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성한 오월을 만들라!
오월은 프로그램으로 넘쳐나는 계절이다. 어린이주일(1주), 어버이주일(2주), 스승의주일(3주), 성령강림주일(4주)로 짜여져 있다. 십수 년 전만 해도 매주일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최고의 계절이건만(오월은 나름대로 교회교육의 계절의 여왕) 아이들의 참여가 시들해져 있는 지금은 매주일 계속되는 행사는 아예 생각조차 할 수 없고 하나의 프로그램조차 제대로 성사되기 힘들다.
아이들은 주일학교/교회학교에서 행사가 있다는 광고만 나와도 절반은 얼굴부터 찡그린다. 어른들이라고 다를 바도 없다. 지금 교회의 추세는 아무 것도 하지 않기를 원하거나 무언가를 해도 간단하고 신속하고 별로 부담이 없는, 책임감이 주어지지 않는 가벼운 행사들을 기대하고 있다. 그래서 의무적으로 참여할 일이 있다면 짜증이나 불평부터 해댄다. 그렇다고 마냥 아이들이 원하는 방향으로만 나가면 교회는 스스로 자멸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교회는 뭔가를 자꾸 시도해야 한다. 실패보다 못한 것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 일이다. 실패를 통해서는 얻어지는 것들이 있지만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런 기대도 성장도 없다. 이것이 부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교훈이 아닌가.
어린이주일-영상제
어린이주일을 맞아 어린이들에 관한 내용들을 영상물로 만들어보자. 영상물 제작이라고 해서 너무 기술적인 방향으로 접근하지 않아도 된다. 어린이구연동화나 성경암송대회를 찍어서 영상으로 올려 함께 시청하면 영상물이 되고 여럿이서 참여하면 영상제가 된다.
*어린이가 바라는 어린이주일(날)-아이들은 어린이주일이나 어린이날에 무엇을 원할까? 그들이 진정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아이들의 목소리를 담아서 내보낸다.
*신앙위인들의 어린 시절 예화-만화나 그림 스케치로 보여주며 직접 아이들이 마이크에 대고 설명을 하거나 음성으로만 역할극을 한다.
*기독교가 어린이들에게 끼친 공헌 베스트 5-낮은 계층(여성, 노예, 상인, 어린이들, 특수한 직업)은 오랜 세월동안 인간다운 대접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살아왔다. 기독교는 그들 낮은 계층에게 그야말로 복음(福音)이었다. 어린이들을 위해 교회(기독교)가 끼친 공헌을 학년별, 혹은 학급별로 5개씩만 조사해서 영상으로 제작해 보자.
-현대적인 절기 프로그램은 학생들이 많은 시간을 내놓지 않아도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영상 중심이 되면 효과적이다.
어버이주일
어버이주일은 학생들이 교회 어르신들에게 꽃을 달아드리는 주일로 지켜져 왔다. 기독교가 조상제사를 금한다는 일로 많은 오해를 받기도 했지만 어버이주일을 지키는 사실에 오해가 많이 빚어진 것도 옳다.
세월이 지나면서 어르신들에게 꽃을 달아드리는 행사마저도 시대에 쳐진 느낌이 되어버렸다. 어버이날에 꽃을 달고 다니는 촌스런(?) 분들이 없다. 부모들도 형식적인 꽃 행사보다는 현금 위주의 효도를 기대한다. 그게 서로 간에 편하기 때문에 양방이 선호한다.
이런 시대에는 어떤 행사를 할까? 최고의 행사는 좋은 2부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오후 예배에 공연하는 것이다. 교회 학생 수가 많은 경우에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출석하는 손자손녀 중심으로 무대를 꾸미면 좋다. 지나치게 개인을 돋보이게 하는 1인용 순서보다는 공동으로 여럿이서 나와서 활동하는 내용들이 좋다. 순서 중에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이 손자?손녀의 손을 잡고 춤추거나 노래를 할 수 있는 세간들을 제공하자. 스냅사진을 찍어서 나중에 선물하자.
교사주일
세 번째 주일을 교사주일로 정해서 지키는 교회는 많지 않다. 교회는 스승의 주일을 꼭 지켜야 한다. 교육이 바로 서지 못하면 교회도 바르게 가지 못한다. 교사는 그 교회를 지키는 파수꾼임을 명심하라.
교회에서 시상하는 5년 근속, 10년 근속, 25년… 근속상을 제정하라. <올해의 스승상>을 만들라. 선한 경쟁이 될 수 있다. 서울의 모교회에서는 교사 개인에게는 보내는 담임목사의 사신(私信)과 함께 2만원 현금을 지불하기도 한다. 많지 않는 액수이지만 교사들은 20만원의 가치로 보고 백배 힘을 얻는다.
선생님에게 보내는 반 아이들의 감사의 편지, “우리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우리 선생님을 자랑합니다” “이럴 때 고마웠습니다” 라는 제목으로 글짓기를 하거나 말하기대회를 갖는다.
성령강림주일
성령강림은 성탄초림, 예수 재림과 함께 기독교 3대 강림절이라고 해도 좋을 것 같다. 성령이 오시지 않으면 우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아이들은 지적으로 성령 하나님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다양한 은사들을 누리지 못하지만 그래도 성령을 체험할 수 있다.
성령수양회, 혹은 성령축제라는 이름을 걸어 성령의 임재를 강하게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진행해보자. 함께 기도하고 함께 부르짖는 기도도 때로는 성령의 기뻐하시는 행사가 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나름대로 성령을 체험한 사람들이 청소년기를 지나면서도 믿음을 지키고 혹시 교회 밖을 떠났다 해도 다시 돌아올 수 있다. 성령의 은사를 제한하지 말라.
오월. 어쩜 어린이들에게 효과적인 교육과 활발한 활동을 하기에는 별효과가 없는 계절일 수도 있다. 5월이 되면 어린이들은 너무 바쁘고 너무 좋은 일반 프로그램들이 아이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반 프로그램들이 없을 때나 교회 프로그램이 아이들의 구미를 당길 수 있었지 지금은 너무 많은 프로그램에 짜증이 날 지경이다. 차라리 이럴 때는 교회는 조용히 지내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는 효과적이지 않을까?
그러나 그것은 수비적인 태세이다. 지금은 수비가 아니라 공격적인 주일학교가 되어야 한다. 일반 프로그램에 밀리지 않을 차별화된 프로그램들로 공략해야 한다. 한 아이, 한 생명을 놓고 세상과의 싸움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여야 한다. 그냥 구경하는 자세로 있다가는 아이들을 세상으로 모두 빼앗길 수도 있다.
오월은 어린이들을 놓고 세상과의 한판 승부가 필요하다. 세상과의 영적 전투, 문화적인 싸움을 피할 수가 없다. 세상에 맞서 물질적인 공세로 싸우려다가는 백전백패(百戰百敗)이다. 세상은 재미와 풍부한 물질을 모두 갖고 있다. 교회는 영적으로 접근해야 한다. 개인별로 마음에 호소해야 한다. 그래야 주일학교/교회학교가 살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