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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면도 송림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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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고 푼 풍경들 스크랩 꽃, 삶을 향기로 채우다 / 한국의 美_꽃
望雲樓 추천 0 조회 109 17.03.05 19:27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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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봄에 백부께 부쳐 올리다 / 이색


풀빛은 푸르고 버들 빛은 누런 색으로 물들고
봄 구경에 연일 마음은 미칠 듯하네.
제발 꽃을 활짝 다 피우지는 말기를
꽃이 피려 할 그때가 가장 흥이 나네.

 

 

 

꽃, 삶을 향기로 채우다

 

한국의 美_꽃

 

 

사계절이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이른 봄부터 초겨울까지 다양한 꽃이 산천에 만발합니다.
그래서인지 여느 민족 못지않게 꽃을 사랑했고, 다양하고 풍부한 꽃 문화가 형성됐습니다.
그림이며 문학 작품을 통해 꽃을 이야기했고, 기와나 창살에 꽃으로 문양을 넣어 감상했으며, 때로는 음식 재료로, 때로는 복을 기원하고 액을 막기 위한 방편으로 꽃을 이용하기도 했습니다.


<GOLD&WISE>는 자연의 싱그러움이 가득한 봄의 길목 3월을 맞아 우리 민족의 정신적 자양분 역할은 물론 생활 가까이서 삶의 격을 높여준 꽃의 멋스러운 자태를 감상해보겠습니다.
봄꽃 향기처럼 미소가 가득한 봄날 맞으십시오.


에디터 조민진

포토그래퍼 김재이 어시스턴트 이선우 플로리스트 이숙진(숙진 플라워, 02-543-3970)

 

 

한국의 美_꽃

 

복사꽃, 장미축제를 기다리며

 

불가(佛家)에서 부처님에게 올리는 공양(供養) 6가지 중 하나는 꽃이다. 꽃을 피우기 위해 견디는 인고의 시간이 수행을 상징하는 까닭이다.

그런가 하면 옛 선비들은 매난국죽(梅蘭菊竹)의 사군자(四君子)를 가까이하고 즐겨 그렸다.

이른 봄의 추위를 무릅쓰고 가장 먼저 꽃을 피우는 매화, 깊은 산속에서 은은한 향기를 멀리까지 퍼트리는 난초, 늦가을의 첫추위를 이겨내며 꽃을 피우는 국화, 추운 겨울에도 푸른 잎을 지켜가는 대나무를 선비의 기개와 인품, 절개의 상징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또 모란은 부귀와 영화의 상징으로, 연꽃은 진흙탕 속에서도 진흙에 물들지 않고 맑은 꽃으로 피기에 순결과 깨달음의 상징으로 여겨 사랑하고 화폭에 담아 가까이 두었다.


그 밖에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산천 곳곳에는 수많은 꽃이 저마다의 자태를 뽐내며 향연을 펼친다. 그 꽃들 대부분도 이름과 꽃말을 얻고 누군가의 사랑을 받는다. 그럼에도 몇 가지 꽃과 의미를 특별히 귀히 여겨 가까이 두는 것은 비단 우리만이 아니니 저마다 민족성의 표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프랑스는 아이리스, 네덜란드는 튤립, 러시아는 해바라기, 인도는 양귀비, 오스트레일리아는 아카시아꽃을 나라꽃으로 삼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 등 굳이 정해서 나라꽃을 두지 않는 나라도 있지만, 그런 경우에도 국민 대부분이 특별히 사랑해 나라꽃으로 여겨지는 꽃과 나무는 있다.

미국과 영국의 장미, 일본의 벚꽃, 중국의 매화나 모란 등이 그렇다.


우리의 나라꽃은 무궁화다. 고대 중국의 신화 지리책인 <산해경(山海經)>에 이미 우리를 군자국이라 칭하며 ‘훈화초(薰華草), 즉 무궁화가 있어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진다’는 기록이 있다.

일찍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꽃이었던 것이다. 그런 무궁화의 꽃말은 ‘일편단심’, ‘은근’, ‘끈기’이니 사군자를 사랑한 옛 선비 정신의 근원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특히 무궁화는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라는 여느 꽃과 달리 여름부터 가을까지 3, 4개월에 걸쳐 꽃을 피운다. 천하의 중심이라 자칭하는 수천 년 아시아의 맹주 중국의 곁에서도 기어이 살아남은 우리의 질긴 힘이고 상징인 듯싶다.


2014년 한국 갤럽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이 좋아하는 꽃으로는 장미가 1위에 꼽힌다. 2위 국화(11%), 3위 코스모스(8%), 4위 안개꽃(5%), 5위 백합(4.4%), 6위 무궁화, 개나리, 튤립(공동 3.6%)과 비교하면 압도적이다. 장미는 색에 따라 그 꽃말이 다르지만 일반적으로는 정열과 사랑을 상징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 민족은 진작부터 드러나지 않는 정열이 뜨거웠다. 이름 없는 잡풀처럼 납작 엎드려 숨죽이고 있다가도, 어느 날 ‘으샤!’ 하는 바람이 불면 들불처럼 일어나 천하를 바꾸고 나라를 지켰다.
가깝게는 ‘6·10항쟁’과 ‘IMF 외환 위기 때의 금 모으기 운동’이 대표적이다. 사랑은 또 얼마나 뜨거웠나.

<춘향전>의 잉걸불 사랑이 옛사랑이었다면, 이제는 ‘꽃보다 더 귀한 나의 여인’,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라 외치니 한류가 세계를 달구는 원천인 셈이다.


이제 다시 꽃들의 향연이 펼쳐질 계절이다. 먼저는 4월의 벚꽃축제가 뭇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대부분은 그저 꽃으로 즐기지만 어떤 이는 화려하고 흐드러지게 피었다가 한 바람에 스러지는 꽃비를 보며 일본을 생각하기도 할 것이다. 그러기에 4월에는 복사꽃축제도 곳곳에서 열린다. ‘사랑의 노예’가 대표적이지만 매력, 유혹, 용서, 희망이라는 꽃말도 함께 품은 꽃이니 우리 정서와도 잘 맞는다.


식물학적으로는 장미과 벚나무속에 속하기도 한다. 이어서 5월이면 전국 곳곳에서 장미축제가 열린다.
그 뜨거운 꽃잎에 취해 삶에 시들해진 열정의 불씨를 달구는 것도 괜찮음 직하다.


‘용서’, ‘희망’, ‘열정’. 지금 우리에게 절실한 단어들이기에 봄을 기다리며 더듬어봤다.


글 김정현(소설가)

포토그래퍼 김재이 플로리스트 이숙진(숙진 플라워, 02-543-3970)

 

 

 

꽃, 일상에 행복을 전하다

 

집 안 가득 꽃을 피우다


꽃은 바라보는 즐거움도 크지만 우리 선조는 꽃을 이용해 생활의 격을 한 단계 높였다. 생활 속에서 꽃을 직접 사용한 것 중 하나가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으로 활용한 것이다.

화목·부귀·다손 등 다복을 기원하는 의미가 담긴 꽃무늬를 생활 곳곳에서 볼 수 있게 해 행복을 염원한 우리 민족. 꽃과 더불어 살았던 우리 선조의 삶이 윤택할 수 있었던 까닭은 자연의 순리를 고스란히 수용할 줄 아는 여유와 낭만이 있었기 때문이리라.

 

 

 

아름다운 꽃밭을 심다


꽃과 잎을 눌러서 말린 그림을 압화(Pressed Flower, 押花)라고 하는데, 우리말로는 꽃누르미 또는 누름꽃이라고 한다. 옛 문헌에 우리 선조가 대나무잎, 은행잎 등을 창호지에 발라 자연의 정취를 느꼈다는 기록이 종종 나온다.
그를 보건대 우리나라 압화의 역사가 상당히 유구함을 알 수 있다. 햇살이나 달빛을 받으면 그 형태가 더 아름답게 드러나는 압화는 선조가 얼마나 운치 있는 생활을 했는지를 보여준다.

 

 

 

꽃 문양에 소망을 새기다


막새라고도 하는 와당은 기와지붕에서 날렵하게 뻗어 내려오는 처마 끝에 모양을 낸 부분으로 기왓장이 흘러내리는 걸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보통 와당은 얼굴 모양이나 봉황, 꽃 등 여러 문양을 새겨 장식성을 높였다.
꽃은 주로 연꽃 문양이 많았는데, 이 문양이 군자의 고고한 모습과 닮아 귀히 여긴 까닭이다.


우리 선조는 지붕에 기와 한 장 얹을 때도 문양을 새김으로써 단순히 기능적인 물건으로만 생각지 않고 심미적 대상으로까지 승화했다.

 

 

 

입안 가득 꽃향기가 퍼지다


우리 민족에게 꽃은 의식주 그 자체였다.

그중에서도 꽃으로 음식을 해 먹는 것을 화식문화(花食文化)라고 한다.


봄철에 먹는 진달래 화전이 아직 남아 있는 화식문화의 흔적이라 할 수 있다.

진달래는 물론, 개나리, 찔레꽃, 국화 등을 화전으로 만들어 계절감을 한껏 느꼈으니 참으로 낭만적이지 않을 수 없다. 그뿐 아니라 원추리꽃,치자꽃, 유채꽃, 호박꽃 등은 나물이나 국으로 만들어 먹었고, 두견주, 국화주, 개나리주, 매화주 등 꽃으로 술을 담가 마시기도 했으며, 차를 마실 때 매화나 연꽃잎을 띄워 운치를 살렸다.

 

 

에디터 조민진

포토그래퍼 김재이 어시스턴트 이선우 스타일리스트 양은숙 어시스턴트 김소혜
소품협찬 옻칠 장ㆍ함ㆍ과반(아리지안 02-543-1248, www.arijian.com),

압화 액자ㆍ압화 조명(프레스코21 02-403-5007, www.pressco21.co.kr)

 

 

 

 

GOLD&WI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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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116 MARCH 2015

www.kbsta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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