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민일보 2024년 1월 4일 목요일자
유진의 詩가 있는 풍경
새해 인사
나태주
글쎄, 해님과 달님을 삼백 예순 다섯 개나
공짜로 받았지 뭡니까
그 위에 수없이 많은 별빛과 새소리와 구름과
그리고
꽃과 물소리와 바람과 풀벌레 소리를
덤으로 받았지 뭡니까
이제, 또 다시 삼백 예순 다섯 개의
새로운 해님과 달님을 공짜로 받을 차례입니다
그 위에 얼마나 더 많은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그렇게 잘 살면 되는 일입니다
그 위에 무엇을 더 바라시겠습니까?
♦ ㅡㅡㅡㅡㅡ 곳곳에서 소원을 비는 해맞이로 갑진년 삼백예순다섯 날의 해와 달을 선물 받았습니다. ‘수없이 많은 별빛과 새소리와 구름과’ ‘꽃과 물소리와 바람과 풀벌레 소리’ 그리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안녕과 행복을 기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올해도 외롭지 않으리라 믿습니다. ‘그 위에 얼마나 더 좋은 것들을 덤으로 받을지 모르는 일입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역할에 충실하게 잘 사는 일만 남았습니다.
연습도 반복도 없는 한번 뿐인 생입니다. 하루하루 무탈하게, 나를 나답게 살아주는 일,
‘그 위에 무엇을 더 바라시겠습니까?’
ㅡ 유진 시인 (첼리스트. 선린대학 출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