층간 소음, 정상 수업, 코로나를 이겨내는 용기

[草隱]

새벽 두시 잠에서 깨어났다. 어젯밤 일찍 잔것도 아닌데, 나이 드니 잠습관이 흐트러진다.

그런데 작은 소음이 들린다. 이 시간에 무슨 소리일까? 바닥에 대한 충격이 아니고 공간을 울리는 소리다.

이시간에 저런 소리가 나면, 다른집에는 영향이 없을까? 층간소음의 불안, 알 수가 없지만, 괜찮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내가 머무는 곳은 다락이어서 평소 계단과 엘리베이트 공간으로 소리와 충격이 예민하게 전달되는 편이기 때문이다.

옆집은 젊은 부부가 사는데, 가구공장을 하는 집이다. 아마도 뭔가를 만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제도 그런 것 같았는데, 왜 낮에 작업을 하지않고, 밤낮을 거꾸로 할까? 

새벽에 밖으로 나와 창문의 불빛을 보았더니, 역시 내생각이 맞는다.

전화를 할까? 그러나 참기로 하였다. 이 참담한 코로나 공간을 빠져나가려면 많은 것들을 이겨내야 한다. 내가 불편하고 힘들다고 그들의 앞을 막아서는 안된다.

아이들의 학업도 그렇다. 아침뉴스를 보니 하루 확진자가 수천명이 되는 국가에서도 정상수업을 단행한다고 하였다.

앞날을 길게 내다보는 국가지도자들의 혜안은 역시 다르다는 느낌이다. 녹슨 기계를 억지로 돌리면 언젠가는 사고를 치기 마련이다.

열린국가...앞을 내다보고 위험에 적극 도전하는, 그런 국가가 115개국, 우리나라는 그무리에는 못낀다.

17개의 방학 중인 국가란다. 방학이란 쉬며 머무르는 개념이다. 앞의 115개국, 위험을 무릅쓰면서도 아이들을 훌륭하게 키워내겠다는 그들의 정신이 부럽다.

옳고 그름의 판단은  국민들의 몫이다. 내가 하기 좋은 말로 표현하자면, '옛날엔 참았는데, 지금은 못 참아' 내기 때문이다.

보리개떡, 찐옥수수가 없어 못먹었던 시절에서, 피자며 통닭도 골라먹는 재미에 길들여졌다. 입맛은 늘었고, 용기는 잃었다.

결코 소홀히 하자는 의미는 아니다. 생각을 모우고, 과학을 쫒아가자는 말이다.

한이틀 미미한 소음에 신경을 썻더니 잠이 모자란다. 우스갯말로 그래서 영면이 있다나.

이 혹독한 환란을 벗어나려면, 그래도 나는 여유가 있는 사람이니, 참고 견뎌주어야겠다. 수고하는 그들이 행복하길 빌어본다.

[草隱]

유네스코(UNESCO) 조사에 따르면 이달 2일 기준 전 세계 210개국 중 전면 등교(Fully open)를 방침으로 삼은 나라는 115개국으로 절반 이상에 달한다. 부분 등교(Partially open)를 선택한 나라(50개국)나 코로나19 때문에 학교를 아예 닫은 나라(28개국)보다 많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나머지 17개국은 방학 중(Academic break)으로 분류됐다.
 
전면 등교 중인 나라는 아이슬란드·뉴질랜드 등 당시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한 자릿수인 곳도 있지만, 일본·스위스·프랑스 등 네자릿수 확진자 수를 기록하던 나라도 학교를 열겠다는 방침을 바꾸지 않았다. 프랑스의 경우 1일 기준 신규 일일 확진자 수가 4347명으로, 같은 날 우리나라의 확진자 수(336명)보다 13배 많은데도 전면 등교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