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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부터 시행에 들어간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의 소 출하예약제가 안정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소 출하예약제가 실시되며 차상계류시간이 크게 줄어들어 도체의 품질이 좋아졌고 부산물의 품질도 좋아져 농가의 만족도가 높다. 하지만 그 이면에는 출하예약을 하지 못한 조합에 대한 농가의 불만이 높아지고 전체적인 도축물량이 늘어나지 않고 있다는 문제점이 자리 잡고 있다.
한 농가에서는 “한 차 실어보내서 3~4일 계류하게 되면 소 값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부수적인 비용도 무시하기 힘들다는 점에서 농가를 위해 꼭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한다”며 “소 출하예약제 시행자체는 환영할 일이지만 조합을 통한 계통출하밖에 안되고 조합 직원이 출하예약을 하지 못하면 출하시기를 훌쩍 넘기게 된다는 점이 문제”라고 말했다.
소 출하예약제를 확대하기 전 개선해야할 점은 무엇일까? #일 평균 도축물량 줄어들어 지난달 일 평균 도축물량은 307마리 수준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인 382마리에 비해 75마리가 적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달 총 도축물량은 6132마리로 지난해 같은 기간(추석 2주후부터 한달)의 총 도축물량 7649마리에 비해 1500여마리 가량 적다. 금요일 도축물량이 100마리가 채 안된다는 점을 고려해 금요일의 도축물량을 100마리로 계산한다면 지난달 평균도축마릿수는 368마리로 전년동기 453마리에 비해 일평균 85마리 가량 적게 도축한 셈이다. 김용대 농협음성축산물공판장 생산부 차장은 “음성으로 이전한 후 도축물량이 감소하긴 했지만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 중”이라며 “최근에 이르러 일 460마리까지 도축이 가능한데 앞으로 도축물량을 늘리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아 도축마릿수를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금요일 출하물량 늘려야 출하예약제가 안정단계에 접어들고 있지만 금요일 도축물량은 여전히 부진한 상황이다. 금요일 출하물량이 부족해 월요일 경매에는 중도매인이나 매참인들이 경매에 참관하지 않게되고 이는 곧 소 값의 하락으로 이어진다. 금요일 도축물량은 월요일에 경매가 이뤄지기 때문에 경매시 품질이 떨어지고 가격 또한 낮다는 속설 때문에 농가에서는 출하를 자제하게 되고 이는 중도매인들의 경매에 참여하지 않게되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이같은 상황에 대해 음성공판장 측에서는 금요일에 브랜드육의 참여를 독려하고 비수기 출하조합에게 성수기 출하시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이병길 음성축산물공판장 경영지원부장은 “금요일 도축물량을 늘리기 위해 브랜드육의 출하를 독려하고 있는데 홍성축협의 토바우 브랜드육을 시작으로 금요일 출하를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것”이라며 “또 금요일이나 비수기 출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조합에 대해서는 명절 등 성수기 출하물량중 일부에 우선권을 주는 등 인센티브를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요일 도축물량을 늘리려는 노력에 대해 중도매인들이나 매참인들은 호의적인 반응이다. 화요일 납품 물량을 맞추기 위해 수~목요일에 무리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금요일 출하물량이 늘어나게 되면 일주일 내내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박영만 음성축산물공판장 중도매인협회장은 “지금까지 월요일 경락가격이 대체적으로 낮게 형성된 것은 경매물량이 적어 중도매인들의 참여가 적었기 때문”이라며 “월요일 경매에도 200마리 이상의 소가 나오기만 한다면 중도매인들의 참여가 늘어나고 자연스럽게 가격또한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농가 자체 예약 가능해야 출하예약제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가 이어졌지만 출하예약시 조합을 통한 출하만 할 수 있다는 점이 다소 불편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소속된 일선조합에서 출하예약을 하지 못했을 경우 출하가 지연되기 쉽고 출하예약을 하지 못한 조합의 직원은 조합원들의 민원으로 인해 월요일 업무조차 힘들다는 것이다. 이처럼 농가자체 예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지만 음성공판장 측은 예약전산망이 확보되지 않았다는 점과 개별 농가가 출하예약 후 출하하지 않는 경우에 대해서 규제가 불가능해 다소 힘들다는 입장이다. 충남 홍성의 한 농가는 “출하예약제 덕분에 출하가 편해진 것은 사실이지만 무조건 조합을 통해서만 출하할 수 있다는 것은 문제가 있는 것 같다”며 “인터넷 홈페이지나 휴대폰을 이용해 간단히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준다면 농가에서 편하게 예약할 수 있고 조합의 직원들과 얼굴 붉힐 일도 없고 좋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음성축산물공판장의 한 관계자는 “농가에서 자체적으로 예약하게 된다면 예약 후 출하하지 않았을 때 규제가 거의 불가능해 불필요한 손실이 발생하기 쉽다”며 “뿐만 아니라 비수기 출하 조합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도 어려운 등 현실적으로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말했다.
출처:농수축산 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