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는 노을 속에
/ 김별
새들도 숲으로 돌아가고
눈부신 빛과 색으로 차고 넘치던 하늘은
서서히 깊어지는 어스름 속에
숯불처럼 타고 있네
나도 이제 집으로 돌아가
수고로웠던 하루를 접어야 하건만
철 따라 꽃이 피고 졌던 자리
도시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에 앉아
바람보다 더 부드러운 시간과
온전히 혼자인 공간 속에
몸을 맡기네
감당하기에 늘 버거운
하루치 몫의 삶으로 하여
잊혀지고 멀어져 간 소중한 것들
사라져 가는 자연스러운 소멸조차 서러워
달맞이꽃처럼
눈 밑이 촉촉이 젖는데
가만히 아름다운 이름을 불러보고
그 고운 얼굴을 어루만지네
진실과 사랑 그 이외
더 원한 건 아무것도 없었다고
모든 노력이 허망하게 끝나버린 건
다 나의 어리석음과 못남 때문이었다고
속죄하는 마음으로 아파하지만
돌이킬 수 없는 것들
치유될 수 없는 상처가 되어버린
약속과 다짐들을
가슴에 묻고
다시 일어서야만 할 시간
더는 슬픈 질문을 던지지 말자
그대가 있어
이 지구 별이 아름다웠나니
사랑은 헌신으로 족한 것을
더 무엇을 원하겠는가
그것만 잊지 말자
내일도 그리고
남은 날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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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 게시글
‥‥김별 ♡ 시인방
지는 노을 속에
김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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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97
23.06.11 18:03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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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별님 고운 글밭에 쉬어갑니다 ^-^*
고맙습니다. 즐거운 여름나기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