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8월 21일 월요일 성 비오 10세 교황 기념일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너의 재산을 팔아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 마태오가 전한 거룩한 복음입니다. 19,16-22 그때에 16 어떤 사람이 예수님께 다가와, “스승님, 제가 영원한 생명을 얻으려면 무슨 선한 일을 해야 합니까?” 하고 물었다. 17 그러자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찌하여 나에게 선한 일을 묻느냐? 선하신 분은 한 분뿐이시다. 네가 생명에 들어가려면 계명들을 지켜라.” 18 그가 “어떤 것들입니까?” 하고 또 묻자 예수님께서 이르셨다. “‘살인해서는 안 된다. 간음해서는 안 된다. 도둑질해서는 안 된다. 거짓 증언을 해서는 안 된다. 19 아버지와 어머니를 공경하여라.’ 그리고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20 그 젊은이가 “그런 것들은 제가 다 지켜 왔습니다. 아직도 무엇이 부족합니까?” 하고 다시 묻자, 21 예수님께서 그에게 이르셨다. “네가 완전한 사람이 되려거든, 가서 너의 재산을 팔아 가난한 이들에게 주어라. 그러면 네가 하늘에서 보물을 차지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와서 나를 따라라.” 22 그러나 그 젊은이는 이 말씀을 듣고 슬퍼하며 떠나갔다. 그가 많은 재물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아직도 무엇이 부족합니까?
지금은 논문이나 리포트에서 해방되어서 많이 자유로워졌지만 제자들의 논문이나 리포트를 보면 답답할 때가 많았습니다. 내가 석·박사 논문을 쓸 때도 스승님들은 그랬을 것입니다. 도대체 언제 매끈한 논문이 만들어질지 아주 답답했었습니다. 제자들은 ‘아직도 무엇이 부족합니까?’하는 눈치입니다. 나도 그랬습니다. 그런데 꼭 집어서 ‘요것이 잘못되었다.’라고 말할 수 있는 것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것도 많이 있습니다.
논어의 옹야 편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자왈 ; 지지자, 불여호지자 ; 호지자, 불여락지자. 子曰 ; 知之者, 不如好之者 ; 好之者, 不如樂之者.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올바른 것을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은 못하다.”
학자들은 학문을 하는 사람들이 학문하는 자세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은 세상 모든 것에 다 같이 이르는 말입니다. 논어에 이런 말이 있는 것을 아는 사람보다 올바른 것을 지키기를 좋아하는 사람이 더 좋고, 훌륭하고, 올바른 것을 지키기를 좋아하는 사람보다 올바른 행동이 자연스럽게 몸에 배어서 행동으로 실천하는 사람이 더 훌륭한 사람인 것입니다.
세상에는 많은 학문이 있고, 그 학문에는 학자들이 많습니다. 학자들은 자신이 그 분야에 있어서 최고의 권위자라고 내세웁니다. 그럴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그 학문의 최고 권위자는 아닐지라도 그 학문에 심취하고, 겸손하게 학문에 빠져들어서 좋아하는 사람이 더 낫습니다. 그러나 실제적으로 몸에 익혀 행동으로 즐기는 사람이 가장 훌륭한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나는 경영학을 전공하였지만 실제적으로 작은 중소기업이라도 경영하는 사람만 못합니다. 그가 아주 재미있게 경영하고 있다면 그는 그 분야에서 가장 전문가인 것입니다. 오래 동안 이론으로 가르친 대학교의 선생님보다 그가 월씬 전문가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부자 젊은이는 은근히 자신이 율법을 잘 지키며 수계생활을 잘하고 있음을 뽐내려고 하면서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예수님께 질문합니다. 또한 ‘완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질문합니다. 그가 사랑을 실천하는 방법을 모르고 있었을까요? 그는 재산이 많이 있었고,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지도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만약 그가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면 그는 올바른 것을 아는 사람도 아닌 것입니다. 올바른 것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이 올바른 것을 좋아할 리도 없고, 행동으로 실행에 옮길 리도 없습니다. 그는 단지 여러 사람 앞에서 자신의 의로움을 내세우고 싶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이렇게 말합니다. “아직도 무엇이 부족합니까?” 사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싶었을 것입니다. “스승님! 나도 할 만큼 했습니다. 이정도면 완전한 사람이 될 만하지 않습니까?”
사실 완전한 사람이 된다는 것은 불가능할지도 모릅니다. 성인들의 삶도 완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꾸준히 노력한 삶일 것입니다. 예수님은 완전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알고, 좋아하고, 즐기는 차원에서 더하여 가진 것을 모두 나누고 예수님을 따르는 헌신의 삶을 요구하십니다. 정말 완전한 사람이 되는 길은 어렵습니다. 하느님의 은총이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예수님은 당신을 따라야 한다고 말씀하신 것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을 따른다고 말하면서도 정말 그분을 따르고 있나요? 정말 그분을 좋아하고 있나요? 정말 그분을 따르는 일이 즐거운가요? 그리고 그 일이 나의 삶인가요? 이제 내가 대답할 차례입니다. 꿀 먹은 벙어리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