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ke The World Go Away - Timi Yuro(1961).
청산회 山行日誌 - 584차
1. 일시 : '23년 12월 17일. 日. 10:00. ----------------------------------------------------------------------------- 584차 산행.
2. 코스 : 녹번역2번 - 장군바위 - 옛성길전망대 - 탕춘대암문 - 장미공원 - 생태공원 - 통나무집 - 불광역 - 해산.
3.山行 素描 :
녹번역2번 출구 진로마트.
약간의 추위가 겨울다운 맑은 하늘. 와룡, 최사마, 마사오, 남보, 침선생, 훌리오, 베캄, ㅉㅋ. 8명.
탁배기 7병 로딩후 출발.
장군바위 기념 촬영.
아마도 우리가 포토존으로 삼은 곳이 장군의 좌대가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탕춘대 능선 초입에서 왼쪽 진달래길로 접어든다. 안식년으로 그간 막아논 길. "해제" 표식도 못 봤으나
와룡의 지휘에 따라 순식간에 진입. 그리고 바로 入酒 한 잔. 잠시후 맨뒤에 사마와 함께 뒤따라 쫒아가던
ㅉㅋ. 낙엽에 가려진 비탈진 빙판에 슬립. 뒤로 넘어지며 튀어나온 나무 그루터기에 옆구리를 강타 당한다.
된장!
통나무집.
오리와 닭의 희생 덕분에 시원한 백숙 국물로 산행 피로를 풀고 이어 노래방까지. 한 4~5년만에.
모두 한 해 마무리 잘덜 허셨으리라 생각.
산신령님 보살핌과, 참석치 못한 동기들의 성원으로 일부 불안전 산행 마치고 귀가. 다시 감사~
김삿갓
* 참가 및 경비
1.참가 : 8명.
- 와룡. 최사마. 남보. 베컴. 마사오. 리오. 침선생. ㅉㅋ 이상 8人.
2.수입 및 지출
수입 : 회비 8만냥.
지출 :212,000발=( 탁주 5병. 7,000+ 통나무집 170,000+탁주 1병 추가 5,000+노래방 30,000)
시재 : 490,730= 622,730(前殘)+80,000-212,000
3.회비현황
가입회비 시재 : 27만냥=27만냥(前同)
4.여적(餘滴) :
585차 산행계획 추후 공지
"詩 한 편"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 김광규
4·19가 나던 해 세밑
우리는 오후 다섯시에 만나
반갑게 악수를 나누고
불도 없이 차가운 방에 앉아
하얀 입김 뿜으며
열띤 토론을 벌였다
어리석게도 우리는 무엇인가를
정치와는 전혀 관계없는 무엇인가를
위해서 살리라 믿었던 것이다
결론 없는 모임을 끝낸 밤
혜화동 로터리에서 대포를 마시며
사랑과 아르바이트와 병역 문제 때문에
우리는 때묻지 않은 고민을 했고
아무도 귀기울이지 않는 노래를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노래를
저마다 목청껏 불렀다
돈을 받지 않고 부르는 노래는
겨울밤 하늘로 올라가
별똥별이 되어 떨어졌다
그로부터 18년 오랜만에
우리는 모두 무엇인가 되어
혁명이 두려운 기성 세대가 되어
넥타이를 매고 다시 모였다
회비를 만 원씩 걷고
처자식들의 안부를 나누고
월급이 얼마인가 서로 물었다
치솟는 물가를 걱정하며
즐겁게 세상을 개탄하고
익숙하게 목소리를 낮추어
떠도는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모두가 살기 위해 살고 있었다
아무도 이젠 노래를 부르지 않았다
적잖은 술과 비싼 안주를 남긴 채
우리는 달라진 전화번호를 적고 헤어졌다
몇이서는 포커를 하러 갔고
몇이서는 춤을 추러 갔고
몇이서는 허전하게 동숭동 길을 걸었다
돌돌 말은 달력을 소중하게 옆에 끼고
오랜 방황 끝에 되돌아온 곳
우리의 옛사랑이 피 흘린 곳에
낯선 건물들 수상하게 들어섰고
플라타너스 가로수들은 여전히 제자리에 서서
아직도 남아 있는 몇 개의 마른 잎 흔들며
우리의 고개를 떨구게 했다
부끄럽지 않은가
부끄럽지 않은가
바람의 속삭임 귓전으로 흘리며
우리는 짐짓 중년기의 건강을 이야기했고
또 한 발짝 깊숙이 늪으로 발을 옮겼다
- xx신문에서 전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