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만물은 차가워지면 부피가 줄어드는데
물이란 존재는 얼음이 되어 부피가 부푼다
그리고 물은 아래로 흘러갈 때 누구에게 물어보지 않는다
오늘은 인구 100만 도시의 경상남도 창원시 중앙으로 파고드는 국가 하천 창원천이다.
남한 면적 10만㎢ 그속에 핏줄 같은 하천은 모두 3,840개이며 그중에 이름 있는 강은 108개 거리는 7733km이며(실거리 8천 km)
국가하천은 2024년도 기준으로 73개다
올해 국가하천으로 새로 승격된 창원의 창원천, 부산의 온천천, 울주로 흐르는 회야강, 보령의 웅천천, 전주의 전주천, 장성의 황룡강, 순천의 순천동천, 삼척오십천, 강원도 철원의 한탄강, 문경 영강이 국가로부터 관리를 받는 하천으로 승격되었다.
국가하천이란? 국가 보존이나 경제상 중요한 하천으로써
1, 유역면적 200㎢ 이상의 하천
2, 다목적 댐의 하류 및 댐이나 저수지의 배수로 인해 영향을 미치는 하천
3, 인구 20만 이상의 도시를 관류하거나 범람구역 안의 인구가 1만 이상을 지나는 하천
4, 상수원 보호구역, 국립공원,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문화재 보호구역 생태 습지구역을 지나는 하천
5, 그 외 범람으로 피해가 일어나는 하천이다.
창원천은 3번에 해당해서 국가하천으로 승격된듯하다.
동대구에서 창원 중앙역에 내리니 멋쟁이 전국구님께서 비음산 아래마을까지 택배 준비로 찾아와 주셨고
비음산에 가장 빨리 올라가는 길목에 택배 마치시고 진주시 어느 집 잔치집에 술 한잔 거하게 하러 가셨습니다
감사한 마음 전해 드리며
비음산은 낮은 산이나 진달래로 가득한 산이며 조선시대 때 쌓은 비음산성이 창원시를 내려다보며 곁을 지키고 있다.
비음산에 후다닥 올라와서... 산은 언제나 뒤돌아 보게 만드는데 탁 트인 조망이 너무 좋고
그런데 이상하네 산객분들이 몇 분 계셨는데 인사를 해도 반응이 없다. 대구사람이라 그런가?
사진이라도 한 장 담아 볼까 했으나 반응이 어째 시원찮은지
산과 바다가 만나는 곳에 자리하는 창원시와 멀리 학이 춤추는 듯 날아다닌다는 무학산인 듯 보이고
진해만을 반원으로 그리며 돌아가는 산줄기... 과연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
산 아래서 보는 창원의 산들은 12폭 병풍처럼 보일지 주위를 감싸는 산들이 주는 범위가 어디까지 일지
산정에서 보는 느낌은 대단하니 봄날 창원지역으로 벚꽃이 피고 진달래가 요란하게 필 무렵 마창진 종주코스를 찾아보신다면
두발로 12폭 병풍을 그리듯 후회하지 않을것 같다.
마창진 종주
진례산성 방향으로
사람의 영역과 짐승의 영역은 서로 다른데
얽히고설킨 진달래밭 속으로 마빡부터 들이밀어 넣으려 해도 어디 뚫고 들어갈 틈이 보이지 않고
바늘 하나 찔러 넣어도 틈이 보이지 않는다.
나보다 힘센 놈과는 싸우지 않는 게 정석이라...
싸우다 도망치는 놈은 절대 죽지 않는다는 동서고금의 진리대로 잠시 낙남정맥길로 도망치듯 이동후
지나간 경로
용추계곡 입구 방향인데
용추에는 폭포가 있고 깊은 웅덩이에 천년을 살다 간 이무기나, 선녀들이 달 밝은 밤에 와서 목욕을 했다는 전설 하나쯤은 간직하고 있지 않을까
혹시아나 운좋으면 오늘 누군가 발가벗고 목욕이라도 할지...
용추계곡 이름부터 그럴싸하다.
비음산성 동문지
조선시대 때 쌓은 성터로 왜구가 진해만을 통해서 창원으로 오나 안 오나 지키던 곳인데
고려말에는 40년 동안 500회 이상 남해안으로 노략질을 해오던 피를 좋아하는 민족 왜구들이다.
좋은 등로는 버리고 계곡으로 들어가
용추의 첫물을 보고 한 모금 마셔본다.
정맥길에 잠시 다녀와도 될 거리니 식수 떨어지면 찾아와도 될 듯
계곡을 내려오더라도 옷은 적시지 않을 만큼 내려오는 법
통나무를 가지런하게 놓고 그 위에 흙을 퍼올려 다리를 만들어 놓은 곳
살며시 즈려 밟고
계곡길과 등산길을 번갈아 가며 내려오니 약수터가 나타나는데
물은 한 방울도 나오지 않고 음용 부적합이란 글자만 덩그러니 쓰여있다.
약수터 인근으로 오래전에는 사람이 살았을것 같은 구릉지대로 이루어져 있으며
조선시대 비음산성을 관리하던 병사들이 움막짓고 농사를 지으며 살기에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용추골 시작을 알리는 계곡이 조금씩 형성되고
물은 힘없이 졸졸거리고 그위로 바람이 지나가는자리에 지대석(地臺石)나 좌선(坐仙) 바위가 보인다.
물 위에 뜬 연꽃인양 맑게 흐르는 물 위에 떠있어 부처인양 눈 지긋하게 감고 결가좌부(結跏坐趺)하기 딱 좋은 바위가 있다.
잠시 차가운 바위에 앉아 보살인양 눈감고 창원을 감싸고 이어지는 마창진 산들의 모습이나 은빛 파도 일렁이는 진해만 모습을 상상해 본다.
맑은물은 언제나 옳다
인류가 이용할 수 있는 물은 전체 1%에 지나지 않으니 상하지 않게 보관해야 할 것 같다.
용추골에 백악기 후기에 살던 초식 동물 트리케라톱스란 공룡이 살았다고 한다
머리에 뿔이 세개나 있는 공룡인데, 강한놈과는 친구 먹어야함에도 공룡의 제왕인 티라노 사우르스와 다이 다이로 맞짱뜨던 녀석이죠
어린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아기공룡 둘리를 제외하면 아마도 트리케라톱스가 가장 인기 있는 공룡일 것이며
용추계곡 인근으로 이 녀석의 발자국이 몇 개 보인다
꿩대신 닭이라고 이 녀석도 공룡(龍)이니 결국 이 녀석을 두고 용추라 했던 건 아닌가/
설마 아니겠지
산아래 마을이 지척에 있는데
언제쯤 폭포가 나오시려나
내려가는 동안 인근 창원 사람들이 운동삼아 올라 오시고
고개 숙여 인사를 해도 별 반응이
장승 가족이 목 빠지게 기다리고 있어 두 손 모아 합장해 보고
이 녀석들도 오늘 이 길을 지나간 사람들처럼 목에 단단히 힘주고 있어 딱밤이라도 한 대 때리고 싶다는...
설마 폭포 아니겠죠
용추계곡 다 내려왔더니 저수지 바로 위에 이게 용추란다.
거칠 것 같지만 속마음은 무한정 따뜻하다는 용은 어디 가고
누가 그랬나 용추라고 결국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그 녀석 티트리케라 톱스용추인가
용추에서 흘러온 물이 모이는 곳
저수지 옆길로 내려오면 창원 중앙역이다.
중앙역에서 창원 대학교내로 들어가
아직까지는 그런대로 깨끗함을 보여주려 노력하는 용추의 물
창원시 성산구 방향과 멀리 천주산이 길게 이어지고
하천 주변으로 작은 밭들이 형제인양 올망졸망 붙어있어 시골 분위기를 연출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저기 땅값이 얼마야... 하는 생각도 들고
이제 사람 사는 곳으로 파고드는 용추 물
작년까지만 해도 3,840개의 지방하천이었으나 24년도부터 73개의 국가하천으로 승격된 창원천
요즘 무렵에 하천가, 도로가 그리고 밭둑으로 많이 보이는 풍경이죠
건강한 나물인지 알수 없으나 어느 누구 집 밥상에 올라갈지
신선이 드시는 열매라는 산수유꽃이 노랗게 피었고
어지간한 열매는 늦가을이면 땅으로 떨어지는데 저 녀석은 한겨울에도 땅에 떨어지지 않고 매달려 있다
가을의 대명사 쑥부쟁이도 한겨울 눈을 이불삼아 꽃을 피웠는데 산수유 열매의 끈기도 알아줘야 할 듯
春夜
춘소일각지천금이라
봄날 밤은 짧으니 영원불멸의 사랑을 하고 싶다면 가까운 곳에 핀 산수유나무 아래서 한번 해보시기 바라며...
걷기 좋고 편안한 하천가로 진행한다.
이 정도면 양호한 편에 속하고
산이 형세가 장군기마형이라 정병이라 했다는 정병산이다.
지리산에서 이어온 산줄기는 함안땅 여항산을 목전에 둔 발산재까지 낮게 이어지다 창원시 마산 합포구 발산재에 본격적인 기지개를 켜듯 일어선다.
낙동강 좌측에 경남 울주땅 고헌산부터 영축까지 이어지는 천산(千山))이 순한 맛이라면
창원에는 비록 천산은 아니지만 조망으로 따진다면 결코 울주땅에 뒤지지 않은 매운 청양고추 같은 산들이 줄지어 서있다
6,25 전쟁 때 격전지라 불렸던 661고지를 필두로 여항산, 서북산, 광려산, 무학산, 진달래로 유명산 천주산, 정병산, 대암산으로 이어지는 장쾌한 능선과 조망들은 걷는 내내 속이 후련해지는 산들이다.
기차 선로도 보이고
이제 조금만 더 가면 창원천이 끝나는데
물은 도심을 지나왔지만 그런대로 깨끗함을 유지해서 흘러왔고
비음산 용추골에서 흘러온 창원천과 곰과 연관이 많은 진해의 웅산에서 흘러온 남천이 만나는 곳이다
조수 간만의 차로 인해 마산만으로 물이 가득 들어와 있는 하천에서 오전 일정 10km을 마치고
다시 진해의 웅산에서 이어지는 남천발원지를 찾아 이동한다.
첫댓글 늘 마창진을 생각하면 그리워지는 곳...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는 더욱 그립네요.
산수유가 길가를 수놓고...
트리케라톱스.. 공룡 이름은 저에게는 참 낯선데...
그때 만났던 그 녀석이.. 이곳 방장님 창원천 후기에 나타나다니...
전에 마창진 끝나고
창원을 찾아 야제전지부장님과 김정선 현지부장님과 걸었던
그 길을 추억해보며 창원천 방장님 후기 함께해 봤네요.
21년 봄 그때 이후로 창원이 참 좋아졌었는데...
^^ 역시 좋은 사람이 있는 곳은
좋은 곳입니다. 사람의 향기는 꽃의 향기보다 더 진하고 오래 가더이다~
후기 즐감해 봅니다. 고생 많으셨습니다.
요즘 밑에 들녁에는 달래, 쑥이 잘올라오고있던데요...
쑥이 참 묘하더구만요..향이.... 오늘저녁은 쑥국으로...
예전 마창진할때 곁봉인 비음산 날개봉을 가려고
등로를 찢어가면서 내려간 곳에
조그만한 계곡물이 흐르고 있었는데
그곳이 창원천의 발원지에서 흐르는
계곡물 이었던것 같습니다.
늘 수고로운 발걸음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