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설악 .. 17km ... 11시간..
요즘 짧은 하룻빛을 길게 보내려면, 밤을 짧게 보낼 수밖에 없다..
한 시간 정도 계곡을 진행하니 좌우골 합수점이다..
목표했던 우골은 물이 메말라서 물 많은 좌골를 택해서 진행한다.
좌우 계곡 합수점에서 동시에 폭포를 각각 형성하고 있다..
상단으로 올라서면 약 20m 폭포가 시원스럽다..
무척 미끄러운 급경사지대를 긴장하며 네 발로 기어오른다..
돌아보니 등 뒤로 대청봉이 구름에 가려있다..
사태지역 급사면을 긴장감으로 땀 빼고 능선에 올라섰지만 이후로 편한 능선을 포기하고
폭포 위로 우회해서 다시 계곡으로 내려가는데 상단에 또 숨어있는 근사한 폭포가 보인다..
숨어있는 폭포를 보려고 절벽을 다래덩굴이든 뭐든 붙잡고 내려가다가
헛힘만 잔뜩 소진한 채 포기하고 다시 올라와서 위로 훨씬 크게 우회한다.
30분 넘게 진을 빼고서야 무사히 폭포 상단 계곡으로 내려와서 숨겨진 폭포를 찾아 아래로 내려간다..
이어진 계곡이지만 폭포를 우회해서 능선을 두 개를 넘어야하는 좀처럼 찾기 힘든 곳에 숨겨저 있다.
아담하고 예쁜 폭포가 이렇게 꼭꼭 숨겨져있었다..
음습하게 숨어있는 아래 폭포에 비해, 밝은 곳에서 폭포미를 한껏 뽐내고 있는듯하다..
배낭 내려놓았던 곳으로 다시 올라와 계곡을 거슬러 올라간다..
대부분 폭포 지나 능선으로 가기에 찾기 힘든 이 계곡은 청정한 자연미를 간직할 수 있다.
물길이 끊기듯하더니 ..
신기하게도 상류로 올라갈수록 점차 수량이 많아진다..
요즘 산에서 동물 흔적보다 많은 사람의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는 계곡이다..
대청봉을 돌아보며 짙어가는 가을을 음미한다..
올라갈수록 수량도 적당하고 계곡미도 좋아서 지루한 줄 모르고 올라간다..
폭포와 가을 단풍이 어울려서 계곡미가 한층 아름답다..
합수점에서 정상으로 곧장 향하는 좌 계곡을 택하면
막판에 너덜지대가 힘겨울 것 같아서 우골로 진행한다.
오를수록 점차 경사도 심해지고 협곡으로 좁아져서 긴장감으로 땀을 빼게한다..
지금껏 여유롭게 계곡을 음미했으나, 산행에 집중해서 올라야한다..
비록 계곡은 거칠어도 살아있는 자연미를 느낄 수 있다..
청정한 풍경을 본 것 만으로도 산행을 만족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몇 번씩 폭포를 우회하면서 올랐으나,
양쪽으로 병풍처럼 절벽이 막고 있어서 우회도 쉽지않겠다..
어떻게 하든 오르려고 시도 했으나..
미끄럽고 딛고 잡을 곳이 없어 옷만 흠뻑 젖신채 후퇴한다..
밑으로 후퇴해서 멀찌감치 옆사면으로 우회하면서 오르는데 아담한 천연 동굴이 보인다..
20여분을 미끄러운 사면으로 간신히 폭포 상단으로 우회해서 왔건만,
위에 또 폭포가 있는데 아래 있던 폭포보다 더 험해서 도저히 못 오르겠다..
할 수 없이 계곡을 버리고 능선으로 오르는데,
워낙 급경사라서 네 발로 진땀빼며 미끄럽게 오른다..
등 뒤 건너편 능선 암봉이 멋지긴한데..
뭐든 붙잡지 않고는 서 있을 수 없을 급경사라서 단풍과 경치를 즐길 경황이 없다..
고작 고도 150m를 높이는데 한 시간 넘게 용 쓰고서야, 능선에 안착하니 망대암산이 건너 보인다..
설악의 만물상과 서북 능선이 길게 파노라마처럼 펼쳐있다..
정상부 쪽으로 향하는데 개스로 덮혀있어 아쉬움이..
편한 대간길에서 돌아보니 좌측에 가리봉과 구름에 가린 서북능선이 이어져있다..
가리봉의 위용이 돋 보이는데 풍경이다..
고도 차이에 따라 산 위에서 산 아래로 빠르게 가을빛이 내려간다..
고도 일 천 미터 부근의 단풍이 한창 절정이다..
곰배령과 방태산 풍경을 언뜻 보여주고선 아쉽게도 이내 가려버린다..
정상부는 어느새 가을이 훌쩍 지나고 겨울 맞이 채비를 하고있다..
가스로 가려버린 풍경이 궁금해서 잠시 걸음을 떼지 못하지만,
욕심만 부리지 않는다면 이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 풍경인가..
단풍 아름다운 이 좋은 계절에 대간길을 편하게 걸으니, 어디까지라도 갈 수 있을것만 같다..
바람에 날려 벼랑 밑으로 떨어진 표지판을 애써 주워와서 찍어본다..
안 가본 발아래 북쪽 능선을 예정했으나,
가야할 다음 목적지까지 촉박한 시간이기에 익숙한 길을 따른다..
저 능선에는 과연 어떤 풍경들이 숨겨져 있을지 궁금함을 참으며 대간길을 따른다
가스가 차츰 뒤따라 내려오면서, 고운 가을빛을 지워버린다..
아름다운 풍경속에 흐르는 시간도 잊은 채 암봉에 걸터앉아 구름 노니는 풍경 속에 녹아든다..
보고 싶은 마음을 아는지 심술궂게 가리봉을 희롱하며 보여줄 듯 보여주질 않는다.
그나마 남아 있는 풍경 마져 지워가는 얄미운 가스를 눈 흘기며 산을 내려가는데..
내려가다 나뭇가지 사이로 구름이 걷히기에 옆 암봉으로 배낭 벗고 기어오른다..
이어진 대간길 뒤로 가리봉과 귀때기청봉의 위용이 장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스치듯 살며시 다가온 가을이, 어느새 바삐 떠날 채비를 하는듯 메마른 가지가 드러나고있다..
지나갈 산정의 가을빛이 고와서, 이리저리 시선 마주하며 기억으로 담는다..
청록의 싱그러움을 뒤로한채 시간의 무상함으로 가을이 되어버렸다..
눈을 지긋이 뜨고 바라보면 이 가을빛을 더 오래도록 기억할 수 있을까..
일교차 큰 고산지대 열매 일수록 붉디붉다..
곧 닥칠 추위에 귀때기청봉이 따뜻한 밍크목도리를 둘렀다..
늘 반복되게 겪지만 막판에 30분만 빨랐으면 색감 좋은 가을빛를 담을 수 있었을텐데..
저 암봉 위로 올라가서 바라보는 풍경도 참 멋졌는데..
어둡기 전에 도착해야 하기에 거친 급사면으로 고도 200m를 땀에 흠뻑 젖어 올라왔는데..
건너편 화살표가 목표한 흔들바위 같이 보이기에 순간 엉뚱한 봉우리로 잘못 올랐나 싶었다..
멀리서 보면 촛대같은 암봉인데 조심스레 올라서니 펼쳐진 풍경에 감탄이 절로난다..
여근석의 형상도 오묘하고..
건너편 중앙에 연인끼리 마주한 키스바위 형상도 재밌다..
아무리 밀어 봐도 꿈쩍도 안하고, 전혀 흔들릴 것 같지 않은데..
조스바위라고 이름 붙여줄꺼나?..
오늘 어디쯤부터 내려왔는지 올려보며 짚어본다..
탐방 예약제를 시행하고 있는 만경대가 한참 아래있다..
노루 꼬리처럼 짧은 하루 빛을 산 위에서 전부 흘려 보내고 나면
어둠으로 가려진 또 다른 산 아래 풍경을 못 보는 것이 아쉽지만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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볕이 안 들고 그늘이 심한 산은 음기가 센 곳이라는 속설이 있는데
이 근처 북쪽 방향으로 여근 형상의 바위와 폭포가 여럿 숨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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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옥녀하구 연애하구오셨구만유~~~~~^^
설악은 늘 설레임입니다 ㅎ
가을에 흠뻑 젖으셨네요 ~ 잘 감상했습니다
더 흠뻑 젖고 싶은데, 온듯 스쳐갈 짧은 가을날에 그저 먼산만 보고 있습니다 ㅠ
저는 왜 시진이 이렇게 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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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컴으로 함보세요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