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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공소 골목에 "예술 꽃이 피었습니다"
분야는 다양하다. 회화 작업을 하는 사람도 있고, 사진이나 일러스트를 하는 사람, 만화를 그리는 사람, 댄스 연구소를 운영하는 사람, 퍼포먼스 예술을 하는 사람, 전통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도 있다.
낯선 관광객이 문래동에 들어와 예술적 향기를 찾아내는 건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다. 예술촌의 시작점인 광명수산 입구, 철재 상가 거리를 걷다보면 쇠 두드리는 소리만 요란하게 울리고 있다. 예술가들의 작업실은 두 눈 부릅뜨고 찾아봐도 잘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문래동 작가들은 예술을 공장지대 안에 소박하게 묻어 놓았다. 그 느낌이 겸손하면서도 정겹다. 자세히 보면 입구 곳곳에 작은 간판들이 달랑거리고 있다. 출입문 입구에 벽화를 그려놓은 곳도 제법 많다. 옥상까지 올라가면 작업 중인 작가와 뜻밖의 만남도 가질 수 있다. 재미있는 도심의 보물찾기다.
이곳 예술가들은 처음엔 드문드문 눈인사만 나눴지만 지금은 정기적인 반상회도 갖고, 공동 블로그도 운영하고, 예술 프로젝트도 함께 준비하며 교류를 한다. 예술촌에 입성한 작가들의 작업실 지도를 만들어 가게 옆에 예쁘게 놓아둔 사람도 있고, 갤러리 겸 카페를 운영하며 창작촌 사랑방을 자처하는 사람도 있다. 최근 문을 연 갤러리 카페 '솜씨(Cotton Seed)'에는 문래동 작가들이 이국의 친구와 모여 한창 수다를 나누고 있었다. 솜씨의 박창범 매니저는 "차를 안 시켜도 좋으니 어서 들어오라"며 손님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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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길네 식당 위로 예술이 흐른다. 식당 건물 위 그림에 나온 쟁반 든 여인이 복길네 식당 주인아주머니. 작업실 랩 39를 안내하는 표지판(가운데 사진). 낡은 우편함에 는 문래 예술촌에서 터 닦은 식당 아주머니와 철공소 아 저씨의 사진이 붙어 있다(오른쪽 사진). 예술은 어디에서 나 피어난다. / 영상미디어=이경민 기자 kmin@chosun.com
작은 갤러리에 걸려 있는 그림들은 약 40여점. 작품 사이즈는 모두 40×40 남짓이다. 유명 작가의 그림도 있지만, 문래동 어린이가 그린 진짜 아마추어 그림도 섞여 있다. 전시된 작품들에는 작가 이름이 붙어 있지 않다. "작가 이름값에 현혹되지 말고 작품 자체의 예술성에 집중하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전시한 작가 중에는 한국인 어머니와 독일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만화가도 있다. 좀더 작은 무대에서 시작해 큰 무대로 예술 반경을 넓혀 가겠다는 꿈을 안고 한국으로 날아온 카트린이다.
누군가 생일을 맞으면 시간 되는 작가들이 모여 함께 고기를 구워먹으며 작업 이야기에 열을 올린다. 세상 어디에나 있지만 어디서나 쉽게 만나기 어려운 소박한 예술의 꿈이 이곳에서 자라고 있다.
찾아가는 길
지하철 2호선 문래역 7번 출구 왼쪽으로 100m 정도 가면 광명수산 삼거리가 나온다. 왼쪽 철재상가 골목으로 가면 구석구석 작가들의 작업실이 숨어 있다. 직진하면 솜씨갤러리 카페(02-2637-3313)가 나온다. 갤러리에 걸린 40점의 그림 중 7점 정도는 판매된 상태. 비영리 갤러리인 이곳은 판매금액을 100% 회원들 뜻에 따라 기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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