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닷섬이 오랜 세월 동안 군읍을 열었기로 / 海島千年郡邑開
배 타고 여기 와서 오랫동안 배회했네 / 乘槎到此久徘徊
산승은 매번 시 지어달라고 찾아오고 / 山僧每爲求詩至
지주는 이따금씩 술을 보내오는도다 / 地主時能送酒來
인정은 그래도 힘입을 수 있어 기쁘니 / 却喜人情猶可賴
물색 가지고 서로 시기하지 말자꾸나 / 休將物色共相猜
타국이라고 그 누가 좋은 흥취 없다 하랴 / 殊方孰謂無佳興
날마다 견여 빌려 타고 이른 매화를 찾노라 / 日借肩輿訪早梅
적막한 나그네살이 한 해를 지나는데 / 僑居寂寞閱年華
덧없이 창가엔 해 그림자 지나가네 / 苒苒窓櫳日影過
봄바람 향해 서면 손된 느낌 멀어지니 / 每向春風爲客遠
호기가 사람 그르친 줄 비로소 알겠네 / 始知豪氣誤人多
복사꽃 오얏꽃 울긋불긋 수심 속에 고와라 / 桃紅李白愁中艶
땅 낮고 하늘 높아 취중에 노래하노라 / 地下天高醉裏歌
나라에 보답할 공도 없이 몸만 병들었으니 / 報國無功身已病
고향으로 돌아가 남은 여생을 보내는 이만 같지 않으리 / 不如歸去老煙波
섬 나라에 봄빛이 감도는데 / 水國春光動
저 하늘가를 나그네 되어 가지 못하네 / 天涯客未行
푸른 풀은 천 리를 연했고 / 草緣千里綠
예서 밝은 달 고향에도 비치리 / 月共兩鄕明
유세로 황금은 다하고 / 遊說黃金盡
돌아갈 생각에 백발이 돋누나 / 思歸白髮生
사나이 되어 사방에다 뜻을 둔 것이 / 男兒四方志
공명 그것만을 위함은 아니라네 / 不獨爲功名
평생을 남북으로 다니다 보니 / 平生南與北
마음 먹은 일이 갈수록 어긋나네 / 心事轉蹉跎
고국 땅은 바다 서쪽 언덕인데 / 故國海西岸
외로운 배는 하늘 한 가로 떠 가네 / 孤舟天一涯
매화 핀 창가엔 아직 봄빛이 이르고 / 梅窓春色早
판자집이다보니 빗소리가 유난하다 / 板屋雨聲多
홀로 앉아서 긴 날을 보내려니 / 獨坐消長日
괴로운 집 생각 견딜 수가 없구나 / 那堪苦憶家
꿈속에도 고향의 옛집을 맴돌건만 / 夢繞鷄林舊弊廬
해마다 무슨 일로 돌아가지 못하느뇨 / 年年何事未歸歟
괴롭다 반평생을 뜬 이름에 얽매인 것이 / 半生苦被浮名縛
만 리의 타국에서 그 풍속과 같이 살다니 / 萬里還同異俗居
바다가 가까워 고기는 나그네 식탁에도 오르고 / 海近有魚供旅食
하늘은 멀고 멀어 고향 편지 부탁할 기러기가 없어라 / 天長無鴈寄鄕書
뱃머리 돌리거든 매화 한 그루 얻어가서 / 舟回乞得梅花去
시내 남쪽에 심어 두고 아른거리는 그림자 보련다 / 種向溪南看影踈
낡은 집에선 초구의 뜻을 펼 수 없지만 / 弊廬貂裘志未伸
말솜씨를 소진과 비교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 羞將寸舌比蘇秦
장건의 배 위엔 하늘이 바다를 연했고 / 張騫槎上天連海
서복의 사당 앞엔 풀잎이 스스로 봄을 띠었네 / 徐福祠前草自春
시절에 느낀 눈엔 눈물 쉽사리 흐르고 / 眼爲感時垂淚易
나라에 허락한 몸은 멀리 놂을 자주하네 / 身因許國遠遊頻
고향에 손수 심어둔 새 버들은 / 故園手種新楊柳
응당 동풍 향해 주인을 기다리고 있겠지 / 應向東風待主人
산과 내 우물과 고을은 예나 이제나 동일한데 / 山川井邑古今同
땅이 부상에 가까우니 새벽 해가 붉노메라 / 地近扶桑曉日紅
신선은 바다 위에 산다고 말하지만 / 但道神仙居海上
민사가 동쪽에 있는 줄을 뉘 알랴 / 誰知民社在天東
아롱진 옷맵시는 진동의 영향인 듯 싶고 / 斑衣想自秦童化
물들인 이빨 모습은 월속이 일찍 통했나 보다 / 染齒曾將越俗通
생각하면 삼한의 그 시대가 멀지 않으니 / 回看三韓應不遠
천 년 기자의 그 유풍이 있으메라 / 千年箕子有遺風
나그네 되어 올 때만 해도 이미 멀리 왔건마는 / 客子來時已遠遊
또 색다른 풍속을 바다 동쪽에서 찾는고야 / 又尋風俗海東頭
행인은 신 벗고 높은 어른이라 맞이하고 / 行人脫履邀尊長
지사는 칼을 갈아 선대의 원수 갚겠다 하네 / 志士磨刀報世讐
약포엔 눈이 쌓여도 신록이 번지고 / 藥圃雪深新綠嫩
매촌에 달 솟으니 그윽한 향기로세 / 梅村月上暗香浮
알았다 색다른 그것에 우리나라 아닌 줄을 / 自知信美非吾土
어느 날에나 돌아간다고 일엽편주 띄우려나 / 何日言歸放葉舟
고향 소식을 듣지도 못한 채로 / 故國無消息
겨울 지나서 봄까지 지났네 / 經冬又經春
응당 저 하늘 저 달만은 / 只應天地月
고향의 가족들도 비쳐 주겠지 / 分照兩鄕人
시구는 매화를 닮아 담담하다마는 / 句帶梅花淡
시름이 풀빛에 닿아 새롭구나 / 愁連草色新
이번 이 걸음은 전혀 뜻밖이므로 / 此行眞不意
꿈속의 몸인가 도리어 의심하노라 / 却訝夢中身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알겠노라 / 今日知何日
봄바람에 나그네 옷자락 살랑거리는 것을 보니 / 春風動客衣
나는 천 리 먼 길을 떠나왔건만 / 人浮千里遠
기러기는 고국산천을 지나 날아가누나 / 雁過故山飛
나라에 바친 몸이라 촌심이 고닯고 / 許國寸心苦
시절을 느끼니 두 눈에 눈물 흐르노라 / 感時雙淚揮
다락에 올라서서 머리 돌려 보노라니 / 登樓莫回首
꽃다운 풀빛은 무성하기도 하여라 / 芳草正菲菲
봉명사신 되어 동쪽 나라 유람와서 / 奉使遊桑域
종인에게 지방 풍속을 물었노라 / 從人問土風
이빨에 물들인 자태 이것이 귀한 것이고 / 染牙方是貴
신 벗는 그 모습 그것이 공손이라네 / 脫履是爲恭
새해 들자 버들은 어김없이 푸르르고 / 柳入新年綠
고국처럼 꽃만은 붉네 / 花如故國紅
나그네의 처소 너무도 적막하기로 / 客居殊寂寞
발자국 소리 듣는 것이 기뻐라 / 喜聽足音跫
1) 고려와 조선의 사행기를 보면 옛일본인들이 소위 땡땡이 무늬옷을 입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2) 이빨에 빈랑으로 검은물을 들였던것으로 보인다.(빈랑은 남월지방과 교역으로 수입한듯-이것 때문에 왜가 중국동해안에 있었을 것으로 추정하기도 하나 아닐것으로 보인다 )
3) 려몽연합군의 일본정벌로 고려에 대한 반감이있으며 이때문에 왜구의 한반도와 중국동해안 진출이 본격화됨.
첫댓글 검은물 이야기를 듣고서 생각나는 흑치상지..부상국등의 추억이..중국도 남쪽 바닷가엔 전부다 서동출발지,
부상국등등 난리인데 불현듯..저 시기 일본얘들 옷을 보면 진짜 삐에로 같은..삽화등에 보면.. 일본 드라마
등에도 가끔..땡땡이는 색도차의 옷감을 덧붙인것..오래전 일본 드라마 공명의 갈림길에 카즈토요의 아내
치로가 짜투리 옷감으로 노부나가의 여동생 오이치와 히데요시의 아내 내내에게 만들어 바치는등등 이야기
가 반증은 그 시기전까진 땡땡이등 짜투리 원단등 덧붙이 배색의 옷은 유행 하지 않은 듯.. 진짜 정독하며
몇번을 읽어야.. 의미가 그나마 조금 상상이 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