의 미켈란젤로가 점점 자신의 죄악을 두려워 했다는 기록을 뒷받침한다. 그는 영혼의 거듭남과 구원을 추구했다고 설명했다
이 그림에는 신화의 신들과 신약성서의 구세주인 예수가 합쳐진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지옥은 고대 신화의 지하세계를 연상시키도록 그렸다. 스틸스 강에서 천국으로 안내하는 뱃사공인 카론이 죄인을 배에서 밀어내어 영원히 저주의 나락으로 떨어트린다.
교황의 의전담당관인 비아조 다 제레네는 그림이 완성되기도 전에 천지창조를 비난했다. 미켈란젤로는 비아조에게 보복하는 방법으로 그림에 그를 그려 넣었다. 미노스는 크레타의 신화 속의 왕이다. 크레타의 신들과 사이가 좋지 않았고, 그의 왕비는 황소와 사랑에 빠졌다. 미노스의 얼굴을 비아즈로 그렸다. 또 비아조의 성기를 뱀에게 물리는 모습으로 그렸다.
당대의 사람들에게 고집불통으로, 거센 성격을 가진 사람이라는 말을 듣던 미켈란젤로는 1564년에 84세의 나이로 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