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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음력 6월)
청소년들이 풀을 베거나 나무를 하러 가서 낫을 던져 꽂히는 것으로 승부를 정하는 놀이. 낫+치기로 이루어진 단어이다. 장치기, 돈치기, 자치기와 같은 민속놀이 중에서 ‘○+치기’의 결합은 일반적인 현상인 만큼 낫치기는 한국인에게 친숙한 놀이 명칭이라고 하겠다.
풀을 베고 나무를 하는 일은 과거 농촌이나 산촌에 사는 아이들에게는 일상적인 일이었다. 풀은 소의 여물로 쓰거나 농사짓는 데 퇴비로 사용하고, 나무는 땔감으로 사용하였으므로 전통사회에서는 중요한 작업이었다. 따라서 낫치기놀이는 한국 전역에서 사례가 나타난다. 놀이방법은 지역이나 상황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다. 첫째는 풀이나 나무를 베어다 쌓아 놓고 일정한 거리에서 그곳에 낫을 던져 제대로 꽂히면 이기고 땅에 떨어지면 지는 방법이다. 둘째는 풀이나 나무더미가 아닌 맨 땅에다 낫을 던져 꽂힌 사람이 이기는 방법이다. 이때는 낫이 꽂혀야 할 지점과 낫을 던지는 지점을 지정하는 선을 그어놓고 내기를 하기도 한다. 한계선을 정할 경우 낫이 꽂히지 않으면 지는 것은 물론이고 한계선 안에 낫이 꽂혀도 지게 된다. 낫을 던질 때는 그냥 던지기도 하고 돌려서 던지기도 한다. 이 놀이는 재미로도 하지만 나무 한 짐이나 풀 한 단을 몽땅 걸고서 내기를 하기도 했다.
이와 비슷한 놀이로 갈퀴치기와 호미던지기가 있다. 겨울철에 낙엽을 긁어모으는 갈퀴를 가지고도 낫치기와 같은 방식의 놀이를 하며, 경북 안동에서는 꼴더미에 호미를 던져 꽂히는 사람이 꼴을 따먹는 사례가 보고되었다. 이는 놀이 내용은 같고 놀이 도구만 다른 경우라고 하겠다.
전통사회의 청소년들에게 놀이와 노동은 분리할 수 없는 것이었다. 풀을 베거나 나무를 하는 일은 힘들고 단조로울 수 있지만, 그러한 과정을 친구들과 함께하다 보면 놀이의 장으로 전환할 수 있는 에너지가 생긴다. 곧 풀과 나무를 베는 노동의 도구를 놀이 도구로 활용하면서 노동 현장을 놀이 현장으로 확장하는 것이다.
村山智順 著. 朝鮮の鄕土娛樂, 1941
韓國民俗大觀4, 1981
韓國民俗綜合調査報告書, 1969~1981
김명자. 한국세시풍속Ⅰ. 민속원, 2005
谷城歲時風俗, 1987
이명진. 민속놀이-전남 곡성군 오곡면·죽곡면 일대,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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