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91일이 지나고 다시 한번 우리는 그 자리에 섰다.
이동하는 차안에서도 잊고 있었는데, 발을 내딛는 순간
그 날 느꼈던 추위, 바람, 언덕, 쉬거나 걷은 이들,
그들속에서 나하고 타협하는 또 다른 나
이 모든게 한순간 내 눈앞에 펼쳐졌다.
다행히 3년전보다는 날씨가 좋았다.
그러나 바뀐코스는 나를 시험하기에
이보다 더 좋을수가...
평소에 얼굴을 보면 늘 컨디션부터 묻는 분이 계신다.
오금자리가 불편한 것을 벗어나
런할 때 계속 신경을 쓰게되고
그렇다고 크게 아프지 않는 그 상황이 열흘째 반복되어
여수대회를 어떻게 해야할지 고민하는데,
컨디션 묻는 분이 팁을 주신다.
동마대비 체크한다 생각하고 오늘은 기록, 순위보다는
장거리 훈련한다 생각하고 km를 지날때마다
몸의 반응을 살피라고 그러면 좀 더 쉽게 갈수있다고
만약 가다가 아니다 싶으면 과감하게 접으라고
목표가 여수가 아니고 동마라면
더 이상 부상으로 이어지면 안된다고
그러면서 목표는 세워놓고 가야된다면서
330으로 해보라 하신다.
그리고 언덕이 많은 코스니 페이스에 중점을 두지 말고
10km, 하프, 32km, 35km 통과시간을 머릿속에 두고
그 시간을 지키라고 하신다.
그 동안 언덕 훈련을 했다해도 여전히 언덕에서는
늦어지는데 오늘은 페이스보다 통과시간을 지키기로...
10km 48분, 하프 1시간 44분, 32km 2시간 38분...
레일바이크를 지나고 2차 반환점으로 가는 거리에서
사진을 찍어주시는 박재량산악부장님
앞에 여자1명 있다고 하시면서 체력은 있으니
여기서부터 페이스를 올리라 하신다.
페이스를 올리면서 가는데 왜망실 가는 코스다.
은근슬쩍 오르막이 계속 이어지는,
길도 좁고 지루하기 그지없었다.
(런할 때 나만의 룰이있다. 시작과 함께 숫자를 센다.
발에 맞춰 12345678, 22345678, 32345678...
4분 50초 페이스다. 1~6이면 4분 40초.
숫자를 셀 때 앞자리가 50을 넘기지 않는다.
평소 고르지 못한 페이스를
이렇게 하면 호흡도 리듬도 집중력도 흩트러지지 않게
페이스를 잡아준다.
단, 옆에 누군가가 있다면 가끔 실패한다.)
오르막 내리막에서도 숫자를 잘 세었는데
이 코스에서 무너졌다.
지루함에 숫자가 뒤죽박죽이었다.
반환점이 언제나오는지...
주로에서 못 봤던 전마클 식구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서로간에 힘겨운 파이팅을 외쳐준다.
한사람 한사람 지나갈때마다 반환점 얼마 안남았구나 거의 다 온 것 같다라는 생각
하지만 가도가도 나오지 않는다.
내가 많이 뒤쳐졌구나 생각이 드는 순간
걷는 이들이 많아졌다.
또다시 나와 타협을 하는 내 자신을 보았다.
오금자리가 처음부터 끝까지 당기고 안좋았는데
집중력이 흩틀어지니 더 안좋은 것 같았다.
동마를 위해서 그만? 아니면 평균 5'01초 페이스로?
욕심을 내면 3‘28은 할텐데...
힘겹게 2차 반환을 통과했다.
앞에 걷는 여자가 보인다.
2차 반환점에서 200 차이가 있었는데 걷는다.
점점 다가가니 뛰기 시작한다. 그러다 다시...
풀에서 37km에서 걷기 시작하면 다시는 뛰기가
힘들다는 것을 알고있어서 잡을거라 생각했고 잡았다.
그 앞에 앞에 조금 멀리 보이는 또다른...
페이스가 비슷하면 울 식구들이 아니더라도
주로에서 가끔 만나는 이들이 있다.
진안에서 만난 돼지멤버 진안단체전에서 1패,
중앙마라톤 35키로 지점에서 만나
본인은 안되겠다며 건투를 빌었는데(2패)
오늘은 페이스 조절하면서 간다고
처음 언덕에서 만난 나중에 보자는...
그 돼지띠가 보였다.
내리막길이다. 어찌되었든 붙어보자.
공원을 지나가다보니 어느새...
내 시야에서 벗어났다. 이룬이룬...
가다보니 박재량산악부장님을 다시 만났다.
경기장까지 언덕 얼마 안남았으니 330안에
들어갈수있다고 속도를 올리라하신다.
언덕을 올라가는데 시계를 보니 아슬아슬하다.
앞에 윤찬호회원님이 가고 있는데
파이팅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어떻게든 한발이라도 내딛어야 했다.
나를 보고는 끝까지 힘내라며 뛰어주신다.
트랙안으로 들어왔다. 시계볼 시간도 없다.
트랙주위에서 쪼끔만 더 더 330 할 수 있다라고
응원을 보내는 이들의 목소리를 뒤로하고 달렸다.
3시간 30분 22초... 22초를 당기지 못했다.
330 못했냐고 조금 아쉽다고 하신 분들도 계셨지만,
22초 아쉬움은 10%정도 들뿐
오늘은 내 자신에게 잘했다고 쓰담쓰담해주고 싶었다.
1091일전 3’48‘44 20위
2023. 1. 8 3’30‘22 9위
2024. 1. ? ? ? ? 쌉쏘름하지만 어느 갓김치보다
달콤한 갓김치를 맛봐야겠다. 내 돈주고...
(우스게소리...진안에서 만난 돼지 멤버
결승점 통과후에 나의 도착시간을 물었다.
이번에는 자기가 1분앞섰다고
이겼다고 다음에 동마에서 보자고 파이팅해준다.
2승 1패. 다시 한번 돼지를 잡아야겠다.)
늘 함께하는 이들이 있기에 오늘도 열달· 즐달하였다.
꾸준한 나의 노력도 있었지만,
그 꾸준함을 이끌어주고 이어질수있도록 해준이들
100일 프로젝트를 이끌어 주는 성정길회원
치료중에도 항상 나와서 챙겨주시고 사소한것까지
알려주시는 컨디션부터 묻는 그분
언제라도 든든한 회장님과 임원진들
무엇보다 주로에서나 대회에서 나와 함께
달리는 전마클 식구들
달리지는 못해도 사진으로 수고했다 말로 힘을 주는 님
오늘도 그들이 있었기에 행복한 하루를 시작하고
마치게 되었다. 감사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첫댓글 👏👏👏👏진짜 애썼네~~ 은희는 안힘들고 그냥 뛰는줄~~😂😂 회복잘해서 동마 50위안에 들길~^^
동마 50위? 어느정도 뛰어야 가능한지
알아봐주세요. 알고는 덤벼야죵~
@이은희(아중ㆍ사무국장) 안가보기도 했고 잘 몰라~ ㅋ 참가설명에 남.녀 50등까지 아식스 신상신발 준대서 받으면 좋겠다 생각~^^
전에 제마는 상위권 리스트랑 기록 나오던데 동마는 모르것음...ㅋ
사무국장님,
멋져요. 열심히 달리는 모습 보기 좋았습니다.
아쉬움이 있어서 더 열심히 할 수 있잖아요.
여러가지로 대단히 수고하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회장님 으랴차차 기운받아 갔습니다.
다시한번 그 기운 주로에서 건네주세요~
멋진일지 잘보고갑니다
앞으로도 응원합니다 화이팅!!
페메 기질이 보이는...조만간 저도 부탁을...
짤라먹고 터벅터벅
경기장으로 걷고있는
내앞을 우다다 지나간다
어! 잘하면
은희씨 330가능하겠는데?
힘을 보태고자
앞장서 같이 뛰었지만
22초... 아까비.. ㅎㅎ
정말 감동
대단해요~
힘을 결승점까지 주셨어야죠
10미터 앞두고 빠지니...
완주를 하셨어야죵~😉
동마때는 완~~~주~~~요
사무국장님아~~^^
무지 애썼어요 열씸 노력하니 좋은결과는 항상 따를거라믿음
제가 드릴말씀요.
본인 자신을 믿어보세요.
동마때 같이 이뤄보게요~😊
진격의 여전사 @@@@@@@@@@
서두름없이
욕심도없이
혼돈과 공허함과 깊은어둠
물리치고 빛으로 ~~~
늘 진심어린 걱정과 그 보다 더한
격려로 응원 보내 주시니
그 힘으로 열달ㆍ즐달합니다. 감사드립니다~
꾸준함의 표본을 보여줬네요
감탄스럽꾼요
악코스에서 이기록 대단한거임요
건강관리 잘해서 동마때 좋은기록 기대할께요 홧팅!!!
누군한테 배웠겠어요
우리는 타고난 건강 체질도 우수한 유전자도 없으니 늘 노력할 수 밖에
요새 같이 못해 그 점이 넘 아쉬워요.
조만간 다시 한번 약체질의 매운맛을
보여주게 건강하게 회복하삼요~~
전마클 모범생 은희언니 언제나 성실하게 최선을 다하는 언니를 존경합니다~^^
다음대회 돼지띠 꼭 잡으세요~
나의 뒤를 잘 따라오는 1인
항시 응원하고 있어
지금처럼하면 금새 나를 넘어설듯
(나도 나이가 발목을 잡는 날이 얼마 안남았으니...)
늘 부상조심하고... 동마때도 홧팅~~
애썼어요 ㅋ 다시 뛰는기분이네
🐷 잡으면 갈비 둬쪽 떼줘 궈먹게 😂 😆
오로시 혼자 잘해냈네
축하해^^
ㅎㅎ 생동감 넘치는 글이 그날의 여러감정을 다시 생각나게 하네요.
꾸준함이 결국 오래 가지요.담번 돼지결투때 이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