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명(세례자 요한) - ‘세월호’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에게 주님의 사랑이 깃들어 희생자들의 영혼이 평안한 안식을 누릴 수 있게 하여주시고 유가족들이 하루 빨리 슬픔을 딛고 일어나 일상으로 돌아가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기도드립니다. 왜 저도 죄스럽고 미안할까요? 맛있는 음식을 먹어도 죄송하고 일상을 보내며 웃을 일이 생겨도 웃다가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많은 이들이 함께 슬퍼하는데 이런 기회를 틈타 영리를 취하는 자들이 잇다는 소리를 들으니 제 얼굴이 화끈거립니다. 분개하고 그 순간에는 나도 그들을 욕하지만 과거의 나는 더 큰 상처를 참 많은 이들에게 주었음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이렇게 저를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주님께 무한한 감사와 찬미를 올립니다. 제가 누군가를 위해 기도드릴 수 있음에 감사드립니다. 성모성월을 맞이하여 성모님께 간구합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아무리 애쓰고 많은 시간을 주님께 기도드려도 늘 부족함을 느낍니다. 어머니의 따스한 손길로 슬픔에 빠져있는 많은 이들을 어루만져주시고 제 믿음이 흔들리지 않도록 늘 낮은 자로 살아가도록 주님께 빌어주소서. 늘 사랑해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오늘도 장미 송이를 성모님께 드립니다. 사랑합니다.
최성열(시몬) - ‘산 사람들의 어머니’ 세상의 죄로 자꾸 뒷걸음치던 저에게 어서가자! 손 내미신 엄마. 세상의 죄로 성당의 문턱을 높게 쌓고 넘으려하지 않았던 저에게 기꺼이 사다리가 되어주신 엄마. 그 바람에 희디흰 옷 여기저기에 죄 묻은 발자국 찍히고 찍혔네. 네 엄마 누구야 물으면 딴청 피우며 그냥 넘겼던 나. 엄마 죄송해요 다시는 안 그럴게요.
이지원(세례자 요한) - 성모님의 달을 맞아 오랜만에 이렇게 글을 올립니다. 매번 못난 아들 보살피시느라 고단하시지요? 저도 어머니께 부끄럽지 않으려고 나름 노력한다고 생각하지만 아직은 턱없이 부족한 모습입니다. 어머니께 기도 올릴 때 가끔 어머니께서도 참 힘드시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습니다. 한낱 수인의 입장이라 그런가요. 매순간마다 들려오는 기도소리에 힘이 부치실 때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어머니 그럼에도 저는 오늘도 죄송스레 기도를 올립니다. 사랑하올 어머니, 오늘도 저희 모든 죄인을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최우용(니콜라오) - 사랑하는 성모님, 바다 건너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났던 어린 생명들이 한 달이 다 되어가도록 돌아오지 못하고 결국 다시는 돌아온 수 없는 곳으로 사라졌습니다. 방송을 통해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면서 그 아픔이 흐르고 흘러 이곳 담장 안까지 파도쳐 넘어듭니다. 그 슬픔과 아픔이라는 파도에 제 마음까지 모두 젖어들어 그 감정의 격한 물살에 눈시울이 저물어가는 노을이 되고 맙니다. 누구보다 마음이 아프실 성모님, 이 안에서도 세상 사람들에게 큰 상처를 주고 어린 생명들을 앗아 간 이 사건이 천재지변이 아닌 인재라는 것에 분노하고 슬픔과 안타까움에 긴 한숨을 내쉬는데 담장 밖의 세상에서야 오죽하겠습니까? 사랑하올 성모님, 아직까지도 밥 한 톨, 물 한 모금조차 제대로 삼키기 힘든 유가족들의 괴롭고 슬픈 이 지옥 같은 시간들도 세월의 무게와 함께 서서히 국민들의 기억 속에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렇게 조용히 잊히겠지요? 하지만 이 망각이라는 무정함이 있기에 산 사람들이 그나마 살아나가는 것 같습니다. 자신의 십자가 무게조차 감당하지 못하고 내팽개치듯 도망쳐버린 이기적이고 미성숙한 어른들로 인해 어린 자녀들이 주님의 품으로 갔습니다. 자신들의 맡은 바 소임과 죽음이라는 기로의 잣대 앞에서 결국 이겨내지 못하고 자신의 영혼을 팔아버린 유다처럼 무너져버린 이들조차 저희들은 용서해야겠지요? 인자하신 성모님, 또 새로운 하루의 해가 밝았습니다. 오늘은 떠난 아이들을 기억하라고 주신 하루인가 봅니다. 내일의 아픔과 시련을 알 수 없기에 오늘이라는 감당할 하루만 허락해주시고 내일이라는 시간 속에서 이룬 작은 성취와 새털처럼 많은 게 시간이라는 착각 속에 교만에 빠질까봐 오늘이라는 현재만을 허락하여 주시어 감사드리나이다. 주님은 공기와 같다는 글을 어느 책에서 보았습니다. 네, 주님은 공기처럼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그래도 언제나 성모님과 함께 저희 곁에 계시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저희들에게 이런 슬픔과 아픔의 고통보다는 기쁨과 행복한 일들만 주시려 하심과 이런 비극적인 일이 생기지 않게 노심초사하심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후회보다는 반성을, 어제보다는 오늘을, 부정보다는 긍정을, 어둠보다는 밝음을, 좌절보다는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게끔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성모님께서 언제나 저희를 어루만져 주시듯 저 또한 더 이상 성모님께서 가슴 아프신 일들이 되풀이 되지 않도록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이상곤(라파엘) - ‘성모님께’ 사랑하는 성모님, 참으로 오랜만에 편지를 씁니다. 마음으로는 항상 떠올리지만 이렇게 글로 써보는 건 꽤 오랜만이라 어색합니다. 항상 너그럽게 이해해 주는 것을 알고 있으니 예쁘게 봐 주세요. 제 어머니께서도 이렇게 못난 아들을 세상 누구보다도 사랑해 주신답니다. 성모님께서 그러시는 것처럼 말입니다. 저는 평생 속만 썩이는 자식이었고 지금도 어머니 가슴에 대 못을 박아드려 너무나 속이 쓰리고 아프실 것입니다. 9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조금은 희석되었다고는 하나 너무 큰 상처를 메우기엔 역부족입니다. 그런데 성모님께서 항상 돌봐주신다는 이야기를 듣고 제가 마음의 짐을 조금은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모두 어머니 덕분입니다. 그래서 제가 출소하면 예수님말씀처럼 이웃을 사랑하고 약하고 힘없는 이들에게 봉사하면서 살기로 결심했습니다. 전적으로 매달리진 못하겠지만 시간이 날 때마다 제가 할 수 있는 작은 일이라도 그들에게 힘이 된다면 함께 나누려 합니다. 지금은 제 주변의 모든 이들에게 도움을 받고 있지만 나중엔 꼭 갚아 줄 것입니다. 그러고 보면 제가 이제야 철이 드는가봅니다. 진즉에 철들었으면 더 좋았겠지만 이것도 다 주님의뜻이라 생각하고 주어진 환경에 만족하고 더욱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사랑한다.’라는 말을 해보지를 못해서 쑥스럽지만 성모님,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