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솜다리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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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평론 이만식 한국 포스트/모더니즘 시론의 역사(김기림 도입)-김수영(자생, 온몸시론)-김준오(동일성)-이승훈(해방)-권혁웅(전도,해체)
시냇물 추천 0 조회 157 22.09.01 07:15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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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작성자 22.09.01 12:48

    첫댓글 *배척하는 대신 삼키는 주객 전도의 시학
    이수명, 「나무는 도끼를 삼켰다」

    자신을 찍으려는 도끼가 왔을 때
    나무는 도끼를 삼켰다.
    도끼로부터 도망가다가 도끼를 삼켰다.

    폭풍우 몰아치던 밤
    나무는 번개를 삼켰다.
    깊은 잠에서 깨어났을 때 더 깊이 찔리는 번개를 삼켰다.

  • 작성자 22.09.01 08:15


    *장미는 주체의 일방적 동일성을 비웃는다
    장미 한 다발  / 이수명(1965~ )

       꽃집 주인이 포장을 했을 때 장미는 폭소를 터뜨렸다. 집에 돌아와 화병에 꽂았더니 폭소는 더 커졌다. 나는 계속해서 물을 주었다. 장미의 이름을 부르며.

       장미는 몸을 뒤틀며 웃어댔다. 장미 가시가 번쩍거리며 내게 날아와 박혔다. 나는 가시들을 훔쳤다. 나는 가시들로 빛났다. 화병에 꽂힌 수십, 수백 장의 꽃잎이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나는 기다렸다. 나는 흉내 냈다. 나는 웃었다. 그리고 웃다가, 장미가 끼고 있는 침묵의 틀니를 보았다. 장미는 폭소를 터뜨렸다.

    https://m.cafe.daum.net/poemory/H5qF/1830?svc=cafeap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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