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
도츠가와 경위는 피해자 중심의 수사를 일시 중지하고, 하세가와를 살해한 범인 중심의 수사로 방향을 바꾸었다.
하세가와를 살해한 범인은 지금 현재, 35, 6세로 눈매가 예리한 남자라는 점 밖에 아는 게 없었다.
“이 남자가 N금융과 어떤 관계가 있다고 생각해?”
도츠가와 경위가 가메이 형사에게 물었다.
“하세가와 패거리는 7명이고, 각각의 범죄로 200만 엔씩 뺏어갔습니다. 그런데, 목표가 된 건 N금융을 습격한 하세가와 뿐입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그를 살해한 범인은 어떤 의미에서건 N금융과 관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메이가 확신을 가지고 설명했다.
“자, 그럼, N금융의 에도가와 지점을 가 보자고. 그 직원들의 증언이 마음에 안 들거든”
도츠가와 경위가 앞장섰다.
둘은 빌딩 5층에 있는 N금융 에도가와 지점으로 향했다.
엘리베이터로 5층에 내리자 바로 앞이 N금융의 도어였다.
사무실 안에 손님은 없었다.
지점장이 둘을 안내했는데, 도츠가와 경위는 눈살을 찌푸리며
“지점장님이 바뀌었나요?”
상대인 지점장에게 묻는다.
상대는 미소를 지으며
“가토 씨라면 그만 두셨습니다”
“왜 그만두셨나요?”
“한참 전에부터 그만 두시겠다고 하셨는데, 이번 사건이 좋은 계기라고 생각하시지 않았을까요?”
“여직원 두 명도 그만 두었습니까?’
“네. 여자란 너무 변덕스러워서요. 한 명이 그만 두니까 다른 한 명도 따라서 그만둬 버렸습니다. 그래서, 할 수 없이 다급하게 다른 지점에서 남성직원을 불러 왔습니다”
신임 지점장이 상황설명을 한다.
“이번 사건 때문에 그만두었나요?”
‘네. 당신들, 경찰 때문이기도 하지요”
“왜 그런가요?”
“경찰서에 불려 다니고, 이런저런 사건경위 질문대답도 그렇고 해서 두 명 모두 그만두었습니다. 특별히 경찰에 불만을 이야기할 생각은 없습니다만”
“그럼, 그만둔 세 명의 집주소 좀 가르쳐 주시겠소?”
가메이 형사가 물었다.
“가토 씨 주소는 알고 있는데, 여직원 두 명은 모르는데요”
“왜 모르는데?”
“우리회사는 회사방침으로 지점장은 정식직원이지만, 다른 직원은 아르바이트를 쓰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직원의 프라이버시는 회사와 관계가 없습니다”
“그럼, 가토라는 사람의 주소만이라도 가르쳐 주세요. 그리고 지점장님의 명함도 하나 주시지요”
도츠가와 경위가 부탁한다.
새로운 지점장의 명함에는 다음과 같은 이름이 적혀 있었다.
[N금융 에도가와 지점 점장 마츠키 타츠오]
둘은 그 마츠키 지점장이 써준 주소를 가지고 밖으로 나왔다.
문제의 주소는 신 고이와에 있는 아파트 502호였다.
패트롤카로 그 아파트에 도착, 5층으로 올라갔으나, 문이 닿쳐 있고, 안에서는 인적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관리인에게 물어보니 그저께 갑자기 이사해 버렸다는 것이다.
“가토 씨는 독신입니까?”
도츠가와 경위가 물었다.
“부인이 있었습니다. 애들은 없었지만요”
관리인이 대답했다.
“그런데도 갑자기 이사를 갔다?”
“네”
“이사간 곳은 아시나요?”
“몰라요. 연락할 곳을 물어봤는데, 나중에 전화하겠다고 해서. 그 후 전화는 없었습니다”
“그럼, 사용한 이삿짐센터는 모릅니까? 트럭으로 이사짐을 옮겼을 텐데”
“아뇨. RV 한 대가 와서 운반했는데요. 가토 씨 부부는 그 집 차로 갔고요”
관리인이 대답했다.
“RV 차로 운반할 정도로 이사짐이 없었습니까?”
“아뇨. 대부분 남겨놓고 갔습니다. 그리고 저에게 남은 물건을 처분해 달라고 부탁하고 갔습니다”
“그러나, 팔리리라는 보장이 없잖아요?”
“저도 그렇게 이야길 했더니, 팔리지 않으면 처분해 달라며 5만엔 놓고 갔습니다”
관리인이 대답했다.
“RV차 말인데요, 운전한 사람은 가토 씨의 친척이나 친구 아니었나요?”
“아뇨. 처음 본 사람이었습니다. 누군가의 부탁으로 도와주러 온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남자이던가요?”
“네. 30대 남자가 혼자서 운전하고 왔습니다”
그 남자가 하세가와 살해와 관련 있는 35, 6세의 남자인지 아닌지는 모른다.
“가토 씨가 N금융 에도가와지점의 지점장이었던 건 알고 계셨나요?”
도츠가와 경위가 물었다.
“네. 200만 엔을 강탈당했다는 것도 알고 있었어요”
“그 사건에 대해서 가토 씨한테서 뭔가 들으신 건 없었나요?”
가메이 형사가 물었다.
“그게요, 처음에는 꽤나 밝게 이야기했었습니다. 사건 당일인 10월 1일 사건이 일어났던 걸 알고 있었기에 퇴근길에, 오늘은 놀라셨겠네요 라고 말을 걸었었지요. 그러자 웃으며 그런 일은 가끔 있는 일이며 대책 매뉴얼이 있어서 그에 따라 행동하면 회사로부터 야단맞을 일도 없고, 여하튼 200만 엔밖에 빼앗기지 않았기 때문에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게 달라졌단 말인가요?”
“다음날이 되어 가토 씨가 갑자기 이상해졌습니다. 쾌활함이 없어지고, 시무룩해졌습니다. 사건에 대해서 물어도 그에 대해서는 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뭐가 뭔지 잘 몰랐습니다. 그러더니, 그저께 갑자기 이사가 버린 겁니다. N금융을 그만 둔 것도 이사 조금 전에 알았습니다”
“그 때 가토 씨 부부는 어땠습니까? 활기가 없었나요?”
“그게, 또 더욱 이상했습니다. 그때까지만 해도 침울했었는데 이사 갈 때에는 왠지 밝아졌습니다. 특히 부인은 계속 웃고 있었습니다”
“왜일까요?”
“모르겠는데요, 저는 저 혼자서 부인의 친정 근처로 이사가는 게 아닌가 하고 생각했습니다만”
“부인의 친정이 있는 곳이 어딘데요?”
“노도의 와지마 라고 들은 기억이 있습니다”
관리인이 가르쳐 주었다.
신 고이와 아파트에서 돌아오는 길에 도츠가와 경위와 가메이 형사는 가까운 커피샾에 들어갔다.
“가메이 형사의 의견을 들어보고 싶어서”
가메이 형사는 커피잔을 앞에 놓고
“가토 지점장은 자신의 의지로 그만두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의 압력으로 그만둔 거지요. 그리고 이사 가라고도 했겠지요”
“그러나, 관리인의 이야기로는 가토 부부는 이사가는 걸 기뻐한 듯 했다는데, 이 점을 어떻게 생각해?”
“그건, 돈이라고 생각합니다. 꽤 큰 돈을 받아서, 특히 부인이 기뻐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N금융이 지시한 거라고 생각해?”
“달리 생각할 여지가 없네요”
“여직원 두 명이 그만둔 것도 회사의 지시라고 생각해?”
도츠가와 경위가 물었다.
가메이 형사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나서
“그녀들에게도 회사가 큰 돈을 지불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잠시 모습을 감추라고 지시하지 않았을까요?”
“세 명이 우리들에게 심문 당하면 곤란해지니까 이겠지”
“그래요. 가토 지점장 이하 세 명은 우리들에게 거짓 증언을 했습니다. 뱀 모양의 팔찌 건은 알고 있었지만 우리에게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고 생각됩니다. 만약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우리는 좀더 일찍 하세가와에게 다가갈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가토 지점장 등 세 명은 일부러 우리에게 알려주지 않았지요”
“팔찌 건을 경찰에는 알리지 않았고, 어떤 남자에게는 이야기해주었다는 거군”
“그렇습니다. 그래서 우리보다 먼저 어떤 남자가 하세가와를 찾아 유괴, 감금하고, 고문 후 살해한 겁니다”
가메이 형사가 화난 듯이 말했다.
“그걸 조사 받는 게 싫어 N금융은 지점장을 포함한 세 명을 어딘가로 숨겨버렸다는 거네”
“그렇습니다”
“문제는 두 가지네. 그런 짓을 N금융이 했을까 하는 것과 다른 또 하나는, 하세가와를 살해한 남자가 N금융과 관계가 있나 없나 이네”
도츠가와 경위가 결론을 내린다.
“N금융의 의도는 모르겠으나 하세가와를 살해한 남자가 N금융과 관계가 있는 것은 틀림없다고 생각합니다”
가메이 형사가 확신을 가지고 말했다.
“N금융의 사장은 세키구치 아키라라는 이름이지. 신문에서 본 기억이 나는데”
“N금융의 세 개 지점의 외판원이 고소 당했을 때 세키구치 사장도 함께 고발 당했습니다. 외판원의 냉혹하고 강제적인 영업방침은 사장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는 취지로 세키구치 사장도 고소 당했습니다”
“그러나, 사장은 혐의 없음으로 끝나버렸지”
“그렇습니다”
“가토 지점장 등 세 명을 그만두게 하고, 모습을 감추게 한 것도 세키구치 사장이 지시한 것일까?”
“N금융은 전적으로 세키구치 사장 혼자서 경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니까, 그의 허락 없이 지점장 등 세 명을 그만두게 하는 건 불가능할 것으로 사료됩니다”
가메이 형사가 덧붙인다.
“그렇다면, N금융이 왜 세 명에게 위증을 시켰을까 보다도 세키구치 사장이 왜 라고 생각하는 게 정확한 것이겠네”
도츠가와 경위가 말했다.
“그러니까, 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세키구치 아키라 사장을 조사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세키구치 아키라인가”
도츠가와 경위는 신문기사의 문구를 기억해 내려 했다.
세키구치 아키라 사장에 대한 기사이다.
몇 가지의 단편적인 기사내용이 생각났다.
연령은 60 몇 살이라고 써 있었다.
고교밖에 나오지 않았지만 N금융을 설립해서 현재는 년간 수입이 3억 엔을 넘고, 도쿄도내에 호화주택을 지어 살고 있다.
그 저택의 사진도 실려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다만, 그런 연유로 N금융의 강제적인 대출금 회수방법이 문제되어 이번의 고소사건으로 발전했다고도 했다.
“일단 세키구치 아키라라는 사람과 한번 만나봐야겠네”
도츠가와 경위가 입을 열자 가메이 형사가
“꼭 만나야만 할 것입니다”
라고 대답하는데, 도츠가와 경위의 휴대전화가 울렸다.
수사본부에 있는 니시모토 형사로부터였다.
“또 경위님에게 전화가 왔습니다. 하세가와와 한 패인듯한 남자로부터입니다”
“그래서, 용건은?”
“계속 같은 내용입니다. 하세가와를 살해한 범인을 가르쳐 달라는 것입니다”
“역시”
“아직 모른다고 하니까 전화를 끊어버렸습니다. 전과 동일한 도쿄역의 공중전화로부터였습니다”
니시모토 형사가 보고했다.
(다음으로 계속됩니다)
첫댓글 다음으로 궁금해서 저도 갑니다~~~~~~^^*ㅎㅎ
N 금융은 자체 비리를 숨기려고 지점장을 해고 !
저도 어느덧 형사가 되어 추리를 해봅니다.
하세가와의 죽음과 N금융과 어떤 연관이 있는건 분명해 보이네요.
지점장과 여직원 두명이 사직하고 이사를 갈 정도면 뭔가 은폐하려 하는게 있는 듯...
도대체 어떤 연관이 있길래...궁금 궁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