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고인돌 같지요?)
(제가 좋아하는 보리수입니다.)
금주는 산행일기를 두 개 올리네요. 그렇다고 설교한 것과 달리 심산행을 두 번 간 것은 아닙니다. 산행일기는 보통 한두 주 전의 것을 올립니다. 어제 올린 것은 두 주전의 것입니다. 아직 올려야 할 것이 하나 더 남아 있습니다. 이번 주는 월요일에 통합 교단 목사님이 찾아와 얘기를 나누고 화요일날 심산행을 했는데 한 마디로 대박이었습니다. 그래서 빨리 나누고 싶어서 올립니다.
금주는 “인제 가면 언제 오나?”로 심산행을 떠났습니다. 올해는 산행 장소를 모두 제가 정했는데, 오늘은 김경원 안수집사님이 잘 아는 심마니에게 물어보았다고 피아시계곡을 강력 추천했습니다. 그래서 믿고 갔는데 '피아시' 계곡은 한 마디로 '피하고' 싶은 계곡이었습니다.
경치도 그렇고 산 초입은 참 그럴 듯 했습니다.
산 입구에서 본 새집 입니다.
새끼를 다 기른 후 둘 만 쓰기엔 너무 집이 크다고 렌탈하기 위해 내놓았더라구요. 누구 들어가실 분 있나요?
곧 이어 도깨비 부채도 보았습니다.
어찌나 크던지 제 머리에 약 4배는 되어보였습니다. 내시 도깨비가 도깨비 나라 주상전하를 부쳐주던 부채 같습니다.
기린초 꽃도 여기저기 예쁘게 피어있는 것이 보입니다.
산길을 따라 올라가다 그럴듯한 계곡을 있어 올라가니 머위 군락지가 반겨줍니다.
그런데 저는 머위국을 안 좋아해서 통과~
여러분 이 사진은 무엇인지 아세요?
예, 산속의 바위 절벽입니다. 이 절벽에는 스릴 있고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깃들어 있습니다.
이 바위에 가까이 오기 전 뭐가 후다닥 하고 달아나서 보니 잘 생긴 노루 한 마리가 도망치고 있었습니다. 바위에 도착하여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려는데 반대편에서 뭔가가 내려오는 소리가 들려서 보니 산에서 처음으로 보는 어미 멧돼지였습니다.
다행이 멧돼지보다 제가 먼저 발견했습니다. 긴장하여 조용히 바위 뒤에 숨어있다가 거리가 채 10미터 정도 밖에 되지 않고 멧돼지가 움직이는 소리가 가깝게 들려 조심스럽게 절벽 위로 올라갔습니다. 그 와중에도 '성도님들에게 보여드려야지' 하고 사진을 찍으려고 조심스럽게 더 높은 곳에 올라가 그 쪽을 주시하고 있는데, 깜짝 놀랐습니다.
김용택 목사님이 아무 것도 모르고 멧돼지 뒤로 내려오고 있었습니다. 당시 저는 초긴장하여 절벽 위에 올라가 몸을 숨기고 있는 상태였고, 인기척을 느끼고 멧돼지가 돌진해 오지 않을까 두려워하고 있던 상태였습니다(절벽이 멧돼지가 올라올 수 있는 경사였음!). 그러나 할 수 없었습니다. 위치가 드러나 위험에 처하는 한이 있어도 김용택 목사님을 구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김용택 목사님!" 하고 불렀습니다. 다행히 그 소리를 들은 멧돼지가 저에게 달려들지 않고 튀기 시작했습니다. 그 순간 알았습니다! 그리고 보았습니다. 멧돼지가 새끼들을 데리고 있다는 것을!
정말 오싹했습니다. 왜냐하면 새끼를 데리고 있는 멧돼지는 공격성이 강해 아주 위험하거든요. 다람쥐 줄 무늬가 있는 새끼 세 마리가 어미 뒤를 따라 반대편 산으로 올라가는 것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사진을 찍으려고 했지만 거리 때문에 실패했습니다. 그 대신 아쉽지만 그 뒤에 이주섭 목사님이 발견한 멧돼지 뼈와 송곳니를 보여드리겠습니다.
'무시무시'하죠?('무우' '무우' 아님!)
떨리는 가슴을 진정하고 가던 길로 가지 않고 멧돼지가 도망간 반대편의 가파른 산을 올랐습니다. 그리고 계곡을 따라 내려가자 더덕이 여기저기서 보였습니다.
조금 더 가자 짓다가 그만 둔 폐허가 된 절간이 보이고 산딸기들이 예쁘게 자라고 있어서 함께 따먹었습니다. 캐나다 벤쿠버에서 따먹었던 블랙 베리를 연상시킬 만큼 제법 크고 맛도 좋았습니다.
그 후 반대편을 뒤지다가 모양이 하도 지치를 닮아서 제가 "지치다!" 하고 소리를 질렀습니다. 산에서는 처음보는 지치였습니다.
그런데 캐보니 뿌리가 지치가 아니었습니다. 그것을 보고 김용택 목사님과 이주섭 목사님이 하는 말!
"정말 지칩니다. 목사님!"
조금 더 올라가다 보니 산에서 처음보는 취 나물 중에 가장 맛이 있다는 박쥐취들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채취했습니다.
그리고 그렇듯한 숲이 보여서 더 뒤져보니 어린 참 나물들이 보였습니다. 저는 참 나물 향을 아주 좋아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채취하여 아침식사 때 초장에 찍어 맛나게 먹었습니다.
그런데 그 산을 살피다가 끝 무렵에 이런 것을 발견했습니다.
뭔지 아시겠어요? 심마니들이 비박을 한 흔적입니다. 순간 모든 것이 이해가 되었습니다. 왜 5시간을 뒤지도록 뒤졌지만 산삼을 1구도 보지 못했는지..... 심마니들이 아예 잠까지 자며 뒤졌으니 있을 턱이 없지요.
에고 오늘 산행은 허탕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하산하는 길에 뜻밖에 5구를 보았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오른 쪽에 가지가 하나 더 나와서 오구입니다. ㅎㅎㅎ
저는 일주일에 하루 심산행을 하지만 같이 온 부목사님들은 한달에 한번 하는 꼴입니다. 더구나 오늘은 김경원 안수집사님의 말에 속아(?) 평소보다 배는 먼 104킬로나 달려왔습니다. 그래서 시간이 다섯시 반인데도 부목사님들이 가다가 다른 산에 들어가보길 원했습니다. 그래서 돌아오던 중 다른 산엘 들어갔는데 비로소 삼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먼저, 이주섭 목사님은 이구 두 채를 채심했습니다. 그래도 잎장과 뿌리는 제법 괜찮았습니다. 제가 "성이 '이'씨라서 ‘이’구 ‘이’채를 캤다"고 했더니 앞으로 '육주섭'으로 바꾼답니다. 육구 캐겠다고! 그런다고 육구만달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다음으로, 김용택 목사님은 '와~' 삼구 8채와 쌍대 4구 1채를 채심했는데 4구는 쌍대라서 그런지 약통이 장난이 아닙니다. 대단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삼구 3채와 4구 1채를 발견했습니다. 4구는 마치 바람개비 같지요?
오늘은 아마도 제가 김용택 목사님에게 패하는가 봅니다. 어제 제가 심마니 카페에서 5구가 두 채나 모여서 자라고 있는 사진을 보고 "나도 저런 것을 발견해보고 싶다" 며 말하면서 나섰는데 역시 무리인가 봅니다.
그래서 시간도 벌써 저녁 7시가 넘어가고 산속이라 어두워지기 시작해서 포기하고 서둘러 하산하던 중 정말 믿기 힘든 기적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산에서 내려오다가 우연히 산 위를 보았는데 놀랍게도 아주 좋아보이는 산삼 두 채가 쌍둥이처럼 자라고 있었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와우~ 5구였습니다. 그것도 둘 다 오구 산삼이었습니다.
그런데 땅이 돌투성이라 어렵게 산삼을 캤습니다. 하지만 산삼은 본래 돌 틈에서 자란 것을 더 쳐준답니다. 어렵게 자라서 약성이 더 뛰어나대요. 이 광경을 보고 김용택 목사님이 이렇게 말했습니다.
"목사님! 전에도 그러시더니 이번에도 끝무렵에 역전을 하셨네요. 암만 해도 산삼이 목사님을 따라 다니나봐요. 그리고 이번 주일 일로 하나님께서 목사님의 마음을 이렇게 위로해주시는 것 같습니다."
그 시간에, 그런 장소에서, 이것은 있을 수가 없는 일이기 때문에 저도 그 말에 깊은 공감을 느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감사드렸습니다.
산행 중 4구 하나만 캐도 그 날 심산행은 성공인데, 하루에 5구 두 채를 캐다니 이것은 저도 처음 있는 일입니다. 뿌리도 아주 실하고 좋습니다.
그래서 잘 알고 지내는 한국전문심마니협회 감정위원에게 감정을 부탁했습니다. 아래는 감정의 내용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우선은 5구심 두 채를 만나 채심하심을 축하드립니다.
일반적으로 산행중에 5구심을 만나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인데 한번에 두 뿌리를 만나셨으니 기분이 참 좋으셨겠습니다.
이 5구삼들은 비교적 살밥이 좋은 조건에서 건강하게 잘 자란 야생삼으로 보입니다.
지하경의 색상과 노두마디(뇌두,요두),,,, 미의 발달 등을 봤을 때 성장기를 지나 안정기에 접어든 야생삼으로 보여지며 학술적인 근거를 바탕으로하여 싹이 났던 자리인 노두마디(경흔)으로 추정할수 있는 삼령은 15년~20년 정도되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힘들게 산행을 하면서 다섯잎을 만난다는 것은 아주 큰 행운입니다.
채심하신 삼들은 모두 건강하게 잘 자랐기에 약성이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할렐루야~ 저를 기적적으로 위로해주신 하나님께서 성도 여러분 모두를 위로해주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