神은 손주가 없다 외 1편
이형우
아주 암팡지게 생긴 친구 손녀
사진 한 장 폰 배경 삼아 놓고
염화시중 되고 있는데
손녀 사랑에 푹 빠지셨네요
옆자리서 하는 말 정신차려 보니
나는 우주의 미아
등단한 날
여섯살 큰 놈 왈
우리 아빠 신 됐다!
신나게 외쳤다
그날부터였나
내 무지개 연못엔
요셉을 태운 금개구리가
골개골개골개골(骨皆骨皆骨皆骨)
빌릴리빌릴리
입자로 파동으로 잠겼다 풀렸다
고장난 천체망원경엔 더 이상
삼위 태백이 보이지 않는다
평생을 닫힌 문 밖으로 떠돌던 내가
자손만대 영세불망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만 되어야 하는 내가
똘방지고 고집스런 친구 손녀에 녹아
신이란 사실도 깜빡
꼬북칩
며칠 전
친구가 과자 한 봉 주고 갔다
며느리가 좋아해서 지도 좋단다
언젠가 내게도 올 그날이
이렇것지 생각하며 예행 연습한다
거북 등살 황하가 달달하다
하도낙서(河圖洛書) 아싹하다
맛있다고 답했다
세월 갈수록 니 맛이
곧 내 맛이다
이형우
1991년 현대시 등단.
창세기부터, 착각, 체질시학. 체질과 욕망, 체질과 언어 외
카페 게시글
Poem&Poetry
神은 손주가 없다 외 1편 / 이형우
문학과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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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5.15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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