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에 적은 글을 여기로 올겨본다.
"잘 될까?
여전히 내손을 필요로하는 사람이 있다는건 내가 아직 살아있다는 증거의 하나라고 생각된다.
작은밭에 심은 고추에 두번째 줄 매고, 제초제 뿌리고, 남아있던 씨마늘 캐어들고 돌아왔다.
씨마늘이란, 마늘쫑에 맺힌 팥알만한 씨를 종자삼아 한번 심으면 콩알만큼 큰다.
콩알만큼된 마늘을 한번더 심었더니 세쪽 마늘로 자라게되었던 것이다.
이걸 종자로 삼아서 올가을에 심으면 통통한 육쪽마늘이 된다는 것이다.
풀밭으로 방치했던 별 쓸모없는 밭 비탈에 심었더니 종자마늘을 얻게된 것이다.
땀을 흘리고 돌아와 잠시 소파에 누워 tv뉴스를 보는데 남씨의 전화가 왔다.
"빨리 와봐! 여기 ○○네로..."
이웃집 석씨네 마당에는 경운기의 왼쪽 앞바퀴가 펑크난채 주저앉아있다.
석씨의 작업으로 펑크난 바퀴를 빼서 RAY에 싣고 청천을 다녀왔다.
청천의 ㅌㅈ카센터에서,
펑크난 경운기바퀴를 수선하는 광경을 신기한듯 바라보는 남씨를 폰카에 잡았다.
걸핏하면 사진을 찍고자하는건 알게모르게 익힌 직업병의 하나란다.
어제는 그렇게 하루해를 넘겼지만 오늘은 하루종일 다락방을 지키고자한다.
"잘 될까?"
늘상 그렇듯이, '잘 될까?' 라는 말은 그냥 적어보았을 뿐인 셈이 되었다.
텃밭의 마늘을 캔다며 대전에서 구미에서 아들들이 들이닥쳤다.
아내 역시, 이미 캐다놓은 마늘이나 쪽파를 다듬느라고 바쁘다.
다락방에 앉아 있어도 마음은 밖을 들락거리게 되는 건 어쩔 수없다.
마음이 작동하면 몸은 따라서 움직이게 되는건 자연스러운 이치다.
다락방과 연결된 열두계단을 오르락내리락 하며 이러쿵저러쿵 간섭하게 된다.
지금은 점심시간; 다락방에 올라와 우선 컴을 켜 '나의 일상'을 열고
자판을 또드락거리며 마음을 가다듬어본다.
"마른하늘에서 천둥을 친다해도 꿈쩍도 안하리라!"
"잘 될까?" ^^