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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여행] 청하동천靑霞洞天, 신선의 계곡 석천정사........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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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군 여행] 청하동천靑霞洞天, 신선의 계곡 석천정사........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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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을 거쳐 봉화 땅으로 접어들면 태초의 자연과 만나게 된다. 진경산수화眞景山水畵라고 해야 할까? 진초록
으로 변한 산과 들은 푸른 하늘과 어우러져 청신하기 그지없다. 읍내에서 가까운 석천계곡은 봉화 여행의 출발
점이라 할수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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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자는 이제 삼남지방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풍경을 자랑하는 청암정과 함께 국가 명승 제60호로 지정된 석
천계곡에 자리 잡은 석천정사石泉精舍를 찾아가는 길이다. 주차장에 내린 유랑자는 석천계곡의 그림 속으로
들어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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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읍 삼계리에 있는 석천정사의 계곡은 태백산에서 발원한 물이 응방산과 옥정봉을 지나 유곡리에 이르러 발
달한 계곡으로서 나지막한 산세 때문에 골이 깊지 않고 폭이 넓어서 피서지로도 적합한 계곡으로 알려져 있다.
마을을 안아서 감고 흐르는 듯한 물길은 활이 굽어 있는 모양과 같다 해서 궁수弓水라 하고 풍수에서는 아주
좋은 물길로 평가한 계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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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면 유곡리 닭실 마을이나 이 석천 계곡 모두는 길지인 셈이다. 암튼 이 계곡은 기암괴석이 많아 석천
石泉이라고 한다. 계곡은 너럭바위 사이로 맑은 물이 흐르고 폭이 넓다. 울창한 소나무 숲과 기암괴석이 둘러
싼 수려한 경관!. 말 그대로 청하동천을 품고 있는 계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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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청하동천 품은 계곡을 따라 오르다 보니 좌측으로 큰 바위 하나가 보인다. 너럭바위에는 한자 초서로 ‘청하
동천靑霞洞天’이라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달실마을 동구 입구는 선계仙界 가는 길이라는 뜻이다. 거대한 공어
가 하늘을 배회하고 각종 신수神獸와 요수妖獸, 요괴妖怪들이 지배하는 땅이자 ‘신선들이 사는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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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하靑霞’란 해지기 직전 반짝 나타나는 맑고 찬란한 푸른 노을을 뜻한다. ‘동천洞天’이란 신선들이 영생을 사
는 도교의 이상향이다. “순간의 찬란함을 영원히 지속하는 곳.” 청하동천의 깊은 뜻이기도 하고, 닭실마을의 꿈
같은 바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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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바위에 음각되어 있는 청하동천靑霞洞天 글씨는 충재 권벌의 5대손인 권두응이 쓴 글씨이다 ‘하늘 위에 있
는 신선이 사는 마을(닭실)’이라는 뜻이다. 빼어난 풍경 탓에 석천계곡에 도깨비들이 몰려와 석천정사에서 공
부하던 서생들을 괴롭혀서 바위에 글씨를 새기고 붉은 칠을 해 도깨비들을 쫓아 냈다고 하는 설화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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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지나 오르면 질곡의 세월을 보맨 노거수 소나무들이 저마다 자태를 뽐내며 유랑자를 기다린다. 소나무
는 한민족의 정신이며 표상이자 영원성을 뜻한다. 그러니까 ‘변치 않는 지조와 절개를 가진 선비’라는 뜻도 된
다. 석천정사 입구에 있는 이 소나무 군락은 의미있는 소나무같다라는 생각이 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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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巖亭題詠詩(李滉)
我公平昔抱深衷 依杖茫茫一電空 (아공평석포심충 의장망망일전공)
至今亭在奇巖上 依舊荷生古沼中 (지금정재기엄상 의구하생고소중)
滿目煙雲懷素樂 一庭蘭玉見遺風 (만목연운회표락 일정란옥견유풍)
取生幾誤蒙知奬 白首吟詩意不窮 (취생기오몽지장 백수음시의부궁)
공께서 깊은 뜻 품었으나, 지팡이에 의지한 세월은 아득히 번 개처럼 지나가갔네.
지금도 정자는 기암위에 서 있고. 못가운데 연꽃은 옛모습 그대로일세.
눈가득 보이는 구름은 본래의 즐거움이요, 뜰안의 난초는 바람에 향기롭네.
부족한 사람이 공의 은덕에 힘입어서, 흰머리 날리며 시 읊으니 감회가 끝이 없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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退溪 이황(李滉)이 권벌(權橃) 사후에 청암정(靑巖亭)을 찾아, 석천정사(石泉精舍)의 주인 충재의 큰아들 청암(靑巖) 권동보(權東輔)에게
써준 청암정제영시(靑巖亭題詠詩) 2수 중 1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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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서 깊은 마을 앞에 흐르는 석천계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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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를 뚫고 자라는 소나무를 보노라면 절로 고개가 끄덕여진다. ‘소나무 아래서 태어나고, 소나무와 함께 살다
가, 소나무 그늘에서 죽는다.는 말이 있다. 한국인의 삶과 뗄 수 없다는 뜻이다. 소나무는 한국의 대표 나무다.
국가산림자원조사에 따르면 소나무 숲은 전체 산림 면적의 21.2%를 차지한다. 지름 6㎝ 이상 나무 70억 그루
중 약 21억 그루가 소나무로 추정될 만큼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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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무는 버릴 것이 하나도 없다. 나무는 목재로, 송진은 연료로, 솔방울은 술 재료로 활용된다. 소나무 숲을 지
나면 우측 계곡을 가로지르는 외나무다리 건너편에는 청암 권동보가 춘양목으로 지은 석천정사가 있다. 당시
선비들은 물 좋고 경치 좋은 곳에 정자를 짓고 학문을 다스렸다. 석천정사 담장 아래로 흐르는 계곡의 풍경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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酉谷先公卜宅寬(유곡선공변택관) 雲山回復水灣環(운산회복수만환)
亭開絶嶼橫橋入(정개절서횡교입) 荷映淸池活畵看(하영청지활화간)
선공이 닭실에 집터를 점지하니,
구름 걸린 산 둘러 있고 다시 물굽이 고리처럼 둘러있네.
외딴 섬에 정자 세워 다리 가로질러 건너니,
연꽃이 맑은 연못에 비치니 활화를 보는 듯하네.
稼圃自能非假學(가포자능비가학) 軒裳無慕不相關(헌상무모불상관)
更燐巖穴矮松在(경인암혈왜송재) 激勵風霜老勢盤(격려풍상노세반)
채마밭 가꾸고 나무 심는 것은 배우지 않아도 능했고
벼슬길 연모하지 않아 마음에 걸림 없었네.
바위 구멍에 웅크린 작은 소나무
풍상의 세월속에 암반 위에서 늙어가는 힘이 장하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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退溪 이황(李滉)이 권벌(權橃) 사후에 청암정(靑巖亭)을 찾아, 석천정사(石泉精舍)의 주인 충재의 큰아들 청암(靑巖) 권동보(權東輔)에게
써준 청암정제영시(靑巖亭題詠詩) 2수중 2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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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닭실마을의 원래 입구는 석천정사가 있는 석천계곡이 유일했다. 절경을 이루는 경치와 아늑한 분위기를
가진 환상적인 장소를 지나 걷는길.... 이 계곡 산길을 돌아 계속 오르면 솔향기 가득한 솔숲 갈래길로 나오면
권벌의 안동 권씨 종가가 마을을 이룬 닭실마을과 청암정, 삼계서원, 충재유물 전시관 등 조선시대 유교 문화
유산이 가득한 닭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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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문화유산과 함께 있는 석천계곡은 청암정과 더불어 봉화 8경 중 제3경으로 꼽힌다. 조선 후기 실학자
인 이중환이 저술한 지리지 택리지에서 경주의 양동, 안동의 내앞, 풍산의 하회와 함께 삼남지역의 4대 길지로
꼽을 만큼 좋은 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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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溪山含輝(계산함휘·계곡과 산이 빛을 머금고 있다)란 현판은 예나 지금이나 이곳이 그대로임을 알려 준다.
수명루(水明樓, 물 맑은 다락) /장구파복(杖屨播馥 : 행실과 덕행을 후대에 퍼뜨린다)
*계산함휘(溪山含輝) 와 수명루(水明樓)는 철종때 경상도 관찰사와 공조판서를 지낸 송벽 이정신(李正臣: 1792-1858)의 글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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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이 정자 주변의 계곡은 닭실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나타내고 있다. 이토록 수려한 석천계곡의 경치
는 이곳을 청암동천이라는 신선의 세계로 선계화하고 있으며, 또한 석천계곡의 선경으로 말미암아 길지로 평가
되는 닭실마을 역시 신선의 세계로 승화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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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랑자는 징검다리를 바라본다. 지난 봄 폭우 탓일까. 돌다리는 일부 망가진채 채 정비를 못하고 다시 장마철을
맞이하고 있다. 유랑자는 동심의 세계로 돌아가 껑충껑충 뛰면서 징검다리를 건넌다. 인위적인 돌다리 그럼에
도 불구하고 돌다리는 자연스럽게 다가온다. 아무래도 계곡의 그림들이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다리를 희석시키
는 역할을 담당 하는것 같다, 유랑자는 다리를 건너 석청정사로 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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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水寮산수요.로,왼쪽의 1칸에는 부엌이 딸려 있어 정사(精舍)의 부속 건물로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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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천정사石泉精舍는 권벌의 맏아들인 권동보(權東輔, 1517~1591)가 지었다 권동보는 양재역벽서사건으로 아
버지 권벌이 삭주로 귀양 가 1년 만에 사망하자, 관직을 버리고 20년간을 두문불출한 올곧은 선비다. 후 선조
때 아버지의 무죄가 밝혀지자 그는 복관되어 관직이 군수에 이르렀으나 벼슬을 사양하고 전원으로 돌아가 이
계곡 위에 석천정사石泉精舍를 지은 것이다. 그는 이곳에서 산수를 즐기면서 여생을 보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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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천정사는 계곡의 암반 위에 석축을 쌓고 그 위에 팔작지붕의 한옥으로 지은 정자다. 정자 아래로는 맑은 계
류가 흘러가고 정자의 뒤로는 창송蒼松으로 우거진 능선이 자리 잡고 있어, 인공의 정자와 원생의 자연이 서로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풍경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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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石泉精舍(석천정사)의 현판으로, 조선중기의 문신이자 서예가인 송재(松齋 ) 송일중(宋一中,1632~1717)의 글씨이다. 석천정사는 정면
3칸, 측면 2칸의 건물과 2칸 반, 1칸의 건물이 서로 이어진 평면 구조로 한국 전통가옥의 단아한 미를 자랑하며,석천정사는 금강산 유
람을 하며 보았던 소담한 절집의 풍경에서 영감을 받아 지어 졌다고 하는 곳으로,창살을 열면 계곡의 모습을 한눈에 담을 수 있어 물과
바람 등 자연의 소리에 독서를 하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100여명 정도는 앉을수 있는 규모의 마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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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마루바닥이 쥐똥. 새똥, 박쥐똥등 엉망이다.
*청암(靑巖) 권동보(權東輔)의 "제석천정사(題石泉精舍)"로 석천정사(石泉精舍)에 있었던 편액의 시를 소개해 본다.이황의 시를 받고 답한시다.
肩輿溪上路(견여계상로) 작은 가마가 지날 수 있는 시내가 길가에
書舍水雲間(서사수운간) 글 읽는 정사가 물과 구름 사이에 보이네
風雨三秋夜(풍우삼추야) 깊은 가을밤에 내린 비바람과
煙霜十月寒(연상시월한) 뿌연 서리에 시월의 공기 차갑구나
葉稠巖竇密(옆조암두밀) 나뭇잎은 떨어져 바위틈에 빽빽하고
苔厚石稜斑(태후석능반) 이끼는 바위틈에 두껍게 끼여 아롱졌네
百歲徜徜地(백세상상지) 백세토록 조상께서 거니시던 이곳에
親朋幾往還(친붕기왕환) 친한 벗들 얼마나 오갔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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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讀易齋(독역재), 원생들의 방인 로 2칸의 온돌방은 기거의 기능으로 여겨 진다. 이는 주역을 읽는 집이란 의미의 독역재(讀易齋)는 후손
에 의해 지어진 건물로, 이 건물로 인해 석천정에서 석천정사(石泉精舍)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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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夜閣일야각,은 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 의해 충재 선생의 신의를 모셨던 삼계서원이 철폐되며, 그 신의를 모실 곳을 하룻밤 사이에
지었다고 하여 이름 붙여진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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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천정사는 정자의 난간에 기대면 그대로 계곡의 빼어난 풍광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당연 이곳에서 바라보는
석천계곡의 모습 또한 빼어난 절경은 한폭의 그림이다. 유랑자는 한참을 서서 계곡을 바라보고 멍때려 본다.
자동차 소리하나 없는 수려한 경관에 졸졸 계곡물에 산들바람까지 불자 막걸리 한 사발 들이켜고 마루에 누워
한숨 때렸으면 그만일 풍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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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경치에 공부라니, 이 선경의 아름다움에 머리에 글 공부가 들어올까 싶다, 암튼 학문을 위한 선조들의 자제
력은 참으로 대단한 것 같다. 암튼 사대부의 ‘사’는 선비이고 ‘대부’는 벼슬아치다. 사로서 고향에 은거하면서
학문을 닦고, 대부로서 세상에 나아가 경륜을 펼쳐 나라를 이롭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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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역당집 제1권 / 시(詩) /청암 권동보의 시에 차운하여 이술의 초당에서 짓다 2수 〔次權靑巖 東輔 韻題而述草堂 二首〕
六出雕成樹樹花 눈 내려 나무마다 꽃을 아로새겼으니
人間無處不繁華 세상 어느 곳도 번화하지 않는 곳 없네
最憐凉月相宜夜 매우 좋네 찬 달빛이 밤과 서로 어울려
大醉長歌澗上家 흠뻑 취해 냇가 집에서 목청껏 노래함이
品題秋月與春花 가을 달과 봄꽃을 시로 품평하며
共倚茅齋看物華 함께 초가에 기대어 경치를 보네
誰遣主人專一壑 누가 주인에게 이 골짝을 독차지 하게 했는가
暮年吾亦欲移家 늘그막에 나 또한 집을 옮기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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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학을 통해 깨달은 진리를 목숨을 걸고 실천하는 지행합일知行合一의 인간이 진정한 사대부다. 본시 청암
정과 석천계곡은 사적으로 지정되어 있던 문화재였다. 그러나 2009년 청암정과 석천계곡은 명승에 대한 개념
이 확대되어 고정원이 명승의 한 종목으로 편입되면서, 명승으로 다시 분류된 국가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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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오대산 소금강 계곡, 거제 해금강, 속리산 법주사 일원등 겨우 10여 건 정도의 고정원이
명승으로 지정되어 있을 뿐이다. 물론 유랑자는 10곳 다 가 보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다수의
고정원은 사적으로 지정된 채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이며, 국가지정 명승으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명승으로 지정되지 못하고 그대로 방치되어 있는 고정원도 수없이 존재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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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천정사는 최초 석천정, 정자로 만들어졌다가 후손에 의해 불을 넣는 방을 증축하며 석천정사(石泉精舍)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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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를 살펴보면, 일본에서 고정원이 명승으로 지정된 사례는 200건을 초과하고 있다.
현재 일본의 명승은 360여 건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데 이 중에서 고정원은 일본 명승의 약 60%
를 점유하고 있는 상황으로써, 대단히 많은 고정원이 명승으로 지정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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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백두대간 태백산의 물줄기를 따라 봉화의 깊은 숲에 흐르는 계곡은 물이 맑고 차다. 한여름 더위를 피
할 수 있는 장소로 계곡만 한 곳이 있을까. 숲은 더 짙어지고, 물은 더 차가워진 봉화의 석천계곡 산골짜기로 물
소리와 바람을 맞으러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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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cafe.daum.net/b2345/9toB/2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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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봉화군 봉화읍 충재길 25-36
(지번)봉화읍 유곡리 945
소개 :충재 권벌의 장자인 청암 권동보가 향리에 돌아와 창건한 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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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자세한 여행기
잘 읽었습니다
꼭 가보고싶은 곳으로
찜 합니다
그래요 이담에 봉화를 가시는 길이 있으면
꼭 한법번은 들러본 곳 입니다. 국가정원 지정 문화재 60호에
걸맞는 계곡이 아닌가 싶습니다. 꼭 한번 들러 보시길...
이 길을 따라서 닭실 청암정으로 가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