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 시대에 ‘퇴계 선생의 가르침’인가?
- 東村 지교헌 박사가 언급한 퇴계 선생의 ‘거경궁리(居敬窮理)’도 유익하고,
- 조선일보 문화면에 실린 이기동 교수의 논문 ‘퇴계 兄’의 ‘코로나 대처법’도 흥미롭고
윤승원 수필문학인, 《달에서 왔니 별에서 왔니》저자
요 며칠 사이에 ‘올바른 역사를 사랑하는 모임[올사모]’ 카페를 통하여 철학자이자 수필가이신 동촌 지교헌 박사님의 유익한 ‘댓글’ 옥고를 읽고 크게 감명을 받았다.
지교헌 박사님의 댓글은 한번 읽고 지나칠 수 없는 소중한 가르침을 담고 있었다. 그 중에서 특히 눈에 확 띄는 대목을 발견하였다. 수필문학을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그 대목은 다시 곰곰이 새겨 보는 의미에서 별도의 공간에 옮겨 소개할 필요를 느꼈다. 다름 아닌 퇴계 선생이 실천한 ‘거경궁리(居敬窮理)’이다.
이 글귀가 올사모 카페에서 어떻게 언급되었는지 전후 사정을 모르는 독자를 위하여 지 박사님이 올려주신 일련의 댓글을 옮긴다. [*관련 댓글 : 덧붙임 참조]
물론 ‘거경궁리’란 말씀은 지 박사님이 필자에게 주신 과분한 찬사의 말씀이고, 평소 지식이 일천한 가운데 이런저런 잡문이나 쓰는 사람으로서는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학문이다. 더 많이 수양하고 더 깊은 공부를 하라는 편달(鞭撻)인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그칠 수 없는 또 하나 귀한 공부 자료를 발견하였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조선일보 지면에서 <퇴계 이황 선생 逝世 450주년 국제학술대회> 관련 시의 적절한 이기동 교수의 논문발표 기사를 읽은 것이다. 코로나 역병이 창궐하는 현 시대 상황과 연관 지어 참으로 귀한 논문이라 생각되었다. [*관련 기사 : 덧붙임 참조]
‘거경궁리(居敬窮理)’와 함께 ‘퇴계 兄의 코로나 대처법’ 논문 기사는 유익하면서도 흥미로운 공부 자료가 되고 있기에 소개한다.
■ 최근 지교헌 박사님의 올사모 댓글
※ 지교헌 박사님 프로필(조선일보 인물정보 캡처)
{댓글} 동촌 지교헌 20.11.18 13:07
나의 <감상문>과 <독후감>은 좀 더 다듬고 보충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지체 없이 공개되었습니다. 그러나 윤 선생님이나 정 선생님이나 여러 가지로 마음을 쓰시고 손을 보고 소중히 다루어주시니 감사하기만 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眞善美는 결코 먼 곳에만 있는 것이 아니고 바로 <내 곁>에 있다는 것을 깨우치게 됩니다.
나에게도 손자가 하나 있습니다. 애가 배밀이를 시작할 무렵, 6개월은 내 집에서 길렀습니다. 팔다리를 휘저으며 엎쳐서 몸부림치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아이를 안고 병원엘 갔더니 어느 여인이 아이를 보고 “호강하네”라고 하였습니다. 그런데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가 말한 호강은 나에게도 똑같이 해당하는 것이었습니다.
호강이 따로 있나요? 손자를 안고 다니는 것이 호강이지요. 내가 준 카메라에, 기타에 완전히 빠져버린 줄 알았는데
군복무를 마치고 복학하여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서 보기가 좋습니다.
손녀는 미국에서 석사학위를 마치고 취업하였다가 corona 19로 돌아와 국내에서 취업하였고요. 우리는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진선미와 보람과 행복을 찾아야 하겠습니다.
{답} 윤승원 20.11.18 16:43
지 박사님의 자상한 말씀을 듣고 보니 손자, 손녀를 사랑하는 할아버지의 마음이란 똑같다는 것을 느낍니다. 지 박사님은 훌륭한 교육철학을 손 자녀에게 심어 주셨으니, 그 영향으로 모두가 훌륭한 인재로 성장하였군요. 돌아가신 저의 장형이 32년생이시니까 지 박사님은 저의 장형 연세이십니다.
산아제한이 없던 옛날에는 장형이면 아버지 연치와 같은 집안이 많았습니다. 저도 장형을 아버지처럼 어렵게 대하면서 살았습니다. 장형이나 아버지 연치와 같은 어르신을 이렇게 인터넷에서 뵙고, 좋은 글과 훌륭한 인품으로 가르침을 받으니, 저는 큰 행운아입니다. 생시에 인정 많으셨던 장형을 뵙는 듯, 선친을 뵙는 듯, 따뜻한 정이 가슴으로 느껴집니다.
제가 이번에 졸저를 출간한 후 일간지 문화부 기자의 취재에 응하면서 <아이의 꾸밈없는 천진무구(天眞無垢)한 표정과 행동은 ‘천진미학(天眞美學)’으로 아무런 수식어 없이 그대로 옮겨만 놔도 시가 되고 수필이 되고 사진 예술이 된다.>고 하였더니, 그 말을 그대로 기사화했습니다. 일간지 기자가 <천진미학>이란 저의 발언을 신조어처럼 기사로 써준 것에 대해 저는 매우 만족하였습니다.
‘천진미학’이 할아비에게 그저 좋은 것은 티 없이 맑은 어린 눈망울은 이 세상 모든 것을 수용해주고 정화해 주는 마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허둥지둥 바쁘게 한평생을 살아온 이 할아비에게 이제 좀 느긋이 여유를 즐기라고 우주에서 내려 와 준 천사가 바로 손자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저희 집 손자는 할아비에게 상전이면서 명심보감과 같은 스승입니다.
{댓글} 동촌 지교헌 20.11.18 18:09
長川 윤승원 선생께서 표현한 '天眞美學'에서 말하는 '천진'은 "하늘이 내려준 순수한 ..." 이라는 뜻으로 볼 때 '천진미학'이라는 낱말이 충분히 만들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며 매우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기자가 쓴 기사는 많은 독자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할 것입니다. 또한 지환이와 같은 많은 어린이들의 성품은 천진미학이라는 개념의 범주 안에서 표현되고 설명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젊어서는 국가사회의 발전을 위하여 헌신하고 퇴직한 후에는 손주와 더불어, 가족과 더불어 화기애애하게 생활하며 독서하고 사색한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다복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퇴계선생이 실천한 '居敬窮理'가 바로 그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답} 윤승원 20.11.18 21:04
존경하는 지 박사님은 이 시대 큰 어르신이자 훌륭한 옥고를 통하여 사회의 목탁 역할을 하시는 큰 스승이십니다. 감히 범접하기 어려운 학문으로 퇴계선생이 실천한 '거경궁리(居敬窮理)'를 언급하시니, 더 많이 수양하고 더 깊은 공부를 하라는 편달(鞭撻)로 가슴에 와 닿습니다.
사실 저는 정서가 거친 직무환경에서 늘 쫓기듯 살아온 인생이어서 안정된 독서를 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됐습니다. 그런데 막상 퇴직하고 보니, 오히려 시간에 쫓기고 험악한 꼴을 많이 보고 살았던 시절에 더 많은 책을 읽고 글을 썼던 것 같습니다. 생활이 안락하고 행복이 넘치면 글이 잘 써지지 않습니다. 힘든 인생이 곧 글이 됩니다. 고단한 삶에서 창작의 열정이 생깁니다. 아마도 그것이 저 나름의 생존방식이요, 돌파구 찾기 방편이었던 것 같습니다.
정신적 스트레스 해소책을 책 읽고 글을 쓰는데서 찾으려고 했던 것 같습니다. 무모한 일이었지만 흥미롭고 가치 있는 일이었습니다. 이렇게 존경하는 학계의 석학 지교헌 박사님과 정구복 박사님을 뵙게 된 인연이 곧 그 가치 있는 일의 정점(頂點)입니다.
■ <퇴계 兄>의 코로나 대처법(조선일보 기사)
※ 관련 기사 바로가기 ww.chosun.com/culture-life/relion-academia/2020/11/17/DYJNIFKT6JBRJDQPD5GHPIJF5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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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퇴계학이 현대 우리 국민에게 가까이 다가옴은 도산서원에 하루밤을 자는 교육코스가 크게 작용하고 있다. 나는 3년 전 도산서원의 1박2일 교육과정에 참여한 바 있다.
이에서 퇴계의 생활철학이 우리에게 많은 교훈을 주고 있음을 실감했던 경험이 생생하다.
이제 인간 역사상 최대의 변화를 가져올 세계적 전염병 코로나를 당하여 우리의 생활방식과 방법을 퇴계에게
묻는다는 표제는 한국학의 과제가 현실과 과거의 연결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가진다.
동촌 지교헌교수가 독후감에서 장천선생을 퇴계의 '거경궁리'라는 말로 칭찬한 것과 때를 같이하여 조선일보의 기사는 중요한 연결고리였고, 이를 포착함에 기민성을 보인 장천 윤승원 선생의
재치와 노고에 거듭 감탄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퇴계 형'이란 표현은 상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표현이다. 그를 우리 대화의 상대자로 가깝게 끌어드리자는 의도라고 생각하지만 퇴계 선생은 어떻게 대답할 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
이제 한국학이 문헌만의 연구가 아니라 정신적, 해석을 하는 학문으로 바뀌고 있음을 예견할 수 있다. 이런 좋은 문제를 많은 사람이 공유하게 한 장천 윤승원선생에게 거듭 감사를 드린다.
먼저 존경하는 정구복 박사님이 저의 졸견 댓글 게시물에 과분한 칭찬을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훌륭한 인품으로 삶의 지혜를 가르쳐 주고 계신 지교헌 박사님과 저의 보잘 것 없는 댓글 교환에 정 박사님이 이렇게 깊이 있는 해설을 덧붙여 주시고,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퇴계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자상한 답을 주셔서 더욱 값진 지식이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본 올사모 카페가 유익한 지식과 지혜의 <보물 창고>로 널리 인식되는가 봅니다.
감히 <퇴계 형>이라고 표현한 것에 대하여 정 박사 님은 “상상을 뛰어넘는 파격적인 표현이다. 그를 우리 대화의 상대자로 가깝게 끌어드리자는 의도라고 생각하지만 퇴계 선생은 어떻게 대답할 지 상상이 되지 않는다.”고 언급하셨습니다. [계속]
@윤승원 최근에 대중가수 나훈아 선생이 <테스형>이란 제목의 新曲을 불러 온 나라가 들썩이고 있습니다. ‘테스형’이란 주지하다시피 <소크라테스>를 줄인 말로, <형>자를 거기에 붙인 것은 상상을 뛰어 넘는 ‘예능의 경지’에서만 가능한 표현입니다. 퇴계 이황 선생을 <퇴계형>이라 붙여 대중 속에 친근감 있게 다가가려는 이기동 교수의 새로운 논문 기사 역시도 시의성을 고려한 현대적 표현으로 이해합니다.
아무튼 이 시대에 어려운 철학가의 학문을 쉽고 흥미로운 표현으로 친근하게 접근을 시도하는 대중가수도 대단하고, 철학교수의 시의 적절한 논문 발표도 주목할 만합니다. 지교헌 박사님이 제게 주신 <거경궁리>도 잠자고 있던 느슨한 저의 의식에 따끔한 바늘이고 鞭撻입니다. 더불어 정 박사님의 가교역할을 해주시는 따뜻한 해설도 값진 보석입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글 잘 일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