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봉산~박문수묘~은석산~작성산
병천 아우네 사거리에서 면사무소 쪽 도로를 좇아가면 면 사무소 못미쳐
병천초교 앞 사거리가 나온다.이곳에서 병천초교 왼편 담을 끼고
100여 미터 진행하면 상봉산 안내도가 세워진 곳에 닿는다(10시).
안내도 옆으로 나 있는 주택 골목으로 들어서서 고샅을 벗어나면 곧바로
숲을 만나게 되며 이내 산길을 만나게 된다.소나무 숲길이다.산길은 다갈색의
솔가리가 뿌려져 있고 봄가뭄 탓인가,버석거리고 금새라도 흙먼지가 폴폴
피어 오를 듯 메마르고 건조한 산길이다.춘심을 지분거리며 춘정을 부추기는
봄바람이 원인이다.
겨울잠에서 기지개를 편 수목들이 봄맞이를 준비하려면 절실한 것은 충분한
수분이다.적절한 봄비가 필요한 이유다.평상시보다 몇 곱절의 수분이 요구되는
중요한 시점이 이 시기이므로 충분한 양의 수분공급이 이루어지는 봄비라면
금상첨화가 따로 없지 싶다.숲으로 들어서기 전에는 만만스럽고 손쉬운 상대 쯤
으로 안중에 두지도 않았던 상봉산은 역시 의심할 여지가 없는 손쉬운 상대의
멧덩이에는 틀림없다.
야트막한 높이에 완만한 능선은 언덕이나 공원수준의 멧덩이를 간신히 벗어난
수준이다.그러므로 인근의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써나 산책코스로 사랑은 충분히
받을만한 장소다.휴식을 위한 벤치가 적절한 거리를 두고 배치되어 있고
체육시설도 적당하게 설치되어 있다.멧덩이의 쓰임새는 사용자에 따라 자연스레
구분이 된다.등산의 문외한이거나
초보산꾼들일 경우에는 상봉산 정도의 멧덩이가
적당할 것이고 초보의 관문을 벗어났다고 판단되는 산꾼들에게는 난이도가 조금
높은
멧덩이를 찾아서 산행을 즐겨야 등산의 진면목을 맛 볼 수 있지 않을까.
그렇다고 산이 야트막하고 난이도가 낮다고 얕보거나 자만심으로 가득한 상태로
등산에 나선다면 섶을 지고 불(산)근처를 어슬렁거리는 행위와 다를 바가 없다.
등산을 위해 자주 산을 찾는 산꾼들에게 당부하는 주문은 산과 자연에 대한 경외심
과 애정을 빠뜨리지 말라는 것이다.
산과 자연에 대한 오만과 자만은 좌절과 상처를 잉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마에서 흐르는 진땀과 겨드랑이를 적시는 땀이 가벼운 경솔함을 나무란다.
"상봉정(上峰亭)"이라고 쓰인 현판을 달고있는 정자가 세워져있는 상봉산 정상은
병천일대의 조망을 즐길 수 있는 일급전망대와 쉼터 역할까지 맡고 있는 곳이다.
그렇지 않아도 이 근처 주민인 듯한 중년의 한 아낙이 벤치에 앉아 망중한의
한 때를 보내고있다.소나무가지에 낡고 허름한 징이 하나 매달려 있다.용도가 궁금
하다.상봉의 신장은 해발 253.8m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57FCC3B531BC74A14)
은석산 정상에서 바라 본 작성산
상봉의 멧부리를 뒤로하고 고도를 낮추어 가던 산길은 임도로 내려서게 된다.
임도를 무심코 따르면 머지않아 왼쪽으로 숲으로 꼬리를 늘인 산길로 들어서게 되고
은빛의 봄볕을 맞으며 소나무 숲길을 이어가면 커다란 방석같은 바위 두어 개가
노송과 더불어 쉴 곳을 내놓는다.병천면 일대가 조망이되고 주변의 야트막한 산무리
들과 한데 어울린 모습이 그림같다.
그리고 은석산의 멧부리가 시나브로 가시권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또 다시 산길은 무심한 임도와 맞닥드리게 된다.왼쪽으로 굽돌아 내려가는 길은
은석사 앞을 지나서 병천으로 이어지고 오른쪽 방향은 개목고개를 넘어
북면까지 이어지는 산간도로다. 에움길목에 이정표가 우뚝하다.좌측으로는 은석사를,
숲길로는 박문수 묘와 은석산을 가리킨다.
커다란 노송이 허리가 무참히 꺾어진채로
산길을 가로막고 누워있다.왼쪽 산자락에 자리잡은 은석사의 모습이 나무가지 사이로
얼핏얼핏 보인다.
산길은 시나브로 고도를 높여나가기 시작한다.산길은 가없이 쏟아져내리는 봄볕으로
가득하다.봄 기운에 훔씬 젖은 늙은 두 사내들의 발걸음도 덩달아 발걸음이 가벼워진다.
세갈레 산길이 나오는데 그렇게 흔하게 모습을 보이던 이정표도 안보이고 산객에게
선택을 강요한다.왼쪽으로 보이는 산길은 박문수 묘로 향하는 산길이다.병천뜰을 응시한
자세를 취한 묘는 두깨가 30~40cm가량의 장방형의 화강암 상석
두 개를 겹쳐 쌓아 놓은
것이 특징이고 연화석과 무인석이 전면 양옆으로 나란히 세워져 있다.
묘지 뒷쪽에는 호위무사라도 되는 듯이 커다란 노송 두 그루가 범강장달처럼 버티고
있다.청태와 물때가 덕지덕지 얼룩을 이룬 석물들이 세월의 유구함을 드러내며 고인을
지키고 있다.박문수! 암행어사의 대명사,박문수하면 암행어사이고 암행어사하면 박문수
라고
불려온 것은 우리의 역사와 함께 이어져 오고 있는 전설이다.묘지 한 쪽의 안내문을
살펴보면,
조선 영조 때 청백리이며 암행어사로 많은 이야기를 남긴 박문수는 본관은 고령이고
호는 기은(耆隱)이다.문과에 급제한 후의 관료생활 가운데 특히 암행어사로 활약한 일이
유명하고,어영대장과 우참찬을 지냈으며 세무행정과 군사행정에 기여한 공로가 많았다고
한다.사후에 충헌(忠憲)의 시호(諡號)가 내려졌다고 전한다.박문수 묘는 1984년 5월 17일
문화재자료 261호로 지정이 되어있고
현 위치는 천안시 동남구 북면 은지리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768537531BC79826)
박문수 묘
묘지를 뒤로하면 곧바로 주능선에 오르게 된다.좌측으로 뻗어나간 능선길은 건지리를
가리키고 우측으로는 은석산 정상을 가리킨다.은석의 정수리인가 하고 오른 봉우리는
정상을 오르기 위한 베이스 캠프라도 되는 양 쉼터용 벤치가 가지런 하다
정상은 턱밑에서 어서 오라 손짓한다.
해발 455m의 은석산 멧부리에는 정상빗돌이 세워져 있고 삼각점과 돌탑 그리고
우뚝하게 세워져 있는 이정표에는 계목고개(개목고개의 오기)가 1.0km남았음을
알리고 성거산종주대의 진행방향도 함께 표시하고 있다(11시40분).
개목고개를 넘나드는 산간도로는 마치 기다랗고 허연빛을 띤 뱀이 구불거리듯
산간도로를 휘감으며 힘겹게 넘어 간다.
건너편에 듬직한 모습의 작성산이 또한 우람한 몸매를 자랑한다.
화려한 조망을 자랑하는 은석의 정수리를 뒤로하면 산길은 사뭇 가파른 급경사를
보이기 시작한다.모래흙이나 다름없는 마사토 토질에 가파른 비알의 산길은 크고작은
세로 줄이 굵직하게 패여있고 가랑잎은 그 흔적을 메우느라 잔뜩 쌓여있으니
비알을 내려서기가 여간 불편한게 아니다.
고정로프의 도움을 받아가며 엉거주춤 가까스로 비탈진 내리막을 내려선다.
밋밋한 산길이 시작되나했더니 재차 급경사 내리막이 또 다시 기다린다.
수북하게 쌓여있는 가랑잎이 내리막 산길을 평지상태로 위장을 해놓은 덕분에
발목 골절의 위험에 자동 노출될 수밖에 없다.뒤따르던 용석이의 비명이 갑자기
들린다."어이쿠!"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화를 모면한다. 천만다행이다.
가까스로 급경사의 험로(?)를 빠져나오니 임도의 고갯마루에 이르게 된다.
개목고개,병천면과 북면을 잇는 산간도로다.
임도를 가로질러 작성산으로 오르는 산길로 접어든다.완만한 오름길을 내놓으며
이끌어가던 산길은 시나브로 경사각을 높여나가기 시작한다.
이곳의 오르막도 마사토의 산길이라 허투루 진행을 서두르다가는 된통 혼쭐깨나
맞을 행로다.서두를 일이 없으니 안전하게 서행 안전운행이 으뜸이지 싶다.
된비알을 가뿐숨을 토해내며 오르니 우선 정수리는 헬기장이다.
한구석에는 무선기지탑이 서 있고 기지탑 꼭데기에는 감시카메라에서 은밀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정상빗돌에는 작성산 멧부리가 해발 498m임을 알린다(13시).
이곳에서 날머리까지는 넉넉하게 시간을 들인다해도 1시간 30분 가량이면 닿을 수
있는 거리다.이곳에서 봉암산과 계죽산을 넘어서. 옥정현까지는. 3시간 정도면
닿을 수 있는 거리,마음은 옥정현으로 달려가고 있는데 이성은 욕심을 덜어내라
감성을 다독인다.
급하게 서두르고 과도한 탐욕의 유혹에 힘을 잃는다면 얻는 것은
무엇인가? 무선기지탑 뒤쪽으로 뻗어나는 옥정현으로의 산길을 20분가량 에멜무지
로 진행했다가
다시 발길을 돌린다.따끈한 커피로 목을 적시며 탐욕을 다독인다.
![](https://t1.daumcdn.net/cfile/cafe/2152BA34531BC83618)
작성산에서 바라 본 은석산
봄을 재촉하는 바람인가,봄을 시샘하는 바람인가,하늬바람이 불어온다.
욕심을 덜어내고 성급함을 다독였으니 가볍고 느긋해진 발걸음은 한결
가뿐해질 것이고 쫓기는 듯 내닫던 서두름없는 유유자적이 함께 할 것이다.
"백석연수원"이라고쓰인 화살표 방향을 따르면 목적한 날머리에 닿을 수
있다.완만한 능선산길은 올망졸망한 봉우리의 솟구침도 없이 평지보다
다를바 없는 경사를 유지하며 이어진다.
백석연수원으로의 하산길 삼거리를 지나면, 이제부터는 수협연수원방향을
가리키는 화살표를 따르면 된다.능선 가운데의 밋밋하고 널찍한 길을 따르면
목적한 등로를 이탈할 염려는 없지싶다.산자락을 거의 다 내려 설 무렵의
삼거리 갈렛길에서는 우측의 산길을 따르면 곧바로 수렛길이 나오고 인삼밭
그리고 이어서 축사가 잇따라 나온다.
농로를 경유하여 차도로 내려선다. 이제부터는 도로를 20여 분 따르면 병천면
사무소 앞을 지나게 되고 이내 병천초교 앞에 도착하게 된다.
오전에 산행을 시작한 들머리에 다시 다다른 것이다(14시30분).
병천은 유관순열사의 독립만세사건으로 유명한 잊을 수 없는 우리민족의
독립운동의 성지이고,청렴결백하고 강직한 암행어사의 상징 박문수어사가
영면한 곳이기도한 고장이다. 그리고 또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전국의
식도락가들에게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순대가 그것이다.
순대국에는 막걸리가 빠지면 허전하다.술을 못하는 용석이를 꼬드겨 한잔을
마시게 했더니 목줄기까지 금새 새빨갛게 달아오르면서 헐떡인다.천안과 병천
을 오가는 시내버스(400번)는 배차시간이 20분 간격으로 있으니 교통편은
수월한 편이다.
대작상대가 부실한 덕분에 막걸리를 두어 잔 더 마셨더니
털털거리는 버스에서도 눈꺼풀이 자주 힘을 잃고 무너져내린다.
![](https://blog.kakaocdn.net/dn/cfmeGH/btqUOBdv4XD/ZRECQtfu4X8vqcCzJI2jG0/img.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