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신문을 보다가 고우영 선생별세란 기사를 봣다.
작년에 대장암 투병중이란 기사는 본 것 같은데 ...
어릴 때 오빠가 친구집에서 빌려온 삼국지로 선생님을 알게 되엇다.
무엇이나 보이는 대로 읽는 동생을 아는 지라 터울이 크게 지는 두 오빠는 이그 임마 하는 소리만 했고 아무렇지도 않아 했다.
어린 니가 그 야리한 작가의 에로틱한 멘트를 다 이해하랴 싶엇던 모양이다.
그렇게 삼국지를 읽었고 수호지, 일지매, 서유기, 열국지, 초한지 등등을 읽었다.
아주 오랬동안 단골로 다니던 (책관리를 지독하게 하던 직업정신이 투철한 할머니가 주인인) 만화방에서 고입(보니비 고향은 고입셤을 봅니다)을 앞두고도 짬짬이 그 대사가 긴 고우영 만화를 보앗고, 그 지독한 주인할머니로부터 아마도 고우영만화를 젤루 빨리 읽는 사람이 집일 거라는 인정을 받기도 했다.
그저 읽을 것이 없을 때면 고우영아저시의 해석이 가미된 역사서를 읽었고
이곳 아산에 처음와서도 나의 이사우울증을 달래주었던게 아산도서관에 비치된 고우영만화였다.
근자에 군부독재의 검열에 걸렷다가 다시 재완간된 삼국지와 수호지를 사들이면서 얼마나 행복햇엇는지 이문열의 말로만 평역인 삼국지보다 술술읽히면서 어쩌면 그렇게 저 긴얘기를 저리 쉽게 풀었을까를 늘 감탄케해서 팬레터를 보낼 꺼라고 출판사에 전화도 햇었는데 고우영 팬까페가 너무 많음에 또 얼마나 놀랬는지 ....
천재라고 일컬어지던 그분의 유쾌한 해석을 볼수 없음이 몹시 아쉽다. 유작이 되어버린 ㄹ 것같은 수호지를 끝내셧을까를 잠시 생각해보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이지면으로 빌어본다.
달력에 동그라미 하나 추가 해야겟다.
첫댓글 누구에게나 친근했던 분, 얼마 전 지금도 마로니에는 에서 김승옥의 각별한 선배로 등장하여 더 친근해진 분. 그분이 가셨군요. 저 세상에서도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 줄 거 같은 느낌이 들어요. 고우영 선생님은 이제 떠났지만 그분의 흔적들은 우리 곁에 남아 함께하겠지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보니비님, 저도 신문을 넘기면서 기사를 본 듯한데 돌아가셨다는 기사인지는 몰랐어요. 보니비의 텅빈 마음을 어찌할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